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척 유리조형 테마파크 입찰 의혹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12.09 12:29:26
  • 호수 12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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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미달 예술작가 참여했다고?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강원도 삼척시에 ‘유리조형 문화관광 테마파크’가 있다. 이 테마파크는 국토교통부 우수상에 선정되는 등 지역개발 우수사례로 뽑히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 무자격, 국고금 횡령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의혹에 대해 <일요시사>가 알아봤다.
 

강원도 삼척시는 ‘유리조형 문화관광 테마파크’(이하 테마파크)로 이미지를 쇄신하고 있다. 이 사업의 목적은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이후 폐광지역 대체산업으로 유리산업 기반을 마련하고, 테마파크를 낙후돼가는 도계 지역의 생태·문화 및 석탄산업과 미래 유리공예 산업육성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는 것이다. 이곳은 지난 2018년 3월 개장했다. 

200억 투입
작년 개장

2011년 10월 삼척시 도계지역을 중심으로, 석탄 폐석을 활용한 유리제품 산업화 사업이 진행됐다. 2009년 지식경제부로부터 ‘지역연고산업 육성 대상 사업’으로 선정돼 유리제품 개발 등을 완료한 것이다.

당초 삼척시는 2015년까지 200억원을 투입해 도계읍 심포리 일원 10만㎡에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유리산업을 문화관광사업과 연계시키면서 폐광지역의 성공 모델로 만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지만 지연됐다.

유리조형연구소와 유리갤러리, 유리박물관, 유리공예센터, 유리공방, 야외 공연장 등을 만드는 테마파크 조성사업은 2011년 5월 실시된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현지 실사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척유리특성화사업단은 지금까지 연구·개발 작업을 통해 소성 벽돌과 유리 타일, 액세서리 등 유리공예 제품을 다양하게 개발한 데 이어 한국세라믹기술원(KICET)과 공동으로 컬러유리원료와 건축자재용 발포유리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익명의 제보자 A씨는 테마파크 사업 진행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정작 사업은 진행하지 않고 유리에 대한 상식도 없는 직원들이 일본, 유럽 등 여행을 다녔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011년 유리제품 산업화 사업
문화관광 테마파크 추진 가속

그는 “이들은 국민 세금으로 유리 만드는 곳을 구경하러 다녔고, 전문 유리 작가나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전문가들이 실제로 사업이 진행됐는지 지켜봤지만 작품 모집공고는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업공고를 보고 작품 제안서를 만들고 설치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서 1년이 걸리므로 여기에 입찰하려는 이들은 공고를 눈여겨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삼척시청은 입찰공고를 내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입찰공고를 냈다. 

지난 2017년 7월13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테마파크 조형물 설치 모집 입찰공고가 올라왔다. 당시 사업 규모는 조형물 2점 및 부대시설, 총 사업비 4억원(1점당 2억원)이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캐릭터, 삼척의 문화 등 다양한 테마로 유리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홍보할 수 있는 작품을 주제로 삼았다. 

입찰 참가 자격을 살펴보면 ▲직접 생산 확인서 ▲산업디자인 전문회사 신고 업체 ▲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조형물의 제작 면허를 소지한 등록한 업체 ▲중기업 확인서, 소기업 확인서, 소상공인 확인서 중 하나를 소지한 업체다.


탈락 없이
모두 합격

A씨는 “강원도 삼척시청서 추진한 ‘폐광지역 중장기 발전 기본계획’에 따라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 271번지 일대 폐광지역에 도계역 광장 유리 랜드마크화, 유리조형 특화 지원사업 추진, 브랜드 개발 및 콘텐츠 강화, 도시재생 추진, 경석 활용 세라믹 산업화 추진 등 4개 항목을 주로 하는 사업 내용으로, 업체는 테마파크 설립을 위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배정된 국비 88억6750만원과 도비 26억6025만원을 합친 115조2775만원의 사업비를 사업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할 임무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2017년 9월26일 삼척시 ○○○에 있는 자원개발과 사무실서 K**의 푸른기상과 꿈의 정거장, 플라즈마볼, 개미, 강원도의 하늘, C**의 유리말, P**의 바람소리, L**의 맥, J**의 유리광산을 포함한 야외 조형물 27점과 실내 조형물 14점 등 83점의 작품 수집 과정서 자격요건과 필요 구비서류, 작품성과 예술성을 충족하지 않은 다수의 작가와 수의 1인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비 약 36억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B씨를 포함한 3인이 공모해 테마파크 설립과 관련해 유리 조형물 및 물품구매를 위해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개 입찰공고를 낸 후, 입찰 자격조건인 중소기업 확인서와 직접 생산 확인서가 없는 주식회사와 유효기간이 경과한 중소기업 확인서를 제출한 2개 업체를 선정해 국고보조금을 횡령했다”고 덧붙였다. 

