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람 잡는’ 부모들 진상 백태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8.07 11:27:33
  • 호수 14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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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갑질 성지된 맘카페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내 아이 예쁘지 않고 귀하지 않은 부모는 없겠지만, 부모의 갑질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소아과,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등은 학부모 갑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소아과나 어린이집은 맘카페 갑질로 폐업 사태마저 발생한다.

한국은 저출생·고령화가 심각하다. 지난해 한국 합계출산율(가임기 15~49세 여성이 낳을 거라고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8명으로 역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 수준인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만성적인 저출생에 시달리는 이웃 나라 일본도 합계출산율이 1.26명이라는 점에서 한국 저출생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내 아이만
소중하다”

통계청은 향후 출산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국회예산정책처(NABO)는 2021년 3월 공표한 ‘내국인 인구 시범 추계: 2020~2040년’서 출산율이 2020년 0.87명서 2025년 0.75명, 2030년 0.73명으로 지속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정서도 이에 한몫한다. 한국 국민 절반은 결혼을 필수로 여기지 않는다. 결혼·출산 적령기인 30대도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54.7%에 그쳤다. 특히 10~20대의 경우 과반수가 결혼 후에도 자녀를 낳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녀가 있는 가정은 자녀 양육을 위해 전심을 다 하다 보니 이에 따른 부작용도 생긴다. 이를 겪는 것은 주로 영·유아들이 이용하는 교육·의료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이야기다. 

‘빅5’라고 불리는 서울의 대형 병원들은 올 하반기 소아청소년과 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에 실패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미달 현상이 이어지면서 소아 진료 공백 대란 현실화가 코앞으로 도래한 셈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마감한 ‘2023년도 하반기 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 결과, 빅5 병원을 비롯한 주요 대학병원의 2~4년 차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인원은 0명이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2년 차 10명, 3년 차 10명, 4년 차 3명 등 전국 8개 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총 23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0명이었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2년 차 8명, 3년 차 11명 등 총 19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0명이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도 각각 6명과 3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전무했다. 서울대병원은 올 하반기 소아청소년과 상급년차 레지던트를 모집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023년 상반기 전공의 1년 차 모집서도 빅5 병원을 비롯한 주요 대학병원서 전공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원율은 역대 최저인 16%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전공의 지원 감소는 결국 정상적인 진료를 어렵게 만들 수밖에 없다. 

소아청소년과의 인기가 왜 이렇게 떨어진 것일까? 일각에선 소아청소년과가 겪고 있는 악성 민원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맘카페 갑질’에 힘들어하는 경우는 많다. 한 병원 원장은 폐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소아청소년과는 다른 진료과목에 비해 보호자 민원이 과할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난다. 일선 현장의 의사들 사이에선 “안 그래도 의사가 부족한데 더 줄어들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에 따르면 충남 홍성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맘카페 회원의 갑질에 시달려 소아청소년과를 폐업하고 성인 진료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병원에 공지문을 붙였다.

“보호자 악성 허위 민원으로 폐과”
“소청과 문 닫고 성인진료병원으로”

9세 초진인 환아가 보호자 연락 및 대동 없이 내원하자, 병원에서는 14세 미만은 보호자와 동반해야 한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 보호자와 함께 오라며 아이를 돌려보냈는데, 맘카페 회원인 아이 엄마가 보건소에 진료 거부라며 악성 민원을 넣었기 때문이다.

해당 아이의 엄마는 39도의 열이 나는 아이를 진료도 보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냈고 5분 이내로 올 수 있느냐고 했는데 민원을 넣고 싶다는 글을 맘카페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엄마의 주장 중 일부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5분이 아닌 30분 정도의 시간을 줄 테니 보호자와 함께 오라고 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후 해당 엄마는 맘카페에 게시했던 글을 삭제하고 민원을 취하했다. 

광주에서는 지난 6일, 악성 민원으로 폐과를 선언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있다. 이 의원은 “박모 보호자의 악성 허위 민원으로 지난 5일로 폐과한다. 만성 통증과 내과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로 살아가겠다”고 공지했다.

대학병원 의사도 민원에 시달린다. 한 국공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불친절하다는 등의 이유로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민원을 제기해 힘들게 하는 부모가 있다. 돈보다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해 일하고 있지만 이런 민원이 있을 때는 회의감이 든다”고 털어놨다.

