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 거여 민주당을 말하다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10.13 15:52:01
  • 호수 15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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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은 이재명 수사 감정적 보복”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5선 중진 조배숙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 시도를 일컬어 “여러 위헌 시비에 걸릴 것”이라며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절차가 일원화되지 않아 파벌·알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대법관 증원 논란에 대해서도 “뻔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판·검사를 모두 지낸 국민의힘 5선 중진 조배숙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검찰개혁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 수사에 대한 감정적 보복을 하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압박에 대해선 “강성 지지층을 위해 하는 말 같고, 내란 몰이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진의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검찰 해체로 굉장히 위험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민주당이 주로 문제 삼는 사건은 전체 사건 중 1%에 불과하며, 나머지 99%는 모두 민생 치안 관련 사건이다. 저도 때로는 “검찰이 사건을 왜 저렇게 인권을 침해하고, 틀린 방향으로 처리할까? 공정한 수사가 아니”라는 울분을 느낀다.

그런데 민주당은 일부를 일반화한 후 “검찰이 수사권·기소권을 모두 가져서 문제가 생겼으니, 검찰에 절대로 수사권을 주면 안 된다”면서 검찰을 악마화하고 압박한다. 그래서 “이 대통령 수사에 대한 감정적 보복을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헌법에 검찰총장의 존재와 검사의 영장청구권·압수수색영장 신청권이 규정돼있기 때문에 법률로는 검찰청을 해체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이 바로 그점을 지적했다. 헌법엔 검찰총장의 존재가 규정돼있고, 검찰총장을 임명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영장청구권·압수수색영장 신청권 등 검사의 기능이 규정돼있다. 검찰총장은 검찰 조직 존재를 전제로 규정된 것이다.

검찰 조직은 헌법에 명문화된 것은 아니지만, 불문율로 존재가 전제된 것이라고 본다. 민주당은 “법률로 이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검사의 업무 중 하나는 형 집행인데, 민주당은 이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민주당의 안은 여러 위헌 시비에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이 설치되면, 중수청엔 검사·검찰 수사관·경찰관 등 여러 출신자들이 모여 수사관으로 근무한다. 중수청 내부에서 이들 간 파벌 다툼·알력이 발생해 민생 치안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당연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 임용 구조가 일원화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검찰 수사관은 공소청에서 필요한 인력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중수청으로 배치될 것이다. 추가로 변호사 출신을 따로 채용할 수도 있다.

감사원 3급 간부가 감사 대상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가 지난 2023년 적발됐다. 이를 수사했던 공수처는 기소권이 없어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검찰은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사건을 공수처로 돌려보냈다. 그러자 공수처는 “우리가 어떻게 보완 수사를 하느냐”면서 접수를 거부했다.

검찰·공수처는 1년 넘게 ‘핑퐁’ 하다가 사건을 방치했다. 같은 기관 내부에서도 임용 구조가 일원화가 되지 않은 채 여러 기관 출신자들이 섞이면 불협화음이 생길 수도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설치하는 안을 추진하다가,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등에게 반박을 들었다. 정부·여당은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산하에 설치하려고 하는데…

▲임 지검장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 같다. 검사장이 특정 정당이 개최한 공청회에 참석해서 장관의 정책을 비판하는 자체가 보기에 좋지 않았다. 상관을 조심스럽게 비판하는 건 좋지만, 공개석상에서 아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건 정치다.

정치를 하고 싶으면, 검사 옷을 벗고 해야 한다. 지검장 신분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는 상황 자체가 검찰의 잘못된 현실을 보여준다. 특정 분위기에서 특정한 언행을 했다고 해서 검사장까지 진급시킨 자체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행안부엔 이미 국가수사본부가 있으며, 기존 경찰 조직도 있다. 그런데 중수청까지 행안부에 설치하면, 행안부는 매우 비대한 조직이 된다. 어떻게 행안부를 통제할 수 있겠는가? 기관 간 충돌 가능성도 있다. 조정·견제가 안 되면, 이 책임을 누가 질 수 있을지 모른다.

“중수청 임용 일원화 안 돼 파벌·알력 가능성”
“임은정, 정치하고 싶으면 검사 옷부터 벗어야”

-“민주당의 안대로 수사 시스템이 바뀌면, 수사 통제와 각종 이의신청 절차가 매우 복잡해진다”는 비판도 있다.

