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개발 호재를 품다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대형 개발 호재를 품은 수도권 새 아파트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 개발 호재는 단순히 가격 상승을 넘어, 지역의 미래 가치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새로운 생활 인프라 확충, 주거 환경 개선, 인구 유입 활성화는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장기적인 관점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수요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도시 개발은 주거·문화·상업·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을 동시에 이끌어 지역 전체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다양한 분야
동시에 발전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이 같은 대형 개발 호재를 품은 아파트들이 침체된 시장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주목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3월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소재 ‘인천SK스카이뷰’ 전용 84㎡는 5억8000만원(31층)에 매매됐다. 지난해 2월 5억4500만원(31층)보다 3500만원(6.4%) 상승한 가격이다.

같은 기간 인천시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이 1.8%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지난 3월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소재 ‘철산역 롯데캐슬 앤 SK뷰 클래스티지’ 전용 84㎡의 실거래가는 10억원(14층)으로 1년 전 실거래가 9억2800만원(15층)보다 7200만원(7.7%) 올랐다. 이 단지는 대규모 재개발사업 광명뉴타운 수혜지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도 광명시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7억782만원에서 7억1547만원으로 1%대 상승에 그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형 개발 호재는 집값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새롭고 다양한 생활인프라 확충에 따른 획기적인 주거 환경 개선으로 인구 유입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인구가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풍부한 주택 수요가 형성되고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 넘어 미래 가치 창출
불황에도 내 집 마련 수요 관심

대형 도시개발이 진행되는 인천 부평구 신곡역 일대에 신규 분양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인천 부평구가 올 상반기 산곡동 일대 대규모 재개발과 함께 주거 환경과 교통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며 수요자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데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잇따르고, 군 부지 개발과 GTX 등 대형 교통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경쟁력은 더욱 제고될 전망이다. 그 동안 인천 내 서구·연수구 등에 집중된 투자와 공급 속에서 상대적 저평가되었던 부평구는 개발 호재가 속속 추진될 경우 신흥 부촌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평구는 한국GM 부평공장으로 대표되던 인천의 옛 중심지다. 지하철 1호선과 7호선, 인천 지하철 1호선 등 총 3개 노선이 지나가는 교통망도 잘 갖춰진 데다, 부평역에는 GTX-B(예정) 노선 개발 호재까지 더해져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군 부대 이전도 지역 발전에 있어 중요한 호재로 평가받는다. 부평구 내에 위치한 대규모 군부대 시설들이 순차적으로 재배치되거나 새로운 개발 사업에 들어가면서 지역 전반에 걸쳐 긍정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먼저 캠프마켓 부지는 2023년을 기점으로 모든 부지가 반환됨에 따라 본격적인 개발 프로젝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대규모 공원 식물원 도로 인천제2의료원 등 주민 생활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건립할 청사진이 그려져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 군사시설이 자리했던 공간이 시민들을 위한 녹지·문화·의료 복합지구로 거듭날 전망이다. 다음은 대형 개발 호재를 품은 분양 단지.

▲부평 두산위브 더파크= 인천광역시 부평구 산곡동 52-11번지 일대를 재개발로 공급하는 아파트인 ‘부평 두산위브 더파크’가 임대세대를 분양 매각한다.

2022년 11월 입주한 아파트로 총 10개 동, 지하 4층~최고 26층, 799가구 규모다. 이번에 매각 대상이 되는 세대는 110동 전용 39.7946㎡(6세대), 49.9486㎡(19세대)다. 전용 39타입(구17평형)은 1.5룸, 49타입(구21평형)은 2룸 소형 평형으로 1인 가구나 신혼부부 등에게 적합한 구조로 제공된다.

현재 3년 차 전세 입주로 갭투자, 실입주 가능하다. 주변 신규 분양가 대비 저렴하며 선착순으로 매각 중이다. 지상 주차 없는 공원형 단지로 설계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테마형 놀이공간 4개소, 다양한 체력 단련 시설을 갖춘 운동 공간 및 커뮤니티 광장을 조성한다. 단지 내 산책로 겸 생활형 트랙을 설치하는 등 건강 친화형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 접근성
교통 인프라

지하철 7호선 연장선 구간 산곡역이 도보 거리에 있으며, 이용하면 서울 강남권까지 환승 없이 한번에 이동할 수 있다. GTX-B 노선 환승역(예정)으로 개발되는 부평역(경인선·인천도시철도 1호선)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노선은 송도국제도시부터 시작해 부평과 서울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 등 서울 주요 도심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연결된다.

