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4월·5월·6월의 정치, 선거는 이미 기울어져 있다

민주화 계절의 선거, 권력의 방향도 이미 설계돼

2024년 4월10일에 22대 총선, 2025년 6월3일에는 21대 대선이 치러졌다. 오는 6월3일에는 9회 지방선거가, 2028년 4월12일엔 23대 총선이 예정돼있다. 이처럼 주요 정치 이벤트는 반복적으로 4월과 6월에 집중돼있다. 이 같은 반복은 하나의 정치적 패턴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일정은 민주주의의 핵심 기억과 정확히 겹친다. 4월은 4·19 혁명이고 5월은 5·18 민주화운동이며 6월은 6·10 민주항쟁이다. 이 세 사건은 각각 다른 연도에 일어났지만 지금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이 세 달을 통해 형성됐고 지금도 이 계절 속에서 작동하고 있다. 

필자는 이를 4월 정신, 5월 정신, 6월 정신으로 명명해 봤다. 이 정신들은 단순한 역사적 기념이 아니라 살아 있는 정치적 감각이다. 국민의 판단 기준은 이 기억을 통해 형성된다.

4월 정신, 권력을 무너뜨린 학생들의 나라= 4월은 대한민국 정치의 근본을 뒤흔든 기억이 응축된 계절이다. 1960년 4·19 혁명은 학생과 시민이 스스로 권력의 정당성을 판단하고 거리로 나서 독재를 끝낸 사건이다. 총칼이 아닌 시민의 집단적 의지가 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역사적 순간이었다.

이 경험은 이후 모든 정치 판단의 기준을 바꾸는 출발점이 됐다. 권력은 위임된 것이며 언제든 회수될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됐다. 정치 권력은 제도 속에서 유지되지만 그 정당성은 거리에서 검증된다는 경험이 국민의 집단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됐다.

그래서 4월이 되면 정치적 긴장감이 높아진다. 권력에 대한 평가가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국민의 감정은 평소보다 더 비판적으로 변한다. 정치적 판단 기준 역시 한층 강화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분위기가 아니라 역사적 경험이 만들어낸 구조적 반응이다.

5월 정신, 저항이 정당성이 되는 순간= 5월은 저항의 정당성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계절이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은 국가 권력이 시민을 향해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다. 시민들은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고 저항에 나섰다. 이 사건은 권력과 시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꾼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국가 권력의 한계가 처음으로 명확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5월 정신은 법과 제도를 넘어서는 도덕적 기준을 형성한다. 부당한 권력에 대해서는 저항이 허용될 뿐 아니라 정당하다는 인식이 만들어졌다. 이 기준은 헌법 조문보다 더 강한 감정으로 작동한다. 정치적 판단의 기준은 합법성에서 정당성으로 이동한다. 감정이 정치 판단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는다.

권력이 강하게 행사될수록 의심은 더 커진다. 약자의 목소리는 더 크게 확장되며, 정치적 약자 프레임이 강화된다. 이 시기에는 정책보다 태도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결국 권력의 명분이 선택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그 결과 국민의 판단은 더욱 감정적 기준에 가까워진다.

6월 정신, 제도를 바꾼 거리의 힘= 6월은 시민의 요구가 제도 변화로 이어진 계절이다. 1987년 6·10 민주항쟁은 거리에서 시작된 요구가 헌법 개정으로 이어진 사건이다. 국민은 직접 정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이 사건은 정치 참여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바꿨다. 이후 정치의 방향을 시민 중심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이 경험은 정치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 투표는 단순한 권리가 아니라 제도를 변화시키는 수단이 됐고, 정치 참여는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일상이 됐다. 국민은 더 이상 정치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 자리 잡았고,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행동으로 완성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따라서 6월은 단순한 정치의 시기가 아닌 체제를 선택하는 시기다. 이 시기의 정치는 감정과 이성이 결합된 상태에서 나타난다. 정치 참여는 확대되고, 집단적 선택은 강화된다. 결국 결과는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역사적 기억 위에서 결정된다.

민주화의 달과 선거의 달이 겹친 이유= 우리나라 주요 선거 일정이 민주화의 달과 겹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치는 사회적 기억 위에서 설계된다. 민주주의의 핵심 경험이 집중된 시기가 정치 일정의 중심이 된다. 역사적 기억이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시기가 자연스럽게 정치 일정으로 선택된다. 시간은 정치의 배경이 아니라 설계의 기준이 된다.

