<이슈&인물> 중대한 고비 맞은 백종원

점주들하고 대판 붙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의 산하 브랜드 ‘연돈볼카츠’ 점주들이 “본사가 허위·과장된 매출과 수익률로 가맹점을 모집해 피해를 봤다”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입장문을 내고 일부 가맹점주들의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더본코리아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코스피 상장을 재추진 중인 가운데 이번 점주들과의 갈등이 기업공개(IPO)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한겨례> 보도에 따르면 요리연구가 겸 방송인 백종원 대표(이하 백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 산하 ‘연돈볼카츠’ 점주들이 최소한의 수익률 보장을 요구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신고 등 단체행동에 나섰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허위·과장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하며 가맹점을 모집해 피해를 봤음에도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악재 터진 
연돈볼카츠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본사가 월 3천만원 이상의 예상 매출액을 제시하며 가맹점주들을 유치했으나 실제 매출액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돈볼카츠는 지난 2018년 방영된 SBS <골목식당>을 통해 화제를 모은 돈가스집 연돈서 출발한 브랜드다.

이후 백 대표는 연돈을 자신이 운영하는 제주 서귀포시 호텔 더본 바로 옆 건물로 이전시켰으며 2021년부터는 연돈볼카츠라는 이름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점주들은 지난 2022년 본격적인 전국 가맹점 모집에 나선 연돈볼카츠 본사가 예상 매출액·수익률을 부풀렸다고 주장한다.

점주 A씨는 “월 예상 매출액을 3000~3300만원으로 제시하는 본사를 믿고 1억원 넘는 돈을 들여 점포를 열었지만 실제로는 그 절반 이하인 1500만원 남짓에 불과했다”며 “매출 대비 수익률도 20~25%라고 했지만 7~8% 수준에 그쳤다”고 토로했다. 

원가율 역시 본사가 안내한 36~40%보다 높은 45% 수준이었다고 점주들은 호소했다. 임대료·운영비·배달 수수료까지 부담하면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에 등록된 연돈볼카츠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점포당 연평균 매출액은 2억5970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엔 1억5690여만원으로 1년 새 40% 가까이 감소했다. 

매출액이 1500만원, 수익률이 7~8%라면 점주가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100만원 남짓에 불과하다. 같은 시기 더본코리아의 매출액은 2820여억원서 4100억여원으로 45.4%가 늘었으며 당기순이익도 159억여원서 209억여원으로 31.4% 증가했다. 

또 점주들은 신메뉴 개발, 필수물품 가격(물대) 인하, 판매가 인상 등을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본사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신규 개점했던 83곳 중 현재 남은 매장은 30곳이 채 되지 않는다. 

점주 B씨는 “요식업 해결사를 자처하면서 왜 자사 브랜드는 내버려두느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경기도 가맹거래사업 분쟁조정협의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지난달 분쟁조정 과정서 “점포당 일정액의 손해액을 배상하라”는 중재안이 제시됐지만 본사는 이를 거부했다는 게 점주들 주장이다. 

본사 월 3000만원 이상 매출 약속?
허위 계약? “수익 장담 사실 없어”

이에 더본코리아는 연돈볼카츠 점주들이 최소한의 수익 보장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선 것과 관련해 해명 및 반박에 나섰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일부 가맹점주들이 당사가 가맹점 모집 과정서 허위·과장으로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했다는 등의 주장을 개진함에 따라 이를 인용한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다”며 “그러나 일부 가맹점주님들의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어 “연돈볼카츠 가맹점의 모집 과정서 허위나 과장된 매출액, 수익률 등을 약속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더본코리아는 가맹계약 등의 체결 과정서 전국 매장의 평균 매출액, 원가 비중, 손익 등의 정보를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해 투명하게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연돈볼카츠 월 매출은 1700만원 수준의 예상매출산정서를 가맹점에 제공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들의 월평균 매출액은 동종 테이크아웃 브랜드의 월평균 매출액과 비교해 낮지 않은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물품 대금 인하 등을 진행했다”며 “물품 대금 인하나 가격인상을 일방적으로 거부했다는 일부 가맹점주들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더본코리아는 연돈볼카츠 가맹점과 관련해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주요 메뉴의 원재료 공급가를 평균 15% 수준으로 인하했고 신메뉴 출시 후에는 해당 메뉴의 주요 원재료 공급가 역시 최대 25% 수준으로 낮췄다. 

