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 거여 민주당을 말하다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10.13 15:52:01
  • 호수 15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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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은 이재명 수사 감정적 보복”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5선 중진 조배숙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 시도를 일컬어 “여러 위헌 시비에 걸릴 것”이라며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절차가 일원화되지 않아 파벌·알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대법관 증원 논란에 대해서도 “뻔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판·검사를 모두 지낸 국민의힘 5선 중진 조배숙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검찰개혁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 수사에 대한 감정적 보복을 하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압박에 대해선 “강성 지지층을 위해 하는 말 같고, 내란 몰이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진의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검찰 해체로 굉장히 위험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민주당이 주로 문제 삼는 사건은 전체 사건 중 1%에 불과하며, 나머지 99%는 모두 민생 치안 관련 사건이다. 저도 때로는 “검찰이 사건을 왜 저렇게 인권을 침해하고, 틀린 방향으로 처리할까? 공정한 수사가 아니”라는 울분을 느낀다.

그런데 민주당은 일부를 일반화한 후 “검찰이 수사권·기소권을 모두 가져서 문제가 생겼으니, 검찰에 절대로 수사권을 주면 안 된다”면서 검찰을 악마화하고 압박한다. 그래서 “이 대통령 수사에 대한 감정적 보복을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헌법에 검찰총장의 존재와 검사의 영장청구권·압수수색영장 신청권이 규정돼있기 때문에 법률로는 검찰청을 해체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이 바로 그점을 지적했다. 헌법엔 검찰총장의 존재가 규정돼있고, 검찰총장을 임명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영장청구권·압수수색영장 신청권 등 검사의 기능이 규정돼있다. 검찰총장은 검찰 조직 존재를 전제로 규정된 것이다.

검찰 조직은 헌법에 명문화된 것은 아니지만, 불문율로 존재가 전제된 것이라고 본다. 민주당은 “법률로 이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검사의 업무 중 하나는 형 집행인데, 민주당은 이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민주당의 안은 여러 위헌 시비에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이 설치되면, 중수청엔 검사·검찰 수사관·경찰관 등 여러 출신자들이 모여 수사관으로 근무한다. 중수청 내부에서 이들 간 파벌 다툼·알력이 발생해 민생 치안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당연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 임용 구조가 일원화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검찰 수사관은 공소청에서 필요한 인력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중수청으로 배치될 것이다. 추가로 변호사 출신을 따로 채용할 수도 있다.

감사원 3급 간부가 감사 대상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가 지난 2023년 적발됐다. 이를 수사했던 공수처는 기소권이 없어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검찰은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사건을 공수처로 돌려보냈다. 그러자 공수처는 “우리가 어떻게 보완 수사를 하느냐”면서 접수를 거부했다.

검찰·공수처는 1년 넘게 ‘핑퐁’ 하다가 사건을 방치했다. 같은 기관 내부에서도 임용 구조가 일원화가 되지 않은 채 여러 기관 출신자들이 섞이면 불협화음이 생길 수도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설치하는 안을 추진하다가,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등에게 반박을 들었다. 정부·여당은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산하에 설치하려고 하는데…

▲임 지검장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 같다. 검사장이 특정 정당이 개최한 공청회에 참석해서 장관의 정책을 비판하는 자체가 보기에 좋지 않았다. 상관을 조심스럽게 비판하는 건 좋지만, 공개석상에서 아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건 정치다.

정치를 하고 싶으면, 검사 옷을 벗고 해야 한다. 지검장 신분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는 상황 자체가 검찰의 잘못된 현실을 보여준다. 특정 분위기에서 특정한 언행을 했다고 해서 검사장까지 진급시킨 자체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행안부엔 이미 국가수사본부가 있으며, 기존 경찰 조직도 있다. 그런데 중수청까지 행안부에 설치하면, 행안부는 매우 비대한 조직이 된다. 어떻게 행안부를 통제할 수 있겠는가? 기관 간 충돌 가능성도 있다. 조정·견제가 안 되면, 이 책임을 누가 질 수 있을지 모른다.

“중수청 임용 일원화 안 돼 파벌·알력 가능성”
“임은정, 정치하고 싶으면 검사 옷부터 벗어야”

-“민주당의 안대로 수사 시스템이 바뀌면, 수사 통제와 각종 이의신청 절차가 매우 복잡해진다”는 비판도 있다.

