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행정학도 출신 도예가 안재영 광주교대 교수

"도전은 계속돼야 합니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광주교대 미술교육과 교수인 안재영씨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안씨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미술을 시작해 각고의 노력으로 '예술가'란 호칭을 얻었다. 중국 현지에서 전시가 끝나면 '한국미술을 움직이는 한국현대미술작가 30선 작가전'에 참여할 계획이다. 예술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예술에 대한 의욕만큼은 남부럽지 않은 안씨다.


안재영 교수(광주교대 미술교육과)가 중국 허난성의 초청으로 '2015 중국 허난성 동아시아 도예 제작 대회'에 참가했다. 지난달 31일 마무리된 행사에서 안 교수는 작가론과 현대도예를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그간 평면과 입체를 오가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벌여 온 안 교수는 중국 정주 화랑에서도 초대전을 가졌다.

다양한 이력

안 교수는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유럽으로 예술 유학을 떠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탈리아 파엔자 국립학교에서 미술을 수학한 그는 바지아노 음악아카데미에서 디플롬(학위의 일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전공은 오페라였다고 한다.

귀국 후에도 안 교수의 학구열은 꺼지지 않았다. 홍익대 대학원과 고려대 대학원을 차례로 졸업했고, 오랜 기간 갈고닦은 자신의 그림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대상과 신미술상 수상을 시작으로 서울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등에 연이어 선정됐다.

그의 미학적 성취를 높이 산 중국 요녕성은 지난 2012년 요녕미술직업학원의 종신 석좌교수 자리를 제안했다. 요녕성 국립성경미술관에서 열린 초대전이 당국의 마음을 사로잡은 계기였다. 당시 안 교수는 "한국 현대미술이 이룩한 미학적 표현과 뜨거운 예술혼을 중국에 널리 알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중국서 열린 동아시아 미술제 참가
도예와 페인팅 결합…다양한 공예품


이번 정주 초대전에서 안 교수는 3년 전보다 더욱 성숙한 작업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틈틈이 준비한 청색그릇 작품과 건축도자 작품 등은 흙에 새겨진 페인팅의 유려함이 진화됐다는 평이다. 안 교수는 "도예와 페인팅을 결합한 나만의 미학적 표현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도예가로서 이름을 알린 안 교수는 지금의 성공에도 "도전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자신이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작업의 기술적인 측면과 예술의 산업적인 측면을 함께 보고 있다. 되도록 많은 작품을 접하며 견문을 넓히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국 허난성 동아시아 도예 제작 대회'에 참가한 중국 심양이공대학 예술디자인대학의 허효정 교수는 안 교수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행정능력은 물론 고생 끝에 일궈낸 작업능력을 갖춘 작가로 (한·중에서) 비범한 감각을 인정받고 있다. (자신이 겪어보지 않은) 타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하며, 모든 일을 직접 본인이 피부로 느끼고 판단한다. 조용하면서도 성실한 태도를 겸비해 무서운 에너지를 갖고 있다."

안 교수는 자신을 '교육자'라고 소개했다. 광주교대 교육박물관장이기도 한 그는 방글라데시 비엔날레 커미셔너로 참여하는 등 작업 이외의 분야까지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방송공사(KBS) 시청자위원을 도맡아 다방면에 욕심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본업인 미술을 소홀히 했던 것은 아니다. 올 2월 '제18회 한국문학예술상' 미술부문 본상 수상자로 채택된 안 교수는 꾸준한 출품활동으로 자신의 주가를 높이고 있다. '한국문학예술상'은 한국문학예술포럼(이사장 이만의)이 매년 시인, 소설가, 미술가 등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꾸준한 활동

문학예술포럼 측은 "안 교수가 미술 특정분야에 작업을 국한시키지 않고 페인팅, 공예, 글 등 여러 분야의 연관성을 찾아 창작에 매진함으로써 예술적 성과와 가능성을 보였다"라는 취지로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안 교수는 "모든 것이 한 울타리에서 소통돼야 한다"라며 "선 하나하나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펜이든, 흙이든, 물감이든 곡선직선을 잘 표현해서 담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안 교수의 작업은 앞으로도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융·복합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모든 예술작품은 예술가의 삶을 반영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angeli@ilyosisa.co.kr>

 

[안재영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행정학 학사 졸업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공예부문 대상(2009) 부산국제아트페어 대상(2012)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울특별시장상(2012) 도쿄국제미술제 아시아미술상(2013) 등 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서울·부산·경기도미술대전 심사위원 등
▲서울시 성북구 도시디자인 위원(2013), 광주시 건축위원회 위원(2013)
▲현 광주교대 미술교육과 교수 및 중국 요녕미술직업학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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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