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최 게이트> 쟁점 정유라 입에 물린 폭탄들

  • 최현목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6.05 10:17:36
  • 호수 1117호
  • 댓글 0개

다음 차례는 ‘정윤회 게이트’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국정 농단 사태의 마지막 퍼즐이 송환됐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가 지난달 31일 오후 3시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정씨의 송환은 언론에 생중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방증했다. 국민의 눈과 귀는 정씨의 '입'에 집중됐다.
 

포토라인에 선 정유라씨는 담담히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취재진과 일문일답서 정씨는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억울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억울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머니와 전 대통령님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하나도 모르는데, 일단 나는 좀 억울하다”고 답했다. 이번 사태와 선을 긋고자 하는 의지가 다분하다.

[마지막 퍼즐]
“난 억울해”

정씨가 인천공항에 입국한 시각, 국정 농단 사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비선진료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할 뜻을 거듭 밝혔다. 

이에 법원은 강제 구인을 결정해 구인영장을 발부했지만, 끝내 출석을 거부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하 특검)은 정씨의 이대 입학과 학사 과정서 특혜를 제공하도록 압박한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뇌물 등의 재판을 받고 있는 최씨에게 내려진 첫 구형이었다.

정씨는 이번 게이트 재수사를 촉발할 뇌관으로 지목돼왔다. 삼성그룹 승마지원 특혜의 당사자이자 최씨의 친딸이기에 박 전 대통령과 관계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다.

이에 정씨가 검찰 조사서 최씨와 박 전 대통령과 관계, 삼성그룹 승마 지원 배경, 국외 재산형성 과정 등을 소상히 밝힌다면 재수사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씨가 송환된 당일 “판도라의 상자를 열 핵심 열쇠”라고 언급했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정씨는 22년 동안 아버지인 정윤회씨 외에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바로 옆에서 지켜본 거의 유일한 인물이며,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중의 핵심”이라며 “이대 입학 비리, 삼성그룹의 뇌물 의혹, 최씨 일가의 은닉 재산 등 정씨가 쥐고 있는 키가 아직 많다. 그만큼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많고, 국민들은 속 시원한 ‘사이다 수사’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논평했다. 
 

정씨는 즉시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돼 조사를 받았다. 고강도 조사를 마친 정씨에 대해 검찰은 ▲삼성그룹으로부터 받은 지원 자금을 은폐하려 한 혐의 ▲이화여대(이하 이대) 업무방해 ▲재산 은닉 및 국외 도피 의혹 등 ‘3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일요시사>는 취재진과 일문일답 당시 나온 의혹을 중심으로 주요 쟁점을 정리해봤다.

[삼성 승마지원]
모르쇠 전략

“딱히 그렇게 (특별지원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일 끝나고 돌이켜보니…잘 모르겠다. 어머니께서 삼성전자가 승마단을 통해 총 6명을 지원하고 그중에 한 명이 나라고 말씀하셔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삼성 승마지원이 본인에 대한 특별지원이라고 생각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정씨의 답변이었다. 정씨는 삼성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부분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특혜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전면 부인했다.

자신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며 최씨가 ‘일부 문서’를 보여줘 이에 서명했을 뿐이라던 덴마크서의 진술과 큰 틀서 일치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씨는 특혜 여부에 관해 ‘모르쇠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는 뇌물죄 혐의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법조계는 정씨의 뇌물죄 적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다. 검찰이 정씨에 대해 집행한 체포영장에도 청담고 학사 비리 및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혐의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가 적시돼있을 뿐 뇌물 혐의는 빠져 있었다.

정씨의 뇌물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정씨가 직접적으로 삼성에 승마 훈련 지원을 위한 용역비, 말 구입비 등을 요구한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최씨가 ‘일부 문서’를 보여줘 이에 서명을 했을 뿐이라고 정씨가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최씨가 수령한 뇌물을 본인이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부장검사 출신인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지난 1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삼성서 최씨에게 부탁했고, 또 그걸 통해서 (박 전) 대통령이 국민연금관리공단 의사 결정에 관련된 지시가 있었다는 아주 복잡한 과정”이라며 “정씨가 어떤 의사결정이라든지 구체적인 뭔가를 담당했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정씨가 승마 지원 혜택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책임을 묻기에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 정씨보다는 최씨가 주도적으로 대부분의 일을 했고, 정씨는 그 과실을 따먹는 수익범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드디어 모습 드러낸 유라 “억울하다”
뇌물죄는 피하나? “서명만 했을 뿐?”

또 정씨 뇌물죄의 경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제3자 뇌물죄가 먼저 입증돼야 한다. 정씨가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도 입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상대적으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 비해 정씨의 뇌물죄 적용이 어려운 이유다.
 