▲바로 그게 문제다. 지난 2020년 확정됐던 1차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까지 검찰 수사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는 간단했다. 항고·재항고해서 무혐의 결정을 받고, 그 무혐의 결정에 대해선 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해서 불복했다.

이전엔 모든 사건이 검찰로 송치돼 검찰이 일일이 기소 또는 무혐의 결정을 했다. 검찰에서 다시 확인한 후 최종 정리를 했던 것이다. 그런데 경찰에 수사 종결권을 주면서, 경찰은 기소할 사건만 검찰에 송치하고, 스스로 불송치 결정을 한다. 이의신청을 해서 사건이 검찰에 가면, 검찰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다.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잘 응하지 않는다. 서로 자기 사건이 아니라서 책임감도 없다. 결국 도돌이표의 연속이다. 그러다 시간만 지나고 다 잊힌다. 경찰에선 그런 사건을 ‘암장 사건’이라고 한다. 검찰이 폐지되면, 변호사조차도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이의신청 절차가 매우 복잡해진다.

-각 부처에 있는 특별사법경찰관(이하 특사경)도 검사가 지휘·감독한다. 그래서 검찰 해체 이후 지휘·감독 문제도 거론되는데…

▲예전엔 특사경도 검사가 지휘했다. 검찰 해체 후 중수청에 소속되는 검사도 똑같이 사법경찰관이 된다. 누가 누구를 지휘해야 할 지 알 수 없어진다. 그래서 제대로 수사가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사경에게 전권을 줘도 될 만큼 전문성이 있는지 걱정된다.

-미국에선 검찰·수사기관이 TF를 구성해서 수사기관이 수사를 맡고, 검사는 법률적으로 수사 진행 상황을 검토·통제한다. 이어 기소권을 매개로 기소·대배심 회부를 결정하는 형태로 사실상의 수사 지휘를 한다.

▲독일도 비슷하다. 독일에서 공부한 법조인의 의견을 들어보면, 독일 검찰은 자체 수사 인력이 없다. 그래서 검사가 직접 수사 현장에 방문해 경찰관을 지휘한다.

-일각에선 “선진국 검찰엔 자체 수사 인력이 없으니, 공소청도 직접 보완 수사권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저는 판·검사를 모두 지냈다. 검사는 수사 검사와 공판 검사로 구분된다. 그런데 공판 검사가 사건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수사를 안 했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이런 검사에겐 “이러면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무죄 선고 가능성을 암시한다.

-공판 검사가 오로지 서류만 보고 사건을 판단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상황인가?

▲그렇다. 그러면 공판 검사는 수사 검사에게 도움을 청한다. 수사 검사는 직접 법정에 출석해 공판을 함께 진행한다. 이렇게 해결되는 사건들이 더러 있다. 수사 검사는 직접 수사했으니, 각종 증거를 다양한 관점에서 강조한다. 따라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수사를 한 사람이 사건을 잘 알 수밖에 없다.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기소한 후 공소 유지도 잘 해서 범죄자를 처벌해야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제도적 한계 때문에 무죄 선고가 많이 나온다면, 범죄자만 활개 치지 않겠는가? 그러면 피해자는 “이 땅에 정의가 있느냐”고 분노할 것이다. 분노한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할 지 모른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면서 자력 구제를 하려고 할 수도 있다.

-법 질서가 과도하게 무너진 일부 국가·사회에선 자경단이 활동한다.

▲그렇다. 결국 정글의 세상이 되는 거 아니겠나? 검찰 조직 문제는 형사사법이 갖는 정의 문제다.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자를 처벌하면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세워야 국민이 안전한 삶을 살면서 공동체를 믿는다. 그게 질서고, 국가의 역할이다.

그런데 시스템을 잘못 만들면 범죄 예방은 못하고,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해 이들이 활개칠 수 있는 범죄자 천국이나 피해자들의 지옥이 된다. 희망이 없고, 굉장히 무서운 사회가 된다. 이런 사회에 누가 애정을 갖겠나? 그러면 자경단이 영웅이 된다. 1차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이미 답이 나왔다. 애써 그 답을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상고심 적체가 만성화됐다. 지금까지 상고허가제·상고법원 설치 등 대안이 제시됐지만, 여러 이유로 무산이 됐다. 민주당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려 해결하려고 하는데…

▲접근 방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데, 의도는 뻔하다.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법관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결국 대통령은 자신이나 공범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한 재판 결과가 나오도록 자기 사람을 대법관으로 임명하려고 할 것이고, 내란 관련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려고 할 것이다.

