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끝없는 논란 박나래

갑질, 주사…진실게임 스타트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한 박나래의 진실 공방이 올해까지 이어지며 장기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그간 수많은 논란에도 꿋꿋이 방송 활동을 이어왔던 박나래는 이번 사안에서만큼은 결을 달리하는 분위기다. 불법 의료 행위 의혹과 갑질 논란이 겹치며 파장이 커진 가운데, 향후 수사 결과가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나래는 2006년 KBS 21기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했다. 박나래는 <개그콘서트>에서 ‘봉숭아 학당’ 등 코너를 통해 얼굴을 알렸지만, 이후 한동안 눈에 띄는 활동이 줄어드는 공백기를 겪었다. 이 시기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외모에 대한 고민과 슬럼프를 언급하기도 했다.

승승장구
작은 거인

그러나 방송을 떠나지 않고 기회를 모색했고, 케이블 채널로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tvN <코미디빅리그> 출연은 사실상 재도약의 발판이 됐다. 장도연 등과 팀을 이뤄 선보인 분장 콩트는 큰 화제가 됐다. 신인 시절 박나래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과장된 표현과 몸을 사리지 않는 개그 스타일을 추구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존재감은 커졌고, 무대 위에서의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나 인기를 얻게 됐다.

케이블 채널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그는 지상파 예능에서도 활약하기 시작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등 토크쇼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선보였고, 그의 솔직하면서도 계산되지 않은 리액션이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박나래는 ‘게스트’가 아닌 ‘고정 멤버’로서 예능의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박나래를 탑 예능인으로 만들어 준 것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합류였다. 무지개 회원으로 합류했던 그는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견인했다. 특히 자신의 집을 ‘나래바’라고 이름 붙이고 동료 연예인들을 초대하는 콘셉트를 내세워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면서 2017년과 2018년, 2019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연이어 대상 후보에 오르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2019년에는 대상 수상에 성공하며 명실상부한 예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예능계에서 여성 단독 대상 수상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예능 포맷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색을 녹여내는 능력은 박나래를 다방면에서 활용 가능한 방송인으로 만들었다. 한때 여자 코미디언계의 침체 속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대세’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박나래는 활동 과정에서 크고 작은 논란을 많이 일으켰다. 2017년 한 방송에서 불법 대출 콜센터 아르바이트 경험을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재조명되며 비판받았고, 2021년에는 주소 이전과 관련한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박나래 측은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법적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밝혔고, 의혹은 크게 확산되지 않았다.

같은 해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논란도 있었다. 결혼식장에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공개되며 지적이 제기됐고, 박나래는 “순간의 판단 착오였다”고 사과했다.

2022년 말에는 국세청 비정기 세무조사 후 수천만원의 추징금을 납부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박나래 측은 “탈세 목적은 아니었으며 세법 해석 차이에 따른 추가 납부”라고 설명했다.

“법적 절차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
공갈미수 고소 맞불…공방 장기화

특히 승승장구하던 박나래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힌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박나래는 섹드립을 기반으로 한 과감한 표현을 중심에 둔 개그 스타일이 특징이었는데, 방송 초창기부터 이 수위 조절을 두고 꾸준히 호불호가 갈렸다.

성인 대상 토크쇼나 심야 예능에서는 “솔직하고 거침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선을 넘는다”는 지적도 반복됐다. 예능 속 친분을 전제로 한 농담이었더라도 표현 방식이 과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논란이 산발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 같은 개그 스타일로 문제가 터졌던 게 2021년 ‘헤이나래’ 사건이다. 당시 박나래는 어린이 콘텐츠로 잘 알려진 크리에이터와 함께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했다. 문제는 해당 채널의 주 시청층에서 비롯됐다. 기존에 유아·초등학생 시청자가 대부분이던 채널에서 제작된 콘텐츠였다는 점에서, 박나래가 보인 개그 스타일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된 장면은 남성 인형을 활용해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한 부분이었다. 인형의 팔을 특정 부위에 끼워 넣거나, 책상 다리를 활용해 성적 행위를 연상케 하는 움직임을 취한 장면이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를 두고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비판했고, 특히 어린이 시청 가능성이 높은 채널에서 해당 장면이 그대로 송출된 점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반면 일각에서는 “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거나 “성인 예능 문법이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여론의 중심은 수위 조절 실패와 콘텐츠 맥락 부적절성에 대한 지적에 무게가 실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제작사 측은 관련 콘텐츠를 삭제하고 채널 운영 방향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박나래 역시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는 “미숙한 행동이었다”고 인정하며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다만 사과문 내용이 구체적인 잘못을 반성하기 보다는 “더 신중하겠다”는 취지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었다.