원적산과 장수산이 단지를 둘러싸고 있으며 인천 나비공원과 원적산공원, 원적산 체육공원, 뫼골놀이공원 등도 가깝다. 이 밖에 롯데마트(부평점)와 롯데하이마트(산곡점), CGV(부평점), 인천 북구도서관, 인천삼산 월드체육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남단에는 마곡초교와 산곡북초교가 있으며 청천중학교도 도보 거리에 있다. 인천의 명문고인 세일고와 명신여고, 인천외고 등도 통학 가능하며 청천학원가도 근거리에 있다.

▲용현 우방 아이유쉘 센트럴마린=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용현동 일대서 주상복합단지 ‘용현 우방 아이유쉘 센트럴마린’이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41층 2개 동, 아파트 전용 59·73·76㎡ 총 252세대 중 196세대가 일반 분양된다. 오피스텔은 전용 68·80㎡ 76실 규모로 건립된다. 높은 층수를 보유해 인천항을 중심으로 하버뷰 조망권(일부 세대)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수인분당선 숭의역이 인근에 자리한다. 서울과 수원, 용인 등 수도권 주요 도심으로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두 정거장만 가면 인천역에서 환승을 통해 1호선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제2경인고속도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등이 가까워 차량 이동도 편리하다.

군부대
재배치

초·중·고 모든 학군이 가까운 ‘원스톱 학세권’을 갖추고 있다. 도보권에 신선초와 용현초를 비롯해 신흥중, 용현중, 인항고 등이 자리하고 있다. 주변 상업지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학원이 위치해 학습 분위기 조성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단지 앞 상업지구에 수많은 식당이 있고, 수인분당선 숭의역 주변에 홈플러스와 인하대부속병원이 위치한다. 이 밖에 용정근린공원을 비롯해 남향근린공원, 도담공원 등 다수의 공원이 있어 쾌적한 주거 환경도 기대된다.


침체된 시장서 꾸준한 상승세
집값 형성에 가장 큰 영향 요소

대형 개발 호재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바로 인근 인천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인천 내항 항만 재개발사업과 인천항 골든하버 개발이 대표적이다. 인천 내항 항만 재개발사업은 국내 최초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공공 항만재개발사업으로 내항 1·8부두(42만9000㎡)에 문화·관광·상업·주거 등이 어우러지는 해양문화관광복합도시를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며, 2028년까지 도로, 상하수도 등의 기반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항 골든하버 개발은 레저와 휴양, 쇼핑,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해양문화관광시설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에 11개 필지로 구성되며 총 42만7657㎡ 규모로 부지 조성은 모두 마친 상태다. 현재 유럽형 힐링스파 및 리조트 조성이 추진 중이다. 테마파크, 복합상업시설, 컨벤션시설 등도 조성될 예정이다.

▲해링턴 스퀘어 산곡역= 2475가구의 단일 브랜드 타운을 이루는 랜드마크 ‘해링턴 스퀘어 산곡역’이 인천 부평에 분양을 알려 화제다. 지상 최고 45층 총 2475가구로 조성된다. 이 중 1248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시공은 효성그룹의 계열사인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이 맡았다.

전용면적별 분양 가구수는 ▲39㎡A 17가구 ▲39㎡B 35가구 ▲59㎡A 318가구 ▲59㎡B 387가구 ▲74㎡A 86가구 ▲74㎡B 119가구 ▲84㎡A 84가구 ▲84㎡B 68가구 ▲84㎡C 88가구 ▲84㎡D 41가구 ▲96㎡ 5가구다.


