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집중분석> 가요계 ‘음원 사재기’ 논란

뜨거운 감자 들고 편 나뉜 가수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지난 11월24일 새벽, 아이돌그룹 블락비 출신 가수 박경이 자신의 SNS에 쓴 ‘나도 OO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는 내용의 글은 순식간에 가요계를 강타했다. 의구심은 들지만, 실체를 밝히기 어려워 함구하고 있었던 ‘음원 사재기’는 박경의 입을 통해 공론화됐다. 박경으로부터 거론된 가수들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일요시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가요계 음원 사재기 논란을 총정리했다.
 

▲ 사진제공=박경 SNS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고 박경이 남긴 글은 하루아침에 폭탄이 됐다. 누구나 의심은 있었지만 물증을 밝히기가 어려운 탓에 언급을 삼갔던 대중과 가요 관계자들은, 박경의 발언에 뜨거운 관심을 쏟아냈다. 음원 사재기가 ‘사기’로 여겨질 만큼 민감한 사안인 데다가 뚜렷한 증거가 없어 박경의 사과로 일단락될 것이라 예상됐으나 박경은 실명을 언급한 것만 사과했다.

“있다 없다”

그러자 박경으로부터 언급된 바이브와 송하예, 임재현, 장덕철 등은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박경 역시 ‘사재기 논란’에 대해서는 변호사를 선임해 맞대응할 것이라고 맞불을 놓으며 사안은 점차 커졌다.

박경과 그가 지목한 가수들이 ‘치킨 게임’의 형세를 이루자 대중은 뜨겁게 반응했다. 대다수가 박경의 편에 섰다.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사재기 의혹’에 총대를 메고 강력한 발언을 내세운 박경의 용기를 응원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대중은 박경을 두고 ‘상남자’라고 칭했으며, 2016년 걸그룹 여자친구의 은하와 듀엣으로 부른 ‘자격지심’이 음원사이트 6위까지 오르게 하는 등 힘을 보탰다.

자격지심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유튜브에는 ‘박경 열사님 인간이 응원합니다’ ‘용기 내서 올린 글 진심으로 응원한다’ ‘유튜브 조회 수라도 올리고 갑니다’ 등과 같은 네티즌 댓글들이 달렸다.


대중뿐만 아니라 가요계 동료들도 박경의 행보를 지지했다. 가장 먼저 나선 건 래퍼 마미손이다. 지난해 Mnet <쇼미더머니777>서 인기를 끈 마미손은 ‘짬에서 나온 바이브’라는 곡을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다. 래퍼임에도 힙합의 색을 빼고 사재기 의혹을 받는 곡들이 일관된 형태를 띤 ‘감성 발라드’ 멜로디에 현 사안을 조명하고 있는 가사와 독특한 창법으로 엄청난 화제를 끌었다.

특히 이 곡의 가사 중 ‘기계를 어떻게 이기라는 말이냐/ 내가 이세돌도 아니고’라는 가사로 박경을 지지하는 네티즌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박경 사재기 언급 글 가요계 강타
‘처음 아니다’…계속된 지적과 의혹

밴드 클릭비 출신 노민혁은 현 사안의 핵심을 짚으며 박경을 지지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요는 명예훼손이 아닌 사재기의 실체다. 순수하게 음악만으로 경쟁할 수 없는 이 구조를 샅샅이 파헤치고 개혁시켜야 한다. 사재기로 돈을 벌 바엔 다른 길을 택한 나 역시 마음 한 켠에 음악은 후회와 울분으로 남아있다. 왜 정당한 선택을 한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어야 하는 건가. 포커스에 엇나가지 않는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게 우린 계속 울분을 토해내야 한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시하면서 ‘박경 힘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대중과 일부 가수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는 박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전진해도 후퇴해도 ‘꽃놀이패’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적 대응 과정서 증거가 나와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밝혀내면 그야말로 ‘가요계의 열사’와 같은 수식어를 얻게 되며, 수사기관서 증거를 밝혀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매우 민감한 사안을 공론화시킨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을 인정받아 충분히 인기를 끌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비록 사재기라는 말을 직접 사용해서 불편한 상황에 놓이기는 했지만, 이 전개가 박경에게는 조금도 불리할 것이 없다. 소위 ‘꽃놀이패’다. 일이 잘 되든 잘못 되든 박경은 인기 측면서 엄청난 이득을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발언만으로도 그를 지지하는 팬들이 엄청나게 형성됐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JTBC, 마미손 인스타그램