임현택 소아과의사회 회장은 “맘카페나 네이버 리뷰란에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대상으로 한 악성 댓글이 많다. 이런 일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힘들어한다. 이런 일로 망하는 병원도 있고 그러면 몇 억원씩 손해 보고 정신적으로 힘들다. 한 의사는 악성 민원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아이 아픈 걸 낫게 해주는 사람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네이버 리뷰는 없애고 맘카페에 올라온 악성 글을 그대로 게시되게 놔두는 운영자에 대해서는 페널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아청소년과 대학 A 교수는 출산율과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부족한 것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발합니다”
합의금 강요

A 교수는 “출산율이 낮아 의사들이 소아청소년과에 지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점심을 평소보다 덜 먹거나, 트림을 평소보다 많이 해도 병원에 데려온다. 이마에 물린 모기 자국 때문에 응급실도 온다”며 “절대적인 출생아 수는 적지만 미숙아, 선천성 질환, 만성 질환자는 급증해서 환자군의 크기와 필요한 진료 양의 규모는 적지 않다”고 밝혔다. 

즉, 출산율이 낮다고 해서 진료를 원하는 환자 수가 적지 않다는 것.

이어 “소아 인구가 줄어서 소아청소년과가 비전 없다는 말은 15년 전부터 나왔지만, 마니아 층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소아청소년과 의사 수가 문제가 되는 이유가 뭘까?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하면서 보호자한테 폭행당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폭언과 무례함은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이라고 소청과의 현실을 지적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환자 보호자에게 폭행과도 같은 폭언을 듣는 게 일상이며, A 교수는 이런 상황 때문에 소아청소년과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 교수는 “부모에게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가해자, 사기꾼, 돌팔이, 저임금 노동자 정도의 포지션인가 생각이 들 정도다. 아무리 무례한 행동을 해도 ‘부모 마음에 걱정이 돼서’라는 한 마디만 붙이면 온갖 무례, 갑질, 폭언, 폭행이 용인된다”며 “보호자가 던진 약봉지나 처방전에 맞아봤고, 멱살잡이 직전까지 여러 번 가봤으며, 소리 지르며 협박당하는 일도 겪는다”고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폭언보다 심각한 상황도 있다. 이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만 겪는 일은 아니지만, 환자가 어리기 때문에 다른 과보다는 훨씬 자주 겪는 일이다. 게다가 의사는 정상적으로 진료 행위를 했지만 형사소송에 걸리는 일도 많다. 

A 교수는 “고의적 위해가 아닌 일반적인 진료 행위의 결과에 의사에게 형사 재판을 거는 나라는 전 세계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동료, 선배, 아무것도 모르는 전공의까지 형사소송에 휘말리고 하루아침에 감옥에 간다. 이런 상황이니 소아청소년과를 기피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씁쓸해했다.

일상적인
폭언 폭설

어린이집 교사가 겪는 부모 갑질도 이에 못지 않다. 깁스한 아이가 혼자 넘어진 것을 두고 학부모가 보육교사 잘못이라고 얼굴에 물을 뿌리고 뺨을 때리거나, 아이가 잘못 말한 내용을 맘카페에 작성해서 어린이집이 폐업한 경우도 있다.

임신 중이었던 10년 차 어린이집 보육교사 B(32)씨는 지난 4월 학부모로부터 얼굴에 물을 맞으면서 “무릎 꿇으라고. 이 X아, 서서 하는 사과는 안 받아. 무릎 안 꿇으면 경찰 부를 거야”라는 말을 들었다. 

B씨는 원생들을 데리고 야외 활동 지도를 하던 중 다른 아이들의 싸움을 말리고 있었다. 이때 양쪽 팔에 통깁스를 한 아이가 혼자 넘어져 얼굴을 다쳤다. 다음 날 아이의 엄마와 외할머니는 어린이집으로 찾아와 얼굴에 물을 뿌리며 “아이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폭언을 퍼부었다.

원장과 동료 교사들이 나서서 CCTV를 보여주며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득해도 소용없었다. 이들의 괴롭힘은 석 달 동안이나 이어졌다. 감정이 격해진 날엔 교사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 B씨는 잘못한 것이 없었지만 끝내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B씨는 이 일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유산했다.

지난해 7월 경기도 남양주서 보육교사로 일하던 C(30)씨는 2년 동안이나 악성 학부모에게 시달렸다. C씨가 거짓말을 한 아이에게 “자꾸 거짓말하면 엉덩이에 뿔난다”고 교육했던 것을 구실로 “(아이가) TV에 ‘엉덩이 탐정’(만화 캐릭터)만 보면 경기를 일으킨다”고 아동학대로 민원을 넣었다.

C씨는 “우리 아이에게 피해를 줬으니까 너도 자살하게 만들어 줄게”라는 폭언까지 들었다. 그는 2년간 해당 학부모에게 시달리다 어린이집을 떠났다. 어린이집은 학부모의 화를 달래기 위해 1200만원의 피해보상금을 제안했고, 이후로 해당 학부모는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다.

충분한 해명과 증거를 보여줘도 생떼를 부리며 사실상 합의금을 강요하는 사례도 있다. 돈을 목적으로 “맘카페에 글을 올리겠다”며 작정하는 학부모의 민원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 의정부 한 어린이집의 교사는 급식 메뉴에 나온 시래깃국을 아이가 부모에게 “점심으로 쓰레기국이 나왔다”고 잘못 전달하는 바람에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 합의금을 요구하는 듯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학부모는 지역사회 맘카페에 저격 글을 올렸다.