‘나래바’
대상까지

여론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건 직후 출연 중이던 주요 예능프로그램에서 별도의 편집이나 사과 멘트 없이 방송을 이어가면서 제작진의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하차 요구를 제기했다.

결국 해당 프로그램은 폐지 수순을 밟았고, 박나래는 하차했다. 논란은 방송 외부로도 번졌다. 일부 시청자가 국민신문고 등에 민원을 제기했고, 경찰이 관련 사안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제기된 혐의는 공연음란, 아동청소년 관련 법 위반 가능성 등이었다.

다만 수사 결과,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해 볼 때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음란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최종적으로는 ‘혐의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이처럼 여러 논란을 겪으면서도 활동을 이어오던 박나래는 지난해 12월, 전 매니저들과의 분쟁을 계기로 다시 한번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전 매니저 2명이 박나래 소유 부동산에 대해 1억원 상당의 가압류를 신청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예고한 것이다.

전 매니저들에 따르면, 박나래는 안주 심부름과 파티 뒷정리, 술자리 참석을 강요했고, 매니저들을 24시간 대기시키는 등 사적인 업무를 반복적으로 지시했다. 가족 관련 일까지 맡기며 사실상 가사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한 매니저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들었고, 던져진 술잔에 맞아 상해를 입기도 했다. 병원 예약과 대리 처방 등 의료 관련 개인 심부름도 맡았으며, 회사 업무와 개인 비용이 혼재된 상황에서 식자재 비용과 주류 구입비 등을 제때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퇴사를 결심한 뒤 밀린 비용 정산을 요구하자 명예훼손과 사문서위조로 고소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입장이다. 전 매니저 측은 향후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될 경우, 재산 처분 가능성을 우려해 가압류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진 직후 박나래의 모친이 전 매니저 두 사람에게 각각 1000만원씩을 송금한 사실도 알려졌다. 전 매니저들은 사전 합의 없이 입금된 돈을 즉시 반환했고, 변호사를 통해 이 같은 방식의 접촉을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나래 측은 모친이 개인적으로 송금한 것이며 박나래는 이를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합의를 시도한 것은 아니며 금액은 반환받았다고 부연했다.

드립 여왕
‘헤이나래’

같은 시기 박나래 모친이 설립한 법인 ‘주식회사 앤파크’가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없이 운영됐다는 사실도 논란이 됐다. 해당 법인은 2018년 설립돼 서비스업 및 행사대행업으로 등록돼있었지만, 전속계약 종료 이후 사실상 1인 기획사 형태로 운영돼 왔다는 점에서 등록 의무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됐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중문화예술기획업을 영위하려면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며, 미등록 영업 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박나래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소속사는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전 직원들이 등록이 완료됐다고 허위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전 매니저들과의 갈등은 곧 형사 고소·고발로 번졌다.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을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퇴직금 수령 이후 전년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했고, 그 규모가 수억원대로 확대됐다는 것이 박나래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전 매니저들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박나래를 맞고발했다.