단일 브랜드 대단지에 걸맞은 상품성이 눈에 띈다. 전용면적 39㎡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1~2인 가구의 선호가 기대되며, 84㎡는 타입에 따라 4베이, 알파룸, 3면 발코니 구조 등을 선보여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전용면적 96㎡은 4베이 구조에 알파룸, 드레스룸 등 보다 넉넉한 실내 생활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피트니스룸, G·X룸, 실내 골프연습장, 사우나, 작은 도서관, 키즈카페, 소셜키친 등의 커뮤니티 시설도 선보인다.

7호선 산곡역이 약 150m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에 자리한 점이 단연 특징이다. 7호선 이용 시 가산디지털단지까지 30분대, 강남까지도 1시간 내에 도달 가능하다. 산곡역서 GTX-B(예정) 개통이 예정된 부평역(수도권1호선·인천1호선)까지도 약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 경인고속도로(부평IC)를 통해 차량으로 서울 접근성도 수월하며,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중동IC) 이용 시 수도권 곳곳으로의 이동이 용이하다.

신흥 주거지
몽땅 탈바꿈

단지는 산곡초와 산곡초병설유치원을 품고 있으며, 산곡중, 청천중, 세일고, 인천외고, 명신여고 등으로 도보 통학할 수 있다. 단지 맞은편에 롯데마트가 위치해 있고, 산곡역과 대로변에도 병원, 식당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단지 북측 공병단 부지는 대형 복합 쇼핑몰로 개발(계획)이 추진 중이다. 단지 북측으로 장수산과 원적산공원이 위치해 있다.

산곡6구역, 한양아파트2단지, 산곡3구역 등 곳곳에서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라 단지 주변은 1만5000여가구의 신흥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제3보급단과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부지도 공원과 녹지 등으로 개발 예정이라 주거 인프라는 꾸준히 개선될 전망이다.

▲원종 휴먼빌 클라츠=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에서는 일신건영이 ‘원종 휴먼빌 클라츠’ 전용 46~59㎡ 총 255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대장신도시 수혜가 기대되며 주변에 오정 군부대 개발사업지가 자리하고 있다. 모든 개발이 완료되면 총 2만6000여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양주역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 제일건설은 경기도 양주시 남방동서 ‘양주역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 전용 70~101㎡ 총 702가구를 선보인다. 양주역세권 도시개발지구에 들어서는 아파트로 향후 주거 환경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도보권에 학교를 비롯해 상업시설과 환승센터 등이 구축될 예정이다. 또 인근에 경기양주테크노밸리가 조성될 예정으로 직주근접 효과도 기대된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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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

