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소년범 조진웅

  • 서진 기자 jen9@ilyosisa.co.kr
  • 등록 2025.12.16 10:08:51
  • 호수 15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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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까발려진 어두운 과거

[일요시사 취재1팀] 서진 기자 = 바람 잘 날 없는 연예계 뒤로 그늘이 드러났다. 배우 조진웅에게 과거 소년범 이력이 있다는 사실에 “너희는 잘 살았냐”며 감싸는 이도 있었지만 “술만 마시면 개가 됐다”는 증언도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조진웅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며 곧바로 은퇴를 선언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데뷔한 그는 새로운 이름으로 “터닝 포인트를 주고 싶었다”고 해왔다. 강력 범죄 전문 배우로 스크린을 장악했던 그의 ‘두 얼굴’이 드러나자, 논란의 불길은 좀처럼 사그라들 줄 몰랐다. 한국 스크린을 주름잡던 배우가 이제는 논란 속으로 잠적했다.

모조리 폭로
드러난 실체

각종 영화와 드라마로 사랑받던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이 연기 생활 21년을 마치고 소년범 의혹 제기 하루 만에 은퇴를 선언하며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일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성폭행 연루는 부인하며 대응에 나섰다.

지난 5일 <디스패치> 등 언론이 조진웅이 고등학교 시절 중범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아 소년원에 송치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소속사는 같은 날 오후 입장을 발표했다. “미성년 시절 잘못된 행동 확인됐으나 30년 전 일로 경위 파악이 어렵고, 법적 절차도 종결됐으며 성폭행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향한 사과와 팬들의 실망에 유감을 표명했다.

다음 날 오후, 조진웅은 입장문을 통해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을 드려 사과드린다.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며 오늘부로 활동을 중단하고, 배우 은퇴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간으로서 성찰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진웅이 은퇴를 밝힌 뒤에도 갑론을박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조진웅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은 고등학생 세 명이 여성 피해자들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기 위해 한 피해자를 인질로 잡은 채 다른 피해자와 함께 경기도 성남에서 서울 사당 일대로 이동한 뒤, 60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알려진 강도 및 성폭행 사건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소년범에 대한 처벌 기준이 과도하다”는 의견과 “피해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서며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한 라디오 쇼에 출연해 “법의 잣대는 동일해야 한다”면서 “피해자들이 버젓이 있는데 피해자들의 인권과 보호보다 조진웅씨의 사적 이익이 앞설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조진웅은 1976년 4월6일 부산 남구 문현동에서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나 성동초등학교 재학 시절 비디오로 영화를 접하며 연기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서울로 이주해 오류중, 성인고(현 야탑고)에서 연극반 활동을 시작했고, 경성대 연극영화과 진학 후 극단 ‘동녘’에서 연극에 몰두했다.

김윤석 등과 함께 무대에 오르며 연기 내공을 쌓았고, 2004년 서울로 올라와 영화 활동을 시작했다. 조진웅은 같은 해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단역으로 데뷔했다. 2013년 일반인이었던 김민아와 결혼해 슬하에 딸이 한 명 있다.

고등학교 시절 강도·성폭행 중범죄
소년보호처분 받고 소년원 송치 보도


데뷔작에서 그는 비록 조연이었지만, 패거리 무리 중 체격이 큰 인물로 등장해 현실감 있는 연기를 펼쳤다. 극 중 옥상 결투 장면에서 조진웅은 유리창을 깨고 난입해 현수(권상우)를 공격하지만, 곧 쌍절곤에 제압돼 병원에 실려 간다. 감초 같은 존재로 극의 재미를 더했으나, 최근 논란이 불거지며 그의 패거리 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진웅은 데뷔 초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조인성의 오른팔 영필 역으로 충성심 넘치는 연기 호흡을 선보이며 리얼한 조폭 세계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절절한 대사와 건장한 체격이 어우러진 연기는 관객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줬다.

조진웅은 2011년 <퍼펙트 게임>에서 실존 인물 롯데 자이언츠 김용철 감독으로 변신했다. 부산 사투리 애드리브가 특히 화제가 됐던 이 작품으로 417만 관객을 사수했다. 스포츠 영화의 흥행에 크게 기여한 그는, 거친 야구 감독의 인간미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특히 “조진웅의 사투리가 일품이었다”는 호평이 쏟아지며 그는 팬층을 넓혔다. 이 두 작품은 무명 시절의 그를 ‘신스틸러’에서 ‘믿을 만한 배우’로 승격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김판호 역으로 나선 조진웅은 조폭 무리의 두목 연기로 관객을 압도했다. 작품은 2012년 상반기 흥행 1위를 차지했고 그는 악역 연기로 극찬받았다. 그는 관련 인터뷰에서 “판호는 돈에 미친 인간이지만, 그 안에 인간적 약점이 있어야 관객이 공감한다. 실제 조폭들 영상 보며 몸짓을 연구했다”고 소회했다.