고발장에는 회사 자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 남자친구를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급여를 지급했고,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거액이 송금됐으며, 모친에게도 급여가 지급됐다는 주장이다. 개인 주택 관리비와 물품 구매 등에 회사 자금이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박나래 측은 “전 매니저 중 한 명이 개인 법인을 설립해 자금을 유출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업무상 횡령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갈등이 확산되던 중 박나래가 이른바 ‘주사 이모’로 불리는 A씨로부터 불법 의료 행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피스텔이나 차량 등 의료기관이 아닌 장소에서 수액을 맞았고, 항우울제 등 전문의약품을 제공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일부 보도에서는 해외 일정이나 지방 촬영 일정 중에도 해당 인물이 동행해 링거를 놨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대리 처방 정황이 담긴 메시지와 약품 사진이 공개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공개된 약품 가운데 일부는 정신신경용제로 분류되는 약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해당 성분이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전 매니저 폭로·불법 의료 의혹 확산
모든 프로그램서 하차…중대 분수령

향정신성의약품은 의료법과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엄격히 관리되는 만큼, 처방과 투약 과정이 적법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또 A씨가 국내 의사면허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온라인상에서는 A씨가 특정 의과대학병원 출신이라고 주장했다는 내용이 확산됐으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해당 경력의 진위 여부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따라 단순한 ‘방문 링거’ 차원을 넘어 무면허 의료 행위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의혹은 확대됐다.

박나래는 “평소 다니던 병원의 의료진에게 왕진을 요청했을 뿐이며 법적으로 문제될 부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바쁜 일정으로 병원 내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합법적인 방문 진료를 받은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의혹이 잇따르자 박나래는 공식 입장을 내고 “방송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기된 사안으로 많은 이들에게 걱정과 피로를 드린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모든 것이 정리되기 전까지 활동을 멈추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매니저들과 대면해 오해와 불신을 풀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매니저 측은 “합의나 사과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후 전 매니저들은 특수상해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박나래를 형사 고소했다.

논란의 여파가 커지자, 박나래가 고정 출연 중이던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링거 같이 예약”이라는 대화가 등장했던 영상 일부가 비공개 처리되기도 했다. 또 다른 ‘링거 이모’ 존재 주장까지 나오며 무면허 의료 행위 의혹은 확대됐다.

관련 인물과 병원에 대한 추가 고발이 이어졌고, 수사 범위는 점차 넓어졌다. 같은 달 중순 박나래는 다시 한번 영상을 통해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으며, 제기된 사안은 법적 절차를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돼야 할 문제”라며 “추가적인 공개 발언은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전 매니저들은 근로기준법 위반, 임금체불, 퇴직금 과소 산정,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이유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과 프리랜서 위장 계약, 월 400시간 이상 근무 주장 등이 포함됐다. 이후 차량 내에서 원치 않는 상황을 강제 인지하게 했다는 내용의 추가 진정도 접수됐다.

법원은 초기에 신청된 박나래 자택에 대한 1억원 상당의 가압류를 인용했다. 경찰은 A씨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고,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압수수색
경찰 수사

