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라인’ 식물 총장 리스트

어차피 왕장관 밑서 발발 길 텐데…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통과에 반발하며 물러난 지 한 달이 지났다. 감감무소식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검찰 고위 간부 인사까지 단행했다. 윤석열정부 첫 검찰총장이 식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장관이 검찰을 컨트롤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검찰총장의 위상이 허수아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석열정부는 금융감독원장,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등 요직에 검찰 출신 인사들을 전면 배치했다. 대부분 특수통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형사·공판부 검사들의 불만이 커지는 분위기다. 차기 검찰총장은 특수·형사·공판으로 갈리지 않는 신뢰가 두터운 인물이 내정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 추천위
구성이 먼저

윤석열정부 첫 검찰총장의 역할이 수사 지휘보다는 내부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검찰총장 내정 후 취임까지는 통상적으로 한 달의 시간이 소요된다. 2011년 검찰청법이 개정되면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를 놓고 특수부 검사들이 퇴진을 압박해 한상대 검찰총장(제38대)이 물러난 뒤, 2013년 1월7일 첫 검찰총장후보추천위가 꾸려졌다.

한 총장 사퇴 38일 만이었다.


한 전 총장처럼 예고 없이 직을 던진 이들은 채동욱, 김수남, 윤석열 등이다. 사퇴 이후 추천위가 꾸려지기까지의 기간은 김수남 전 총장 때 30일이었지만, 채동욱과 윤석열 전 총장 때는 각각 7일에 불과했다. 이번 추천위 구성까지 걸린 시간은 50여일이 돼가고 있다.

추천위가 구성된 뒤에도 ▲개인·단체의 후보자 천거 ▲법무부 장관이 추천위에 심사 대상자 제시 ▲추천위가 3명 이상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 ▲법무부 장관 제청 및 대통령 최종 지명 ▲국회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추천위 구성 후에도 한두 달의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한동훈 체제 법무부의 힘이 막강해진 것이 검찰총장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라고 보고 있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인물이 없다’고 보는 게 맞다. 특수부 출신을 알아보자니 검찰 내부 불만이 극에 달하기 때문에 어느 특정 라인으로 불리지 않는 인물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됐다. 새로운 검찰총장은 누가 와도 수사 지휘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경 지검 한 부장검사도 통화에서 “‘윤석열 사단’이 전면 배치돼 검찰총장이 될 ‘윤석열 라인’도 이제 없는 상황”이라며 “한 장관이 검찰 인사를 단행했고 ‘총장 패싱’ 논란까지 나오고 있는데 누가 검찰총장을 하고 싶겠냐. 윤석열정부가 원하는 총장은 ‘말 잘 듣고 유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총장 패싱 논란은 과거 정부부터 지속됐다. 이명박정부 때 첫 검찰총장 지명자인 천성관이 낙마하면서 대타로 총장이 됐던 김준규 전 총장, 노무현정부에 이어 이명박정부까지 재직했던 임채진 전 총장 등이 대표적이다.

김오수 사퇴 후 공백 역대 최장
‘윤 사단’ 내정 시 후폭풍 불가피


이들은 검사 인사 등 조직 운영에서 실질적인 수장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임 전 총장은 2009년 임기를 6개월 앞두고 퇴임하면서 “정권교체기 검찰총장이라는 자리는 치욕을 감내해야 하는 자리”라고 털어놨다. 임 전 총장보다 사법연수원 8기수 선배인 당시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김경한 검찰총장’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윤정부가 검찰총장 인선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검찰 수사관은 “수도권과 고검에 이미 ‘윤석열 라인’이 즐비하고 국회 원구성이 되지 않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검사장 인사가 끝나고 내달 정도에 하마평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도 “아직 문정부 인사들이 씻겨 나가지 않았다. 탈피 후 진행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법무부는 지난 14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중 검사 정원을 기존 4명에서 9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법무연수원 발령은 검사들에게는 좌천으로 불리고 있다.