2014년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초대형 사극 〈명량〉에서 조진웅은 일본 수군 장수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을 맡았다. 그는 한국어 대사 하나 없이도 카리스마와 긴장감을 선보였다.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과 맞서는 왜군의 핵심 장수로, 전열을 대표하는 카리스마와 긴장감을 책임졌다. 촬영을 위해 삭발한 그의 모습은 당시 화제가 됐고, 그만큼 역할 몰입도가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해 <끝까지 간다>에서 비리 경찰 박창민 역으로 “쏴라, 빨리 쏴라!” 절규하며 액션 연기의 연장선을 이어나갔다. 뺑소니 사건의 목격자 박창민(조진웅)과 절체절명 형사 고건수(이선균)의 대면 장면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로 꼽힌다.

이 시기 조진웅은 “악역을 연기할 때마다 내 안의 어두운 면을 마주한다. 그게 연기의 재미”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영화 시사회에서 이동진 평론가는 두 주인공 대면의 굉장한 박력을 극찬했고, 모 기자는 “이선균·조진웅 케미 폭발이 제대로 끝까지 간다”고 썼다.

이 작품을 통해 조진웅은 2014년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술자리서
주먹질도

2015년, 역대급 캐스팅과 화제성으로 주목받은 시대극 겸 액션 영화 <암살>에 출연한 조진웅은 속사포 전문가 역을 맡았다. 그는 “명량에서 일본 장수를 연기했지만, 이번에는 꼭 우리 편으로 뛰고 싶었다”고 밝힐 정도로 이 배역에 애정을 보였다.


강렬한 존재감과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연기로, 당시 영화의 긴박하고 무게감 있는 분위기를 지탱하는 데 중요한 한 축을 맡았다.

조진웅은 2016년 <아가씨>에서 ‘쿠즈키’ 역을 맡았다. 영화 속 ‘히데코’라는 아가씨의 후견인이자 삼촌이며, 그녀의 재산과 자유를 사실상 통제하려는 인물이다. 일본 귀족이자 후견인 역을 맡은 그는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쿠즈키는 권위와 금욕, 그리고 억압적 통제를 상징하는 가부장이다. 그의 욕망, 집착, 그리고 위선을 통해 영화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라는 배경 아래 부조리한 사회구조와 남성 권력의 횡포를 은유적으로 드러냈다.

조진웅은 이 배역을 위해 노인 분장과 함께 체중 감량을 감수하며 완전히 다른 외형 변신을 시도했다. 일본어 대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발음과 억양, 감정의 뉘앙스까지 연습하며, 단순한 형식적 분장이 아니라 ‘쿠즈키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고심했다.

작품 속 쿠즈키는 잔혹하고 위악적인 악역이지만, 조진웅은 그를 과장된 연기가 아닌 억제된 불안과 불쾌함, 그리고 권력의 무게를 내재한 인물로 그려냈다는 평가가 많았다.

2014년부터 2018년 사이, 조진웅은 사극·스릴러·액션·심리극 등 다양한 장르를 누비며 폭넓은 캐릭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2018년 <독전>에서 조원호 역으로 마약 수장인 ‘이선생’을 집요하게 쫓는 강력계 형사로 나타났다. 영화는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그린 작품으로, 그가 박선창(박해준) 앞에서 마약을 강제로 흡입한 뒤 경련을 일으키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진하림(김주혁)의 몰입감 있는 연기와 더불어 조진웅의 광기 어린 눈빛이 어우러져 ‘대체 불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는 일간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장 깨듯 독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츤데레처럼 속으로는 아끼지만 겉으로는 툴툴거리는 내 실제 모습과 닮아 자연스러웠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리얼한
깡패 연기

2018년 이후는 조진웅에게 굵직한 상업 영화와 OTT, 장르 드라마를 오가며 극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 주연배우로 입지를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기였다.

조진웅은 윤종빈 감독의 첩보극 <공작>에서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 최학성 역을 맡아 묵직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북한의 핵에 관한 정보를 둘러싼 남북 간 물밑 공작을 다룬 작품으로, 그는 극중 배우 황정민·이성민과의 긴장감 있는 대립구도를 통해 인물의 의중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특유의 연기로 주목받았다.

당시 그는 <독전>에 연달은 화제작으로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바쁜 배우’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2022년 1월 개봉한 범죄 수사극 <경관의 피>에서 조진웅은 광역수사대 팀장 박강윤 역을 연기했다.