▲바로 그게 문제다. 지난 2020년 확정됐던 1차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까지 검찰 수사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는 간단했다. 항고·재항고해서 무혐의 결정을 받고, 그 무혐의 결정에 대해선 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해서 불복했다.

이전엔 모든 사건이 검찰로 송치돼 검찰이 일일이 기소 또는 무혐의 결정을 했다. 검찰에서 다시 확인한 후 최종 정리를 했던 것이다. 그런데 경찰에 수사 종결권을 주면서, 경찰은 기소할 사건만 검찰에 송치하고, 스스로 불송치 결정을 한다. 이의신청을 해서 사건이 검찰에 가면, 검찰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다.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잘 응하지 않는다. 서로 자기 사건이 아니라서 책임감도 없다. 결국 도돌이표의 연속이다. 그러다 시간만 지나고 다 잊힌다. 경찰에선 그런 사건을 ‘암장 사건’이라고 한다. 검찰이 폐지되면, 변호사조차도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이의신청 절차가 매우 복잡해진다.

-각 부처에 있는 특별사법경찰관(이하 특사경)도 검사가 지휘·감독한다. 그래서 검찰 해체 이후 지휘·감독 문제도 거론되는데…

▲예전엔 특사경도 검사가 지휘했다. 검찰 해체 후 중수청에 소속되는 검사도 똑같이 사법경찰관이 된다. 누가 누구를 지휘해야 할 지 알 수 없어진다. 그래서 제대로 수사가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사경에게 전권을 줘도 될 만큼 전문성이 있는지 걱정된다.

-미국에선 검찰·수사기관이 TF를 구성해서 수사기관이 수사를 맡고, 검사는 법률적으로 수사 진행 상황을 검토·통제한다. 이어 기소권을 매개로 기소·대배심 회부를 결정하는 형태로 사실상의 수사 지휘를 한다.


▲독일도 비슷하다. 독일에서 공부한 법조인의 의견을 들어보면, 독일 검찰은 자체 수사 인력이 없다. 그래서 검사가 직접 수사 현장에 방문해 경찰관을 지휘한다.

-일각에선 “선진국 검찰엔 자체 수사 인력이 없으니, 공소청도 직접 보완 수사권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저는 판·검사를 모두 지냈다. 검사는 수사 검사와 공판 검사로 구분된다. 그런데 공판 검사가 사건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수사를 안 했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이런 검사에겐 “이러면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무죄 선고 가능성을 암시한다.

-공판 검사가 오로지 서류만 보고 사건을 판단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상황인가?

▲그렇다. 그러면 공판 검사는 수사 검사에게 도움을 청한다. 수사 검사는 직접 법정에 출석해 공판을 함께 진행한다. 이렇게 해결되는 사건들이 더러 있다. 수사 검사는 직접 수사했으니, 각종 증거를 다양한 관점에서 강조한다. 따라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수사를 한 사람이 사건을 잘 알 수밖에 없다.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기소한 후 공소 유지도 잘 해서 범죄자를 처벌해야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제도적 한계 때문에 무죄 선고가 많이 나온다면, 범죄자만 활개 치지 않겠는가? 그러면 피해자는 “이 땅에 정의가 있느냐”고 분노할 것이다. 분노한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할 지 모른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면서 자력 구제를 하려고 할 수도 있다.


-법 질서가 과도하게 무너진 일부 국가·사회에선 자경단이 활동한다.

▲그렇다. 결국 정글의 세상이 되는 거 아니겠나? 검찰 조직 문제는 형사사법이 갖는 정의 문제다.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자를 처벌하면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세워야 국민이 안전한 삶을 살면서 공동체를 믿는다. 그게 질서고, 국가의 역할이다.

그런데 시스템을 잘못 만들면 범죄 예방은 못하고,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해 이들이 활개칠 수 있는 범죄자 천국이나 피해자들의 지옥이 된다. 희망이 없고, 굉장히 무서운 사회가 된다. 이런 사회에 누가 애정을 갖겠나? 그러면 자경단이 영웅이 된다. 1차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이미 답이 나왔다. 애써 그 답을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상고심 적체가 만성화됐다. 지금까지 상고허가제·상고법원 설치 등 대안이 제시됐지만, 여러 이유로 무산이 됐다. 민주당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려 해결하려고 하는데…

▲접근 방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데, 의도는 뻔하다.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법관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결국 대통령은 자신이나 공범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한 재판 결과가 나오도록 자기 사람을 대법관으로 임명하려고 할 것이고, 내란 관련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려고 할 것이다.