법무부는 검찰 내부 우려에도 총장 인선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한 장관이 사실상 중간·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취임 다음 날인 지난달 18일 검사 7명을 검사장급으로 승진시키고 검사장 11명을 전보하는 등의 인사를 실시했다.

이때 인사로 ‘윤석열 라인’ 핵심으로 꼽히는 이원석 당시 제주지검장이 대검 차장으로 임명됐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이 법무연수원으로 좌천된 뒤 그 자리에 각각 송경호, 양석조 검사를 발령했다.

문정부도 초기에 검찰총장이 없는 상황에서 대검 차장(봉욱), 법무부 검찰국장(박균택), 서울중앙지검장(윤석열)을 임명했으나 급한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의 임명, 보직 등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고 제청하도록 돼있다.

윤정부 첫 검찰총장은 검사장급 인사 이후인 내달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창원지검장인 노정연 검사장이 하마평에 오르면서 헌정 사상 첫 여성 검찰총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 지검장은 2019년 7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여성 3호’ 검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하마평 유일
여성 노정연

서울 출신인 노 지검장은 중앙여고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법조계에 발을 들였다.

1997년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노 지검장은 이후 법무부 여성아동과장, 법무부 인권구조과장, 공주지청장,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장, 천안지청장,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를 거쳐 2019년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으로 승진하며 검사장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때 국내 최초 ‘부녀 검사장’과 국내 최초 ‘부부 검사장’ 타이틀까지 동시에 얻었다. 그의 부친은 광주지검장을 지낸 노승행 변호사고, 그의 남편은 대전고검장을 지낸 조성욱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다.

이후 전주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을 지낸 후 현재 창원지검장으로 재직 중이다. 특히 2020년 서부지검장으로 있을 땐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실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 등으로 당시 여당 의원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현 무소속)을 기소했다.

노 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가장 큰 배경으론 검찰 내 ‘유리천장’이 거론된다. 정권 출범 초기 남성 편중 장관급 인사로 비판을 받은 후 최근 교육부·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에 여성을 지명하며 여성 인사 중용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지금까지 44명의 검찰총장이 나왔지만 여성 검찰총장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검찰총장뿐만 아니라 여성고검장도 아직 없다. 현재까지 검찰은 노 지검장 포함 5명의 여성 검사장을 배출했고 현직은 노 지검장, 고경순 춘천지검장(28기), 홍종희 서울고검 차장검사(29기) 3명이다.

법무부 검찰과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전체 검사 2179명 중 여성 검사는 732명으로 전체의 33.6%에 달한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박찬호 광주지검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이원석 차장검사가 차기 총장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보좌 이원석
직행 가능성

박 지검장은 지난 7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명예가 회복된 지금이 검사직을 내려놓을 때라 생각된다”며 사직 인사를 했다. 이날 검찰 내부에선 그간 차기 총장 유력 후보로 거론돼온 박 지검장의 사의가 의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7년 8월 중앙지검 2차장검사로, 검찰총장이던 2019년 7월엔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윤 대통령 검찰 재직 당시 윤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빗대 ‘윤석열의 왼팔’로까지 불리며 윤 대통령의 큰 신임을 얻었다.

이 차장검사는 타 검사장급 간부들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낮다. 이 차장검사가 총장 직행 티켓을 거머쥐면 관례상 다수의 고위 간부들이 옷을 벗어야 한다. 그러나 박 지검장이 사표를 내면서 국면이 바뀌게 됐다.

박 지검장의 사의와 함께 이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대리로서 존재감을 보이며 조직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도 이 차장검사의 총장 직행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로 거론된다. 이 차장검사는 최근 대검 주요 부서부터 업무 보고를 받고 있으며 그 범위를 계속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으로 국정 농단 수사를 주도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별개로 운영된 검찰 특수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에서 윤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신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근무하며 검찰이 기소한 국정 농단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유지에 주력했다. 윤 대통령 검찰총장 취임 이후엔 대검 기조부장으로서 근무하다 2020년 1월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다.

이 차장검사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지만 민주당의 반발은 크지 않을 인물로 평가받는다. 제주지검장 시절엔 취임 직후와 이임 직전 4·3 평화공원을 참배하고 피해자를 면담하는 등 4·3 사건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쏟기도 했다.

