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힘들다 해도…

2019 창업시장 결산

2019년 자영업 창업시장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힘겨운 한 해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가 자영업의 업종과 상권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도심상권과 대형 점포는 큰 어려움을 겪었고, 폐점하는 점포도 속출했다. 다만 작년이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해였다면, 올해는 면역력이 생겨 급격한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조금씩 활기를 찾는 점포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예상과 달리 올해 아파트 가격 상승 등 부동산 가격의 급등 탓인지 하반기부터는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어, 이를 포착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대박을 터뜨리는 사례도 속속 등장했다. 창업 전문가들은 올해 창업시장을 자영업의 장기침체에서 벗어나는 턴어라운드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턴어라운드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과거로 회귀하되 현대적인 멋을 가미한다는 것을 뜻하는 ‘뉴트로’가 전 업종으로 확산되는 한 해였다. 전통과 현대를 동시에 요구하는 소비자의 욕심을 충족시켜 주는 업종이 활기를 띄었다. 치즈닭갈비 전문점 ‘홍춘천’은 춘천닭갈비의 뉴트로 브랜드다. 

신선한 원육과 100% 모짜렐라 천연치즈만을 쓰는 것은 물론 차별화된 소스 맛, 맛과 비주얼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다양한 메뉴로 닭갈비의 현대화에 성공했다. ‘홍춘천 소스’는 청양고추, 마늘, 생강 등 15가지 천연재료를 홍춘천만의 비법으로 섞어 만드는데, 이때 매운맛을 4단계(아주매운맛, 매운맛, 중간맛, 순한맛)로 나눠 고객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메뉴는 ‘홍춘천닭갈비’와 ‘김치치즈닭갈비’뿐 아니라 해물을 튀겨서 닭갈비와 치즈를 곁들여 먹는 ‘오징어치즈닭갈비’‘문어치즈닭갈비’‘새우치즈닭갈비’ 등이 맛과 비주얼로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200호점을 돌파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뉴욕 맨해튼에도 진출했는데, 현재 2층 198㎡ 규모 매장에서 일평균 매출이 1만2000달러나 될 정도로 맨해튼에서 점포 규모 대비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업종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삼겹살도 뉴트로 콘셉트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붐을 일으켰다. 과거보다 훨씬 진화한 냉동삼겹살, 칼삼겹살, 저온숙성삼겹살 등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다. 과거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던 냉동삼겹살은 한 차원 업그레이드되면서 불황기 인기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롤러스케이트장도 부활했다. 과거 탈선 공간이 아닌 음악이 있는 건전한 스포츠 공간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가는 추억을 나누는 공간으로 특히 최근 미세먼지 영향으로 실내 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주 52시간 근무가 본격 시행되면서 주말뿐 아니라 주중에도 고객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당구장도 분위기를 쇄신하면서 젊은 층뿐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1980~1990년대 유행했던 빨래방도 기계 성능이 좋아지고, 건조기까지 도입하면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세탁편의점과 코인빨래방을 접목한 세탁멀티숍이 큰 인기를 끌었다. 업계 1위 크린토피아는 세탁멀티숍의 성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업종이 여전히 강세였다. 1500원 이하 커피전문점이 크게 증가했고, 무한리필 돼지갈비와 저가 차돌박이 전문점, 가격파괴 옛날통닭도 지역상권 곳곳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메가MGC커피’와 ‘더벤티’ ‘커피에반하다’ 등과 ‘이차돌’ ‘명륜진사갈비’ ‘가마치통닭’ 등이 대표적으로 성장한 브랜드다.

특히 올해는 가성비에 아이디어 메뉴를 더해 다양한 개성의 젊은 층을 공략한 업종이 인기몰이를 했다. 다품종 소량 메뉴로 메뉴의 차별화와 저가격을 동시에 충족시켜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오늘 와인한잔’은 맛과 안주 메뉴의 다양성, 그리고 인테리어 분위기까지 젊은 층 여성 고객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와인의 대표 안주인 ‘모든치즈&크래커’를 1만2900원에 즐길 수 있다. 수제맥주 역시 3900~5900원으로 여성 고객들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오늘 와인한잔은 모든 메뉴에 스토리를 입혀서 일상에 지친 고객에 대한 격려와 재미 요소를 더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살얼음 맥주가 특징인 ‘역전할머니맥주’도 안주 메뉴 쪼개기로 다양성과 가격 만족도를 높였다. 오징어입, 먹태 등 각 구워낸 마른안주와 소시지, 치킨, 튀김류, 오뎅 라면 등 국물 안주류 등 30여 가지 안주 메뉴가 평균 가격이 7000~8000원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여성 고객이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도심상권·대형점포 직격탄…폐점 속출
면역력 생겨 급격한 시장 변화에 적응