이는 동기가 굉장히 불순하고, 사법부 독립을 해치는 것이다. 아울러 대법관 수를 늘리면, 휘하의 재판 연구관도 증원해야 한다. 지금도 제1심과 항소심 재판이 충실하지 못하다. 판사 수가 부족하다면, 오히려 제1심·항소심을 맡을 판사를 늘려야 한다.

-판사가 과로사하는 사례는 잊을 만하면 발생한다.

▲제가 판사로 근무할 때엔 ‘판생 후 피생’이란 말이 있었다. “판사가 살아야 피고인도 산다”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판사의 삶은 너무 힘들다. 저도 판사 시절엔 하루 19시간을 컴퓨터로 작업하면서 계속 일했다. 제 후배였던 여성 판사 1명도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

“대법관 증원하면 대통령 사람 임명될 것”
“이재명 100일, 비정상을 일상화한 100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주기적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한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위해 하는 말인 것 같다. 민주당의 내란 몰이는 굉장히 위험하다. 국민의힘에서 “비상계엄이 잘됐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선포 요건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전에 전혀 알지 못해서 비상계엄 선포에 관여한 사람도 없다.

국민의힘은 탄핵 자체가 아니라, 공조수사본부의 수사 과정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절차를 지적한 것이다.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헌법학 대가인 허영 경희대 로스쿨 석좌교수도 탄핵 심판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심판이 단심제라는 것을 감안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수용했으며, 거부할 방법도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후 진행된 대선에서 49%를 득표했고,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는 41%를 득표했다. 국민의힘도 일정한 국민 지지를 얻은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내란을 일으킨 대통령을 배출했고, 동조·방조한 당”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다수당임을 이용해서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국민의힘을 해산하겠다”고 한다. 그러더니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고, 대법원장을 탄핵소추하겠다”고 하는데, 이거야말로 입법 독재다.

만약 내란 혐의 재판서 무죄 선고가 나오면, 민주당이 지금까지 했던 일들은 모두 무위로 돌아간다. 자신이 없는 것 같다. 이들도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자꾸 내란 프레임을 걸지 말았어야 한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4개월이 지났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임기 100일이 지난 후 이 기간을 “회복의 100일”이라고 했지만, 저는 “근본을 파괴하고, 비정상을 일상화하는 100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국정 전반에 걸쳐 일을 잘하지도 못했는데, 우호 언론을 통해 “엄청 잘했다”고 포장해 국민을 기만·호도한다.

실제로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엔 “더 이상 서류를 작성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됐다”고 포장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이게 뭔가? 한미 간 서로 얘기가 다르다. 이 대통령은 “이익이 안 되는 사인은 안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정상회담 당시엔 왜 그 얘기를 안 했나?

왜 국민께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못하나? 또 한미 원자력 협정·군사 안보 관련 결과도 나왔어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걸 못했다. 결과적으로 빈 껍데기뿐인 정상회담이었다.

외교는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대사들을 모두 그만두게 해 공석이 됐거나, 아그레망을 받지 못한 나라도 있다. 게다가 미국 조지아주에서 국민 317명이 왜 그런 대접을 받게 놔 두나? 캐나다·호주 등 다른 FTA 체결국들과 달리 우리는 전문직 취업을 위한 전용 비자 쿼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런 문제도 정상회담 의제로 올렸어야 한다.

미국 불법 이민자 수용소의 환경은 굉장히 참담하다. 우리도 OECD 국가다. 어떻게 우리 국민을 그런 참담한 곳에 가두도록 방치할 수 있는가? 이런 일은 대통령이 직접 전화라도 해서 실무 협정을 추진해야 하는데,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소통도 안 되고, 채널도 없는 것 같다. 무능하기 짝이 없다.

그 다음 놀랐던 것은 차지훈 UN 대사 임명이다. 어떻게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을 임명할 수 있나? 깜짝 놀랐다. UN은 다자 외교 무대다. 한두 나라 경험 정도로는 안 된다. 말 한마디도 굉장히 조심해야 하고, 노련해야 한다. 차 대사 임명 소식을 듣고 “아주 과감하다”고 생각했다.

-국민의힘은 107석을 보유한 소수 정당이다. 정부여당을 어떻게 견제해야 하겠는가?

▲사실 민주당이 다수결로 밀어붙이면 방법이 없다. 결론은 우리가 국민 여론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께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의 잘못을 알리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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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