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소신파’ 조경태 의원 혼란의 국힘을 말하다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12.08 11:51:39
  • 호수 15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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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일컬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지만, 장 대표의 상식엔 맞을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동훈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선 “언제든지 소통할 수도 있다”면서도 “동의하는 쟁점·사안이 있으면 함께하고, 없으면 함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지난 8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조 의원의 관계를 놓고, 일각에선 “결별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일요시사>는 조 의원을 만나 그의 생각을 들었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에선 선거 전략으로 빅텐트론이 제시된 후 패배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내년 지방선거 전략으로 또 빅텐트론이 거론된다. 국민의힘이 빅텐트론을 선호하는 이유는?

▲빅텐트론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먼저 시작됐다. “상대보다 약해서 이기기 어려울 때, 연대를 통해 일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내 빅텐트론 선호는 정당으로서 자생력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미지가 많이 추락했다. 이런 상태로는 빅텐트란 말에 설득력이 안 붙는다.

국민의힘엔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 등 여러 호재가 있다. 그런데도 지지율이 안 올라가는 이유는 “우리가 황교안”이라고 말한 장동혁 대표 체제로부터 비롯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확실하게 절연하지 못해서 크게 실망하는 지지자들도 많은 것 같다.

-장 대표는 자유통일당·자유민주당·우리공화당·자유와혁신 등 원외 강경 보수 4당을,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혁신당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을 아우르는 빅텐트가 가능하겠는가?

▲비상계엄이라는 오염 물질·불량 상품을 가지고 뭘 할 수 있겠는가? 비상계엄 관련 사안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국민의힘과 연대·통합을 하려는 분들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다. 부정선거를 옹호하는 극우 정당들과의 연대는 의미도 없고, 도움도 안 될 거라고 본다. 그런 정당엔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가만히 놔둬도 그들은 국민의힘에 표를 줄 것이다. 그들과의 연대를 외연 확장으로 보기엔 민망하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제1야당 노릇을 제대로 못해서 민주당이 각종 입법을 몰아치듯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해서 여당의 폭주를 막기엔 상당한 한계가 있다. 저는 민주당이 정치를 잘한다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국민의힘도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본다. 윤 어게인·비상계엄·부정선거론을 옹호하는 세력이 과연 국민 다수로부터 지지를 얻을 수 있겠는가? 어렵다고 본다. 국민의힘은 여당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정당으로 전락해 버렸다.

-국민의힘에서 윤 어게인 세력과 절연하지 못하는 이유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 깊은 연관이 있을 거라고 본다. 윤 전 대통령은 전씨를 일컬어 “하나님이 한국에 보낸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명백하게 잘못한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할 용기가 없어서 일반적·상식적인 사고에서 벗어나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

또 같은 물이 든 패거리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속으로 비상계엄 실패를 통탄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도 든다. 그분들은 독재 국가에서 살아야 할 사람들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일원이 될 자격이 없다.

그런 사람들이 주도하는 정당은 사이비 정당이 된다. 정당의 존재 가치를 잃는 것이라고 본다.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는 것은 정당의 길을 포기하고 망하는 길이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김영삼 전 대통령 제명이 민주화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는데….

▲장 대표의 발언을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스스로 “우리가 황교안”이라는 장 대표의 상식엔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장 대표의 그 발언은 해당 행위라고 생각한다.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사람을 어떻게 우리 국민의힘과 비유할 수 있는가? 또 그 발언은 민주화를 상징하는 김 전 대통령을 모독하는 발언이다. 김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독재정권에 항거하신 분이다. 그런 분을 추 의원과 동일시하는 것은 고인 모독이다.

“황·YS 발언은 해당 행위·고인 모독”
“장 선택한 당원들도 현 상황 감수해야”

-지난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한 전 대표와 조경태 의원이 결별한 게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지금은 만나서 의논해야 할 만큼 특별하고 강력한 정치적 사안이나 쟁점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언제든지 소통할 수도 있다고 본다. “저와 한 전 대표가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결별’이란 단어를 붙이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동의하는 쟁점·사안이 있으면 함께하고, 없으면 함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은 없다.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았다. 조경태·안철수 후보 단일화 논의에도 개입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한 전 대표 스스로 그 이유를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저는 “한 전 대표 스스로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사정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이해한다.

