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원 딸’ 정유라, 오산서 무소속 출마 선언

15일, 페이스북에 “선거유세만 시작해 봐”
“완주하지 않을 것” 안민석 낙선운동 다짐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 농단의 핵심으로 밝혀졌던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의 딸 정유라씨가 22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정유라씨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완주 목표는 없고, (더불어민주당)안민석을 쫓아다니며 무소속으로 정당에 피해 없이 무조건 그를 낙선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오로지 오산의 안민석 낙선만 노린다. 기탁금만 모이면 인증하고 진심으로 출마할 것”이라며 “완주하지 않더라도 괜찮으신 분만 도와달라. 오로지 안민석에게 ‘내 돈 300조원 어디에 뒀냐고 당당히 물어보고, 윤지오 데려오라고 하는 게 목표”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 의원의)6선을 불가하게 하는 게 목적이다. 저는 또렷한 정책이 없기 때문에 완주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날 정씨는 자신의 계좌번호도 공개했다. 그는 “국회의원 선거 출마 후보자 기탁금인 1500만원이 다 모이면 후보 등록하고 안민석을 쫓아다니겠다”며 “만약 기탁금이 모인다면 안민석을 쫓아다닐 파티원도 구한다. 유세 기간 딱 20분 정도 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에도 “유세만 시작해봐라. 내가 꽁무니 쫓아다니면서 ‘300조 찾아오라’고 할 테니까”라며 “오산 시민이 정말 자존심과 시민의식이 있다면 다음 총선서 허경영이 나와도 허경영을 뽑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민석은 보수의 공적이 아니라 이 나라의 공적”이라고 저격했다.

앞서 지난해 5월10일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딸 조민씨의 총선 출마에 대해 “국회는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곳이지, 누구에게 내 편이 더 많은지 경쟁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런 배경지식도, 자격도 없는 정치인의 자녀들이 발을 들이밀 곳이 아니다”라며 “가끔 저에게도 출마하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저는 주제 파악을 잘한다. 저 잘 되자고 나라를 위하는 국회의원 한 자리를 차지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민씨의 총선 출마설이 제기되자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가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보도가 증가하고 있는데, 정치 입문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민주당의 5선 중진 현역 의원이다.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2019년, 최씨로부터 고발당했던 바 있다.

안 의원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최서원의 독일 은닉재산이 수조원이고 자금세탁에 이용된 독일의 페이퍼컴퍼니가 수백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독일 검찰로부터 확인했다” “최서원씨가 외국의 모 방산업체 회장을 만나 무기계약을 몰아줬다” “스위스 비밀계좌에 입금된 모 국내기업의 돈이 최서원과 연관돼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도 2022년 5월, 안 의원을 허위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안 의원은 정씨의 고소를 두고 “검찰의 기소는 총선을 앞둔 정치적 기소다. 7년 전, 방송 인터뷰 발언을 수사한 지 4년 만에 명예훼손으로 기소한 것은 부당하며 명백한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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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