미리 보는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선이 끝났다. 모두가 예상한 대로 승자와 패자가 뚜렷하게 갈렸다. 각 정당은 선거 결과에 따라 여당과 야당의 역할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선거를 치른 정치권은 숨 돌릴 새도 없이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지방 권력의 향방을 결정하는 지방선거가 채 1년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서 시작된 대선 정국이 마무리됐다. 2022년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했던 진보 진영은 3년 만에 다시 여당의 지위를 되찾았다. 보수 진영은 비상계엄과 탄핵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대선이 대통령 궐위로 치러진 보궐선거인 만큼 당선인은 인수·인계 기간 없이 바로 임기에 돌입했다. 또 한 번 정권교체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6개월,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한 지 60일 만에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9.4%,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2%,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였다. 지상파 3사(KBS·MBC·SBS)가 진행한 출구조사 결과와 차이를 보였지만 당락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서 본투표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의 투표자 8만14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0.8%포인트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는 이 대통령 51.7%, 김 후보 39.3%, 이 후보 7.7%였다. 출구조사와 비교해 이 대통령은 낮았고 김 후보와 이 후보는 더 득표했다. 이 대통령은 1728만7513표를 얻어 역대 대선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지만 과반 득표율에는 실패했다. 역대 대선에서 과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선관위가 지난 4일 오전 6시21분 이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하면서 이 대통령의 5년 임기가 시작됐다. 임기 개시와 동시에 국군 통수권을 비롯한 대통령의 모든 고유 권한이 이 대통령에게 자동 이양됐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2030년 6월3일까지다. 비상계엄부터 대통령 탄핵, 대선까지 숨 가쁜 6개월을 보낸 정치권은 대선 후폭풍에 직면했다. 문재인정부 이후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던 민주당은 3년 만에 여당으로 복귀했다. 민주당 단독으로만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범진보 진영(192석)으로 보면 200석에 육박하는 ‘거대 여권’의 등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 이어 대선서도 패배하면서 존망의 갈림길에 섰다. 당장 대선 패배 책임론이 불거졌고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이전투구 양상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범진보 진영과 비교해 107석이라는 ‘초라한’ 국회 의석수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차지한 이재명정부를 견제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3년 만에 정권 탈환 국민의힘, 총선 이어 또 졌다 대선 후폭풍이 걷히면 정치권은 또다시 ‘선거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3일 지방선거가 예정돼있다. 채 1년이 남지 않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지 않았다면 내년 지방선거는 윤석열정부 임기 중에 치러질 예정이었다. 윤정부서만 두 번의 지방선거가 열리는 셈이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열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윤정부에 대한 평가이자 대선 전초전 격이었을 선거가 이재명정부의 첫 대형 선거가 된 것이다. 이미 여당이 행정과 입법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서 지방 권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이재명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이른바 ‘절대 권력’을 손에 쥐게 된다. 가능성은 작지 않다. 대선 이후 몇 개월 만에 치러지는 선거서 여당이 진 적은 거의 없다. 바로 직전 지방선거서 국민의힘이 압승한 게 대표적이다. 2022년 6월, 윤정부 출범 한 달 만에 열린 지방선거서 국민의힘은 17개 광역단체장 중 서울·인천 등 12곳에서 이겼다. 민주당은 경기·광주·전남·전북·제주 등 5곳에서만 승리했다. 기초단체장 선거도 국민의힘이 완승했다. 전국 226곳 중 145곳에서 이겼다. 서울에서는 25개 자치구 중 17곳에서 승리했다. 2018년 지방선거서 서초구를 제외한 24곳에서 민주당이 이겼던 때와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열린 재보궐선거서도 7곳 중 5곳을 차지했다. 당시 이 대통령이 출마한 인천 계양을과 제주을을 제외한 대구 수성을·경남 창원의창·경기 성남시 분당구갑·강원 원주갑·충남 보령·서천 등에 국민의힘 깃발이 꽂혔다. 지난 지방선거는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고 불릴 정도로 네거티브가 난무했던 20대 대선 직후에 열리면서 당시 투표율은 50%를 간신히 넘는 낮은 수준이었다. 역대 지방선거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낮은 수치였다. 새 정부 탄생과 거의 동시에 치러진 만큼 ‘허니문’ 성격이 강했던 점도 국민의힘 승리에 영향을 미쳤다. 민심이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계엄·탄핵 보수 폭망 불과 3년 만에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대선 승리를 등에 업고 지방 권력까지 차지했던 국민의힘은 순식간에 야당으로 전락했고 민주당은 기세를 탄 상황이다. 이재명정부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지방선거 승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한 호흡으로 같이 나가려면 기울어진 지방 권력 구도를 돌려놔야 한다는 취지다. 내년 6월3일 열릴 지방선거는 대선 이후 1년 뒤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이전 허니문 선거와 비교해 기간이 긴 게 변수로 꼽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임기 초인 만큼 여당에 유리한 이슈가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두고 진행 중인 재판이 1년 내내 사회를 달굴 가능성이 크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월14일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대통령직을 상실하면서 불소추특권도 사라졌기에 혐의가 더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전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 심리 때부터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에 대해 철저하게 부인해 왔다. 재판서도 같은 태도를 보여 1심 선고까지는 1년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당선 수락 연설에서도, 취임사에서도 내란 종식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서 진행한 취임 선서에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이제 다시는 재발해선 안 된다.