이번에 사람들의 입방아에 크게 오르긴 했으나 사재기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숱하게 거론돼왔다. 특히 팬덤도 없고 딱히 이슈도 없었던 가수들이 우연한 어느 날 새벽을 틈타 갑작스럽게 엄청난 팬덤을 갖고 있는 가수들을 누르고 멜론을 비롯한 각종 음원사이트 차트 1위를 기록할 때마다 논란이 일었다. 의혹을 받는 곡들은 자정과 새벽 2시를 기점으로 갑작스럽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박경이 거론한 가수 바이브, 임재현, 송하예, 장덕철, 황인욱, 전상근 등을 비롯해 닐로와 숀도 이러한 형태로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겨도 좋고
져도 좋아

아이유나 트와이스 등 국내 최고의 막강한 팬덤을 뚫고 특정 시간에 인기를 얻었다는 점도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아이돌의 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본 사람들은 이러한 그래프 자체를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긴다. 커다란 팬덤이 일제히 합심을 해도 이 같은 가파른 상승세의 그래프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슈나 팬덤도 없는 가수들은 확률적으로 훨씬 희박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음원 차트 연령별 50대 차트서 임재현과 벤, 바이브 등이 트로트 신드롬을 일으킨 송가인을 제쳐 사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한때 50대 사이서 “송가인을 밀어줘야 한다”며 송가인의 음원을 하루 종일 틀어놓는 현상이 있었음에도, 이들을 제친 것은 다른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기 때문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전히 송가인은 고령층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이들 노래가 눈물샘을 자극하는 발라드곡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누구나 쉽게 듣기 좋은 노래들이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다.

여러 의혹이 즐비함에도 이들은 하나 같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이용한 음원 마케팅 곧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대박’을 친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만을 따지기엔 너무 많은 가수들이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고, 실제로 SNS를 통해 음원 사이트로 넘어가는 경우가 주변서 흔치 않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졌다.

그런 과정서 “숀 안 되고 닐로 먹는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가수들은 억울하다는 의견을 표명했지만, 대중의 눈초리는 여전히 싸늘했다.

“숀 안 되고
닐로 먹는다”

이번 사태 이전인 지난해에도 사재기 의혹에 대한 가수들의 발언은 꾸준히 제기됐다. 먼저 폴킴은 2018년 7월 “도둑질 놔두니까 합법인 줄 아는 듯”이라고 남겼고, 기리보이는 2018년 7월 “조작해서 1등할 수 있는데 돈이 없어서 사재기를 못한다”고 했으며, 로꼬는 2019년 2월 “돈으로 뭐든지 사재끼지. 그걸 작업이라 부른대”라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SNS에 썼다.

이를 두고 사재기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진행되기도 했지만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가 아닌 행정 조사였기에 한계가 존재했다.
 

▲ 사진제공=더 바이브 엔터테인먼트, 장덕철 페이스북, 디원미디어

증거는 없이 소문만 무성했던 가운데 일부 가수들과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실체는 분명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무명의 가수들을 찾아 ‘바이럴 마케팅’과 함께 음원 차트의 차트인을 시켜주겠다고 공개적으로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요계에 따르면 사재기 업체는 1억원에 약 5000개서 1만개 아이디로 특정 음원의 스트리밍 수를 늘려 순위를 끌어올리는 방식을 이용했다. 불법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1개 휴대전화 또는 PC로 30~50개 아이디를 제어하는 식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중이 말하는 소위 ‘기계픽’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함께 활용된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이용한 바이럴 마케팅은 순위 조작을 방어하는 명분이라는 주장이 거세다.


한 가요 관계자는 “바이럴 마케팅 대부분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이미 지는 해다. 사람들이 그렇게 이용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꾸준히 페이스북을 통해 음원을 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소위 기계로 스트리밍을 조작한다는 의심이 있는데, 음원 사이트서 구글 트렌드처럼 검색 지역별 분포도 같은 데이터를 내놓으면 쉽게 해결될 문제다. 다만 멜론 등 음원사이트는 수사 압박을 받지 않은 상태서 먼저 내놓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만 ID의 법칙, 실체는?
“마녀사냥 없어져야”

