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경선 현장은 묘한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후보의 얼굴이나 정책보다 더 크게 등장하는 사진이 있다. 바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다. 정책 대신 사진이, 실력 대신 관계가 강조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이재명마케팅(M케팅)’이다. 특정 인물의 이름에 기대는 정치, 줄서기 정치다.
이에 민주당은 ‘대통령 마케팅 자제령’을 내렸다. 그리고 그 자제령이 청와대 요청이라는 보도까지 나오자, 대통령은 직접 지난 8일 감찰 지시까지 내렸다. 이는 대통령조차 자신의 이름이 정치에 소비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여전히 대통령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홍보가 넘쳐난다.
이 현상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민주당 후보들은 ‘이재명 특보’, ‘이재명 사람’이라는 식의 경력을 앞세웠고, 당은 이를 금지했다. 심지어 당 대표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규정까지 만들었다. 그럼에도 이름을 빌린 정치, 이른바 ‘이름팔이 선거’는 사라지지 않았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현상이 특정 정당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구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이름을 둘러싼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공항 이름, 전시장 이름, 동상 앞 출마 선언까지 모두 ‘박정희 브랜드’에 올라타려는 시도다.
이는 선거 때마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반복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 정치의 구조적 문제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도 ‘진박(진짜 박근혜) 감별사’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누가 더 대통령과 가까운지, 누가 ‘진짜 사람’인지를 가르는 경쟁이 공천 기준처럼 작동했다. 결과는 참패였다. 유권자는 능력이 아니라 ‘관계’로 줄 세우는 정치에 등을 돌렸다. 정치가 실력이 아니라 충성 경쟁으로 흐르는 순간, 정당은 스스로 무너진다는 것을 그때 이미 경험했다.
지금의 M케팅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면 결과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하나를 분명히 해야 한다. 정당 마케팅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정당은 하나의 브랜드다. 정책 방향과 가치, 이념을 공유하는 집합체다. 유권자가 정당을 보고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당 마케팅은 정치의 기본이고, 민주주의의 중요한 축이다.
문제는 정당이 아니라 ‘개인’이다. 정당의 이름이 아니라 특정 인물의 이름에 기대는 순간, 정치는 왜곡된다. 정당은 가치와 정책으로 경쟁하지만, 개인의 이름은 관계와 줄서기로 소비되기 때문이다. 정당 마케팅은 전략이지만, 개인 마케팅은 의존이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순간 정치의 수준은 떨어진다.
유력 정치인의 이름을 빌려 자신을 설명하는 순간, 후보는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이 없는 상태다. 정치인은 결국 ‘자기 증명’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와 가까운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것은 더 이상 정치가 아니다. 인맥 정치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이 현상은 본질을 벗어난다. 지방선거는 동네 일꾼을 뽑는 선거다. 지역 문제를 해결할 능력, 행정 운영 능력, 위기 대응 능력이 핵심이다. 그런데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다. 대통령이 도로를 깔아주고, 대통령이 쓰레기를 치워주는 것이 아니다. 결국 지역을 움직이는 것은 후보 개인의 능력이다.
유권자 역시 자유롭지 않다. 왜 대통령과 가까운 후보를 더 신뢰하는가. 이것은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심리적 의존이다. 권력에 가까운 사람이 더 많은 것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이 구조는 결국 부패로 이어진다. 연결고리가 힘이 되는 순간, 정책은 밀리고 관계가 우선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은 반드시 왜곡된다.
정치는 관계가 아니라 책임이다. 대통령과 가까운 것이 아니라, 주민과 가까운 사람이 필요하다. 중앙과 연결된 후보가 아니라, 지역을 이해하는 후보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거꾸로 가고 있다. 중앙 권력의 그림자가 지역 선거를 덮고 있다. 이것은 지방자치의 실패이자 민주주의의 후퇴다.
더 큰 문제는 정치인의 사고방식이다. 왜 스스로를 팔지 못하는가. 왜 유력 인사의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은 정치적 자신감의 부재다. 그리고 동시에 유권자를 낮게 보는 태도다. 정책으로는 표를 얻을 수 없고, 이름으로만 표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 인식 자체가 이미 정치의 수준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M케팅 같은 인맥 정치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정당은 가치와 비전으로 경쟁하고, 후보는 실력과 책임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나를 설명하고, 나를 증명하고, 나로 승부하는 Me케팅이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인의 기본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한 번의 선거를 위해 이름에 기대는 정치인은 오래 가지 못한다. 그러나 스스로를 증명한 정치인은 오래 살아남는다. 결국 정치의 경쟁력은 관계가 아니라 실력이다. 그리고 그 실력은 결국 유권자가 판단한다. 정치인은 이름을 팔 것인가, 자신을 팔 것인가. 유권자는 관계를 볼 것인가, 능력을 볼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앞으로의 정치 수준을 결정한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은 정책과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 답은 Me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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