이들은 “당사는 전 가맹점주님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물품 대금에 관한 가맹점주님들의 의견에도 항상 귀 기울여 왔다”고 주장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의 감소와 관련해선 “대외적인 요건 악화, 다른 브랜드로의 전환 등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불만 폭발
이유가…


코로나19 이후의 시대 변화와 물가 인상 등에 따라 외식시장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상황서 일부 가맹점들의 경우, 협의를 통해 연돈볼카츠가 아닌 다른 브랜드로 전환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더본코리아는 “본건과 관련해 분쟁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대해서도 수용 의사를 밝혔으나 일부 가맹점주들이 위 조정(안)을 거부해 조정절차가 종료된 것”이라며 “본건과 관련된 일부 가맹점주님들의 공정위 신고 등과 잘못된 언론 보도 등에 대해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7명은 지난 18일 서울시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점주들은 본사가 연돈볼카츠 예상 매출액을 허위·과장 광고했다면서 경영 위기에 내몰린 가맹점주들의 생존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가맹점주 2명은 최근 폐점을 결정하고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에 참석한 가맹점주들은 “과장된 매출 광고 가맹점주 다 속았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2022년 초 홍보 홈페이지를 통해 하루 최고 매출이 338만원서 465만원이라고 광고했으나 개점한 지 한 달 후부터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대다수 매장이 적자를 면치 못해 빚에 허덕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윤기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공동회장은 “가맹본부가 3000만원 수준의 매출과 20∼25%의 수익률을 홍보했으나 실제 매출은 1500만원 정도에 그치고 수익률은 7∼8% 정도여서 (가맹점주는)월 100∼150만원 정도만 가져간다”고 말했다. 

또 일부 점주는 상품 가격을 올리려 시도했지만 본사가 합의해 주지 않았다고도 했다.

최근 폐점을 결정했다는 점주 C씨는 “계약서에는 본사와 가맹점주가 합의하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지만 본사는 가격 조정을 절대 합의해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점주들은 연돈볼카츠의 문제점으로 극히 낮은 재방문율을 공통으로 꼽았다. 백종원과 연돈의 이름을 보고 방문한 고객이 정작 맛에 만족하지 않아 매장을 다시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점주 D씨는 “볼카츠를 교육하는 본사 매니저조차 제대로 된 볼카츠를 만들지 못했는데 이틀 교육받고 장사를 시작했으니 어떻겠느냐”라면서 “이런 부족한 교육과 메뉴로는 장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정위 신고
결국은 금전

고객으로부터 받은 불만을 본사에 전달해도 반영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점주는 “볼카츠가 짜다거나,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거나 하는 건의 사항을 남겼지만 반영되기까지 오래 걸렸고 결국 실망한 손님들은 유입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점주들은 “본사가 방송에 나온 연돈에 대한 호기심으로 찾아온 손님들이 발생시킨 매출을 근거로 단기간에 많은 가맹점을 내어주면서 본사의 이익만 극대화했다”고 주장했다. 

가맹점주 측 법률대리인 법률사무소 와이(Y) 연취현 변호사는 “가맹 희망자들에게 명시적으로 (기대)매출과 수익을 액수로 말하는 것은 가맹사업법 위반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의 가격 결정권을 침해한 행위도 공정위가 공정거래법 위반 예시로 들고 있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더본코리아가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이 단체행동에 나서기 전 금전적 보상을 요구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지난 19일 <한경닷컴>이 확보한 더본코리아와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의 녹취록서 한 점주는 “1억5000만원이면 내가 협의회를 없애겠다”며 “내가 이런 말까지 드린 이유는 이쪽에 모인 협의회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를 가고 이 준비 과정서 보상을 원하니까,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녹취록은 지난해 7월 더본코리아 실무진과 예상 매출액과 실제 매출에 차이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7인이 모인 간담회 대화 중 일부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전적 보상을 요구한 해당 점주는 이전에도 다수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장을 운영한 경력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전부터 금전적인 보상을 언급했던 인물로 확인됐다. 

이 점주는 “5000만원이든, 6000만원이든 이런 합의점이 있다면 끝낼 것이고 저거 쳐주면 돈 받았다고 소문낼 거고, 1억원을 주면 조용히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 공개 “1억 주면 조용히”
코스피 상장 앞두고 암초 만나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더본코리아 측 관계자는 “저희는 사업 활성화 방안을 함께 얘기하러 나간 자리였는데 금전적인 보상안만 얘기하시니 그때부터 파행을 예감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금전적인 지원이 이뤄질 경우, 전 지점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이들은 자신들만 대상으로 해달라고 하고 협의가 끝나면 조용히 있겠다고 하더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더본코리아가 이미 공정위에 관련 심의를 요청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날 <YTN>에 따르면 연돈볼카츠 일부 가맹점주들의 신고에 앞서 지난 4월29일 공정위에 ‘허위 과장 정보 제공’에 대한 의혹을 판단해 달라며 자진 심의를 요청한 사실을 공개했다.