지난 12일 박나래는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출석을 연기했다. 출석 현장에 인파가 몰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밝혔다. 조사를 회피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전 매니저들과 ‘주사 이모’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에서 박나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 결과와 법적 판단이 향후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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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이 올랐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하며 당심에 호소하고 있다. 김 전 총리에게 쥐어진 이재명이라는 칼날은 분명한 자산이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독으로 작용할지, 득으로 작용할지 조금씩 해석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지난 6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을 되새긴다. 정치인은 외부를 향한 투쟁만큼 내부를 향한 투쟁에도 철저해야 한다”며 “이재명정부 국정 성공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위해 민주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더 끈끈한 당청 관계 이어 “이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절대 과제인 이정부의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먼저 집권당인 민주당의 혁신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전 총리는 정청래 지도부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 1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를 정당 지지와 선거 결과로 연결하지 못했다”며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당 추진, 검찰개혁 논의, 공천과 선거 전략에서 나타난 숙의 부족, 토론 부족, 절차 미비, 일관성 부족은 많은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검찰개혁 엇박자, 6·3 지방선거 전략 등 정청래 전 대표의 과오를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총리는 “여당다운 여당을 만들어내겠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지난 지도부의 노력을 동지적 관점에서 치하한다”면서도 “결과 책임은 정치와 정당의 기본 윤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절박하고 엄격하지 않으면 우리는 총선 패배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며 “절박한 긴장감과 매서운 엄격함으로 당 대표 교체의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올바른 노선하에 당과 당원과 지지층을 통합하고 총선 승리로 달려가겠다”며 “1인1표 당원주권 행사에 모든 당원이 한 분도 빠짐없이 참여해 압도적 결의로 당의 리더십을 교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정부 초대 총리로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캠프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국정 운영과 실무를 뒷받침해 온 경력을 필살기로 ‘검증된 파트너십’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역할’ 재정의 검증된 파트너십 호소 그는 최근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제1국가 과제”라며 적극 힘을 실었다. 국회 복귀 첫 지역 일정으로 메가 프로젝트가 실행되는 주요 지역인 충북 청주를 선택하며 이 대통령과 합을 맞추기도 했다. 출마 선언 이후 김 전 총리는 연달아 정책 토론회를 열면서 전당대회를 겨냥한 의제 경쟁을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검찰개혁이나 당원 주권 강화에 쏠려 있던 민주당의 흐름을 여당다움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김 전 총리는 지난 7일 ‘균형발전을 넘어 지방주도성장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이어 언론, 지역주도 성장, 금융 분야를 민주당이 추진해야 할 4가지의 개혁 과제로 꼽으며 연속 토론 기획에 나섰다. 국민 삶과 직결되는 주제를 전당대회에서 다루기 위한 ‘어젠다 세팅’이라는 게 김 전 총리의 설명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강성 당원에게 어필하기 위한 선명성 경쟁도 과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 전 대표가 여권 강성 지지층의 최우선 의제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만큼 김 전 총리의 선명성이 상대적으로 흐려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는 점 역시 ‘이정부의 대리인’ ‘하수인’ 등 수동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당대회의 필살기로 점찍은 정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 논의를 “제헌절 전에 끝내자”며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강성 개혁파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과 ‘검찰개혁의 동지 김용민 의원과 함께 뜁니다’라는 게시글을 통해 “김용민이 정청래고, 정청래가 김용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정 전 대표는 “김 의원께서 검찰개혁이 더 절실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전당대회 출마를 하지 않고 대신 제게 본인이 구상한 개혁 지도를 완수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의 혁혁한 공로자인 김 의원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부족한 선명성? 그러면서 “김 의원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비롯한 사회대개혁 지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김용민과 정청래가 손잡고 함께 달리겠다. 김용민과 정청래의 의기투합! 응원해 주고 함께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에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대원칙은 정해지지 않았나”라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해선 더 이상 당에서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밝혔다. 정 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토론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당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이견이 노출되면 민주당이 정한 수사 기소 분리의 대원칙 등에 대해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누가 당원주권정당 1인1표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 누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이 대표 시절 주도했던 1인1표제와 검찰개혁을 필두로 선명성을 부각했다. 김 전 총리 역시 보완수사권 폐지에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잡되 혼란과 공백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주된 입장이다.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대화와 토론에 중점을 맞춰 여러 이야기를 두루 듣겠다는 것이다. 