실제로 음원 사재기 제안을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김간지는 지난달 26일 방송된 팟캐스트 <매일매일 불금쇼>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앨범 낼 때 연락이 왔다. 거기서 제시한 게 ‘이 바닥 10년쯤 됐으니, 이제 뜰 때가 됐다. 맥락이 있어서 (차트 조작해도)연막을 칠 수 있다’고 했다. 수 십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나 유튜브에 음원을 올리겠다고 알려줬다. 그러면서 중개업자 8, 가수 2로 수익을 분배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김간지는 “앨범이 나오고 초반에 음원을 엄청 사서 차트인을 시켜놓으면, 자연스럽게 음원값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렇게 하면 가수들은 돈을 못 번다. 하지만 한 번은 빛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유혹에 넘어갈 수 있다. 아무리 빛을 봤다고 해도 사재기 이미지가 있으면 다음 곡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방송서 배순탁 작가는 “논란이 되는 노래들을 보면 꼭 보편적으로 느껴지는 노래들이다. 일명 ‘눈물바다’ 노래다. 좋은 노래도 많긴 하다. 하지만 이 논란에 ‘노래만 좋으면 괜찮지 않나’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자기 뇌가 우동사리라고 고백하는 것과 같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노래만 좋으면 괜찮다라는 말이 나오나”라고 일갈했다.

가수 성시경도 사재기의 실체가 있다면서 경험담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달 27일 방송된 KBS 해피FM 라디오 <매일 그대와 조규찬입니다>에 출연해 “요즘 사재기 이야기가 많은데 실제로 들은 얘기가 있다. 그런 마케팅 회사서 ‘전주를 없애고 제목을 이렇게 하라’는 식으로 작품에도 관여를 한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작품을 하는 형이 곡을 준 상황서 ‘가사를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겠냐’는 요청을 받고 거절했다. 사재기가 실제로 있긴 있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래퍼 딘딘도 사재기를 직접 눈으로 봤다고 실토했다. “최근 사재기 때문에 ‘콘크리트 차트’라는 말이 나온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남긴 딘딘에 한 네티즌은 “당신이 인정하는 가수가 순위가 낮으면 부당한 거고 다른 가수들은 사재기냐. 사재기인 거 아무것도 판명난 것 없고 만약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딘딘씨도 결국 선동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딘딘은 “뭐하는 분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 업계 종사자. 내 귀로 듣고 내 눈으로 봤다. 당신이 사랑하는 아티스트가 상위권이라면 축하한다. 사재기가 아니라면 그분은 계속 상위권일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화가 나셨냐. 쭉 상위권일 거라면 화낼 이유가 있느냐”라고 적극 대응했다.

인터뷰 말고
고발했으면…

가요계 종사자들의 잇따른 발언으로 인해 대중은 ‘음원 사재기’를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박경이 지목한 가수들은 어떤 증거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사재기를 한 것처럼 사실로 인식돼 억울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논란 가수 중 가장 오랜 경력을 갖고 있는 바이브는 ‘마녀 사냥’에 가까운 비난을 받고 있다.

바이브는 지난 3일 추가 입장문을 통해 음원 사재기가 완전히 근절되길 바라면서 자신의 무고함도 털어내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바이브는 “한 아티스트의 발언으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했다. 그 발언은 명백히 허위사실이었기에 처음 해당 사안을 접했을 때는 그저 실수라 생각했고 소속사를 통해 사실과 다른 부분은 바로잡고 사과는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대신 전달했지만 ‘게시물은 삭제했으나 사과는 힘들 것 같다’는 대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며칠이 흐르자 그 허위사실은 저희에게 불명예스러운 낙인으로, 프레임으로 돌아왔다. 논란은 무분별하게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치욕스러운 꼬리표가 따라붙기 시작했고, 사실이 아니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믿지 않았다”며 “저희는 다른 어떤 것보다 공정한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고자 했지만 법적 절차를 밟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는 사이 사람들은 왜곡된 진실을 믿고 조금씩 거들기 시작했고, 증거 없는 소문이 자극적인 이슈로, 자극적인 키워드로 맞춰지면서 저희의 음악과 가족들에게까지 입에 담지 못할 악플이 쏟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사가 가능한 모든 기관에 자발적으로 조사를 요청했고, 협조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더하기 미디어

이와 관련해 한 가요 관계자는 박경을 비롯한 일부 가수들의 증언에 불쾌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만약 실체가 있고, 잘못한 사람들을 분명히 안다면 인터뷰를 할 것이 아니라 고발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요지다.