가맹점주들의 요구사항이 정당하지 않은데 점주들은 계속해서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먼저 심의를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더본코리아는 창립 30주년인 올해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이번 갈등으로 더본코리아가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IPO 절차를 준비 중에 있다. 상장 작업에 돌입한 더본코리아의 예상 몸값은 약 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018년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뒤 2020년 증시 입성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산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장을 보류했다. 엔데믹 전환 후 외식 경기 회복과 브랜드 확장으로 매출 규모를 키우며 IPO 계획이 탄력을 받았다. 

이번 논란 이전만 해도 더본코리아의 시장의 분위기는 양호했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한 4107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영업이익도 2020년 82억원, 2021년 195억원, 2022년 258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이번 갈등은 기업가치가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한 상장 문턱이 높은 만큼 상장되기 위해선 가맹점주와의 갈등이 부각되는 점은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말에는 12개이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25개로 불어났다. 늘어난 13개 브랜드 중 8개가 2020년 이후 론칭됐다. 외식 프랜차이즈 운영 외에도 호텔과 유통 사업도 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018년 상장 추진을 앞두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면서 발을 들였다.

호텔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억9000만원, 유통 부문은 6억원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1월 주당 2주를 지급하는 무상증자도 진행한 바 있다. 비상장기업의 무상증자는 일반적으로 유통 가능 주식수를 늘려 IPO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풀이된다.

“사실무근”
일방 주장?

지난 1993년 식당을 창업한 백 대표는 이듬해인 1994년 더본코리아 법인을 설립했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의 지분 76.69% 보유한 최대주주다. 2대 주주는 21.09%를 보유한 강석원 부사장이다. 한편 더본코리아는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빽다방, 역전우동, 홍콩반점0410 등 25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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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표’ 극우 정당 개편 프로젝트

