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끝나지 않은 광주교대 채용 사태

‘임용 취소’ 권고에도 강의 배정?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리위원회 차원서 할 수 있는 건 끝났습니다. 이제 총장의 몫입니다.” 광주교대 교수 채용 사태가 끝날 듯하면서도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두 번에 걸쳐 윤리위원회 판단이 나왔지만 학교 차원의 대응이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 이 과정서 문제의 교수가 올해 1학기 수업을 배정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광주교육대학교(이하 광주교대) 채용 문제가 불거진 시기는 지난해 7월로 합격자 발표가 난 직후다. 미술교육과 교수를 채용하는 과정서 지원자들 사이에 불공정 의혹이 제기됐다. 최종 합격한 김모 교수가 채용 기준에 적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총장에게

처음 의혹을 언급한 조모 작가는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기관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1454호 ‘<단독> 광주교대 ‘맞춤형 채용’ 의혹’ ‘1462호 <단독>광주교대 채용 논란 그 이후…’ 참고)

조 작가가 문제 삼은 부분은 김 교수의 ▲개인전 전시 실적 중복 ▲자기 표절 의혹 ▲위조 의혹 등이다. 중복 전시 의혹은 광주교대가 공고를 통해 제시한 채용 기준인 ‘광주교육대학교 교원업적평가 및 성과급적연봉제 운영지침’의 ‘미술 실기 업적 평가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기준에 따르면 신작 비율이 70% 이상일 때만 별개의 개인전으로 인정된다. 김 교수가 이 비율을 맞추지 못했는데도 개인전으로 인정받았다고 주장했다.


자기 표절 의혹은 김 교수가 지난해 전시한 작품과 2011년 전시한 작품이 동일하다는 내용이다. 2011년 작품에 풀을 추가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현장 사진에 없는 작품이 도록에는 실려 있는 점을 지적해 위조 의혹도 제기했다. 

광주교대는 연구윤리규정에 따라 연구윤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열었다. 지난해 11월 예비조사를 통해 일부 안건에 대해 본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같은 해 12월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가 개최됐다.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서 논의한 사항은 채용 과정서 김 교수가 제출한 연구 실적이 광주교대 연구윤리규정에 따른 ‘부당한 중복게재’ ‘변조’ ‘위조’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김 교수는 “작가가 전시를 진행할 때 작품의 비율이나 개수는 윤리적인 문제와 별개인 창작자 고유의 선택과 연출의 영역”이라고 항변했다. 또 부당한 중복게재라는 개념을 전시 현장 특수성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해당 개념은 저서나 논문처럼 심사를 거쳐 공식적으로 비교할 때 사용되는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변조 의혹에 대해서는 “기존에 있던 작품을 발전시켰고 물리적으로 같은 근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로서 새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발전 과정 자체를 변조라고 폄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도록에 실린 작품과 현장 사진의 차이에 대해서도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서 일어난 변수에 따라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김 교수의 항변과 해명에도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는 개인전 관련 부당한 중복게재와 작품 변조를 인정해 ‘임용 취소’ 의견을 제시하기로 결정했다.


채용 공고에 기재된 ‘지원자격 등 임용조건에 하자가 발견되거나 제출한 서류에 허위 사실이 발견되거나 학위논문, 연구실적물 등이 연구윤리에 저촉됐을 경우 심사에서 제외되거나 합격 취소 또는 임용 후에도 임용을 취소할 수 있음’이라는 부분을 근거로 들었다.

이후 김 교수와 조 작가 모두 이의신청을 진행했지만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재조사가 필요 없다는 의견을 내면서 지난해 12월 의결한 첫 번째 조사의 검증 결과가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김 교수에 대한 임용 취소 의견에는 변동이 없다는 뜻이다.

이의신청 절차도 마무리
학교 측 조치만 남았다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의 결정은 연구윤리위원회를 거쳐 학교로 가는 구조다. 광주교대 미래교육혁신원에 따르면 연구윤리위원회서 결론이 나면 학교 측이 인사위원회 등을 개최해 피조사자에 대한 처분을 논의한다.

광주교대 연구윤리 규정 제24조(결과에 대한 조치)는 ‘총장은 보고받은 조사 내용·결과의 합리성과 타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연구윤리위원회에 추가적인 조사의 실시 또는 조사와 관련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연구윤리위원회는 이를 수용해 재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두 번에 걸쳐 연구윤리위원회가 가동됐고 피조사자와 제보자의 이의신청에도 동일한 결론이 나오면서 총장이 재조사를 지시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총장 입장에서는 연구윤리위원회 결정에 대한 ‘리액션’을 어떤 식으로든 해야 하는 셈이다. 

연구윤리규정 22조(조사결과의 보고)에 따르면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는 판정 이후 10일 이내에 각각 연구윤리위원회와 총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가 의의신청 처리 결과를 보고한 시점은 지난달 27일이다.