이 관계자는 “스트리밍을 조작하든, 음원을 사든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터뷰를 할 것이 아니라 고발을 하면 된다. 일부 가수들이 인터뷰로 증거도 없는 말만 해서 괜히 잘못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무고한 피해를 받을 수 있게 만들고 있다. 멜론과 같은 곳에서 데이터를 내놓으면 사실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그런데 대중이 이들에게 데이터를 내놓으라고 하면 개인정보인데 어떻게 내놓나. 최소한 수사기관의 압박이 있어야 내놓지 않나. 요즘 고발하기도 쉬운 세상인데, 그렇게 분명히 문제가 있음을 파악했으면 고발을 했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연령별 차트서 송가인을 눌렀다고 해서 사재기 아니냐는 사람들이 있는데, 50대서 점포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경우 특정 음원 사이트 1위부터 100위까지를 그냥 틀어놓는다. 그래서 50대서도 높은 순위를 유지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를 꼭 사재기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심화되고 국민적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음원 사재기’ 의혹이 이번 공론화를 통해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지 여부도 눈길이 쏠린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메이저 매체서도 이 사안을 다루기 위해 제보를 받는 등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라 의혹을 완전히 뿌리 뽑을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또 음원 사이트가 공식적인 데이터만 내놓으면 쉽게 해결될 문제라는 점 역시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박경을 향해 일부 가수들이 법적 대응을 한 상황서 수사기관이 음원 사이트 업체도 조사할 것으로 보여 의외로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의혹의 실체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맴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음원 사이트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함으로 권위가 생긴 콘텐츠다. 이런 논란만으로는 데이터를 먼저 공개할 수 없다. 하지만 수사기관이 합류하면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릴 수 있다”며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통해 유입돼 음원을 산 데이터, 스트리밍 및 음원을 산 사람들의 분포도와 같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의혹을 해소할 데이터를 공개하면 잘못을 분명히 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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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발’ 검찰총장 축출 시나리오