유우성 수사
이두봉 깜짝?

이두봉 인천지검장은 문정부에서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으로 근무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윤석열 체제 서울중앙지검에서 신설된 4차장을 맡았고 이후 수석 차장검사인 1차장으로 영전했다.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임명 후에는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대검 참모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 인사로 대전지검장으로 보임된 후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강도 높게 진행해 문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씨를 보복 기소한 전력은 큰 걸림돌이다.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유씨를 과거 기소유예했던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당시는 유씨에 대한 간첩 혐의를 수사하던 공안1부가 법원에 조작된 증거를 제출한 것이 드러나 검찰이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유씨 상고심에서 “검찰이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공소권 남용을 인정했다.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해 공소 기각한 첫 사례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당시 공안1부 부부장 검사로서 위조된 증거를 법정에 직접 제출했던 이시원 전 부장검사를 임명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법조계에선 윤 대통령이 또다시 무리수를 두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후곤 고검장은 ‘친윤(친 윤석열)’ 색채가 옅은 인사로 약점이자 장점이 될 수 있다. ‘윤석열 사단’이 약진한 지금까지의 인사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제 식구 챙기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통령-법무부 장관’을 잇는 검찰 친정 체제 구축이 현실화되자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법무부 검찰 인사 좌지우지
깨져버린 중립성 회복 우선

‘친윤 일색’ 검찰 지휘부라는 비판을 희석하기 위해 여환섭·김후곤 고검장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검찰총장의 운신 폭은 제한될 공산이 크다.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대검 차장은 물론 서울중앙지검장과 주요 검찰청 검사장, 서울중앙지검 2·3·4차장까지 ‘윤석열 사단’이 포진됐다. 위로는 ‘정권의 실질적 2인자’로 꼽히는 한 장관, 아래로는 실세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간부들에게 포위된 ‘관리형 총장’에 머물기 쉽다.

김 고검장은 지난달 출근길에서 취재진에 검찰의 중립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지금 검찰이 굉장히 어려운 시기인데, 직원들과 합심해서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나가도록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고검장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내용과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국회에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내부적으로 시행하는 과정에서 챙길 것은 챙기는 등 직원들과 협의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보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검찰 인사에서 윤석열라인 쏠림 현상에 대한 검찰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고검장으로 취임하는 첫날 말씀드릴 입장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나중에 전체적인 인사를 보면 ‘공정하게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과 기대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고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 중 한 명으로 대검찰청 대변인,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구지검장 등을 지냈다. 윤 대통령과 같이 근무한 인연은 많지 않지만 검찰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일선 검사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받는다는 평가다.

특히 김 고검장은 동국대 법대 출신이어서 40여년 만에 ‘비(非) 스카이(서울대·연세대·고려대)’ 출신 총장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비윤 중립
색 지울 김후곤

