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없는 문재인정부 '탄소중립' 고집, 왜?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03.29 10:21:48
  • 호수 13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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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대만 세우고 제자리 뱅뱅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지구의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면, 폭염·한파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한다. 한국은 최근 30년 사이에 평균 온도가 1.4도 상승하며 온난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부터 ‘2050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의 탄소중립 계획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2050 탄소중립’의 중요성과 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시행령을 의결했다.

시작은 
의욕적

탄소중립이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더 이상 증가되지 않도록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이다.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은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위기 적응대책을 강화해 탄소중립 사회로 바뀌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환경적·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의 육성·촉진·활성화로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돕는다.

이날 문 대통령은 “2050 탄소중립이 인류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 국제적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국가적 과제”라며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늦게 시작한 발걸음이지만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매우 빠른 속도다. 지난해 P4G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최대한 의욕적이며 도전적으로 발표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세계에서 14번째로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국가가 됐으며, 오늘 시행령 의결로 본격 실천 단계에 이르렀다”며 “이제 탄소중립 사회 전환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이 완비된 만큼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역 단위까지 탄소중립 이행체계가 촘촘히 구축되길 기대한다. 정부는 기업들이 무거운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지원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탄소중립 계획은 2020년 10월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처음 발표됐고, 그해 11월3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세계적 흐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한 바 있다.

온난화 해결 위해 ‘2050 탄소중립’ 계획 발표
세계 14번째 법제화…실효성 없는 방침 도마

이후 11월22일에는 G20 정상회의에서 ‘2050 탄소중립’에 대한 한국의 의지를 밝혔다. 12월7일에는 ‘제2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개최해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확정·발표했고, 8일 후인 15일 국무회의에서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정부안이 확정됐다.

이처럼 문정부는 탄소중립 국가로 향하기 위해 범국가적 실천을 해왔다. 

탄소중립에는 대표적으로 무공해 차(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와 일체형 태양광(BIPV)이 있다. 환경부는 2025년까지 무공해 차 133만대 보급을 위해 2022년에는 수소차 2만8000대, 전기차 20만7000대를 보급한다.


무공해 차 충전 기반시설(인프라)도 대폭 확충해 주유소만큼 편리한 충전환경을 조성한다. 이 밖에도 환경부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을 설치해 태양광 사업 활성화를 위한 시험장(테스트베드)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환경부의 이 같은 방침은 예전부터 실효성 없는 것으로 지적돼온 상황이다. 제주도는 ‘탄소배출 없는 섬(CFI·Carbon FRee Island)’ 정책을 2013년에 선언하며, 제주도가 도민을 대상으로 전기차를 보급했다.

당시만 해도 전기차 보조금이 2300만원에 달해 2100만원이면 전기차를 살 수 있었다. 700만원 상당의 가정용 충전기 설치비도 지원됐고, 2019년 초까지 제주도가 운영하는 공영충전기 요금은 무료였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등록 자동차의 75%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목표를 세웠다. 

‘탄소배출 없는 제주’는 전기차 160대를 보급하는 것으로 시작해 해마다 보급량을 늘려나갔다. 제주도의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2만5381대로, 전체 차량 대비 전기차 비중은 6.3%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그만큼 내연차도 함께 늘어 탄소중립에는 큰 효과가 없었다.

세계 흐름
적극 동참

그렇다면 제주도 전기차 보급이 탄소중립에 도움을 주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했던 2014년에 비하면 현재 전기차 보조금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제주도는 전기차 보조금으로 국비 800만원과 도비 450만원인 1250만원을 지급한다. 최근 인기 있는 전기차를 사기 위해서는 4000만원 이상 자부담이 필요한 실정으로, 제주도 시민들은 전기차를 사는 데 큰 부담이 된다.

또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도심을 벗어나면 농어촌이 대부분이어서 자동차 없이 이동하기 힘들다. 인구 유입도 늘고 있고 1인당 차량 보유 대수도 0.595대로 전국 평균 0.481를 넘어선다.

가구당 차량 보유 대수는 1.310대다. 2017년 버스 우선차로 신설과 준공영제 시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실시했지만, 수송 분담률 개선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관광산업이 주요산업인 영향도 있다. 제주도의 관광산업은 렌터카 위주로 돌아간다. 제주도 렌터카는 지난해 2만9800여대로, 10년 만에 2배로 늘었다.