‘장동혁표’ 극우 정당 개편 프로젝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명 개정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했다. 극우 유튜버로 알려진 고성국씨도 전한길씨에 이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장 대표의 ‘국힘 극우 정당 개편’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7일 당명 개정 의사를 밝혔다. 장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해 3대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모든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비판 세례 국민의힘은 지난 9일부터 3일 동안 책임당원에게 당명 개정 찬반을 물었고, 책임당원 중 68.19%는 찬성 의사를 밝혔다. 새 당명은 당원 의견수렴과 국민 공모를 거쳐 결정한 후 당헌 개정 등 절차를 진행해 다음달 중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새로운 당명을 내걸고 지방선거를 치른다. 하지만 장 대표가 당명 개정을 승부수로 제시한 것에 대해선 비판적인 의견이 다수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지난 8일 사설을 통해 “당명 개정 추진도 맞는 말이지만, 국민의힘은 반복적으로 ‘미래로 가겠다’라고 약속한 후 실제로는 과거로 퇴행해 왔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엔 부정선거 음모론·합리성을 상실한 극단 세력에 휘둘려 안방을 내주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13일 자 사설을 통해 “당명 교체는 민심의 외면을 받는 원인을 뿌리부터 제거하는 과정의 일환이어야 설득력이 있다”며 “그 핵심은 시대착오적 불법 계엄을 저지른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라고 주장했다. 당명 개정에 대해선 “장 대표가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지나치게 잦은 당명 개정은 한국 정치의 오래된 문제점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당명을 지나치게 자주 바꾸면, 국민이 정당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런 정당들에 대해선 “당명 개정을 통해 지금의 상황을 면피하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장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유로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매개로 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 ▲장 대표 주변에 포진한 일부 윤 어게인 세력 등을 제시했다. 장 대표에 대해선 지난달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의 공개 지적 등 다양한 압박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도읍 전 정책위의장이 지난 5일 사퇴한 것에 대해서도 “장 대표의 당 운영에 대한 항의성 사퇴를 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선 “장동혁 지도부가 2월 전후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을 제기한다. “장 대표가 물러난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수도 있다”는 설도 돌았다. 그러자 신 최고위원은 지난달 15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일종의 정치적 선동에 가깝고, 실질적으로 당 내부의 큰 흐름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달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언더 찐윤 성향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장 대표를 내보낸 후 경북 상주 출신이자 아나운서였던 신 최고위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어떻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당명 개정부터?…보수신문 ‘사설 맹폭’ 온라인 댓글 국적 표기…트럼프 벤치마킹?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보궐선거로 당선돼 처음 국회에 입문했고, 지난 2024년 재선에 성공했다.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초선 의원으로 볼 수도 있다. 국민의힘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 영향력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장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공간과 영향력이란 분석이 나올 수도 있다. 현재 장 대표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언더 찐윤·친한(친 한동훈)계와 갈등하고 있고, 밖에선 주요 보수 신문까지 그에게 강한 압박을 넣고 있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에 영향력을 가진 토착 보수가 정치적으로 세력화한 집단이다. 지난 14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로부터 제명 결정을 받은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하는 등 행보로 인해 중도 보수 이미지가 강하다.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서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은 국민의힘을 극우 정당으로 개편하는 것밖에 없다. ‘극우 유튜버’로 평가받는 고성국씨는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생방송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고씨는 “제가 김재원 계보가 된 거냐”고 물었고, 김 최고위원은 “제가 고성국 계보가 된 것”이라고 화답했다. 고씨는 평소 ‘윤 어게인’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둔해 왔다. 고씨가 입당한 것을 놓고, <조선일보>는 지난 8일자 사설을 통해 “최근 입당한 극단 성향 유튜버가 당 지도부에 입성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는 이미 지난해 7월에 입당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배신자’ 구호를 외치면서 소란을 피웠고, “역설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외에서 강경 보수 성향 대형 집회를 주도했던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년형을 구형받은 후 오는 30일 제1심 선고를 받는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지난해 1월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받아 특수건조물침입 교사 혐의가 적용돼 지난 13일 구속됐다. 강경 보수 성향 대형 집회를 주도하던 ‘두 거목’이 구속됐기 때문에, 강경 보수층에게 정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극우 유튜버가 당내에 뿌리내리게 하면, 장 대표도 당내 거점을 만들 수 있다. 국민의힘에 거점을 만든 후 손·전 목사가 다시 활동하는 시기가 온다면, 장 대표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무주공산 강경 보수 장 대표는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을 현실 정치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장 대표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국인의 댓글에 의해 여론이 왜곡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온라인 댓글 국적 표기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34명은 지난해 2월 댓글 국적 표시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장 대표는 “과거 7년 동안 국민의힘을 비난하는 글을 6만5000개 이상을 올린 X(엑스) 계정의 접속 위치가 중국으로 확인된 사례도 있었다. 국민 64%는 댓글 작성자 국적 표기에 찬성한다”며 지난 9일 발표된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국리서치 조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앞서 전씨는 지난해 2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댓글이 어떻게 91%나 나올 수 있겠느냐”며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우마오당 댓글 부대가 우리나라 여론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 투표권이 있는 외국인이 14만명을 넘는 등 외국인이 투표권을 가져서 국민의 주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상호주의에 따라 외국인 투표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69%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은 체류 자격 취득일 이후 3년이 지나고, 거주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등록대장에 오른 만 18세 이상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한다. 