이에 정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서 정씨를 접견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정씨를 상대로 삼성 뇌물도 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뇌물 관계는 전혀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씨는 특혜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모르쇠 전략으로 일관함과 동시에 책임을 전적으로 최씨에게 떠넘기는 전략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 승마 지원과 관련해 정씨의 입에서 결정적 증언이 나올 가능성은 현재로썬 낮은 상황이다.

반면 정씨 소환으로 최씨의 입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올 가능성은 높아졌다. 최씨는 재판부에 여러 차례 정씨의 선처를 호소하는 등 딸과 관련해서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정씨 송환 하루 뒤인 지난 1일 공판서 최씨는 “40년 지기로서 신의를 지키기 위해 박 전 대통령 곁에 끝까지 남은 게 정말 후회스럽다”고 토로하는 등 심경의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정씨의 송환 소식을 접한 최씨가 딸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진술을 뒤집고 새로운 내용을 밝힐 여지가 있다. 박 전 대통령, 최씨, 이재용 삼성 부회장 모두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서 검찰의 ‘압박카드’가 얼마나 통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대 부정입학]
어머니에 전가

“학교를 안 갔기 때문에 입학취소를 인정한다. 나는 내 전공이 뭔지도 잘 모른다. 한 번도 대학교에 가고 싶어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입학 취소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

‘이대 입학부터 출석까지 특혜가 있어서 입학이 취소됐다.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정씨는 이같이 답했다.

여러 의혹 중 정씨가 직접 얽힌 것은 청담고 재학 시절 출석·봉사활동 실적 등을 조작한 혐의와 이대 부정입학 혐의 등이다. 이에 대해 정씨는 “나는 한 번도 대학교에 가고 싶어 한 적이 없다”며 우회적으로 혐의를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덴마크서 정씨는 이대 재학 중 대리 시험 의혹에 대해 “어머니(최씨)가 그런 것을 했다고 쳐도 이를 나한테 얘기하고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상상”이라고 주장, 최씨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즉, 삼성 승마지원 의혹과 같이 일련의 학사비리 혐의에 대해서도 어머니가 주도한 일이며 자신은 몰랐다는 논리다. 그러나 삼성 승마 지원 건과 달리 이대 부정입학 건의 경우 정씨가 부정행위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는 정황이 존재한다.

이대 부정, 인지 가능성 높아
검, 모녀 공모 관계 소명할까

교육부 감사에 따르면 정씨는 이대 면접고사 당시 반입이 금지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고사장에 가져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입학사정관에게 요청한 사실이 있다. 이에 정씨는 면접장 테이블 위에 금메달을 올려놓고 면접위원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말하는 등 스스로 공정성을 해치는 행동을 했다.

정씨는 관련 의혹에 대해 “메달은 이대만 들고 간 게 아니라 중앙대에도 들고 갔다. 어머니가 입학사정관에게 메달 들고 가도 되는지 여쭤보라고 했고 (입학사정관이) 된다고 해서 가지고 들어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이 평가위원 교수들에게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특검 조사 결과 드러나 최씨를 통해 정씨와 학교 측이 공모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청담고 허위 봉사활동 실적의 경우 정씨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특검 수사에서 밝혀졌다. 사실과 다른 봉사활동 확인서를 정씨가 직접 서명하고 이를 담임교사에게 제출했다는 것이다.

[재산은닉]
자진입국 강조

“입장 전달하고 오해도 풀어 빨리 해결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한국에) 들어왔다.” 정씨는 이 같은 귀국 사유를 취재진에 전했다. 

변호인 이 변호사는 “입국은 전적으로 정씨의 결정에 의한 것”이라며 사실상 자진입국이라고 주장했다. 국외 도피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씨는 그간 수사 당국의 귀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후에도 장기간 국외에 체류했다. 이는 정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형사소송법은 죄를 지었다고 의심할만한 타당한 사유와 함께 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 구속 요건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산은닉 의혹이 있다는 점도 정씨의 구속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에 “정씨의 귀국은 은닉재산 수사가 본격화될 것을 암시한다”며 “최씨 일가의 재산조사와 환수, 이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최씨가 독일에 설립한 법인의 지분을 한때 보유한 만큼 재산 은닉과의 연관성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상태다. 그는 특검이 뇌물로 지목한 약 78억원을 삼성전자로부터 송금받은 독일법인 코레스포츠의 지분 소유자였다. 결국 검찰이 최씨 모녀의 공모 관계를 뒷받침할 근거를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혐의 소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유라 미소의 비밀

