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가 당한 교육청 시스템 허점

“검찰·법원이 차라리 공정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박희영 기자 = 교권회복을 위해 현직 교사들이 들고 일어났다. 그러면서 숨겨져 있던 사건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제야 국회는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그사이 교사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중심에는 교육청이 있다.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있지 않아서다. 

5년 전, 광주의 한 고등학교 A 교사는 직위해제를 당했다. 성비위 의혹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5년 동안 그를 내몬 것은 2명의 학생이 한 짧은 진술이었다. 오랜 기간 싸운 끝에 무죄를 선고받고, 간신히 다시 교단에 설 수 있었지만, 억울함을 풀기 위한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긴 시간 학교와 교육청은 교사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죄를 물었다. 교사를 보호하는 장치가 부족한 시스템상의 문제였다. 

전수조사
그 이후…

기말고사가 막 끝난 2018년 7월 말, 광주의 한 고등학교서 임시 교무회의가 열렸다. 부장 교사들과 교장이 회의하고 난 뒤 오후에 교직원 전체회의가 이뤄졌다. 성비위 정보가 들어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는데 ‘교사들이 도대체 학생들에게 무슨 짓을 했느냐’는 말이 나왔다. 학교 측은 즉시 경찰에 정식 수사 의뢰했고, 교육청서 2차 전수조사도 나온다고 했다. 

제보 과정도 수상했다. 사건 초기 학교 측이 교육청에 보고한 서류에는 학생회 학생들이 찾아와 신고했다고 돼 있지만, 시의회에 보고한 내용에는 최초 신고자가 여교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교감 역시 경찰의 조사 과정서 여교사가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신고 후 교육청은 특별조사단을 꾸렸다. 이후 정책기획관서 감사관실에 감사를 요청했고, 감사관실은 16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수사를 요청했다. 이후 이사회는 관련 교사 16명을 직위해제하는 건을 의결해버렸다. 


“전수조사를 학교 자체서 먼저 한 게 문제라고 본다. 매뉴얼상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교사를 즉각 신고하는 게 맞다. 교육청의 전수조사도 매뉴얼과 규정에 없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담당 장학사가 교장에게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수상한 부분은 전수조사 이후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광주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광주광역시교육청 학생 성폭력 사안 처리 방법 문건을 살펴보면 어디에도 전수조사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학교 성폭력 발생 시 신고 방법은 상담 후 피해 학생 또는 보호자가 사건 수사를 원하는 경우와 원하지 않는 경우를 나눠 신고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또 학교 측에서 학교폭력 사안 접수 보고서를 작성한 후 해바라기 센터에 공문을 제출하도록 명시돼있다. 

전수조사 이후 전체 남자 교사 중 절반이 넘는 교사가 성비위 교사로 분류됐다. 이 중 19명은 직위해제가 이뤄졌고, 경찰 수사까지 받았다. A 교사도 마찬가지였다. 과정도, 결과 처리 방식도 불투명했던 전수조사가 낳은 결과였다.

B 학생과 C 학생의 진술이 효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교육청도 해당 사안에 대해 당장 분리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광주시교육청 성희롱·성폭력 근절추진단 운영회의의 발언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성비위 의혹…바로 직위해제
5년 긴 소송 끝 무죄에도 징계

원칙대로 분리해야 하지만, 의혹이 발생한 33명에 달하는 인원을 분리 조치하기에는 무리라는 의견과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고 학교 운영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직위해제 역시 수사 개시 이후에 통보돼야 한다는 것. 


결국 A 교사를 포함에 16명만 분리 조치가 됐고, 여교사 4명을 포함한 17명은 분리 조치되지 않았다. 그러나 2번의 전수조사 이후 A 교사를 비롯한 다른 교사들은 곧바로 사실 확인, 소명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채 분리 조치, 직위해제, 수사 의뢰로 이어졌다. 그때부터 A 교사에게는 지옥 같은 시간이 펼쳐졌다. 

분리 조치는 교육청의 감사관실서 진행된 사안인데도 교육청의 매뉴얼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해당 사안을 담당한 체육복지건강과 장학사가 작성하고 교육청 홈페이지에도 게시해 광주의 거의 모든 학교에 공문으로 보냈던 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셈이다. 

“절차를 무시하고 자기들 임의대로 신속하게 처리한 것 자체가 시스템의 문제다. 이것까지 양보한다고 해도 당시 분위기 때문에 무혐의가 나온 교사들을 몽땅 징계한 경우는 아마 우리나라 어느 기관을 찾아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자체가 교육청 스스로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는 반증인 셈이다.”

이른바 스쿨 미투가 터지면 교육청서 사안을 확인한 뒤, 제대로 된 소명 기회를 주고, 사안을 따져 직위해제를 하는 게 절차다. 그러나 해당 사건에서는 순서가 뒤바뀌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고 무기력하게 당했다. A 교사는 장학사의 입김이 센 구조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학교가 전수조사를 교육청서 실시한 이유도 장학사의 권유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범인
지옥 같은 시간

통상 장학사는 교육 전문직이지만, 학교의 행정 지휘, 직접적인 명령권은 없다. 다만 학교를 시찰하고 평가하는 권한을 가진다. 단순히 시찰·평가의 권한을 가진 것을 생각했을 때만 놓고 보면 전수조사를 지시하는 게 온당치 않다고 보인다. 장학사는 행정적인 면에서 최상위 포지션에 위치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장학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파워가 결정된다. 직급이 높은데도 행정 출신 팀장이 장학사에게 꼼짝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민원이 들어왔을 때도 제대로 처리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구비돼있지 않다.”

