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건으로 본 '검수완박' 두 가지 시선

문제는 경찰 수사능력이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문재인정부 임기가 한 달이 남지 않은 시점,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자는 의미의 ‘검수완박’을 강하게 추진 중이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과 찬성하는 움직임 모두 거세게 붙고 있다. 이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찰이 수사능력을 얼마나 갖췄느냐다. 지난해와 올해 일어난 두 가지 사건으로 경찰의 수사능력을 살펴본다.

‘검수완박’의 원래 명칭은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원내대표)이 대표 발의했고, 같은 당 171명 전체 의원들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이 법률안은 ‘검찰청법’의 6대 중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권한 규정 등을 삭제해서 검찰의 공소제기 또는 유지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재정립하는 것이다.

끝없는 대립
이러다 말까

법안의 주요 골자는 ‘검사의 직무를 공소제기와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그리고 경찰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범죄·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범죄수사로 한정’이라고 게재됐다.

검수완박이 논의된 시점은 지난해 1월부터다. 당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등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검찰 수사권의 완전 폐지를 반드시 전면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해서 검찰개혁에 대한 강력한 목표를 세웠다.

이런 강한 움직임에도 검수완박은 바로 진행되지 않았다. 당시 검수완박은 1년의 시행 유예기간을 두자는 의견으로 흘러갔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여권발 검찰개혁에 대해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정신의 파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사회적 강자와 기득권의 중대 범죄에 대응할 수 없게 만들어 국민권익을 침해하는 결과만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는 본인이 직접 수사한 ▲대선자금 사건 ▲대기업 비자금 사건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사건 ▲국정 농단 사건을 예로 들며 “수사 따로, 기소 따로, 재판 따로였으면 절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검수완박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여권 인사들의 갈등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검수완박을 찬성하는 ‘전국 경찰 직장협의회’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위해서는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찬성한다”며 “대한민국 검찰이 담당한 0.6%의 수사는 그동안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검사의 조언·협의·상담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협력에 응할 자세가 돼있다. 검사는 법률 전문가로서, 경찰은 수사 전문가로서 긴밀하게 논의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달 내에 처리하는 것은 너무 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여전히 검수완박의 방향은 여전히 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은 ‘0.6% 성역’
“강자 못 건들면 서민권익 침해” 반발

평검사 200여명은 “검수완박이 실행되면 민생범죄나 대형 경제 범죄에서 서민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검수완박은 입권법의 사유화이자 입법 쿠데타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찬반 논란을 떠나 검수완박의 가장 핵심은 경찰 수사에 관한 전문 역량이다. 사건이 단순 폭행·절도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형법과 민법 등 각종 법률이 얽혀있어 변호사마다 의견이 갈리는 경우도 많다. 또 수사관 1명당 담당 사건이 50~200건에 달해 검수완박이 진행될 시 경찰 수사 조직이 붕괴할 거란 의견도 있다. 경찰의 수사력 부족이 드러난 대표적 사건으로는 ‘한강 의대생 사망 사건’을 들 수 있다.

지난해 4월25일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고 손정민씨는 서울시 반포한강공원에서 밤새 친구 A씨와 술을 마셨다.

손씨와 친구 A는 이미 1차 술자리를 가져 술에 취한 상태였다. 친구 A씨는 귀가 중 2차로 술을 마시고 싶어서 밤 10시경 손씨를 불러 한강공원 잔디밭에서 술을 마셨다.

이날을 기점으로 손씨는 5일간 실종됐고, 지난해 4월30일 민간구조사의 구조견에 의해 발견됐다. 장소는 반포한강공원 한강 수상택시 승강장에서 약 20m 떨어진 수면이었다.

친구 A씨는 손씨와 헤어진 뒤 오전 4시30분쯤 홀로 귀가했다. A씨는 당시 깨고 난 후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시신 검안에 관해서 손씨의 아버지 손현씨는 “머리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길이로 상처가 2개 나 있었다. 날카로운 것으로 베인 것처럼 굵고 깊었다”고 밝혔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의견은 달랐다.

손씨의 사인은 익사였고, 머리 부위에서 발견된 2개의 상처는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사망 시각은 마지막 음주 후 2~3시간 이내로 추정했다.

구멍이 여기자기
의대생 사망사건

국과수에 의해 손씨의 사인은 익사로 밝혀졌지만, 손현씨는 여전히 손씨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싸우고 있다. 그가 지적하는 의문은 여러 가지다.

손현씨는 “경찰의 결정문에서 피의 사실이 적혀 있는 불송치 이유는 반쪽도 안 됐다. 거기에는 ‘피의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모든 수사 자료들을 종합했는데 피의 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거가 불충분해 혐의 없다는 게 전부”라며 “경찰이 A씨를 조사한 것은 지난해 5월 초에 끝났고, 지난해 6월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조사하지 않았다. 새로운 각도의 CCTV를 경찰이 갖고 있는데, 이를 보여주지 않아 현재 행정소송 중”이라고 밝혔다.


손씨의 시신에 신발이 없는 것도 의문을 표했다. A씨는 손씨의 신발이 더러워져서 버렸다고 한다. 손씨가 굴러떨어져서 끌어올리는 과정 중 신발이 더러워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발이 아무리 더러워도 버린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당시 손씨의 친구 A씨는 한강에서 집으로 귀가했을 때 자신의 휴대전화인 아이폰 대신 손씨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가지고 갔다.

만약 휴대전화를 착각한 것이라면 손씨가 A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손씨의 시신 소지품에는 휴대전화가 없었다.

A씨의 휴대전화는 시간이 한참 지난 후 한강공원 반포 안내센터에서 “환경미화원이 주워 제출했다”고 서초경찰서에 전달했다.

