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챙기는 윤석열 승부수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윤석열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은 권력만 놓고 따져봤을 때 사실상 2인자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거론되는 순간 정치권은 충격에 휩싸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대놓고 자신의 편인 한 후보자에게 힘을 싣겠다는 취지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003년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 구속, 대선 비자금 사건, 론스타 매각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아온 특수통 인사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활과 좌천을 당할 때 궤를 같이한 인물이기도 하다. 

영원한
오른팔

윤 대통령이 승승장구할 때마다 오른팔인 한 후보자 역시 함께 힘을 받았다. 2019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될 당시 윤석열 사단은 꽃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 후보자는 윤 대통령을 등에 업고 중앙지검 3차장에서 전국의 모든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반부패 강력부장 자리까지 단번에 꿰찼다.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윤석열 사단은 조국 사태와 추윤(추미애-윤석열) 대전을 겪으며 좌천당한다. 윤 대통령 본인을 비롯해 한 후보자도 검찰의 인사 단행으로 부산으로 쫓겨났다. 

같은 해 한 후보자는 쫓겨난 것도 모자라 검언 유착 사건으로 불리는 채널A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 감찰 대상에까지 포함된다.

대검 감찰부는 한 후보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겠다며 윤 대통령(당시 총장)을 찾아갔으나 “쇼하지 말라”며 감찰부에게 사실상 경고했다.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한 후보자 지키기에 적극 나선 셈이다.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키려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당시 수사팀은 한 후보자와 이모 기자의 공모를 입증하지 못했다. 결국 한 후보자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윤 대통령이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화려하게 부활한다. 

과거 윤 대통령은 한 후보자를 두고 “독립운동가”라며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에 대한 애정은 여전한 모양새인데 위기에서 구해내자마자 식구 챙기기까지 하는 중이다.

무혐의 처분 일주일 만에 그는 법무부 장관으로 지목됐다. 한 후보자의 등장은 강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 씌웠다며 문재인정권을 맹렬하게 타격했다.

한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지명은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국민의힘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카드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를 견제하기 위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철 박탈) 패를 급히 꺼내들었다.

지난 9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민주당은 한 후보자를 공격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법무부 장관 부적격자라며 낙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경·사법체계 영향력
정치 데뷔 전 존재감 상승

이와 함께 최근 통과된 검수완박을 고리로 검찰의 힘을 한껏 빼놓겠다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오히려 윤 대통령과 한 후보자를 돕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검수완박에 대해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검수완박을 강행하도록 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검수완박을 반대하지만, 검경 협조체계를 구축해 공백을 메우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힘을 잃게 된 이상 임명될 법무부 장관에게 힘을 싣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도 그럴 것이 검찰 수사권이 더욱 축소되지만 법무부 장관에게는 더 큰 권한이 생긴다. 앞서 윤 대통령은 민정수석실 폐지를 공언한 바 있다.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는 표면상 이유로 국민 신상 털기, 뒷조사 등을 들었다. 이와 함께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것. 실제 과거 정부에서 민정수석은 왕수석으로 불리며 여러 폐단들을 낳았다. 

민정수석실이 폐지된다면 법무부 장관은 말 그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다. 민정수석실에서 맡았던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역할도 도맡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법무부 장관의 권한 강화는 윤 대통령에게도 힘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와 기소 등 각종 사안을 보고받는다. 민정수석이 하던 일을 대통령이 직접 맡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검찰수사 축소 대안으로 여겨지는 상설 특별검사 제도는 대통령의 임명권 외에도 법무부 장관의 직권으로 발동하는 게 가능하다.

민주당이 띄운 중대범죄수사청 이른바 한국형 FBI까지 법무부 산하에 들어오게 된다면 검찰 수사권이 축소되더라도 법무부 장관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과
함께 부활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됐지만 윤 대통령이 국가수사본부장 임명권을 가져 제청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을 필두로 사실상 검경 권력을 양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내년 7월 경찰청장도 임기가 만료돼 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더해 내년 9월 공석이 되는 대법원장까지 윤 대통령 사람으로 채운다면 사실상 권력기관 대부분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는 게 수월해진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권이 폐지된다고 해도 법무부 장관부터 청와대부터 검찰에 이르기까지 윤석열 라인으로 채워진다면 수사지휘권 자체가 필요 없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를 통해 정치권도 견제할 수 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측근 관계자)으로 불리며 현재 정치적 동맹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은 당내에서 실세로 불린다. 