이후 A 교사는 5년간 싸움에 휘말려왔다. 자비를 들여 힘들게 소송을 이어온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그를 위해 120여장의 탄원서를 써준 제자와 학부모들도 힘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 및 교육청과의 싸움이 남아 있었다. 1심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학교에 복직했으나 이듬해 1월 징계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이하 소청위)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죄를 받은 상태서 징계가 내려졌기 때문에 소청위에 가면 쉽게 끝날 줄 알았다. 소청위는 각급 학교 교원의 징계처분과 그 밖에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관한 소청심사를 담당하는 곳으로 교육부 소속기관이다.

하지만 소청위 역시 소명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지 않았다. A 교사를 포함한 4명의 교사들이 소청위를 찾아갔지만 한 사람당 주어진 소명 시간은 고작 15분이었다. 원래는 개인당 10분인데,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교육청 압박
소청위 외면

“순진했다. 억울한 교사의 말을 더 들어주고 위원들도 교사 출신이 많다고 해서 믿었다.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하면 대법원 주심처럼 담당이 그만하라고 했다. 전국의 여러 건을 모아서 하니까 얼마나 대충했겠느냐. 누구 한 명의 말을 들어주면 전체를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소청위는 결국 교사들의 징계 건에 기각 처분을 내렸다. A 교사는 이대로 물러날 수 없었다. 다시 재판에 돌입할 준비를 갖췄다. 징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냈고 법원은 학교 측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그의 손을 들어줬다.

조사 과정, 재판 과정서 진술이 번복된 학생 2명의 말로 시작한 사건이 해결되기까지 5년이 걸렸다. 

“억울한 일이 있으면 학교나 교육청, 소청위서 들어줄 것으로 생각했다. 법정까지, 행정소송까지 갈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 경험은 반대다. 우리는 법원의 결과, 검찰의 수사를 비판한다. 내 경우에는 법원이 제일 공정했고, 다음은 검찰이 공정했다.”

A 교사는 학교와 임금과 관련해서도 민사소송을 벌였다. 학교서 징계받았던 기간 동안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지급하라는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여전히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무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과 학교는 A 교사와 몇몇 교사를 여전히 죄인 취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요시사>는 전수조사를 지시했다는 당시 D 장학사에게 경위를 물었다. D 장학사는 전수조사를 지시한 게 본인임을 인정했다. 그는 “교육청 보고가 와 교장 선생님께 전수조사를 하라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학교 자체적으로 일단 조사를 해보시라”고 말했다. 

혐의 확인 없이 학생 진술만
매뉴얼 따르지 않고 ‘맘대로’
“학교에 선생님 편은 없다”

이어 “신고가 들어옴과 동시에 학교서 사안이 발생하면 교육청과 경찰에 신고한다. 학교서 교육청으로 보고가 들어오면 어떤 사안인지 알아보기 위해 교육청서 학교에 먼저 나가 보는데, 학교 담당자와 관리자를 만나고 나서 사안이 전수조사가 필요한 경우 교육청서 사안 처리 컨설팅단이 학교로 가서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광주교육청에는 성인식팀이 없었고 사건 이후 생겼다. 따라서 해당 사안이 발생했을 때는 사학팀서 성비위 관련 사안을 주관했다. D 장학사는 2018년 3월 전수조사 매뉴얼이 이미 있던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명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대다수의 많은 교사가 연루돼있어 분리 조치가 당장 필요했다. 피해 학생 보호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당시 분리해야 한다는 여성가족부 지침도 있었다. 또 다수 교사들이 관련돼있었기 때문에 성고충심의위원회를 학교서 개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에게 소명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해명이다. 교육청과 학교 관리자가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도록 규정돼있기 때문이다. 결국 의심 신고만으로도 실질적인 처벌이 가능한 셈인데 신고 남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역시 교권을 보호할 제도 및 장치를 만들기 위해 관련 법안을 발의 중이다. 교육부도 물리적 제제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고치는 등 대책을 내놨다. 또 최근 교권회복 및 보호 입법화 지원을 위한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체가 처음으로 열렸다.

지난 14일에는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서 ‘교권회복 및 보호 강화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서도 교사의 처벌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전제상 공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실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헌법상 엄격한 처벌 근거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며 “정당한 교육활동을 침해했을 때 법적 심판을 받는다는 시그널을 분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직위해제 시 신중성 제고를 위한 절차적 규정이 마련돼야 하고, 아동학대처벌상의 조사 및 수사에 앞서 교육청 등 교육 전문가 의견 청취가 의무화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내몰린
교사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일요시사>에 “교사들이 근본적인 대안으로 지적하는 게 교원의 직위해제 요건을 개정하는 부분”이라며 “묻지마 민원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아동복지법을 중심으로 장학사의 권한, 소청위의 시스템 등 심도 있게 근본적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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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