이는 동기가 굉장히 불순하고, 사법부 독립을 해치는 것이다. 아울러 대법관 수를 늘리면, 휘하의 재판 연구관도 증원해야 한다. 지금도 제1심과 항소심 재판이 충실하지 못하다. 판사 수가 부족하다면, 오히려 제1심·항소심을 맡을 판사를 늘려야 한다.

-판사가 과로사하는 사례는 잊을 만하면 발생한다.

▲제가 판사로 근무할 때엔 ‘판생 후 피생’이란 말이 있었다. “판사가 살아야 피고인도 산다”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판사의 삶은 너무 힘들다. 저도 판사 시절엔 하루 19시간을 컴퓨터로 작업하면서 계속 일했다. 제 후배였던 여성 판사 1명도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

“대법관 증원하면 대통령 사람 임명될 것”
“이재명 100일, 비정상을 일상화한 100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주기적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한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위해 하는 말인 것 같다. 민주당의 내란 몰이는 굉장히 위험하다. 국민의힘에서 “비상계엄이 잘됐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선포 요건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전에 전혀 알지 못해서 비상계엄 선포에 관여한 사람도 없다.

국민의힘은 탄핵 자체가 아니라, 공조수사본부의 수사 과정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절차를 지적한 것이다.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헌법학 대가인 허영 경희대 로스쿨 석좌교수도 탄핵 심판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심판이 단심제라는 것을 감안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수용했으며, 거부할 방법도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후 진행된 대선에서 49%를 득표했고,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는 41%를 득표했다. 국민의힘도 일정한 국민 지지를 얻은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내란을 일으킨 대통령을 배출했고, 동조·방조한 당”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다수당임을 이용해서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국민의힘을 해산하겠다”고 한다. 그러더니 “내란특별재판부를 만들고, 대법원장을 탄핵소추하겠다”고 하는데, 이거야말로 입법 독재다.

만약 내란 혐의 재판서 무죄 선고가 나오면, 민주당이 지금까지 했던 일들은 모두 무위로 돌아간다. 자신이 없는 것 같다. 이들도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자꾸 내란 프레임을 걸지 말았어야 한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4개월이 지났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임기 100일이 지난 후 이 기간을 “회복의 100일”이라고 했지만, 저는 “근본을 파괴하고, 비정상을 일상화하는 100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국정 전반에 걸쳐 일을 잘하지도 못했는데, 우호 언론을 통해 “엄청 잘했다”고 포장해 국민을 기만·호도한다.

실제로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엔 “더 이상 서류를 작성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됐다”고 포장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이게 뭔가? 한미 간 서로 얘기가 다르다. 이 대통령은 “이익이 안 되는 사인은 안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정상회담 당시엔 왜 그 얘기를 안 했나?

왜 국민께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못하나? 또 한미 원자력 협정·군사 안보 관련 결과도 나왔어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걸 못했다. 결과적으로 빈 껍데기뿐인 정상회담이었다.

외교는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대사들을 모두 그만두게 해 공석이 됐거나, 아그레망을 받지 못한 나라도 있다. 게다가 미국 조지아주에서 국민 317명이 왜 그런 대접을 받게 놔 두나? 캐나다·호주 등 다른 FTA 체결국들과 달리 우리는 전문직 취업을 위한 전용 비자 쿼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런 문제도 정상회담 의제로 올렸어야 한다.

미국 불법 이민자 수용소의 환경은 굉장히 참담하다. 우리도 OECD 국가다. 어떻게 우리 국민을 그런 참담한 곳에 가두도록 방치할 수 있는가? 이런 일은 대통령이 직접 전화라도 해서 실무 협정을 추진해야 하는데,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소통도 안 되고, 채널도 없는 것 같다. 무능하기 짝이 없다.

그 다음 놀랐던 것은 차지훈 UN 대사 임명이다. 어떻게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을 임명할 수 있나? 깜짝 놀랐다. UN은 다자 외교 무대다. 한두 나라 경험 정도로는 안 된다. 말 한마디도 굉장히 조심해야 하고, 노련해야 한다. 차 대사 임명 소식을 듣고 “아주 과감하다”고 생각했다.

-국민의힘은 107석을 보유한 소수 정당이다. 정부여당을 어떻게 견제해야 하겠는가?

▲사실 민주당이 다수결로 밀어붙이면 방법이 없다. 결론은 우리가 국민 여론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께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의 잘못을 알리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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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