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빛낸 대중가수 부문 1위 뉴진스·임영웅·BTS

19일, 한국갤럽 설문조사 결과 발표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2023년 한 해 동안 가장 활약했던 대중가수로 뉴진스(NewJeans, 30대 이하), 방탄소년단(BTS, 30대 이하), 임영웅(40대 이상)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한국갤럽이 지난 7월, 9~10월, 11월 세 차례에 걸쳐 전국(제주 제외)의 만 13세 이상 남녀 5262명에게 ‘올 한 해 활동한 우리나라 대중가요 가수/그룹 중 가장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는 설문조사(자유응답, 3명까지) 결과 발표에 따르면, 뉴진스(NewJeans)가 25.7%의 지지를 얻어 1위, 40대 이상에서는 임영웅이 37.8%로 1위를 차지했다.

뉴진스는 지난해 7월 데뷔한 5인조(민지·하니·다니엘·해린·혜인) 다국적 걸그룹으로, 지난해 4위서 올해 1위로 급부상했다. ‘K팝 제왕’ BTS가 부재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장기간 상위권을 지켜온 아이유나 블랙핑크를 뛰어넘는 돌풍의 주역이 바로 뉴진스란 사실을 확실히 입증해 보였다.

30대 이하가 꼽은 올해의 가수 2위는 18.3%를 기록한 방탄소년단이다. 지난해 6월 앤솔러지 앨범 <Proof>를 기점으로 단체가 아닌 개별 활동에 집중, 이후 멤버들의 연이은 입대로 사실상 활동 중단 상태다. 2025년 완전체 복귀 예정이다.

3위는 아이브(IVE, 17.0%), 4위 아이유(IU, 16.1%), 5위 블랙핑크(BLACKPINK, 12.7%), 6위 악뮤(AKMU, 7.4%), 7위 임영웅(7.1%), 8위는 정국(5.6%), (여자)아이들과 에스파(aespa)(이상 5.5%)가 공동 9위에 올랐다.

30대 이하에서 10위권 외 1.5% 이상 응답된 가수/그룹은 세븐틴(4.6%), 르세라핌(4.2%), 화사(3.8%), 박재정(3.2%), 성시경(2.7%), 영탁(2.4%), 윤하, 제니(이상 2.3%), 멜로망스, 잔나비(이상 2.1%), 이무진, 이찬원, NCT(이상 1.9%), 엑소(1.8%), 정동원(1.5%)까지 총 15명/팀이다.


40대 이상에서는 임영웅이 4년 연속 1위다. 2016년 데뷔한 임영웅은 2020년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서 매회 호소력 짙은 노래를 선보이며 최종 우승자가 됐다. 이후 공연, 방송, 광고 등에서 가장 각광받는 스타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신곡 ‘모래 알갱이’와 ‘Do or Die’를 발표했고, 10월 시작한 전국 투어는 전 지역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40대 이상서 올해의 가수 2위는 ‘트로트 여제’ 장윤정(12.7%)이 자리했다. 1999년 강변가요제로 데뷔, 2004년 정규 1집 <어머나> 이후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 중이며, 각종 예능프로그램서도 사랑받는 스타다. 2014년과 2018년만 제외하고 2007년 이후 꾸준히 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3위는 영탁(11.8%), 4위 이찬원(11.3%), 5위 나훈아(9.5%), 6위 송가인(9.1%), 7위 진성(7.9%), 8위 김호중(7.4%), 9위 정동원(5.4%), 장민호(5.1%)가 10위다.

40대 이상서 10위권 외 1.5% 이상 응답된 가수/그룹은 방탄소년단(4.5%), 아이유(4.4%), 김연자(3.2%), 안성훈(2.7%), 조용필, 뉴진스(이상 2.5%), 남진, 성시경(이상 2.4%), 이승철, 양지은(이상 1.8%), 블랙핑크, 이문세, 조항조(이상 1.6%)까지 총 13명/팀이었다.

30대 이하에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독보적 솔로 아이유, 걸그룹 블랙핑크가 3년 연속 1, 2, 3위였지만, 올해는 신예 걸그룹 뉴진스와 아이브의 약진이 돋보였다. 군 입대 전 솔로로 활약한 BTS 멤버 정국이 10위권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고, 트로트 가수로는 임영웅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40대 이상에서는 10위권 전원이 트로트 가수며 상당수가 <미스터트롯> 출연진이다.