이 가짜 뉴스로 어린이집은 나쁜 어린이집 낙인이 찍혔고, 결국 원아 부족으로 폐업했다.

하지도 않은 아동학대 신고 받아
충분한 해명·증거 보여줘도 생떼

2018년 세종시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있었다. 보육교사가 원생을 아동학대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어린이집 학부모는 보육교사가 자신의 아이를 아동 학대했다고 주장하며 “역겨워. 시집 가서 너 같은 새끼 낳아” “싸가지 없는, 개념 없는 것들” “웃는 것도 역겹다. 아주 XX같이 생겨가지고” 등의 폭언과 폭행을 했다.

보육교사가 아동학대를 하지 않은 정황이 확인됐고 오히려 아이가 보육교사를 때리는 CCTV를 확인하자, 학부모는 “애들이 교사를 때릴 수도 있다. 애들이 뭘 안다고 그러냐? 아동학대는 없는 것 확인했으니 조심해달라”고 돌아갔다.

하지만 학부모는 경찰서로 가 보육교사를 향한 고소장을 제출하고 어린이집 주변 동네 주민들과 병원 관계자들에게 유언비어를 퍼트렸다. 법원과 전문가들은 CCTV 분석과 아동학대 기관의 의견을 들어보고 “아동학대 피해 아동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아이가 보육교사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며 아동학대는 없었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해당 학부모는 지속적으로 신고하고 민원을 넣었다. 해당 구청은 민원이 들어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확인했는데, 이때마다 보육교사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일반 보습학원도 마찬가지다. 학원강사 13년 차 D씨는 “원생의 나이가 어릴수록 학부모 진상이 심해진다. 고등학교 3학년이 자녀를 둔 진상 학부모는 없다. 유명 종합병원 근처 밀집 지역서 학원을 한 적이 있는데 부모가 대부분 의사, 간호사였다”며 “학생이 학원을 1년 다녔는데 성적이 안 좋다고 1년 치 학원비를 환불해달라고 한 적도 있다.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하니 ‘맘카페에 글을 올리겠다, 사기죄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가출한 학부모는 강사한테 아이를 찾지 않는다고 신고하겠다고 하고, 학원비가 밀리면 연락두절되거나 도망치기도 한다. 무단결석한 학생에게 보충수업을 잡아달라고 하는 학부모는 계속 있다. 코로나19가 심해서 학원 영업정지 기간일 때는 당연하다는 듯이 강사가 집에 와서 과외해달라고 한 학부모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이들이 좋아서 학원 강사 일을 시작했는데, 초반엔 진상 학부모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오히려 학원에 혼자 상담받으러 오는 애들이 공부도 잘 한다. 학부모가 애들을 놔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원 많은
학원에선…

모든 학부모가 갑질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심스러워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갑질하는 학부모를 많이 본 또 다른 학부모는 “갑질하는 학부모가 정말 많다. 소아과,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등 아이들이 다니는 곳에는 모두 있다. 아이를 보다 보면 엄마들이 예민해져서 더 그런 것 같다. 특히 지역 맘카페서 갑질하는 것은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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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단독 보도> ‘3조 도박 조직’ 최이동 송환 막전막후