권 의원은 압도적 지지로 원내 당권을 쥐었지만 아직까진 당내 명확한 2인자가 아니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2년 뒤 총선에서 권 원내대표가 공천권을 쥐게 될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를 국민의힘 내로 급파한다면 윤핵관 입장에서는 입지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윤핵관의한 후보자가 잠재적 경쟁자 중 한 명인 셈이다. 그는 벌써부터 윤 대통령 다음 주자로 거론된다. 이런 탓에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 입장에서는 한 후보자의 정치권 등장이 긴장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 꾸준히 이슈가 돼 존재감을 키운다면 한 후보자를 중심으로 지지층 결집 효과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지명 직후 존재감이 계속 커지고 있으며 엘리트 이미지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거침없는 언변으로 긍정적 여론을 구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민주당과 대척점에 선 뒤, 대권주자로 존재감과 몸집을 키웠다. 한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과거와 비슷하게 검수완박을 두고 민주당과 대립 중인 상태다. 앞으로 그의 존재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사실상
2인자

조만간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띄웠던 적폐 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 후보자도 적폐 수사가 불가피함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손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두 감옥에 보냈다. 이젠 한 후보자에게 직접 맡겨 문재인정부에 칼을 빼들 수 있다. 

다만 이전 정부에 대한 수사가 윤 대통령에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퇴임 때까지 지지율 40%를 견고하게 지켰다. 이전 정부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더라도 지지율이 높은 이전 대통령을 건드렸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반면 한 후보자를 옹호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윤 대통령에게 타격이 가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두 인물은 현재 한 몸과 다름없다.

그의 실책이 윤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가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한 후보자가 윤정부의 비위에 반기를 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거의 ‘0’에 가깝다고 본다. 윤 대통령이 그를 직접 챙겼던 만큼 반기를 드는 것은 서로 자폭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채널A 사건, 고발 사주 의혹 등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한 후보자는 함께 등장한다. 인선 순간부터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한 후보자 임명을 두고 검찰 사유화라는 맹공을 퍼부어왔다. 

‘검찰 왕국’ 탄생 우려
여야 협치 이젠 어렵다?

한 후보자는 김오수 전 검찰총장보다 7기수를 뛰어넘은 파격 인사로 검찰 내에서도 허탈함이 감지된다. 그의 임명으로 검수완박 추진을 부추긴 꼴이 됐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정치적인 고려 없이 자기편만 인선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년간 여소야대 형국을 이겨내기 위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게 이유다.

이런 탓에 민주당은 한발도 물러나지 않을 모양새다. 한 후보자에게 내로남불 이미지를 씌우기에 여념이 없다. 앞선 상황에서 조국 사태 수사를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였다. 민주당이 한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가동 중인 프레임도 조국 프레임이다. 

한 후보자는 딸의 불법 스펙 쌓기 논란에 휩싸여 있다. 민주당의 실책에 묻힌 측면이 있지만 향후 한 후보자가 정치권에 입성했을 때 발목을 잡힐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만큼 한 후보자에게 지속적으로 논란이 발생되면 윤 대통령에게도 타격이 가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국민 통합이라는 취지도 무색해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도 중도층을 집중 공략하며 우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 후 한 후보자 임명은 국민에게 편을 택하라는 강요를 하고 있는 셈이 됐다. 0.73%p 차로 승리한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역풍이 불 수 있을 만큼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윤 대통령은 한 후보자를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내각 내 상당수 인사가 검찰 출신으로 채워졌다. 사실상 벌써 검찰공화국이 탄생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을 알았다면 한 후보자를 지명해선 안 됐다”며 “한 후보자는 정의, 분열과 적대 정치에 위치한다”고 직격했다. 

현재 진행형인 여야 대치 상황을 한층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라고 해석된다. 이런 탓에 여소야대가 뒤바뀐 상황에서 거대 야당이 된 민주당과의 협치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같은 편
득과 실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조차 한 후보자 인준에 난색을 표했다. 이 상임고문은 “무리한 인사고, 적절하지도 않다”며 “법무부, 검찰 사법체계를 윤 대통령 밑에 두겠다는 말로 들린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한동훈 어시스트?

지난 9일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17시간가량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한 후보자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지만 한 방이 없었다. 

한국3M부터 이모 발언까지 민주당의 헛발질만 이어졌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이 이모와 함께 논문 1저자로 참여했다”고 공격했으나 교신 저자인 이모 교수를 잘못 이해해 망신만 당했다.

이 과정에서 한 후보자는 “내 딸이 이모가 있었어?”라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한 후보자 임명을 돕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은 부적격 인사라고 결론지었으나 오히려 한 후보자의 존재감만 키워준 꼴이 된 셈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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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