제주도는 빠르게 늘어나는 렌터카의 수요관리를 위한 렌터카 총량제를 추진했으나 업계와의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정책의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온실가스가 줄어들 수 없는 구조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기후변화 대응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제주도는 탄소중립 대응계획을 다시 작성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는 제주도가 행하고 있는 탄소중립은 기술낙관주의고, 제주도의 탄소중립 대응계획은 기후위기를 진정한 위기로 인식하는지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주먹구구
지지부진

이들 단체는 “1월에 있는 공청회에서 실제 비행기와 자동차의 연료를 전기와 수소로 바꾸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것처럼 설명됐고, 제2공항 등의 대규모 개발계획은 그대로 용인하면서 보전지역을 확대해 탄소 흡수를 늘리겠다는 엉뚱한 말을 늘어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생산을 어떻게 줄일지에 대한 내용은 없고 그저 태양광과 풍력만 늘리면 해결된다는 무책임한 계획이다. 더 큰 문제는 지역에서 제기돼온 여러 가지 논의가 이번 계획에는 전혀 반영돼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탄소중립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태양광에도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우선 급격히 늘어난 태양광 시설이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런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채 설치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탄소중립을 위한 수치인 ‘재생에너지 보급량’은 이미 초과 달성했다. 연간 보급량의 대부분은 태양광이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에 깔린 태양광 설비 규모는 4.4GW로, 전체 보급량의 91.7%에 해당한다. 풍력발전 보급은 0.1GW에 불과하다. 2017년에 비하면 2.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그렇다고 태양광이 친환경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기존 발전 방식에 비하면 친환경적이나 단점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우선 태양광은 실외에 설치해 태양을 마주 보게 해야 하는 분산형 시설이다. 눈·비·강풍·산사태 등 자연현상과 동물의 공격에도 항상 노출돼있어 언제든지 고장 날 수 있는 환경이다.

수소·전기차, 태양광…
단기간 성과에 급급 지적

여기에다 태양광 발전 모듈은 15~20년이면 수명이 끝나고 해당 모듈을 만드는 데 재료로 구리·규소·납·비소 등과 각종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문제는 납과 비소가 발암 물질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태양광에 대한 문제점에 관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부터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한국 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폐모듈은 2023년 988톤에서 2033년 2만8153톤으로 10년새 28.5배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반면 산업부나 폐기물을 담당하는 환경부 모두 현재 태양광 관련 쓰레기가 얼마나 배출되는지, 앞으로 추세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전라북도 군산시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은 수상태양광 실증시설이 새똥으로 하얗게 뒤덮이면서 적잖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패널의 새똥은 빗물에 의해 자연 세척되지 않고, 강한 산성 물질은 표층을 부식시키기 때문에 별도로 청소가 필요하다.

당시 해결 방안으로 ▲초음파와 경광등과 같은 조류 기피시설 설치 ▲태양광 모듈의 적정 기울기 ▲조류 대체 서식지 조성 ▲드론을 이용한 피해 모니터링 ▲모듈 세척 등이 제시됐다.

이런 해결방안을 받아들여 전라북도 군산시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에는 ‘조류 기피시설’이 설치됐지만, 친환경을 내세운 태양광전을 추진하면서 새가 쉬는 것을 방해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새똥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지난달에는 새만금 수상태양광 패널에 소금 결정이 달라붙어 있었고, 부식된 흔적이 나타났다. 새만금호는 하루 두 번 수문을 열어 호수물이 바닷물과 뒤섞인다. 이때 염분이 다량 함유된 물이 매일 패널을 적시고 있는 것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이자 바다와 인접한 새만금이 애초 수상태양광 입지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었고, 정부가 용량 늘리기에만 급급해서 만든 사태라는 의견이 많았다.