-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데도, 조경태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이유는?

▲저는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확실하게 절연한 후 새롭게 가야 희망이 있다고 봤다. 당시 일반 여론조사에선 후보 중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제가 당선됐다면 국민의힘의 위상이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도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다. 저는 그 길을 제시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당원들은 장 대표를 선택했기 때문에 당원들도 현 상황은 감수해야 한다.

-최근 국민의힘에선 친한계를 겨냥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데?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모욕 논란은 당사자인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이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 박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했는데도, 장 대표는 반려했다. 대단히 부적절하다. 박 대변인이 당직에서 물러나는 게 국민의힘에 도움이 됐을 것 같다.

하지만 사의를 반려해서 당 전체에 큰 타격을 입혔다. 박 대변인에게도 안 좋게 작용할 거라 생각한다. 이런 상황을 본 장애인들이 과연 국민의힘을 지지할지 되묻고 싶다.

국민의힘 송영훈 전 대변인 등 일부 친한(친 한동훈)계 인사들의 당협위원장 공모 탈락과 관련해서도, 합당한 선발 절차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보통 공모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은 억울해하는 게 다반사다. 객관적 선정 기준이 있다면, 이의를 제기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한국 정치에선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한 파벌 정치가 구조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소신 행보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저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관성 있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 정치관에서 정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람 중 최상위에 있는 분들은 국민이다. 정당·정파는 하위 개념이다. 저는 특정 정파에 휘둘릴 생각이 전혀 없다. 그 길에 동참하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제가 올바른 길을 선도하면, 많은 분께서 지지를 보낼 거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민주당 모두 제 얘기를 잘 새겨듣고, 정파의 이익을 뛰어넘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최근 조경태 의원은 북극항로 정책을 비판하면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일부 부산 지역 신문은 “조 의원이 부산시장 출마를 고심한다”고 보도했는데?

▲글쎄다. 저는 부산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 저는 북극항로가 부산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저는 토목공학 박사다. 수치가 정확해야 지지·응원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북극항로엔 지나치게 장밋빛 환상·전망만 제시돼서 제2의 대왕고래가 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경제성에 대한 평가 없이 뜬구름 잡듯이 잘될 거라고만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계속 비판하니까 부랴부랴 내년 3월까지 타당성·적정성 조사를 하겠다고 한다. 민주당은 절차를 무시하면서 상대에겐 절차를 지키라고 한다. 경제성·수요·기후 조건·환경·예산 투입 등 모든 부분을 종합해 분석해 보니 마치 침대에 사람을 맞추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의 당 대표 선거 불참? 스스로 물어봐야”
“부산시장 출마? 글쎄…부산특별시 승격부터”

저는 북극항로가 열리면 지구엔 재앙이 될 거라 생각한다. 북극의 얼음이 녹는다는 건 지금 온난화가 그만큼 더 심해졌단 뜻이다.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건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얼음을 강제로 깨면서 항해하는 것 자체가 환경파괴다. 우리나라의 많은 환경단체가 왜 이를 비판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환상을 만들어 내년 지방선거 이슈로 활용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래서 정당하다면 공개토론에 응해달라는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시키려고 한다. 분쟁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닌가?

▲그렇다. 우리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북극해 항로를 지나가야 한다. 그런데 러시아는 북극해 항로를 일컬어 내해라고 주장한다. 러시아와의 관계를 매끄럽게 정리하지 않으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부산 해양수도 특별법·해양수산부 이전 특별법이 통과될 당시 저는 국회 해양수산법안소위원장으로서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그런 제가 부산 발전이란 관점에서 봤을 때, 북극항로가 당장 필요한 사업인지 고민하게 된다. 중·장기 계획으로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에선 ▲해양수산부·HMM 이전 ▲부·울·경 30분 시대 등을 주장하면서 부산 공략을 시도한다. 국민의힘에서 이를 막을 방법이 있다면?