‘특수본발’ 검찰총장 축출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 내부가 심상치 않다. ‘즉시항고 포기’ 사태 이후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한 반발이 커지는 분위기다. 심 총장의 판단에 불만을 표출하고 나선 이들은 대부분 ‘특수부’다. 검찰 특수부는 지난해 9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사퇴하면서 위축됐다. 좌천 부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윤석열정부의 끝이 보이면서 상황은 반전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의 검찰은 공안·기획통이 주름잡고 있다. 반대로 특수부의 위상은 이원석 전 검찰총장의 사퇴 이후 땅에 떨어졌다. 정권의 심장을 겨눠온 이들이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된 이유로 전해진다. 특수부 검사들은 검찰 12·3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를 계기로 반전을 모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정부서 특수본발 검란이 발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사들 부글부글 심우정 검찰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즉시항고’를 두고 특수본과 이견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심 총장은 윤 대통령 측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인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즉시항고를 하지 않았다. 통상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도 드물지만, 결정 후 석방까지 30시간도 걸리지 않은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 총장 등 대검 수뇌부는 법원이 구속 취소를 결정한 지난 7일 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을 석방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는 심 총장 외에 이진동 대검 차장과 대검 부장을 맡은 검사장급 이상 간부 6명이 참석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하면서 ‘구속기간 만료 후 검찰의 공소 제기’를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대검 회의에서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로 인해 수사 서류가 법원에 제출된 기간을 ‘일’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즉시항고를 할 경우 위헌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를 ‘위헌’이라고 판단한 사례 때문이다. 당시 헌재는 검찰의 즉시항고를 인정하면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 자체가 무의미해져 헌법의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대검은 특수본에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윤 대통령에 대한 석방 지휘를 지시했다. 그러나 특수본은 대검의 방침에 반발했다. 법원의 구속기간 계산법은 시간이 아닌 날을 기준으로 산정한 형사소송법 규정에 어긋나고 그간의 실무례 등과도 맞지 않기 때문에 즉시항고를 통해 다퉈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박세현 중심 단체 반기? “심, 리더십 상실” 즉시항고 포기 후 추가 이견 시 갈등 불가피 대검은 특수본을 설득했지만, 8일 새벽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이날 오전 다시 협의를 이어간 끝에 수사지휘권을 가진 심 총장이 직접 특수본에 석방을 지휘하면서 결론이 났다. 특수본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석방 지휘서를 서울구치소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오후 5시48분쯤 서울구치소를 나섰다. 대검은 ‘구속기간 산정 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부당한 판단’이라는 특수본의 의견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본안 재판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등 대응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법원의 판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는 즉시항고와 보통항고가 있다. 즉시항고를 할 때엔 법원의 결정 집행이 정지되지만 보통항고는 정지되지 않는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해 윤 대통령이 석방됐더라도 보통항고를 통해 법원의 판단이 옳은지를 상급심서 다퉈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던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형사소송법상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한 불복 방법은 즉시항고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검찰 내부에서는 심 총장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는 검사들이 늘었다. 재경 지검의 한 검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지 않는 사건이었다면 즉시항고했을 것이고 그게 일반적”이라며 “부담이 상당히 했으니까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나. 선례에 비춰봤을 때 상식적인 판단은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사법연수원 27기)는 지난 9일 검찰 내부망 게시판 ‘이프로스’에 ‘구속 취소 사유 등이 궁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해 불가” 비판 쇄도 박 검사는 “재판부가 제시하는 구속 취소의 사유가 전례에 어긋나는 등 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검사는 즉시항고를 통해 그 당부에 대한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것이 마땅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수본은 이런 입장서 즉시항고를 주장한 것이 아닐까”라고 썼다. 박 검사는 “그런데 대검은 즉시항고 포기 입장을 취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원칙적인 입장과 다른 입장을 취하는 쪽에서 ‘당해 사안에서는 이례적으로 원칙적 입장을 따르지 않아야 함’을 정당화해야 하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원칙적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강력한 논증을 제공해야 한다”며 “대검은 어떤 논증을 제시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종호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1단 부장검사(연수원 31기)도 박 검사 글에 댓글을 달아 “지금의 구속기간 산입 등 법 해석 논란이 이해되지 않지만, 향후 일선의 업무 혼선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라도 일반 ‘항고’를 통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채수양 창원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연수원 32기)도 최근 이프로스에 ‘구속 취소 즉시항고의 필요성’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이번 즉시항고 포기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구속집행정지 및 보석에 대한 즉시항고를 위헌으로 결정한 취지를 고려했다는 취지로 이해한다”면서도 “기존 헌재 결정이 구속취소 즉시항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채 부장검사는 “구속집행정지와 보석은 법원이 조건을 부과하거나 취소 사유를 고려해 결정하지만, 구속 취소는 조건 부과 없이 구속의 효력을 소멸시키므로 법적 성격이 다르다”며 “잘못된 구속 취소 이후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해도 돌이킬 수가 없다.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항고는 영장주의 위배가 아니라 보완”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검찰 특수본은 공안통, 특수통, 기획통이 한데 모여 있지만 특수통 검사들이 수사를 쥐고 있다. 특수본과 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내란 사건에 대해 “검찰의 명운이 걸린 수사”라는 말 말고도 “다시 특수부가 떠오를 기회”라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이는 검찰 특수부가 이 전 총장 체제 이후부터 몰락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건들면 터진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심 총장을 포함한 공안·기획통이 검찰 요직을 차지하면서 특수부는 한직이자 기피 부서로 분류됐다. 