[일요시사 단독 보도] ‘3조 도박 조직’ 최이동 송환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년 가까이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온 3조원대 불법도박 조직의 핵심 인물들이 국내로 송환됐다. 이번에 국내로 송환된 조직원 중 한 명은 지난 7월 <일요시사>가 단독 보도를 통해 언급한 인터폴 적색수배자 최이동씨로 확인됐다. 최씨는 개그맨 조세호씨와의 친분으로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해외 불법도박 조직의 부총책이며, 함께 적색수배된 도박 사이트 조직 총책 김현규씨와 친동생 김찬규씨는 국내 송환 대기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송환이 이뤄진 인물은 1982년생 최이동씨와 조직원 A씨, 개발자 B씨 등 3명이다. 이 가운데 최씨는 3조1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및 범죄수익 세탁 혐의를 받는 조직의 부총책이다. A씨는 조직 관련자로 파악됐다. 개발자 B씨는 불법 도박 사이트의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세호 친구 최이동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UAE 당국과 공조해 불법 도박 사이트 총책 김현규씨와 부총책 최이동씨를 현지에서 검거하고, 최씨부터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거 작전은 한국과 UAE 수사 당국의 국제공조를 통해 진행됐다. 양국은 아랍어로 파멸 또는 멸망을 뜻하는 ‘HALAK’을 작전명으로 정하고 피의자들의 거주지와 이동 동향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이를 바탕으로 UAE 당국은 현지 검거 작전을 벌여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을 확보했다. 수사 당국이 공개한 전체 도박 사이트 운영 규모는 3조1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김씨와 최씨가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조직의 운영 규모는 2조6000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5000억원 규모의 불법도박 사이트는 별도 조직에서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담당한 개발자는 검거되는 과정에서 중학생 등 청소년까지 불법도박 영업에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사 당국의 추적을 피하려고 2016년 해외로 도주한 뒤 제3국 여권을 사용해 신분을 감추고 여러 차례 거주지를 옮기며 10년 동안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또 국내 유명 인사들을 현지로 불러들이거나, 고급 식당과 유흥업소를 이용하고 명품을 구매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이동·김현규·김찬규 인터폴 적색수배 단독 보도 수조원대 도박 사이트 운영·자금세탁 추적 국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해외 축구팀 유니폼과 경기장에 광고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다시 대포통장으로 세탁했다. 정부는 TF를 중심으로 해외 거점을 둔 사이버 도박 조직을 추적해 검거하고, 자금 세탁망과 해외 은닉 재산 추적을 통해 범죄수익 환수도 추진할 방침이다. 도박 조직의 총책으로 지목된 김씨는 UAE 현지에서 국내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의 친동생 김찬규씨 역시 국내 송환 대기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일요시사>가 보도한 ‘조세호 82 멤버 조폭 최이동 정체’(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7069) 단독기사에서 실명과 함께 범죄 혐의 및 해외 도피 행적을 추적했던 조직이다. 당시 <일요시사>는 최이동·김현규·김찬규 등 3명이 해외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과 범죄수익 세탁 등의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라는 사실을 보도했다. 세 사람의 구체적인 관계는 물론 국내 유명 인사들과의 연결고리, 자금 세탁에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국내 사업체까지 추적했다. 최씨의 국내 송환으로 과거 김병수 전 김포시장과의 관계도 재조명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난 7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촬영된 단체 사진을 토대로 최씨와 김찬규씨가 김 전 시장과 함께 여행 일정을 소화했던 사실을 보도했다. 해당 사진에는 김포시 자문변호사로 활동한 경찰 출신 이상훈 변호사도 등장했다. 김포시장 지인? 당시 김 전 시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2023년경 이 변호사의 권유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시장은 “이 변호사가 바람을 쐬러 가자고 제안해 금요일에 출국한 뒤 일요일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해외를 다녀왔다”는 것이다. 김 전 시장은 최씨에 대해 몇 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사업가로만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당시 최씨와 김찬규씨가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묻자 김 전 시장은 “몰랐다. 수배자라면 당연히 검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씨는 김포FC 홈경기장 VIP석에서도 목격된 바 있다. 김포FC는 김포시가 운영하는 시민구단으로, 당시 구단주는 김 전 시장이었다. 이에 김포FC 측은 “구단이 최씨를 직접 초청한 사실은 없으며 다른 멤버십 회원이나 후원사를 통해 티켓을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김 전 시장 역시 취재진에 “VIP석은 스폰서에게 배정되는 자리로, 구체적인 출입 경위는 구단에 문의하라”고 반박했다. 조세호와 친분 과시하던 조직 부총책 최이동의 두 얼굴 김병수 전 김포시장과 말련 동행…김포FC VIP석도 등장 특히 최씨와 김 전 시장을 연결한 이 변호사는 경찰 출신으로 김포시 자문변호사를 지낸 인물이다. 그는 다른 사건에서도 수사를 받던 차가원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현직 경찰관의 만남을 주선한 인물이다. <일요시사>는 이 변호사가 소유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건물에 최씨 명의의 대부업체가 법인 본점 주소지로 등록돼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부동산 등기부와 법인 등기사항을 대조한 결과, 이 변호사는 한남동 S 빌딩의 소유자였으며 최씨 명의 H 대부업체는 해당 건물을 사업장 소재지로 사용하고 있다. 최씨 등이 국내에서 수익을 현금화하거나 다른 사업자금으로 전환했다면 범죄수익 추적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수사 관련 자료와 복수의 제보를 종합하면 김씨는 해외 도박 조직의 전반적인 운영과 자금 흐름을 관리하고, 김찬규씨는 현지 실무와 도박 사이트 관리 등에 관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찬규씨는 올해 4월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사건의 피해자로 등장하면서 처음 신원이 드러났다. 말레이시아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 권모씨 등 3명은 지난 4월17일 겐팅하이랜드에서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하던 김찬규씨를 납치해 감금한 뒤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남은 수배자는? 현지 수사 당국은 사건 발생 나흘 만에 김찬규씨를 구조하고 납치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김찬규씨가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현지 법원에서 그는 불법체류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납치사건에서는 피해자였지만, 한국에서는 해외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 등에 관여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었던 셈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