▲민주당이 주장하는 내용 자체는 부산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양당이 함께 노력해서 부산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다만 풍선을 띄우는 식으로 정치적 구호를 내세워 희망고문을 해선 안 된다. 실질적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KDB산업은행도 부산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산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건 기업 이전이다. 실질적으로 기업이 오게 해서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금융산업이 발달해야 한다. 그래서 KDB산업은행 본사를 부산에 유치해야 한다.

부·울·경 30분 시대도 실현되려면, 도로·철도 등 부산·울산·경남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교통망을 편성해야 한다. 빨리 예비타당성 조사를 해서 구체화해야 한다.

-부산은 인구가 줄고 있고, 청년의 이탈이 심각하다. 이 때문에 출산율도 줄고 있다. 근본 원인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거론되는데?

▲현재의 인구 유출 속도대로라면, 5년 후엔 인천에게 역전 당한다. 물론 부산·인천이 함께 성장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부산은 지방 도시를 대표한다. 부산이 축소되는 건 지방 소멸을 상징한다. 부산이 부활하기 위해선 해양수산부 이전뿐만 아니라, 입법을 통해 부산을 부산특별시로 승격시켜 ‘해양수도 부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서울과 동등한 지위를 부여해 국가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일극 체제를 양극 체제로 바꿔야 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고 본다. 이는 상생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부산은 지정학적으로 위치가 매우 좋은 곳이다.

▲그래서 ‘해양수도 부산’을 제안했다. 부산엔 산·강·바다가 모두 있다. 지난 10월엔 부산 금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을숙도엔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가 있고, 다대포엔 아름다운 낙조가 있으며, 태종대의 절경도 있다. 감천 문화마을도 국제적인 매력이 있다. 해운대·광안리 등 기존 관광지와 어우러진 자연 생태 도시로서 아시아 최고의 해양 생태·관광 허브 도시, 훌륭한 관광지구를 만들 수 있다.

부산엔 서울보다 더 빠르고 편리한 도시 철도망을 구성해야 한다. 거미줄형 도시 철도망을 구축하면 더 많은 관광객을 부산에 유치할 수 있다. 부산이 금융·물류·해양 관광 중심 도시가 된다면, 서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이 내년 지방선거엔 어떤 영향을 주겠는가?

▲윤 전 대통령과 과감하게 절연하고, 극우화를 경계해야 한다. 국민의힘 소장파 초·재선 의원들이 지난 3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현 지도부도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도 지난 2018년 때처럼 싹쓸이당할 수 있다.

최근 84세 되신 국민의힘 부산 당원께서 제게 전화하셔서 “장 대표 체제가 상당히 문제가 많아서 국민의힘을 해산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씀하셨다. 지도부가 새겨들어야 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윤 전 대통령과 빠르고 확실하게 절연하고, 새로 거듭 태어나는 정당이 돼야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2026년엔 어떤 야당이 돼야 하겠는가?