세부 연령대별 선호 가수를 보면 30대 이하는 K팝, 50대 이상은 트로트로 치우치고 40대는 상대적으로 여러 장르에 산재한다. 30대 이하 또는 40대 이상 전체 상위 10위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특정 연령대 10위 안에 든 가수는 르세라핌(10대), 세븐틴(10·20대), 화사, 박재정(이상 30대), 성시경(30·40대) 등이다.

올해 들어 발표됐거나 불린 대중가요 중 가장 좋아하는 곡명과 그 곡을 부른 가수/그룹을 물었다(3곡까지 자유응답). 그 결과 30대 이하에서는 뉴진스의 ‘Super Shy’(6.8%), 40대 이상에서는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6.9%)가 각각 올해 최고의 가요로 꼽혔다.

30대 이하에서 ‘Super Shy’ 외 10위권에 든 곡은 ‘Seven’(정국, 6.7%), ‘퀸카’((여자)아이들, 6.5%), ‘I AM’(아이브, 6.0%), ‘Hype Boy’(5.3%), ‘ETA’(5.2%, 이상 뉴진스), ‘Love Lee’(악뮤, 4.7%), ‘LOVE DIVE’(아이브, 3.5%), ‘헤어지자 말해요’(박재정, 3.3%), ‘Dynamite’(방탄소년단, 3.1%) 순이다.

40대 이상에선 ‘사랑은 늘 도망가’ 외 10위권에 든 곡은 ‘모래알갱이’(6.2%), ‘이제 나만 믿어요’(이상 임영웅), ‘초혼’(장윤정)(이상 4.3%), ‘막걸리 한 잔’(영탁, 3.8%),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임영웅, 3.3%), ‘안동역에서’(진성, 3.2%), ‘테스형!’(나훈아), ‘고맙소’(김호중)(이상 2.9%),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임영웅, 2.8%) 순으로 집계됐다.

30대 이하에서는 상위 10곡 중 7곡이 올해 발표된 신곡이지만, 40대 이상에서는 ‘모래알갱이’ 단 한 곡만 신곡이라는 점에서 연령별 대중가요 선호·소비 경향 차이가 명확히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는 그해의 가요 10위권에 트로트곡이 없다시피 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매년 2곡, 2018년은 3곡, 2019년 6곡이 최다 기록이었다. 2020년부터 30대 이하와 40대 이상으로 구분 집계하므로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4년째 40대 이상 선호곡 10위권 절대 다수가 트로트곡이다.

2020년 <미스터트롯> 경연서 트롯맨들이 불러 재조명된 노래들이 계속해서 인기다. ‘막걸리 한잔’은 2019년 강진 원곡,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는 1990년 김목경 원곡에 1995년 김광석 리메이크로 널리 알려졌으나 이제는 각각 영탁과 임영웅의 대표곡이 됐다.

트로트 열풍의 진원이라 할 수 있는 <미스트롯>(2019) 이전에도 트로트는 대체로 서서히 알려지고 장기간 사랑받는 특성을 보여왔다. 장윤정의 2010년 발표곡 ‘초혼’, 진성의 2012년 발표곡 ‘안동역에서’는 2016년 처음으로 5위 안에 들었고 2023년 올해도 10위 안에 들었다.

트로트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장르서도 예전 발표곡이 부상하거나 여러 해 상위권에 머무는 현상이 종종 나타난다. 30대 이하 상위곡 중 ‘Hype Boy’와 ‘LOVE DIVE’는 각각 뉴진스와 아이브의 작년 발표곡이며, ‘Dynamite’는 방탄소년단의 2020년 발표곡이다. 이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 다양화, 스트리밍 서비스 일상화 영향으로 보인다.

Mnet <슈퍼스타K>(2009~2016)부터 SBS <K팝스타>(2011~2017), KBS2 <불후의 명곡>(2012~), JTBC <히든싱어> (2012-2022), MBC <복면가왕>(2015~), TV조선 <미스트롯/미스터트>(2019~), JTBC <싱어게인>(2020~) 등을 통해 많은 곡이 되살아났다.

또, 각종 음원 사이트는 가수별·앨범별·장르별 등 다채로운 선곡 리스트를 제공해 신구(新舊)의 경계를 허물고 시공간의 제약을 없애는 데 한몫하고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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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