서울고검의 한 검사는 “김 고검장이 특수통이지만 비윤(비 윤석열)으로 특정 라인에 갈리지 않는 중립에 가장 알맞은 인물”이라며 “현재 형사·공판부 검사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본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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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윤, 10번째 해외순방 부푼 보따리 풀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해외순방을 떠났다. 그에 맞는 성과를 낸다면 우주라도 갈 수 있다지만, 여태까지 성적표는 처참해,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가 기대했던 ‘1호 영업사원’의 의미가 대통령 부부와는 달랐던 걸까? 오히려 나갔다 하면 터지는 사고로 불안할 지경이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성남 서울 공항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첫 순방지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향했다. 시작은 화려하게 서울 공항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나와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연한 회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밝은 베이지색 정장 차림에 에코백을 들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공군 1호기에 올라 각각 손 인사와 목례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순방국인 투르크메니스탄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에게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과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계획’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으며, 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우리의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의 일환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대한민국 간 관계의 확대를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본 구상을 구현하는 데 양국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양국 간 공동성명에는 가스 및 화학, 조선, 섬유, 운송, 정보통신, 환경보호 등 분야서 협력 강화도 담겨있다. 해외순방이 잘 끝나면 좋지만, 이번 해외순방은 시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여태까지의 실적보다는 리스크가 더 컸다는 말도 나오는 실정이다. 스스로를 ‘1호 영업사원’이라고 지칭한 윤 대통령의 위신은 무너진 지 오래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김 여사가 동행하는 데 대해 ‘검찰 수사 회피용 외유’라고 규정했다. 한 번 나갔다 하면 터지는 논란 총선 이후 숨었다가 해외서 등장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디올백 수수 영상이 공개된 뒤 4·10 총선 ‘도둑 투표’서 보듯이 국민과 언론의 눈을 피해 꼭꼭 숨어다니더니, 이제 대놓고 활보한다. 검찰을 향해 ‘어디서 감히? 소환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과 양주, 고급 화장품을 대가성 뇌물로 제공한 최재영 목사를 소환해 다수의 증거와 증언을 이미 확보했다. 따라서 김 여사는 대가성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는 피의자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피의자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이어 “공범들은 이미 처벌받았다. 재판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에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의 수익이 23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검찰은 언제까지 김 여사 소환조사를 미룰 건가? 청탁성 선물을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하는 억지 주장을 듣고만 있을 것이냐”고 성토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검찰은 압수수색도, 소환조사도 피해 가는 ‘특권계급’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언론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해도 믿는 국민은 없다. 아무리 달달한 말을 해도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 앞에서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가 무사히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길 기원한다. 귀국 즉시, 요새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심이 많은 기내 식비와 음료, 술값 내역을 꼭 공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검찰이 귀국 뒤에도 소환하지 않거든 서울중앙지검에 제 발로 찾아가길 바란다. 그래야 검찰 소환을 피하려고 외유를 택했다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으로 시작됐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여태까지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서 사고가 끊임없이 터졌던 것에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논란은 독일·덴마크 해외순방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월18일 윤 대통령은 일주일 일정으로 독일과 덴마크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돌연 연기했다. 지난 2월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순방 일정인 독일과 덴마크 방문 계획이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연기됐다. 과거에도 순방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순방을 연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간인은 왜 태워? 독일 주요 종합지와 방송사는 윤 대통령의 방문 연기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고, 일부 온라인 언론이 <로이터 통신>의 단신을 번역해 소개했다. 덴마크서 발행되는 주요 언론들도 이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실과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실도 별다른 언급이나 공식적인 설명하지 않았다. 독일과 덴마크 국민은 한국의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분위기였다. 외신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순방 연기 소식을 전했던 <로이터 통신>은 “한국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다양한 문제 때문에 연기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결정은 4‧10 총선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대통령 내외가 성과도 없이 너무 잦은 해외순방을 하고 있다고 야당이 비판하고 있고, 특히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하는 과정이 담긴 몰래카메라가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이 곤란을 겪고 있다”며 디올백 사건이 연기 결정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함께 전했다. 반면 현지 한인 교민과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전례가 없는 일에 황당해했다. 현지 한국 공관들은 해외순방이 있기 한 달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동포 행사 보조요원을 모집했고, 교민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비공식 공지까지 한 상황이었다. 