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 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현재 안팎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내수 시장은 ‘폭망’ 상태에 접어들었고 외부에선 관세 등으로 시장을 흔들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경제 이슈는 선거판을 늘 좌지우지했다. 텃밭 빼고 다 뒤집혀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먹사니즘’이라는 표현으로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 회복을 첫손에 꼽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가 재정 투입을 예고했다. 취임 선서에서도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돌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재명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다.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되겠다”며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겠다. 기업인이 자유롭게 창업하고 성장하며 세계시장서 경쟁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비상계엄 사태 극복과 경제 회복을 전면에 내세워 민심을 다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야당이 된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은 ‘견제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다. 의회 권력과 행정부를 장악한 이재명정부를 지방 권력으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총선은 2028년, 이 대통령의 임기 중반 이후에나 치러진다. ‘거대 야권’ 국면이 이 대통령의 임기 내내 지속된다는 뜻이다. 그사이 판을 흔들만한 대형 선거가 없기에 보수 진영으로선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총선이 지방의회 상황에 영향을 받는 만큼 국회 의석 상황을 바꾸려면 지방선거 결과가 중요하다. 문제는 내부 상황이 지나치게 어지럽다는 점이다. 보수 진영서 배출한 대통령이 벌써 두 번째 파면됐고 총선에 이어 대선까지 국민에게 외면받았다. 보수 세력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총선 때부터 나왔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선서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여준 윤 전 대통령 측 세력과 결별하는 과정서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둘러싼 혈전이 예상된다. 새 정부 1년 만에 맞대결 3년 전에는 여당이 압승 대선을 완주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의원은 비록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대선 기간 내내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결국 이런 상황을 모두 처리하고 난 뒤에야 보수 진영은 지방선거에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선 과정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선거에 임하거나 지지층만 믿고 막무가내식 행보를 보이면 총선, 대선서 이어 지방선거까지 3연패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대선과 8대 지방선거, 이번 대선서 각 정당 후보가 얻은 표를 보면 보수 진영의 상황이 얼마나 ‘최악’인지가 드러난다. 국민의힘 후보로 윤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이 대통령이 나선 20대 대선 당시 승부를 가른 건 ‘서울’이었다. 민주당은 선거를 치르면서 서울서 진 적이 많지 않았는데 2022년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로 민심을 까먹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50.6%, 이 대통령은 45.7%를 받았다. 표수로는 31만표 차이였다. 윤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전체 표 차인 24만7000표(0.73%p 차이)보다 컸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을 필두로 강원·대전·충청·TK(대구·경북)·PK(부산·경남)·울산서 승리해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지방선거 때에는 대선서 패했던 인천과 세종에서도 국민의힘이 이겼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국민의힘)이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무려 20%p 차이로 이겼다. 대선서 45.6%(윤 전 대통령) 대 50.9%(이 대통령)로 5.3%p 차이가 났던 경기도조차 48.9%(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대 49.1%(민주당 김동연 후보)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그로부터 3년 뒤 이번 대선서 국민의힘은 강원·TK·PK·울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서 졌다. 지역별로 보면 6곳에서만 김 후보가 이 대통령에 앞섰다. 국민의힘 텃밭이라고 불릴만한 지역과 보수세가 강한 지역서 선전했을 뿐 수도권과 표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충청권서 모조리 패배했다. 여러 차례 대통령을 배출한 전국 정당이 ‘영남당’으로 쪼그라든 순간이다. 안정론? 견제론? 발 빠른 인사들은 벌써부터 지방선거를 정조준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대선 패배 연설서 “저희가 잘했던 것과 못했던 것을 잘 분석해 정확히 1년 뒤 다가올 지방선거서 개혁신당이 한 단계 약진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어느 정도 승부가 예측됐던 이번 대선과 달리 내년 지방선거가 진짜 대결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개헌 국민투표 가능성 ‘동시에 진행될까?’ 이재명정부는 개헌을 할 수 있을까? 대선일로부터 꼭 1년 뒤인 내년 6월3일 열리는 9대 지방선거서 개헌 이슈가 다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선 이후 첫 대형 선거인 만큼 이날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하자는 의견은 대선 기간 내내 나왔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은 지난 4월 “2026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로 제7공화국의 문을 열자”며 “대선후보들은 개헌을 약속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정 회장은 “느닷없는 계엄령이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가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는지를 절감했다”며 “다가오는 대통령선거는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설 결정적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87체제’ 종말 초읽기? 그러면서 “개헌 시점은 늦더라도 2026년 6월이어야 한다”며 “이번 대선 이후 대통령과 국회의장의 협력 아래 정부가 지원하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에 부칠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대선후보 당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 등을 골자로 한 개헌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에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제안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