정 전 대표의 일 처리 스타일과 선을 그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총리 역임 시절에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시점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라며 “폐지안을 기본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 입장을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지침으로 여러 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일부 존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대통령 뜻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진짜 ‘여당’ 정 심판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보완수사권 폐지 원칙은 지키되,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외부적 통제와 엄밀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윤기 사건, 국민 여러분과 함께 분노한다”며 “개혁은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이 국민 앞에 더 투명하게 서게 하는 것이다. 민주적 통제와 투명한 검증의 원칙은 검과 경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보완수사권 폐지가 살인범 편들기라는 <조선일보>식 프레임은 조잡하다”며 “자극적 언어에도 금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이 같은 친정부 이미지가 오히려 김 전 총리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핵심은 안정성이다.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이정부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관리형 여당 대표’ 이미지가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 전 총리가 총리직을 사임할 때도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만들어낸 여러 성과가 있는데 김민석 국무총리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어 “제일 높이 평가하고 싶은 건 자살자 감소”라며 “올 초 통계부터 보면 월간 수백명 단위로 자살자가 줄었다. 수백명의 목숨을 구한 건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의 “여당 다운 여당”과 “현재 당내에서 제가 총선, 대선, 지방선거를 다 직접 총괄 지휘해 보고 승리까지 이끌어 본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는 제가 갖고 있는 나름의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것 역시 궤를 같이 한다. 2년 후 총선이라는 빅 이벤트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김 전 총리의 안정형 기조가 당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이대로라면 총선 필패’ ‘여당으로서의 책임’ 등을 외치고 있다. 지난 1년 민주당의 키를 쥔 선장에 대한 일종의 심판론”이라며 “2028년 총선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서는 집권여당의 승리가 최우선이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정 전 대표의 ‘자기 정치’라는 꼬리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8년 총선 이대로 괜찮을까? 김 “폭탄 선언식으로 안 돼” 모든 선거의 승패는 결국 중도층을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민주당의 강경한 기조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외연 확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 나오는 만큼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과제로 ‘실용 통합’과 ‘외연 확장’을 제시했다. 김 전 총리는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민주 진영의 통합과 연대, 중도로의 외연 확장 기조를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일시적인 갈라짐이 있을 경우 통합했고, 지금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는 연대하지 않나. 그리고 국민회의로 집권한 뒤 새천년민주당을 만들어 중도·보수 인사를 대폭 영입했는데 이게 확장”이라며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당이 통합 대상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혁신당이 결정해야 한다”며 “거대 책임 정당인 민주당으로 성격이 같은 세력들이 결합할 때는 다 흡수 합당한다”고 했다. 정 전 대표가 시도한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폭탄 선언식으로 해서 일을 그르쳤다”며 “과욕이었다. (그래서) 일이 꼬였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 역시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안 그러면 다음 총선에서 어림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된 지 벌써 1년이다. 아직도 야당인 줄 알면 되겠나”라며 “이번 전대(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신임 지도부는 국민에게도, 대통령과 정부에도, 국회 야당에도, 정말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총선을 해볼 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의원도 당 대표 출마 선언 당시 “국민께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옐로카드를 보내셨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다음 총선은 레드카드”라고 경고했다. 송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지면 정권 재창출은 없다. 정권 재창출이 없으면 이정부의 성공도 장담할 수 없다”며 “(전당대회는) 누가 이정부와 협력해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만들 대표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가 “선명성만으로는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현실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개혁을 꿈꿔온 당원들의 숙원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계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체제를 더 굳건히 하는 중단 없는 개혁이 시대정신”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역시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담 못해” 안갯속 당심 결국 ‘국정 안정 파트너’와 ‘당원 주권·개혁 선명성’ 중 어느 프레임이 당원 표심을 더 움직이는지가 이번 전당대회 승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 뿌리 깊게 박힌 ‘정통성’과 ‘개혁 선명성’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김 전 총리의 남은 과제로 여겨지는 이유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겸공’ 찾은 김민석, 김어준도 우군으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유튜버 김어준씨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김씨는 정청래 전 당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그의 라이벌인 김 전 총리에게 해명의 명분을 줬다는 점에서 당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6일 김 전 총리는 방송을 통해 자신이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선 “1초 늦었다”고 말했다. 김씨도 “감기약 먹고 일부러 안 온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면서도 “소모적으로 계속할 일은 아니기에 이것부터 털고 가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영상이 있다”며 계엄 당일 김 전 총리가 국회 담을 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 인터뷰를 공개했다. 앞서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김 전 총리를 향해 ‘감기약 성분 의혹’을 제기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 같은 김씨의 태도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그가 정 전 대표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거나, 한쪽으로 쏠린 기조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등 다양한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