지난달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최순실의 딸 정유라는 시종일관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다. 미용용 서클렌즈를 착용한 정씨는 대답 도중 미소를 짓는가 하면 검찰로 향하는 차 안에서 다리를 꼬고 여유롭게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지난 1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긴 시간동안 한국에 송환될 때를 대비해서 머릿속에 이런저런 답변을 해야겠다고 준비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채 상병 사망사건’ 1년 수사 불신론

‘채 상병 사망사건’ 1년 수사 불신론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1년 전 국방부 조사본부 발표와 다를 바가 없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혐의에 대한 이야기다. 경북경찰청이 1년 동안 수사한 후 직권남용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법조계와 사건 관계인들은 해당 수사에 모순이 있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경찰이 약 1년 만에 채 상병 사망사고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무혐의로 판단했다.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북경찰청 결과 발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 8일, 채 상병 사망사고와 관련해 임 전 사단장 등 9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수사한 결과 “A 여단장 등 현장 지휘관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송치하고, 임 전 사단장 등 3명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초 수중수색은 소방이, 수변수색은 군이 담당하기로 합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물속에 들어가 수색하지 않기로 정한 것이다. 하지만 사고 전날 11포병 대대장(최모 중령)은 소방 측 현장 책임자로부터 ‘수변 아래 정찰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를 보고 받은 7여단장은 ‘장화 깊이까지 들어갈 것’ ‘위험한 구간은 도로정찰할 것’을 지시했다. 그럼에도 이후 당시 자체 결산 회의를 주재했던 11포병 대대장이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간다. 다 승인받았다”고 발언함으로써 다음 날 오전 채 상병이 속한 7포병 대대가 수중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해당 지시가 결국 사망사고로 이어져 11포병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봤다. 다만 그동안 언론과 정치권서 문제 삼은 임 전 사단장의 행위는 혐의없음으로 판단했다. 앞서 언론 등은 임 전 사단장이 ▲사단장 명의 단편명령을 내려 부대별 작전 임무 부여 ▲늦은 작전투입 등을 지적‧질책하고 신속히 수변으로 내려가 수색하도록 지시 ▲육군 50사단장으로부터 ‘우중 수색 지속 여부 검토 지시’를 받은 7여단장에게 예정 시간까지 수색 실시하도록 지시 등 작전통제권이 없음에도 여러 수색 관련 지시를 하거나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등 9가지 행위에 대해 문제 삼았다. 경찰은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의 작전 관련 지시들은 ‘월권행위’에 해당하지만 형법상 직권남용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직원의 행사를 가탁해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혐의 인정하기 어려워” “대대장 책임이 무거워”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일반적 직무권한의 범위를 넘는 월권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의 작전 관련 지시들은 월권행위에 해당해 형법상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이 작전과 관련해 단편명령과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작전 수행을 위해 투입되는 1사단 예하부대 지정 및 부대별 세부 임무를 부여한 것은 육군 50사단과 해병대 1사단 참모들이 세부 행정 협의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전 관련 지시들은 소방 측과 협의가 이뤄진 수색 지침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취지하에 이뤄진 것들로 기존 지침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내용의 지시를 한 것이 아니며, 특히 우중 수색 지속 지시는 7여단장이 현장 지휘관의 의견과 수색 중이었던 소방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0사단장에게 보고한 후 승인받아 예정된 시간까지 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부규정에 근거해 행정과 군수, 군기, 내부 편성, 훈련 등에 관한 지침 하달과 현장점검 등의 권한은 원소속 부대장인 임 전 사단장에게 있어 육군 50사단장의 작전통제권 행사를 방해한 위법·부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직권남용죄가 성립되기는 어렵다는 결과를 내놨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이런 행위들은 급박한 재난 상황 속에서 실종자들 수색 구조하기 위한 목적하에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7여단장 등 부대원들에게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거나 50사단장의 작전통제권 행사를 방해한 위법부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햇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월권행위에 대한 내부적인 징계나 인사상 불이익 조치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형법상 직권남용죄가 성립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죄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관해서도 경찰은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월권행위 주의의무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전 시 현장 지휘관은 위험성 평가를 통해 식별된 위험 요인에 대해 감소 및 제거 활동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합참과 2작사의 각 단편명령은 50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을 전환하면서 작전투입 전 안전성 평가를 통해 안전이 확보된 하에 작전을 수행토록 지시했고, 50사단장은 예천 지역을 할당해 7여단장의 책임하에 작전을 수행토록 했으므로 50사단장 및 7여단장이 아닌 작전통제권이 없는 1사단장에게 수색작전 관련 사전 위험성 평가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작전 관련 지시들은 소방 측과 협의가 이뤄진 수색 지침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취지하에 이뤄진 것들로 기존 