하지만 광주교대 교무팀 관계자는 지난 6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연구윤리위원회 결과가 넘어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김 교수가 올해 1학기 학과 수업을 배정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학내에서는 연구부정행위가 드러나 연구윤리위원회로부터 임용 취소 권고를 받은 교수가 수업을 진행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총장의 처분에 따라 학기 중에 중도하차하는 일이 벌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이 짊어진다는 설명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김 교수는 2학년과 4학년 강의를 배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교대 수업팀 관계자에 따르면 1학기 강의 배정은 1월에 학과장이 ‘강의 담당 내역’을 취합해 전달하면 수업팀이 배치하는 방식이다. 연구윤리 본조사위원회가 김 교수 문제에 대해 첫 번째 임용 취소 권고를 한 게 지난해 12월27일이다. 

다시 말해 광주교대는 임용 취소 권고 결정이 났음에도 김 교수의 강의를 배정했다는 뜻이다.

광주교대 교무팀 관계자는 “연구윤리위원회는 권고 조치고 아직 학교서(징계 등이) 결정된 사안이 없기 때문에 지난 학기와 동일하게 강의를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교대 수업팀 관계자 역시 “설사 학기 중간에 (교수에 대한)신분상의 조치가 이뤄진다고 해도 대체 강사 등 학생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준비돼있다”고 강조했다.


광주교대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타과 교수가 중복된 연구실적으로 연구비를 타 내는 등 비위가 드러나 징계위원회서 해임된 사례가 있었다. 당시 학교 측은 해당 교수에 대해 직접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런데 중복게재가 인정돼 임용 취소 권고가 나온 김 교수에 대한 처분은 진행이 매우 더딘 상태”라고 의아함을 표했다.

넘어간 공

광주교대 채용 사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온 시민단체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의 박고형준 대표는 “연구윤리위원회서 나온 결정은 임용 취소 권고기 때문에 그 내용만 갖고 강의서 배제하는 것은 학생의 수업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도 “연구윤리위원회의 결정이 나온 만큼 광주교대와 총장은 김 교수에 대한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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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대는’ 북한 도발의 이면