▲윤 어게인·부정선거론·비상계엄 옹호론에서 빨리 탈출해야 한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내치지 못한 채 옹호하는 게 국민의힘을 부실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진 ‘희망’이란 두 글자를 버려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건축·토목에서도 기초가 튼튼해야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을 걷어내고 새롭게 태어나서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노력해야 수권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갖출 수 있다고 본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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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김민석 ‘이재명 그늘’ 득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이 올랐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하며 당심에 호소하고 있다. 김 전 총리에게 쥐어진 이재명이라는 칼날은 분명한 자산이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독으로 작용할지, 득으로 작용할지 조금씩 해석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지난 6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을 되새긴다. 정치인은 외부를 향한 투쟁만큼 내부를 향한 투쟁에도 철저해야 한다”며 “이재명정부 국정 성공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위해 민주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더 끈끈한 당청 관계 이어 “이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절대 과제인 이정부의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먼저 집권당인 민주당의 혁신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전 총리는 정청래 지도부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 1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를 정당 지지와 선거 결과로 연결하지 못했다”며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당 추진, 검찰개혁 논의, 공천과 선거 전략에서 나타난 숙의 부족, 토론 부족, 절차 미비, 일관성 부족은 많은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검찰개혁 엇박자, 6·3 지방선거 전략 등 정청래 전 대표의 과오를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총리는 “여당다운 여당을 만들어내겠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지난 지도부의 노력을 동지적 관점에서 치하한다”면서도 “결과 책임은 정치와 정당의 기본 윤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절박하고 엄격하지 않으면 우리는 총선 패배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며 “절박한 긴장감과 매서운 엄격함으로 당 대표 교체의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올바른 노선하에 당과 당원과 지지층을 통합하고 총선 승리로 달려가겠다”며 “1인1표 당원주권 행사에 모든 당원이 한 분도 빠짐없이 참여해 압도적 결의로 당의 리더십을 교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이정부 초대 총리로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캠프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국정 운영과 실무를 뒷받침해 온 경력을 필살기로 ‘검증된 파트너십’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역할’ 재정의 검증된 파트너십 호소 그는 최근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제1국가 과제”라며 적극 힘을 실었다. 국회 복귀 첫 지역 일정으로 메가 프로젝트가 실행되는 주요 지역인 충북 청주를 선택하며 이 대통령과 합을 맞추기도 했다. 출마 선언 이후 김 전 총리는 연달아 정책 토론회를 열면서 전당대회를 겨냥한 의제 경쟁을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검찰개혁이나 당원 주권 강화에 쏠려 있던 민주당의 흐름을 여당다움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김 전 총리는 지난 7일 ‘균형발전을 넘어 지방주도성장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이어 언론, 지역주도 성장, 금융 분야를 민주당이 추진해야 할 4가지의 개혁 과제로 꼽으며 연속 토론 기획에 나섰다. 국민 삶과 직결되는 주제를 전당대회에서 다루기 위한 ‘어젠다 세팅’이라는 게 김 전 총리의 설명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강성 당원에게 어필하기 위한 선명성 경쟁도 과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 전 대표가 여권 강성 지지층의 최우선 의제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만큼 김 전 총리의 선명성이 상대적으로 흐려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는 점 역시 ‘이정부의 대리인’ ‘하수인’ 등 수동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당대회의 필살기로 점찍은 정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 논의를 “제헌절 전에 끝내자”며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강성 개혁파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과 ‘검찰개혁의 동지 김용민 의원과 함께 뜁니다’라는 게시글을 통해 “김용민이 정청래고, 정청래가 김용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정 전 대표는 “김 의원께서 검찰개혁이 더 절실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전당대회 출마를 하지 않고 대신 제게 본인이 구상한 개혁 지도를 완수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의 혁혁한 공로자인 김 의원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부족한 선명성? 그러면서 “김 의원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비롯한 사회대개혁 지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김용민과 정청래가 손잡고 함께 달리겠다. 김용민과 정청래의 의기투합! 응원해 주고 함께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에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대원칙은 정해지지 않았나”라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해선 더 이상 당에서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밝혔다. 정 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토론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당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이견이 노출되면 민주당이 정한 수사 기소 분리의 대원칙 등에 대해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누가 당원주권정당 1인1표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 누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앞장섰는가? 반대했는가?”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이 대표 시절 주도했던 1인1표제와 검찰개혁을 필두로 선명성을 부각했다. 김 전 총리 역시 보완수사권 폐지에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잡되 혼란과 공백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주된 입장이다.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대화와 토론에 중점을 맞춰 여러 이야기를 두루 듣겠다는 것이다. 