지침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내용의 지시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보다 위험을 더 증대시키거나 새로운 위험을 창출하는 등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다음날 수중수색으로 인한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 또한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수변으로 내려가서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는 지시는 소방과 협의된 수색 지침대로 군사교범상 의심지역 집중수색 방법인 바둑판식으로 꼼꼼하고 면밀하게 수색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현장 지도 과정서 1사단장의 작전 수행 관련 지적과 질책에 따른 일선의 부담감이 일부 확인됐으나 이를 이유로 포11대대장의 임의적인 수색지침 변경을 예상하긴 어렵고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 또한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경찰은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무혐의로 보면서도 사단장으로서 부대를 점검하고 작전을 지시하는 등 실질적인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위치에 있었다고 봤다. 경찰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부규정에 근거해 원소속 부대장인 임 전 사단장에게 수색지침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작전을 지시하고 수색 태도를 점검 지시할 수 있으며 비록 작전통제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실제 작전 현장서 실질적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위치에 있었으므로 수색 과정서 발생할 수 있는 부대원들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을 방지해야 할 조리상, 사실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던 바 있다. 모순 지점 짚어보니… 법조계에서는 해당 조문 자체가 임 전 사단장에게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군사법 전문 변호사는 “육군 50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이 넘어간 상황서 임 전 사단장이 소속부대 현장지휘관에게 수색 방법을 지시하는 등의 행위가 그저 월권행위로 규정할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며 “군대서 작전통제권이 다른 부대로 넘어갔어도 원소속 부대장의 지시나 명령을 어기는 행위는 오히려 항명죄에 해당할 수도 있어 임 전 사단장의 말 한마디에 부대는 움직일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는 “수사단서 수사할 당시에는 임 전 사단장의 이 같은 영향력을 갖고 혐의자로 특정해 이첩했다”며 “하지만 군검찰로 넘어가면서 해당 혐의가 사라진 것과 같이 경찰서도 같은 결과를 내놨다”고 읍소하기도 했다. 또 앞서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는 경찰이 임 전 사단장이 소방 측이나 육군 50사단과 협의한 점을 전달한 것만 주목한 것에도 의문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단 수사를 거론하며 “수색 임무 하달 자체가 급박하게 이뤄져 안전장비를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 전 사단장은 수사단 조사 당시부터 실종자 수색 임무를 하달하며 안전에 대해 강조했다고 하지만 해병대 관계자들은 실종자 수색이라는 임무를 늦게 하달받았다고 진술했다”며 “한 현장 지휘관은 ‘우리 임무가 무엇인지’ 카카오톡 단체방서 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무 내용이 무엇인지 모른 채 호우 피해 복구만 할 줄 알고 출동한 부대에 당연히 안전장비가 있을 리 만무하다”고 부연했다. “실질적 영향력은 인정돼” “진술과 수사 결과도 달라” 이에 대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해당 발언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제대로 된 임무를 하달하지 않아 해당 부대가 안전장비를 갖추지 못하게 만들었으니 수색 과정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업무상과실치사로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가장 책임이 무겁다고 본 포11대대장도 임 전 사단장의 행위는 그저 전달 수준이 아닌 명백한 지시라고 주장했다. 그는 “7여단장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의 지시를 전달받아 다른 대대장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한 것뿐”이라며 “자신은 선임 대대장으로서 7여단장과 독대하는 가운데 사단장의 수색 관련 지침을 세부적으로 들었고, 그런 부분들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것들이 경찰서도 충분하게 조사가 됐고 다 소명이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저 국방부 조사본부의 1년 전 발표가 되풀이됐을 뿐”이라고 한탄했다. 채 상병의 직속 상관인 포7대대장(이모 중령)의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주장하는 무혐의 핵심과 경찰 조사 결과의 핵심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그는 “임 전 사단장은 합참이나 제2작전사 단편명령 이후 작전 지도는 했으나 작전 지시를 한 적 없다고 주장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는 바둑판식 수색 지시와 가슴장화 지원 지시는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임 전 사단장은 작전 지시가 없었다고 청문회서도 말했는데 수사 결과는 지시는 있었지만 위험을 증대시키거나 새로운 위험을 창출하는 지시가 없었다고 무혐의가 됐다”고 지적했다. 채 상병 수사외압 사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경찰의 판단과 별개로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수사를 통해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 결과가 발표된 다음날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이 명령권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로 봤는데, 다른 관점에서는 실제로 명령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며 “어느 쪽 주장이 법리에 맞는지, 사실인지 아닌지는 계속 수사해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계속 수사 이 관계자는 “어느 쪽 주장이 옳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공수처는 양쪽의 관점과 주장을 수사를 통해 확인할 것”이라며 “경찰 수사와 공수처 수사는 별개의 사안이다. 이후 (경북경찰청 사건의)검찰 송치 절차나 공소제기 여부 판단과 무관하게 공수처에 접수된 고발 및 진정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계속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