따라서 장 대표가 주장하는 데 관해 “더불어민주당의 친중 성향이 짙은 것 같다는 일부 보수층의 의심을 자극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장 대표에 대해선 “전략적으로 극우 영역을 국민의힘으로 이식해 입지를 굳혀 당을 장악한 후 상대를 공격할 프레임을 설정하는 등 일거양득 효과를 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할 수도 있다. 유럽 극우 정당은 대체로 자국민 우선주의 등 반이민 정서를 정치적 기반으로 구축했다. 이는 ▲프랑스의 국민연합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일본의 참정당 등이 갖는 뚜렷한 공통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면서 “불법 이민자의 밀입국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실질적으로는 미국·멕시코 국경에 위치한 기존 장벽을 더 높게 만들어 밀입국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물론 이 공약은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은 우리가 짓고, 비용은 멕시코가 부담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보수층의 표심을 얻었다. 양날의 검 극우 정치 반대로 우리나라에선 극우 정치를 강하게 경계하는 기류가 있다. 극우 정치는 대중을 결집시키기 위한 강한 언어에 몰두한다. 우리나라의 극우 정치는 남북 분단이란 역사적 특성 때문에 강경한 일부 기독교 교단과 강하게 밀착돼있다. 아울러 일부 노년층 특유의 옛 관성에 의존하는 흔적이 남아있는 과도한 강경함은 다른 성향을 지닌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갖게 한다. 강경 보수 특유의 키치도 다른 정치 집단에 거부감을 주는 데 한몫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쇼맨십을 토대로 미국 민주당에 반발하는 집단을 하나로 묶어 21세기 미국 극우 집단 MAGA 진영을 만들었고, 공화당을 장악했다. 일본에선 포퓰리스트 고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특유의 화술을 매개로 자유민주당 내 보수 방류의 장기 주도권 행사의 기틀을 세웠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22년 피살됐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놓은 보수 방류의 영향력은 ‘여자 아베’로 유명한 정치적 후계자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되는 데 밑바탕이 됐다. 극우 정치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우리나라에도 극우 정치가 뿌리내릴 가능성을 시사한 사건은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였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을 공격한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발생한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과 비슷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제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대통령 인준을 막기 위해 의회를 무력으로 점거했다가 진압됐다.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 가담자들은 2030 세대 남성이 많았다. 가담 정도가 지나쳐 구속영장이 발부됐던 66명 중 ▲20대 8명 ▲30대 21명 등 2030 남성은 총 29명(43.9%)였다.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는 2030세대 남성 중 보수를 지향하는 유권자들이 강경 보수·개혁 보수로 나뉘는 것을 외부로 보여준 결정적 사건이었다. 판단 기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였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2030세대 남성은 서울서부지법 폭동에 참여하거나 지지했고, 비판하는 2030세대 남성 중 상당수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장 대표에게 남은 선택지는 윤 전 대통령이 정계에서 사실상 사라진 현 시점에 정치적 무주공산인 강경 보수의 정치적 지도자가 되는 것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청년 강경·노년층 묶는 맞춤형 세대포위론? 장 길들이려는 전…“이준석 연대 안 된다” 이들과 기존 반공 보수를 지향하는 노인 세대를 묶어 당내 맹주가 된다면, 장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당 대표 시절 윤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전략으로 제시했던 세대포위론이 장 대표에게 맞춤 적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장 대표의 구상이 현실이 될 가능성엔 여러 의문이 남는다. 최근 그는 이 대표와의 연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정가에서 언급되는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에 대해,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란 표현에 대해선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일엔 이 대표가 야당 대표 연석 회담을 제안했고, 장 대표는 이를 받아들였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 13일 만나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더불어민주당 공천 헌금 및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 도입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비공개회의에선 민주당의 입법을 저지하기 위한 행동 방안과 특검법 관련 양당 의원 연석회의 개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경 보수 내부에선 장 대표가 이 대표와의 연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씨는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의힘이 개혁신당과 연대하면, 장 대표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 대표를 절대 가까이하면 안 된다’는 말을 개인적으로 들었다”는 것을 들었다. 고씨도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장 대표는 ‘이 대표와 특검 연대만 하겠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역으로 장 대표에게 “통일교 특검 외엔 이 대표와 공조해선 안 된다”는 압박을 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2020년 한국 정치에선 과거와 다른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엔 특정 정치인의 팬덤이 결성돼 정치적 친위대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20년대 이후 팬덤은 정치인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적대적 정치인에 대해선 집단 행동을 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정치인을 능가하고 있다. 정치인이 팬덤을 제어할 수 있는 지도력·정치력을 갖춘 사례가 드물어지고 있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장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처럼 대중을 선동할 수 있는 강한 쇼맨십을 가진 정치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장 대표에겐 고씨·전씨와 같이 세를 모아줄 수 있는 ‘정치 무당’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장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보수의 김어준’일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한 전 대표를 제명했다고 하더라도 그의 정치 생명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한 전 대표는 재심 청구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제명 결정 무효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불안한 동거 언제까지? 아울러 한 전 대표 제명이 확정되더라도, 국민의힘 내부엔 대구·경북 기득권을 안정적으로 누리기 위해 소극적 정치를 하는 언더 찐윤이 남아있다. 이들은 국민의힘 내부를 실질적으로 지배한다. 또 전씨·고씨 등 ‘정치 무당’과 언제까지 손을 잡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전씨는 이미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반대하는 등 장 대표를 길들이려고 하고 있다. 장 대표의 ‘국민의힘 극우 정당 개편’ 프로젝트는 첩첩산중이다.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은 시작일 뿐이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