손현씨는 “아들의 휴대전화는 ‘갤럭시 S20+’이고 A씨의 휴대전화는 ‘아이폰8 스페이스그레이’다. 갤럭시보다 아이폰은 23.5㎜ 작고, 무게는 38g 덜 나간다”며 “A씨는 본인의 휴대전화 대신 아들의 갤럭시 S20+를 가지고 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가방을 들지 않은 채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귀가한다. 자신의 휴대전화가 아니라는 것을 모를 수 없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손현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제 곧(아들이 사망한 지) 1년이다. 그런데 사건 현장을 비추는 CCTV를 두고 경찰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 내가 별도로 준비했던 자료로 경찰이 하나도 밝히지 못한 의혹들과 ▲미흡한 초동수사 ▲임의제출로 놓친 증거들 ▲CCTV 제공 비협조 ▲현장검증 미실시 등 무성의함이 밝혀졌다”고 썼다.

그는 “여러분들의 탄원서가 없었다면 이런 기회도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마약 밀수입
글로벌 수사

최근 경찰이 전문적인 수사역량을 발휘한 사건이 있다. 지난 1일, 경찰청(청장 김창룡)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국가정보원과와 함께 힘을 모아 동남아 마약 밀수입 조직 총책을 캄보디아에서 검거해 강제송환했다.

피의자 B씨(35세‧여)는 2018년 3월 중국으로 출국 후 베트남·태국·캄보디아 등지서 국내의 공범과 함께 속칭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등 마약을 국내로 지속 밀반입했다.

2018년 12월 인터폴국제공조과(당시 외사수사과)는 B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받고 중국 인터폴과 국제공조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태국·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를 밀입국해 활동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 A씨의 소재 파악을 위해 태국·캄보디아 경찰 등과도 공조를 진행했다.

지난해 4월 경찰청(인터폴국제공조과)에서 태국 경찰과 공조해 추적 중이던 별건 마약 피의자의 은신처가 B씨의 명의로 임차된 게 드러나면서 소재가 파악됐다.

경찰청은 태국 경찰에 B씨 검거를 요청하면서 국정원 첩보를 함께 제공했고, 태국 경찰은 추적 끝에 지난해 7월 그의 은신처에서 마약 소지 및 밀입국 등의 혐의로 B씨를 검거했다.

그러나 태국 법원에 낸 B씨의 보석 신청(보석금 약 2억원·추산)이 받아들여져서 지난해 8월 석방됐다.

국정원은 보석으로 석방 중인 B씨가 국내로 마약을 지속적으로 밀반입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를 통보받은 경기북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보석 기간인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B씨에게 마약을 받은 국내 공범 2명을 검거했다.

피해자에게 CCTV 안 주는 이유?
해외 공조로 마약 공급책 검거

경찰청은 이 같은 사실을 태국 사법당국에 통보해 B씨의 재구금을 요청했고, 태국 법원은 B씨에게 재판 출석을 명령했다. 그러나 B씨는 출석에 응하지 않고 종적을 감췄다.

경찰청은 피의자가 마약 밀수입을 위해 캄보디아에도 체류했던 이력을 고려했고, 태국·캄보디아 경찰과 양국 경찰 주재관 및 국정원과 함께 공조해 다시 B씨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B씨가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밀입국해 체류 중이라는 첩보를 확보했다. 캄보디아 내부 실정을 잘 아는 피의자를 신속하게 검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와 긴밀한 협력관계가 필요했다.

경찰청은 국제 공조 총괄 부서로서 국내에서는 국정원과 경기북부청 강력범죄수사대, 국외에서는 캄보디아 경찰과 경찰 주재관으로 구성된 공조 네트워크를 통해 B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양국 경찰과 여러 부서의 노력 끝에 B씨가 캄보디아에서 사용 중인 그의 휴대전화, 연락처 등 주요 정보를 확보했고, 즉시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해 지난 1월30일 캄보디아 내 아파트에서 은신 중이던 B씨를 검거했다.

경찰청은 B씨의 과거 도피 행적 등을 고려해 국내 호송관에 의한 강제송환을 추진했다.

이 과정 중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캄보디아 입국 절차 없이 공항 보안구역에서 캄보디아 경찰로부터 피의자 신병을 인계받는 미입국 송환 방식으로 지난 1일 B씨를 국내 송환했다.

그렇다면 외국의 상황은 어떨까. 미국은 검사가 수사하지 않고 연방수사국(FBI)나 경찰이 주로 수사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중대 범죄 사건은 경찰이 아닌 검사가 수사한다. 

미국 법무부 연방검사 매뉴얼에 따르면 연방검사는 연방 검찰총장 아래 관할구역 내에서 연방형사법상 수사에 관한 권한을 가진다. 연방검사는 연방 범죄를 직접 수사하거나 연방수사기관(FBI, DEA 등)이 수사 지시를 할 수 있다.

미국은
수사 가능

미국연방검찰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통상적으로 수사는 FBI 등 연방수사기관이 맡는다”고 밝히고 있다. 즉 통상적이지 않은 사건의 경우는 연방검사가 직접 수사를 하는 것이다.


<alsw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형배 탈당과 검수완박 관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일, 당을 탈당했다.

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하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민 의원이 무소속이 되면서 민주당은 안건조정위 회부를 통해 ‘검수완박‘ 법안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검수완박에 반대 견해를 밝혀, 민 의원이 탈당을 통해 양 의원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양 의원이 법안에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만약 안건조정위로 가게 되면 무소속 한 분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양 의원이 고민하고 있다면 본인 선택이라 저희는 어쩔 수 없지만, 그에 따른 대책도 다 준비돼있다”고 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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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