떡볶이와 커피 복합점 ‘청년다방’은 점포 평균 매출이 가장 높은 브랜드 중 하나다. 차별화된 떡볶이 맛과 세트 메뉴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낮에는 아메리카노도 잘 팔리면서 올해도 100여개 점포가 개설됐다.

커피 시장의 성장과 함께 커피와 콜라보를 이루는 카페 업종의 성장이 이어졌다. 자기만의 개성을 살리면서 신선한 즉석 메뉴를 선호하는 고객의 증가를 등에 업고, 홈메이드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이 인기 요인이다. 수제 샌드위치 카페 ‘써브웨이’‘샌드리아’와 수제 베이커리 카페 ‘빽스커피베이커리’ ‘마크빈’ 그리고 수제 케이크 카페 ‘도레도레’와 수제 베이글 카페 ‘라떼떼’ 등이 인기를 끌었다.

중화계 음식이 속속 등장했다. 해마다 한두 개 중화계 음식이 창업시장에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을 정도로 중화계 음식이 대세다. 대만 카스테라에 이어 대만 샌드위치, 흑당 버벌티 등이 큰 인기를 끌었고, 훠궈 및 마라 열풍도 한때 전국을 강타했다. 

그러나 중화계 음식은 그 유행 주기가 짧은 것이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여름까지 돌풍을 일으켰던 마라와 흑당 버벌티가 최근 들어 벌써 주춤해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따라서 가격과 품질 만족도가 높고, 우리 입맛에 맞는 업종이 아니면 단기간 유행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SG 경영이란 환경보호(Environment)·사회공헌(Social)·윤리경영(Governance)의 약자로 이는 UN에서 2015년 공포한 SDGs(지속가능개발목표)에 부응하여 기업차원에서 실천이 요구되는 경영이다. 한솥은 1993년 창업 때부터 줄곧 사회공헌활동과 윤리경영을 실천해 왔으며, 26년간 지속적으로 ESG경영에 매진해왔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한솥은 지난 7월 18일(뉴욕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UN지원 SDGs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한 브랜드 40’(The 100 Most Sustainable Brands 40 2019)에 선정되어 한솥도시락 제품과 브로셔 등이 뉴욕 유엔 본부 1층에 전시된 바 있다. 또, 지난 9월에는 한솥이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정상회의 가속화 행동 플랫폼에 파트너로 등재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 UN지원SD Gs협회가 발표한 ‘2019 UN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 국내지수에서 최우수그룹에 해당하는 10위에 선정됐다. 이는 식품기업으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선정되는 것이며,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뿐 아니라 식품 업계의 전체의 지속가능경영 선도 역할도 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사회공헌 활동과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커피베이’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고, 그린(Go, Green) 캠페인’을 펼치며 노(No)플라스틱을 선언하면서 ESG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커피베이는 올해 창업 10주년을 맞아 전 직원이 모여 고, 그린 캠페인을 고안하고 그 첫 발걸음으로 노 플라스틱을 선언하고 매장 내 사용하는 부자재를 친환경으로 변경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세웠다. 

다시 뛴다

가산직영점, 이마트의왕점, 홈플러스간석점 등 3개 직영점부터 시범 도입해 비용과 운영의 노하우를 쌓고자 하며 순차적으로 전 직영점 모두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본사 전 직원도 노 플라스틱에 앞장서고 있다. 사무실 내에서 일회용 컵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1인 1텀블러 사용을 실천중이다. 또한, 커피베이는 텀블러 사용에 따른 혜택을 제공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 종이컵 대신 인쇄를 최소화한 흰색 종이컵을 전면 도입하는 활동을 포함, 친환경 사회 구현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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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