또 자격미달 작가거나 대부분 중국시장서 유리를 구매해 자신들이 직접 만든 것처럼 조합하는 등 자격 미달인 작가들과 수의 1인 계약을 체결하거나 작품성과 예술성을 충족하지 않은 작품을 선정해 해당 작가들과 수의 1인 계약을 체결한 후 유리 조형물 및 물품을 구매해 국고보조금을 횡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위 조건을 갖춘 우리나라의 예술가나 유리 전문작가는 단 한 사람도 없었으며 특수한 유리예술작품을 만드는 업체도 없었다. 2개의 건설업체와 1개의 인테리어 업체가 낙찰받기도 했다. 이 업체들은 작품을 직접 만들었다는 직접 생산 확인서도 갖추지 않았기에 무자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삼척시청이 입찰자격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이들에게 공사 낙찰을 받고 유리조형물 설치를 허락해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후 삼척시청은 조달청 나라장터에 이 사업에 대해 입찰공고를 내지 않다가 2개월 뒤인 2017년 9월22일, ‘훈령 제275호 작품수집 및 관리 규정’이라는 자체 예규를 만들었다.

이후 4일 뒤인 9월26일 총 83점에 대해 추천 심의를 했다. 3일 뒤인 29일엔 총 83점에 대해 최종 심의해 한 건의 탈락 없이 전부 통과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무자격?
국고금 횡령?

또 다른 제보자는 “삼척시청은 자체 훈령 제275호 작품수집 및 관리 규정을 만든 지 4일 만에 83점에 대해 작가를 추천하고 심의하면서 외부에는 유리작품 모집공고를 알리지 않았다. 만약 알렸더라도 공고에는 사업의 목적, 작품의 규격과 재료, 참가 자격, 구비서류, 작품 마감, 1·2차 합격 등에 관한 내용이 들어가야 하지만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또 공고를 낸 사람들에 대해 몇 사람이 몇 작품을 응모했는지에 대한 자료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1차 작품 추천 심의를 통과한 83점의 작품이 2차 최종심의서 단 한 건의 탈락 없이 83점 모두 최종심의를 통과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두 번의 과정 동안 어떻게 1점의 탈락도 없이 모두 합격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황당한 추천 심의와 작품 심의가 진행될 수 있는지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삼척시청

삼척시청서 작품수집 및 관리 규정 자체 예규를 만든 지 4일 만에 83명의 작가가 이 사업에 참여한 셈이다. 

A씨는 “이 사업에 들어간 총 60억원의 유리설치물과 관련해 홍보대사로 임명된 사람을 주축으로 사업이 진행됐으며 납품한 유리작품의 대부분은 자신들이 만들지 않은 가짜 창작물이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중국산 유리제품을 조합해 만든 유사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테마파크의 제안서 및 과업지시서 상에는 ’국내외 타인 작품과 유사하지 않는 순수창작 조형물을 건립하는 데 목표가 있음’ ‘상징성·독창성·창의성·예술성이 있는 우수작품을 선정해 조형물을 제작·설치하고자 함’이라고 명시됐다. 삼척시청은 아무런 공고 없이 사전에 홍보대사로 임명된 사람들에게 약 30억원 상당에 해당하는 15건의 유리 설치물을 계약했다.

중국산 유리제품 조합 의혹에
“영업정보 유출 우려” 비공개

A씨는 “삼척시청은 유리 설치물을 납품 받은 뒤 검수를 하지 않았다. 독창적인 창작품인지 확인하지 않았을 뿐더러 황당한 가격으로 단가를 부풀려 납품해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또 “쿠팡서 판매하는 중국 유리시장 상품과 유사하다는 증거를 확보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업이 지체된 이유에 대해 삼척시청 관계자는 “인허가를 받은 뒤 약 3년의 기간이 소요됐다. 그 기간에는 일본, 유럽 등 탐방을 했다”며 “입찰공고 관련해서는 회계과서 관련규정에 따라 조건이 만들어진다. 우리가 규정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2년 전 사업에 대해 직원들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정보공개청구 관련 답변을 확인해본 결과 자체적으로 훈령을 만들어 집행한 사유에 대해 “해당 업체 작품 수집 및 운영을 위해 국립현대미술관 및 서울시 작품수집 관리규정을 준용해 우리 시의 실정에 맞게 훈령을 지정했다”고 답변했다. 