‘징징대는’ 북한 도발의 이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북한의 도발 방식이 다각화되고 있다. 전형적인 미사일 도발에 이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나 싶더니 최근에는 오물을 투척했다. 윤석열정부는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잦아진 북한의 도발, 그 노림수는 무엇일까? 80여년의 세월은 두 나라의 공통점을 차근차근 지워냈다. ‘한민족’ ‘동포’라는 말을 사용하긴 하지만 과거보다 유대감은 옅어졌고 소속감은 사라지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산가족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 마주한 현주소다. 분단 79년 다른 나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2001년부터 2022년까지 14번에 걸쳐 통일 시기에 대해 물었다.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는 전체적인 경향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모든 조사에서 응답자의 과반이 ‘(통일은) 10년 후쯤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2011년 김정일 전 노동당 총비서 사망, 2013년 12월 장성택 전 정치국위원의 숙청 발표 때 ‘통일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응답이 다른 조사에 비해 높았던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경향은 10년 넘게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눈에 띄는 점은 연령별 양극화였다. 2022년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7%가 통일 시기를 10년 후쯤으로 답했다. ‘(통일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가 19%, ‘통일되지 않는 것이 낫다’가 19%로 나타났다. 의견을 유보한 비율은 5%였다. 큰 틀에서는 이전 조사와 비슷했지만 18~29세, 30대 등 젊은 층에서 ‘통일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비율이 평균치를 웃돌았다. 각각 29%, 30%의 수치를 기록했다. 젊은 층 3명 가운데 1명은 통일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반면 70대 이상에서는 ‘(통일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답변이 3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젊은 층에서 통일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로는 북한과의 관계가 손꼽힌다. 그간 정부의 성향에 따라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진보 성향의 정부는 대화를 통해 전쟁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대북정책을 전개했고 보수 성향이 짙은 정부일수록 강경 대응 방식을 취했다. 북한 역시 대화 상대의 성향에 따라 전략을 달리하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를 줄타기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고 평화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의 대북정책을 고수했다. 이 과정서 한국이 미국, 중국, 북한과의 관계를 주도하는 이른바 ‘한반도 운전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사일·GPS·오물 다양한 도발 정부, 군사합의 효력 전면 정지 반면 윤석열정부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체제를 공고히 다지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형태의 대북정책을 펼치고 있다. 실제 윤 대통령은 한미, 한일관계에 공들이는 것에 비해 중국, 북한과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눈에 띄는 점은 북한의 대응이다. 북한은 최근 들어 다양한 방식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밤부터 29일까지 거름과 쓰레기 등을 담은 오물 풍선이 우리나라 쪽으로 날아왔다. 이른바 ‘오물 풍선’으로 이날 북한이 살포한 풍선은 260여개로 집계됐다. 오물 풍선은 지난 1~2일 사이에도 날아왔다.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에 따르면 1일 밤 8시경부터 다음 날 오후 2시30분 기준 전국서 720여개의 오물 풍선이 식별됐다. 오물 풍선은 항공기 운항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일 오전 제1활주로와 제2활주로 사이 상공서 오물 풍선이 두 차례 확인돼 운항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전날에도 제3활주로와 제4활주로 사이에 낙하한 오물 풍선을 수거하느라 일정 시간 동안 항공기가 이착륙하지 못했다. 결항된 항공편은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북한은 오물 풍선에 이어 탄도미사일을 대거 발사하는 등 무력 도발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합참은 “오늘 오전 6시14분께 북한 평양 순안 일대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추정 비행체 10여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험발사 명목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무더기로 쏜 것은 이례적이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군은 굳건한 한미연합 방위 태세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듭된 공세 강경한 대응 북한은 지난달 17일에도 300㎞를 날아간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도 자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5시50분부터 발신지가 북한의 강령과 옹진으로 추정되는 전파 교란 신호가 3일까지 누적 1500건에 육박했다. 발신지가 북한으로 추정되는 전파 교란 신호가 연평·인천·강화·파주의 과기정통부 전파감시시스템에 유입됐다가 중단되길 반복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932건으로 집계됐는데 주말 새 550건이 늘어 1482건으로 나타났다. GPS 전파 혼신 신고 건수를 대상별로 분류하면 항공기 507건, 선박 975건 등이다. 실제 피해로 이어진 사례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북한의 GPS 교란 전파가 산과 같은 지형지물을 넘기 힘들어 수도권 등 국민의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다각화된 도발에 정부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윤정부는 지난 4일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부 정지시켰다. 오물 풍선 사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19 군사합의의 효력이 정지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훈련 등이 가능한 여건이 마련됐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8월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로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이미 전면 파기를 선언했고 윤정부도 같은 달 효력을 일부 정지했다. 북한이 오물 풍선, GPS 교란 등의 도발을 거듭하자 전면 정지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국도 규탄 국제기구에 지난 3일 대통령실은 김태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주재로 NSC 실무조정회의를 열고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국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무회의서 의결된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재가했다. 이 같은 조치는 북한의 도발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북한의 GPS 교란 공격에 대해 국제기구에 문제를 제기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최근 북한의 GPS 교란과 관련해 정부는 유관 부처 간 긴밀한 협의하에 유관 국제기구를 통해서도 이 문제를 제기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밝힌 국제기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해사기구(IMO) 등 3곳이다. 정부는 2016년 3월 북한이 GPS 교란 전파를 발사했을 때에도 이들 기구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각 기구는 비판 성명을 채택하거나 교란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미국도 반응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해 “역겨운 전술”이라고 규탄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것은 분명히 역겨운 전술”이라며 “무책임하고 유치하니 북한은 이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도 “우리는 어떤 형태의 비행 물체든 불안정을 초래하고 도발적인 것이라고 본다”며 한국, 일본과 긴밀한 대응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윤정부가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로 맞서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윤정부의 강경 대응에 따른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 안건이 국무회의에 상정되기 전 “오물 풍선을 보낸 북한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윤석열정부의 대응은 정말 유치하고 졸렬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여 정권이 처한 위기를 모면하려는 나쁜 대책이라는 설명이다. 내부 상황 안 좋아 외부로 눈 돌렸나? 반면 국민의힘은 환영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은 올해만 6차례에 걸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1000여개의 오물 풍선을 살포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재산 상의 피해를 초래했다”며 “북한의 몰상식하고 치졸한 도발행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향후 이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도발과 윤정부의 대응에 모두 노림수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 상황을 감추려 한다는 설명이다. 양쪽 모두 국면전환을 위한 일종의 ‘노림수’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북한의 경우 정찰위성 발사 실패, 경제난 등을 겪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밤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다. 하지만 1호기 발사 때와 달리 비행 과정서 폭발했다.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합참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밤 10시44분경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서 서해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항적 1개를 포착했다. 해당 발사체는 밤 10시46분경 북한측 해상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됐다. 비행 과정 중 폭발, 실패가 추정되는 대목이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쏜 것은 지난해 11월21일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당시 북한은 3번의 시도 끝에 1호기를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북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는 정찰 등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호기 발사가 북한에 중요했던 이유다. 이번 실패로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경제난으로 북한 주민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는 점도 북한 입장에서는 차단해야 할 부분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와의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는 방법으로 위기 상황을 모면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주거니 받거니 짜고 치는 쇼? 내부 상황만 놓고 보면 윤정부도 녹록지 않다. 윤정부는 4‧10 총선서 패한 이후 거듭된 이슈로 수세에 몰리는 중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 초반 박스권에 갇혀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채 상병 특검, 의료개혁, 김건희 여사 사건 등 곤혹스러운 이슈들이 산재한 상황이다. 문제는 북한 이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과거와는 달리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정국이 요동치고 북한 내부에 문제가 발생하면 관심도가 높아졌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며칠만 ‘반짝’ 이슈화됐다가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과 북한이 마주한 현주소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