이런 설계는 반복을 통해 고착된다. 민주화의 기억이 강한 시기에 정치 이벤트가 배치되면서 그 시기의 정치적 의미는 더욱 강화된다. 과거의 경험은 현재의 정치 구조를 재생산한다. 선거 일정은 단순한 행정적 선택이 아니라 역사와 감정이 반영된 결과다. 정치 일정은 기억과 결합하면서 더욱 공고해진다.

결국 선거 일정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축적된 선택의 결과다. 정치와 시간은 분리되지 않는다. 특정 시기가 반복적으로 선택되면서 구조가 형성되는데, 이 구조는 다시 다음 선택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민주화의 달과 선거의 달은 계속 겹치게 된다.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 구조인 이유다.

4월이 되면 피가 움직인다= 4월이 되면 국민의 감정은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4·19 혁명의 기억은 권력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정권을 평가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진다. 유권자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심판자의 위치로 이동한다. 정치에 대한 거리감이 줄어들고 판단의 강도가 높아진다.

이 감정은 특정 이념에 국한되지 않으며,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성격을 갖는다. 권력에 대한 기준이 전반적으로 상승한다. 정치적 기대 수준이 높아진다. 동시에 실망에 대한 반응도 더 강하게 나타난다. 이 같은 감정은 사회 전체의 정치적 온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변화 요구가 강화된다. 기존 권력에 대한 견제 성향이 강해지면서 현상 유지보다는 교체 욕구가 앞선다. 정치적 긴장감도 구조적으로 형성된다. 이 흐름은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온 패턴이다. 이런 패턴은 선거 결과에도 일정한 방향성을 만들어낸다.

5월이 되면 정의가 기준 된다= 5월은 정치적 판단 기준이 도덕적 차원으로 상승하는 시기다. 5·18 민주화운동의 기억은 정치인을 ‘능력보다 태도’로 평가하게 만든다. 권력의 정당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정치적 선택은 합리보다 윤리에 가까워지며 감정이 판단을 이끄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 시기에는 사회적 약자 문제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불공정 이슈가 핵심 의제로 부각된다. 정치적 메시지도 이에 맞춰 조정된다. 권력의 언어보다 시민의 언어가 더 중요해진다. 설득의 기준 자체가 바뀐다. 이 같은 변화는 유권자의 감정적 공감을 더욱 중시하게 만든다.

결국 5월의 정치는 정책 경쟁이 아닌 정의 경쟁으로 전환된다. 누가 더 옳은가가 아니라 누가 더 정당한가가 기준이 된다. 민주화 서사를 가진 세력이 유리해진다. 정치의 무게 중심이 이동한다. 이 흐름은 선거 결과의 방향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6월이 되면 투표는 의무 된다= 6월은 정치 참여가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시기다. 6월 항쟁의 기억은 투표를 단순한 권리가 아니라 의무로 인식하게 만든다. 정치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 된다. 무관심은 줄어들고 참여는 확대돼 정치적 동원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이 시기에는 투표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개인의 판단이 집단적 흐름과 결합된다. 정치적 선택이 사회적 행동으로 확장된다. 유권자의 참여 강도가 높아진다. 정치가 개인을 넘어 공동체의 문제가 되는데, 이런 참여 확대는 선거의 영향력을 더욱 크게 만든다.

이 같은 구조는 변화 지향적 선택을 확대시킨다. 기존 질서보다 새로운 선택이 강화된다. 집단적 에너지가 결과를 밀어낸다. 선거는 계산보다 흐름으로 결정되며 이 흐름은 반복적으로 재현된다. 그 결과 정치적 결과에도 일정한 방향성이 형성된다.

선거가 가을이었다면 달라졌을까= 만약 주요 선거가 가을에 치러졌다면 정치적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가을은 감정보다 현실 평가가 중심이 되는 시기다. 역사적 기억보다 현재 성과가 더 크게 작용한다. 정치적 판단 기준이 구조적으로 달라진다. 환경 자체가 변하는데 이 같은 차이는 유권자의 선택 방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시기에는 경제와 안정이 주요 이슈로 부각된다. 변화보다 관리가 중요한 가치로 인식된다. 유권자의 판단은 감정보다 계산에 가까워진다. 정책 성과가 직접적인 기준이 된다. 정치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정치적 선택도 보다 보수적 성향을 띠게 된다.