독일 일정의 경우 수도인 베를린에 있는 독일대사관이 아닌 독일 중북부에 있는 함부르크 총영사관이 행사 요원을 모집한 사실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곳에서 있을 만찬은 독일과 유럽의 귀빈들이 주로 참석하는 사교 파티 형식이어서 대통령 부부가 함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모든 게 돌연 취소된 것이다. 외교가에선 이를 두고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는 반응이 불거졌다. 가장 격이 높은 국빈 방문을 불과 며칠 앞두고 취소한 건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외교적 결례 논란으로도 번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도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12월1일 네덜란드 측이 한국의 과도한 경호 및 의전 요구에 우려를 표하기 위해 최형찬 주네덜란드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최 대사를 불러 국빈 방문 경호와 의전을 둘러싼 한국의 다양한 요구에 ‘우려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경호상의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한 것 등 구체적인 사례를 열거해 불만을 표했다. 특히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기밀 시설 ‘클린룸’ 방문 일정과 관련해 한국 측이 정해진 제한 인원 이상의 방문을 요구한 데 대한 우려도 컸다. 한 소식통은 “네덜란드가 상대국 정상의 방문을 앞두고 주재 대사를 불러 항의한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외교부는 “최 대사와 네덜란드 측 간 협의는 국빈 방문이 임박한 시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세부적인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서 이뤄진 소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빈 방문이 ‘대통령의 외교’가 아닌 화려한 의전만 챙기는 ‘왕의 외교’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에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대통령 부부가 리투아니아를 방문했는데, 김 여사가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한 채 수도 빌뉴스의 명품 편집매장에 들린 것이 문제가 됐다. 리투아니아 매체 <15min>은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김 여사)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 빌뉴스(리투아니아의 수도)서 일정 중 유명한 상점에 방문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는 김 여사가 대통령실 직원들과 함께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라는 매장(명품 브랜드 편집숍)에 방문한 사진이 담겼다. 이 기사에 따르면 김 여사는 총 16명을 대동한 채 매장에 왔고, 김 여사가 쇼핑하는 동안 6명의 경호원이 매장 앞에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배치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브롤리아이 관계자는 김 여사 일행이 매장 방문 이후에도 이곳을 다시 찾아서 추가로 물건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무엇을 샀고 얼마어치를 샀는지는 기밀”이라고 말했다. 해당 일에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상점을 방문한 건 맞고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물 폭탄과 문자폭탄에 출근을 서두르고 있는 서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여름 한반도 폭우 사태로 인해 국가적 재난 상황에 처했는데 국내 사정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해 1월에 있었던 아랍에미리트 해외순방에선 윤 대통령의 말이 문제가 됐다.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 UAE 군사훈련 협력단(아크부대)을 방문해 “UAE의 적이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다. 형제국의 적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했다. 명품, 노룩 악수, 경례… “김 여사 귀국 후 검찰로?” 이란이 윤 대통령의 주장에 반발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국제적인 논란이 됐다. 주한 이란이슬람공화국 대사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이슬람공화국은 대한민국 공식 채널 특히 외교부를 통해 이란이슬람공화국과 아랍에미리트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 사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현지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서 하신 말씀이다. 따라서 한-이란 관계와 무관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란 나자피 외무부 차관은 윤강형 주이란 한국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2022년 11월 순방에서는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논란 ▲윤석열정부 정상회담 취재 제한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김 여사가 팔짱을 낀 사진 논란 ▲해외순방 중 윤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채널A, CBS 기자 2명만 따로 부른 것 ▲김 여사가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신 비공개로 캄보디아 병원과 가정에 방문하면서 발생한 논란 등이 있었다. 2022년 9월에 있었던 영국-미국-캐나다 해외순방에서는 나라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 부부는 당시 사망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러 영국으로 출국했지만, 조문에 참석하지 않았다. 교통 상황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미 교통 혼잡이 충분히 예상됐고, 영국 정부는 이미 방문하는 국가 원수들의 전용기 탑승 자제 및 의전차량 제공 불가를 7일 전에 알렸다. 미국에서는 ▲한일 약식회담 ▲48초 한미정상회담 ▲욕설 발언으로 논란이 됐고, 캐나다에서는 동포 간담회를 열었지만, 내용이 실속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오타와 전쟁 기념비 앞 참배 과정서 캐나다 국가가 울려 퍼지는 와중에 캐나다 국기에 경례하는 의전 실수를 저질렀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의 첫 번째 해외순방이었던 나토 정상회의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에게 인사하려던 도중 윤 대통령이 악수를 건네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윤 대통령이 건넨 악수만 받은 채 루멘 라데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불가리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돼 ‘노룩 악수’ 논란이 일어났다. 국제적 망신도 이 밖에도 연출된 업무 사진,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에 대통령실 직원이나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씨가 동행한 것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3월 한일정상회담에서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한일 양국의 주장이 엇갈렸으며, 지난해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출국 전 윤 대통령이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서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alswn@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