정 전 대표의 일 처리 스타일과 선을 그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총리 역임 시절에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시점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라며 “폐지안을 기본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 입장을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지침으로 여러 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일부 존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대통령 뜻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진짜 ‘여당’ 정 심판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보완수사권 폐지 원칙은 지키되,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외부적 통제와 엄밀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윤기 사건, 국민 여러분과 함께 분노한다”며 “개혁은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이 국민 앞에 더 투명하게 서게 하는 것이다. 민주적 통제와 투명한 검증의 원칙은 검과 경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보완수사권 폐지가 살인범 편들기라는 <조선일보>식 프레임은 조잡하다”며 “자극적 언어에도 금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이 같은 친정부 이미지가 오히려 김 전 총리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핵심은 안정성이다.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이정부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관리형 여당 대표’ 이미지가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 전 총리가 총리직을 사임할 때도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만들어낸 여러 성과가 있는데 김민석 국무총리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어 “제일 높이 평가하고 싶은 건 자살자 감소”라며 “올 초 통계부터 보면 월간 수백명 단위로 자살자가 줄었다. 수백명의 목숨을 구한 건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의 “여당 다운 여당”과 “현재 당내에서 제가 총선, 대선, 지방선거를 다 직접 총괄 지휘해 보고 승리까지 이끌어 본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는 제가 갖고 있는 나름의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것 역시 궤를 같이 한다. 2년 후 총선이라는 빅 이벤트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김 전 총리의 안정형 기조가 당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이대로라면 총선 필패’ ‘여당으로서의 책임’ 등을 외치고 있다. 지난 1년 민주당의 키를 쥔 선장에 대한 일종의 심판론”이라며 “2028년 총선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서는 집권여당의 승리가 최우선이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정 전 대표의 ‘자기 정치’라는 꼬리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8년 총선 이대로 괜찮을까? 김 “폭탄 선언식으로 안 돼” 모든 선거의 승패는 결국 중도층을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민주당의 강경한 기조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외연 확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 나오는 만큼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과제로 ‘실용 통합’과 ‘외연 확장’을 제시했다. 김 전 총리는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민주 진영의 통합과 연대, 중도로의 외연 확장 기조를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일시적인 갈라짐이 있을 경우 통합했고, 지금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는 연대하지 않나. 그리고 국민회의로 집권한 뒤 새천년민주당을 만들어 중도·보수 인사를 대폭 영입했는데 이게 확장”이라며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당이 통합 대상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혁신당이 결정해야 한다”며 “거대 책임 정당인 민주당으로 성격이 같은 세력들이 결합할 때는 다 흡수 합당한다”고 했다. 정 전 대표가 시도한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폭탄 선언식으로 해서 일을 그르쳤다”며 “과욕이었다. (그래서) 일이 꼬였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 역시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안 그러면 다음 총선에서 어림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된 지 벌써 1년이다. 아직도 야당인 줄 알면 되겠나”라며 “이번 전대(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신임 지도부는 국민에게도, 대통령과 정부에도, 국회 야당에도, 정말 여당다운 책임을 다할 지도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총선을 해볼 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의원도 당 대표 출마 선언 당시 “국민께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옐로카드를 보내셨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다음 총선은 레드카드”라고 경고했다. 송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지면 정권 재창출은 없다. 정권 재창출이 없으면 이정부의 성공도 장담할 수 없다”며 “(전당대회는) 누가 이정부와 협력해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만들 대표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가 “선명성만으로는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현실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개혁을 꿈꿔온 당원들의 숙원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계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체제를 더 굳건히 하는 중단 없는 개혁이 시대정신”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역시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담 못해” 안갯속 당심 결국 ‘국정 안정 파트너’와 ‘당원 주권·개혁 선명성’ 중 어느 프레임이 당원 표심을 더 움직이는지가 이번 전당대회 승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 뿌리 깊게 박힌 ‘정통성’과 ‘개혁 선명성’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김 전 총리의 남은 과제로 여겨지는 이유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겸공’ 찾은 김민석, 김어준도 우군으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유튜버 김어준씨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김씨는 정청래 전 당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그의 라이벌인 김 전 총리에게 해명의 명분을 줬다는 점에서 당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6일 김 전 총리는 방송을 통해 자신이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선 “1초 늦었다”고 말했다. 김씨도 “감기약 먹고 일부러 안 온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면서도 “소모적으로 계속할 일은 아니기에 이것부터 털고 가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영상이 있다”며 계엄 당일 김 전 총리가 국회 담을 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 인터뷰를 공개했다. 앞서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김 전 총리를 향해 ‘감기약 성분 의혹’을 제기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 같은 김씨의 태도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그가 정 전 대표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거나, 한쪽으로 쏠린 기조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등 다양한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