잘못된
통계자료

이런 와중에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실적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집계한 지난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3761MW로 정부 발표와 1000MW 이상 차이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 22일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은 “정부는 목표치보다 많은 재생에너지를 보급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실상은 거짓 통계자료로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 이 의도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며 “탄소중립을 위한 무리한 에너지 전환 정책보다는 국내 여건을 고려해 장기계획을 수립하는 등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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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이재명 올인’ 민주당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4월부터 설설 끓던 ‘이재명 연임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으로 잠재적 합의를 본 듯하다. 당의 앞날이 오직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이재명 몰빵’을 외친 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현안을 띄우며 여론전에 나섰지만 그만큼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요즘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에서는 ‘어대이(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정작 본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연임 여부에 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모냐 도냐 민주당 의원은 저마다 이 대표 연임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거대 야당을 맡을 적임자로 이 대표가 제격일뿐더러 민주당 내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연하다”며 “지난 총선서 국민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줌으로써(이 대표가) 리더십의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정권 교체에 있는데(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를 두고 “윤석열정부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를 통해 “본인 개인적으로는 힘드시겠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바라는 건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께서 연임을 결단 내리고 출마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고민을 정리하시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안을 손질하면서 이 대표의 연임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당헌 25조2항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직을 사퇴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하는 규정을 신설한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참여자 501명 중 422명인 84.23%가 찬성했다. 반대는 15.77%로 79명이었다. 개정되기 전 당헌을 따를 경우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설 조항이 개정되면서 같은 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도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당대회 앞두고 멍석 깔았다 당헌·당규 이어 러닝메이트도 국민의힘이 “이재명을 위한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서 민주당 강득구 수석사무부총장은 “비상 상황이 생길 때(개정을)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때 수정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셀프 개정’했다는 오해를 받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표나 최고위원이 우리 당의 유력 대선후보인데 정해진 일정이 아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해 대선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 속에서 2기 지도부에 함께할 의원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새로운 수석 최고위원이자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로는 4선인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이 대표와 긴밀히 소통해 온 인물이다. 선수가 높아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전현희·이언주·민형배·한준호·강선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원외에서는 전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도 각종 현안을 띄우며 부지런히 발을 맞췄다. 최근에는 주4일제와 단통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론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지난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건 ‘25만원 지원금’에 이은 민생 이슈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주 4일제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의 “근로 다양성을 고려해서 주 52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맞대응할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욕이 지나쳤나? 이날 이 대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박근혜정부 시절 시행돼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서 단통법 폐지를 약속했다. 그런데 벌써 반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정부여당도 말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우리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저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새롭게 최고위원회의에 합류하게 된 강민구 최고위원은 “아버님이 지난주 소천하셨다. 아버님은 평생 이발사를 하며 자식을 무척이나 아껴주신 큰 기둥이었다”며 “소천 소식에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당원들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 대표”라며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민주당의 동진 전략이 계속돼야 한다. 집안의 큰 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게 충성 경쟁을 하기 위한 ‘낯 뜨거운 찬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잠시 조선노동당 얘기인 줄 착각했다”며 “우상화가 시작됐나요?”라고 비꼬았다. 새로운미래 최성 수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1인 절대권을 지닌 친정 체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민주당의 아버지면 ‘법카 횡령’으로 재판을 받는 김혜경 여사는 머지 않아 ‘민주당의 어머니’로 칭송받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의 아버지’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SNS를 통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설명했지만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연임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질서정연하게 이끌겠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동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으로 비춰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이 꾸리고 있는 지도 체제 목적은 뚜렷하다.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구해내는 게 당의 목표가 되다 보니 자꾸 무리수가 생긴다”며 “옆에서 함께 뛰는 동료들이 눈치를 못 채겠나. 그래도 크게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우니 ‘민주당이 모든 걸 쟁취하겠다’는 여론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색안경 언제쯤 벗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선점하고 각종 법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의회 독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던 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에도 맞지 않고 국회법에도 맞지 않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상임위 배분안”이라고 비판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질주하는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기승전 이 대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지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여권의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고 강경파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것 역시 이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등도 모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맞춤형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인 방송 4법을 국회 상임위원회(과방위)서 단독으로 처리한 것 또한 이 대표가 언론을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절차라고 맹비난했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 중 하나다. 기존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을 더해 22대 국회서 재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애완견’으로 비난하면서 언론을 사실상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사유화하고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며 “국회는 이 대표의 방탄 로펌이 아니며 공영방송이 이 대표의 개인 방송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가 자신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게 논란이 되자 일부러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의원은 “날치기로 통과시킨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진 대부분을 친민주당·친민주노총 성향 단체들이 추천하겠다는 개악법”이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뻔하다. 방탄 언론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마디도 ‘방탄’ 직결 “연임은 당이 쥘 양날의 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여의도 동탁이 등장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이재명 1극 체제’는 우리로서 전혀 나쁘지 않다. 동탁 체제가 아무리 공고해 본들 그건 20% 남짓한 극성 좌파들 집단의 지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버이 수령 체제’로 치닫는 민주당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며 “민주사회서 최종 승리는 결국 다자 경쟁구도서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이 그걸 증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면 지방선거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이 줄어든다”며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인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은 민주당 내에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도나도 이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로 몰려 선뜻 목소리를 못 내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국민의 피로감만 쌓이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민주당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의 입장서 보면 너무 많은(당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 최고위원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등의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당권을 갖고 갔다. 그리고 리스크를 다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며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스크 확성기 야권의 한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어떤 집단이 일극체제로 굴러가는 건 누군가의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로 꽁꽁 묶여 있다. 거대한 무리서 혼자 톡 튀어나온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타깃이 되기 딱 좋은 위치”라고 우려를 표했다. 모든 시선이 이 대표에게 쏠려 있으니 국민의힘이 작은 오점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늘어질 게 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 한 명만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후보군이 제법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당대회뿐만이 아니라 대선에 등장할 잠룡도 많은데 민주당은 ‘오직 이재명’만 외치면서 다음 대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기서 변화구가? 5선인 민주당 이인영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8월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잔뼈가 굵은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 선거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의원을 꺾었다. 이인영 의원도 우 의원과 같은 GT계(김근태계) 사람”이라며 “우원식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었으니 이 의원의 출마는 ‘못 먹어도 고’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다만 “이 대표 추대론으로 분위기가 맞춰지고 있어 이 의원의 도전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