결국 선거의 시기는 선택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같은 후보라도 평가 기준이 달라진다. 같은 정책도 다른 결과를 낳는다. 대한민국의 선거 구조는 봄과 초여름에 집중돼있다. 이 구조는 특정한 정치적 결과를 유도하는 환경이 된다. 결국 시간은 보이지 않는 선거 변수로 작동한다.

이재명정부와 구조적 유리함= 이재명정부는 이 같은 계절 구조 위에 존재한다. 선거는 민주화의 기억이 강하게 작동하는 시기에 집중돼있다. 결국 감정이 정치에 개입하는 환경으로 구조적 이점이 형성된다. 정치적 흐름이 유리하게 작동하게 되는데, 정권 운영의 안정성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이 구조 속에서는 여당이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흐름이 유지된다. 정책보다 환경의 영향력이 더 크다. 시간 자체가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한다. 역사적 기억이 판단을 보정하면서 결과는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이로 인해 정치적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결국 현재의 선거 일정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다. 이는 전략 이전의 구조적 조건이다. 경쟁은 존재하지만 출발선이 달라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 가깝다. 예측 가능한 흐름이 형성된다. 이런 구조는 정치적 결과의 방향성을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국민의힘에겐 불리한 선거 일정= 국민의힘은 선거 일정 자체에서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다. 민주화의 기억이 강한 시기와 맞지 않는 정치적 위치에 있어 환경이 불리하게 작용한다. 시작점 자체가 다르며,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선거 국면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탄핵과 대선 패배 이후의 후유증까지 남아 있다. 게다가 내부 갈등이 지속되고 있고 정치적 대응력마저 약화된 상태다. 조직력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전략 실행의 여건이 제한된다. 이 같은 복합적 요인은 선거 대응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이 상황에서 선거는 단순한 경쟁이 아닌 구조적 불리함과 싸우는 과정이다. 단기 전략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만큼 시간과 재정비가 필요하다. 장기적 전략 전환이 요구된다. 결국 체질 개선 없이는 흐름을 바꾸기 어려운 국면이다.

민주당, 겸손하지 않으면 무너진다= 민주당이 현재 누리고 있는 유리한 구조는 기회이자 위험이다. 구조적 이점은 쉽게 착각을 낳는다. 성과가 아닌 환경을 자신의 능력으로 오해하게 만든다. 권력은 과잉에서 붕괴되며, 오만은 가장 빠른 실패의 원인이 된다. 착각은 위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이 유리함은 영원하지 않으며 정치에는 반드시 반작용이 존재한다. 균형은 다시 맞춰진다. 유권자의 기대는 시간이 갈수록 더 높아진다. 작은 실수도 크게 확대된다. 그만큼 정치적 책임의 무게도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기대를 관리하지 못하는 순간 흐름은 빠르게 뒤집힌다.

따라서 지금은 권력을 누릴 시간이 아닌 국가를 운영해야 하는 시간이다. 겸손은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책임이 정치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태도가 결과를 결정한다. 결국 운영 능력이 곧 정치적 생존을 좌우하게 된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다음 선거의 결과를 결정짓는다.

선거는 이미 시작됐고 이미 기울었다= 선거는 투표일에 시작되지 않는다. 이미 시작되고 있다. 4월, 5월, 6월이라는 시간 속에서 작동한다. 역사적 기억이 정치에 개입하며 구조가 방향을 만든다. 이 흐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변수다. 결국 선거는 시간 속에서 기울기 시작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4·19 기념식에서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주의 계승 메시지도 이 흐름과 연결된다. 정치적 메시지는 시간과 결합될 때 힘을 갖는다. 현재의 선거 환경은 감정과 기억 위에서 움직인다. 구조적 유리함은 분명 존재하며, 현실이다. 이 현실은 정치적 결과를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한다.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정치의 본질은 변화로 어떤 구조도 영원하지 않다. 유리함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결국 모든 결과는 선택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그 선택의 책임은 다시 정치로 돌아온다. 결국 시간 위에 서 있는 정치도 선택 앞에서는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결과는 언제나 유동적이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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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