또 작가 이름 및 이력, 유리작품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으나 “개인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는 이력, 경력사항은 비공개로 했다”며 “작품의 창의적 고안 노하우 등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제작업체 및 박물관 운영의 영업정보 유출에 따른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소지가 있고, 유리제품 판매숍의 제품단가 등 내부 영업정보를 공개할 경우 판매숍 운영에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거부했다. 

아무 공고 없이 
홍보대사와 계약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매일경제> 칼럼서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탄생시키기 위한 진짜 테마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을 스토리텔링하고, 어떤 테마를 가지고 내국인이나 중국, 아시아 관광객을 유치할 것인지 정말 많은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변강쇠·옹녀 컨셉으로?

경남 함양군이 변강쇠와 옹녀 부부를 테마로 한 공원 조성사업에 예산 1000억원가량을 산정했다가 비판 여론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4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함양군은 지난 6월 전문기관에 ‘변강쇠와 옹녀 테마공원 조성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에 나온 연구용역 중간 결과에는 함양군 마천면 삼봉산 일원 5만5939㎡ 에 달하는 테마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함양군은 밝혔다.

문제는 20년간 단계적으로 추진할 이 사업에 980억원이 필요하다는 잠정적 결론이 나온 것이다.

용역을 맡은 기관은 비용편익분석을 통해 투자비 회수 시점을 2037년으로 추정하면서도 비용편익(B/C)이 ‘1.0’이어서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군은 변강쇠와 옹녀 부부가 살던 곳으로 알려진 함양서 테마공원을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따라서 해당 부지에 변강쇠와 옹녀를 주제로 한 성테마문화관, 숲속 남녀 음양길, 다양한 모양의 하트 조형물 등을 설치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테마공원서 변강쇠와 옹녀의 이야기를 담은 축제를 개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1000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변강쇠와 옹녀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서 예산 규모와 사업 실효성 등을 둘러싸고 지역사회 내에서 비판 목소리가 일었다.

군은 앞서 변강쇠를 주제로 한 장승공원을 52억원을 들여 조성해 장승 108개, 솟대 33개 등을 세웠지만 현재는 나무 장승이 썩고 쓰러져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함양시민연대 측은 과도한 예산이 투입되는 해당 사업이 군민 정서에도 맞지 않다고 보고 해당 사업에 관한 적극 대응을 예고했다. 

군은 연구용역 중간 결과를 둘러싸고 지역사회 내 비판 여론이 잇따르자 예산 규모를 139억 규모로 축소 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4일 오후 보고회를 열고 연구용역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군 관계자는 “군 입장서도 980억원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군이 실제 개발할 수 있는 시설물에 대한 건축비 등을 모두 적용해 예산 규모를 다시 산정했다”고 말했다. <구>
 

<기사 속 기사> 제주동물테마파크는 지금…

‘제주동물테마파크’ 건립에 찬성하는 주민들이 행정당국이 나서 마을 숙원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마을회와 동물테마파크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12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물테마파크는 10년간 방치됐던 마을의 숙원 사업”이라며 “우리 마을에도 일자리를 찾아 청년들이 찾아오고,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동물테마파크는 2005년 제주도 최초의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돼 절차를 거쳐 2006년 사업고시를 이미 득했던 사업”이라며 “하지만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2차례나 환경영향평가 대면심의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면서 사업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규와 절차에 따라 심의절차를 진행했지만, 근거도 없는 의혹 제기와 반대를 위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멈춰져야 한다”며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을 지적했다. 

이들은 “현직 이장이 있는데도 불법적으로 이장을 선출하고, 마을 행사에 일절 참석도 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주장하는 소수 이주민과 어떻게 마을 일에 대해 의견을 나눠야 하는가”라며 비판했다.

또 “이제는 행정 당국이나서 동물테마파크 사업을 조속히 시행해 마을과 사업자 간의 상생협약을 현실화함으로써 마을이 하루빨리 안정을 찾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일대 58만㎡ 부지에 사파리형 동물 관람시설과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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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