과감한 수사 방식 때문에 내부 논란을 일으키는 인물로, ‘정의의 방식’이라는 키워드를 두고 최우식이 연기한 후배 형사와 자주 갈등을 겪는다. 조진웅은 거친 형사 캐릭터를 특유의 밀도 있는 연기로 풀어내며 작품의 중심축을 잡았다.

조진웅은 2023년 영화 <대외비>에서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전해웅 역을 맡아 또 한 번 강렬한 캐릭터 변신을 시도했다.

1992년 부산 정가를 배경으로 공천과 권력 거래라는 현실적인 정치구도를 다룬 작품이다. 그는 공천 탈락 이후 생존을 위해 정치 브로커와 손을 잡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묵직한 정치 스릴러 안에서 제대로 존재감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조진웅은 영화 <독전 2>에서 다시 한번 형사 원호로 돌아왔다. 전편의 사건 이후 사라진 ‘락’의 흔적을 쫓으며 마약 조직의 잔재와 새로운 공포를 마주하는 이야기다. 전편의 분위기와 다른 연출·캐릭터 구도 속에서도 조진웅은 중심 서사를 끌고 가며 후속작의 톤을 더욱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조진웅은 브라운관에서도 인지도를 높였다. 특히 2010년 <추노>에서 송태하(조지호)의 충직한 부하 곽한섬 역을 맡아 훈련원 무인 출신의 호방한 무사로 활약했다. 그는 제주도 포졸로 강등된 뒤, 왕손의 보호를 위해 누명과 배신의 시련을 이겨내는 인물을 연기했다. 이 외에도 <뿌리깊은 나무>에서 무휼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그널>은 2016년 방송된 tvN 금토 드라마로, 극본은 김은희 작가가, 연출은 김원석 감독이 맡았다. 주연배우로는 조진웅, 김혜수, 이제훈 등이 캐스팅돼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미스터리 무전기’라는 장치 안에서 발생한 장기 미제사건들을 형사들이 함께 파헤친다는 설정이다. 과거 형사와 현재 형사가 시공을 넘나드는 공조 수사를 한다는 독창적인 구조를 보였다.

연영과 진학 후 연극부터
<말죽거리> 단역으로 데뷔

조진웅은 극 중 형사 이재한 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무전으로 과거와 연결된 이 사건들 속에서 중심을 잡는 인물로,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존재감으로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 <시그널>은 첫 방송 이후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했다. 과거 미제사건을 다각도로 재조명한다는 점,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극의 탄탄함 모두 드라마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

조진웅은 대사 단 한 마디에 이끌려 <시그널> 출연을 결심했다. 당시 그는 “무전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는 설정이 현실성이 없다고 느껴졌다”고 말했지만, “‘거기는 지금과 다르게 바뀌어 있나요?’라는 대사가 희망을 줄 수 있는 이야기일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시그널>은 2016년 방송 당시 수사극의 틀을 넘어, 과거와 현재, 기억과 정의라는 무게 있는 주제를 다루며 수많은 팬을 생성했다.

하지만 지난주 조진웅의 과거 행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어진 은퇴 발표와 <두 번째 시그널>의 방영 불확실성은 시리즈의 미래를 사실상 멈춰 세웠다. 만약 후속 시즌이 무산된다면, 수년간 기다려온 팬과 제작진 모두에게 큰 실망과 손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진웅은 단순한 배우가 아니라, 영화와 다큐, 공적 행사 참여를 통해 시민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자주 표명해 왔다. 지난해 12월, 조진웅은 한 파면 촉구 집회에 VCR 영상 메시지로 등장해 “비상계엄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는 취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선열들이 지켜낸 민주주의의 의미를 기억해야 한다. 국민이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는 표현으로 집회의 취지에 동의하며 탄핵 지지를 표했다.

이후 일부 여론과 언론에서는 그의 발언에 대해 “공인의 정치적 발언”이라며 주목했다. 동시에 배우가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의 적절성에 대한 논쟁도 벌어졌다.

지난 8월 그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이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잘못된 것을 보고 화가 났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역할을 찾아서 발언했다. 평화란 두려움 없이 뭔가를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발언을 ‘정치색이 아닌, 시민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규정했다.

조진웅은 ‘왜 부담을 느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부담이 있는 사회는 잘못된 것”이라며, 발언이 부당하다는 외부의 압박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정치색
한 스푼

지난 8월15일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조진웅은 대표로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또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독립군: 끝나지 않은 전쟁>의 내레이션을 맡으며, 역사·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내레이터가 교체됐고, 소속사는 묵묵부답을 유지하고 있다.

<jen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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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