지난해부터 특수부로의 이동을 원하지 않는 검사들이 많아지다 보니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 일가에 대한 이른바 ‘정권을 향한 수사’는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 특수본부장을 맡은 박 고검장은 원리원칙주의자로 특수통 중 가장 서열이 높은 인물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현대고, 서울대 법대 등 직속 후배로 ‘윤석열·한동훈 라인’이라고 불렸으나 이들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인연에 약한 인사가 아니다. 한동훈 전 장관이 박 고검장과 실제로 감정이 좋지 않았던 시절이 있다. 4~5년 전 한 대형 사건으로 인해 크게 실망했고 이후에 화해했는지는 모른다”고 귀띔했다. 윤정부 첫 검찰 고위급 인사 명단에 박 고검장의 이름은 없었다. 큰 충격을 받은 박 고검장은 주변에 사표 제출 의사까지 밝혔었다고 한다. 박 고검장은 이때의 승진 실패 이전부터 ‘인사 트라우마’가 있었다. 지난 2017년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시절 이른바 ‘돈봉투 만찬’으로 논란이 된 자리에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배석했다가 받았던 100만원이 원인이 됐다. 검찰과장 1순위였던 박 고검장은 수원지검 형사3부장으로 좌천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박 고검장의 사표를 만류한 이들은 한 전 대표와 박 고검장 모두와 친한 검찰 간부들이다. 한 특수통 출신 변호사는 “전·현직 모두가 합세해 화해시키려 했다. 어느 정도 서로 서운한 걸 풀었다고는 들었는데 아직 껄끄러움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 고검장이 세 번째 트라우마를 피하려면 내란 수사를 완벽하게 끝낼 수밖에 없다. 기획 VS 특수 다툼 양상…과거 내분과 흡사 명줄 걸린 박 “인생 최대 위기이자 기회” 인생 최대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실제 박 고검장은 심 총장의 즉시항고 포기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소한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중앙지검 한 간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두고 일각에선 ‘검찰 봐주기가 우려된다’는 시선이 있는데 이미 그러기엔 늦었다. 특히 박 고검장의 스타일이 전형적인 특수부다. 최소한 검찰이라는 기관의 생존을 위해서는 사력을 다해 수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 안팎에서는 심 총장이 간부급 검사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보통항고조차 하지 않으면서 야권발 특검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다른 검찰 관계자도 “또 한 번 즉시항고 포기 사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그때는 심 총장에게 이견에 의한 갈등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간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본발 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의 가장 대표적인 내분 및 항명 사태는 지난 2012년 11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대립하던 최재경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이하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중수부장이 즉각 반발했던 사건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사들은 한 전 총장에게 퇴진을 요구하며 큰 파문이 일었다. 결국 한 전 총장이 검찰 내부 혼란을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수용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취임 1년3개월여 만이다. 당시의 대립은 한 전 총장이 발표하려던 검찰 개혁안 때문이었고 그 핵심은 중수부 폐지였다. 심 총장과 박 고검장 간 갈등이 아직은 한 전 총장과 최 전 중수부장의 대립처럼 노골적으로 노출되진 않았다. 그러나 ‘특수부의 생존’ 및 기획통의 특수통 컨트롤 양상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우선 일단락 불씨는 남아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특수통 DNA’는 컨트롤되지 않는다. 윤석열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 좋게 말하면 원리원칙주의고 나쁘게 말하면 꺾이지 않아서 다루기 힘들다. 검찰 역사에서 기획통이 특수통 달래기에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며 “정치·정무적으로 움직이는 집단임과 동시에 조직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특수본은 항상 다음 정권서 요직을 차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석열 체포 때 김건희, 경호처 비난 “마음 같아선 이재명 대표 쏘고, 나도 죽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체포된 이후 김건희 여사가 총기 사용을 언급하며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을 비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일 MBC 보도와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윤 대통령 체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서에 김 여사가 “총 갖고 다니면 뭐 하냐, 그런 거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건데”라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김 여사는 지난 1월15일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이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관저에 머물면서 경호처 직원에게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특수단이 1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을 때와 달리 2차 집행 때는 경호처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는데, 이를 질책하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부터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일련의 과정서 김 여사의 구체적인 반응이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는 이런 발언을 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로부터 총기 사용 발언을 들은 경호처 직원이 김 여사가 “내 마음 같아서는 지금 이재명 대표를 쏘고, 나도 죽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진술도 특수단에 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의 발언은 윤 대통령 체포 전후 경호처가 총기 사용을 검토했다는 간접적인 정황 중 하나로 보인다. 경호처가 총기 사용을 검토했다는 의혹은 이전에도 나왔다. 앞서 특수단은 윤 대통령이 체포되기 전 김 차장 등 경호처 간부들과의 식사 자리서 “총을 쏠 수는 없냐”고 묻자 김 차장이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과 함께 윤 대통령 체포 방해를 주도한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1차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직원들에게 MP7 기관단총과 실탄을 관저로 옮겨두고 “(관저)제2정문이 뚫린다면 기관총을 들고 뛰어나가라”고 지시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이 지시가 윤 대통령 체포 저지가 아니라 “진보·노동단체 시위대가 관저로 쳐들어온다는 보고를 받고 대비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차장 역시 “기관총은 평시에도 관저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졌으며 비상계엄 선포 전 계엄령이 발표될 것을 알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보안 전화기인 비화폰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본부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무위원보다 이른 시간에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에 계엄령, 계엄 선포, 국회 해산 등을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포렌식 과정서 시간 오차가 발생한 경우”라며 “비상계엄 발표를 TV를 보고 알고 이후 검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차장 구속영장 신청서에 기재된 김 여사의 발언에 관한 질문에 특수단 관계자는 “구속영장 서류에 기재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