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4대강' 돌고 도는 운명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05.02 11:12:09
  • 호수 1373호
  • 댓글 6개

기껏 열어놨더니 도로 닫는다고?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2010년 5월31일은 조계종 문수 스님이 세상을 떠난 날이다. 문수 스님은 “MB(이명박)정권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 폐기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분신해 목숨을 끊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났다. 문재인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 사업’을 시작했고, 4대강은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후보자 시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민주당은 MB의 4대강 보 사업을 폄훼하고 부쉈다”며 4대강 사업 계승 의지를 밝혔다.

한국에는 크고 작은 강이 많다. 한국의 강만 그려놓은 지도는 사람의 실핏줄 모습처럼 보인다. 강의 역할도 이와 같다. 강은 ▲잔디 ▲도로 ▲하수 처리장 ▲정화 시스템 ▲농업 등에 물을 공급해 오염된 물질을 제거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2011년부터 부작용
2013년 초에 완료

강이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막아버린 사업이 있다. 바로 이명박정부 시기였던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이뤄진 ‘4대강 정비 사업’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고도 불렀다. 이 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유역을 정비하는 사업으로 이명박정부의 주요 국정 사업이었다.

이 사업의 목적은 ▲수해 예방 ▲수자원 확보 ▲수질개선 ▲수변 복합공간 조성 ▲지역 발전을 목표로 했다.

한국은 여름철 집중호우로 강 주변이 범람해 홍수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비가 오지 않으면 가물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자원을 얻는 게 불가능했다.

특히 이상기후로 인해 극단적인 홍수와 가뭄의 위험성이 높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12월 ‘4대강 정비 사업’을 추진했다.

4대강 사업의 총사업비는 22조원이다. 계획은 4대강 외에도 섬진강 및 지류에 보 16개와 댐 5개, 저수지 96개를 만들어 4년 만에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설계됐다.

당시 야당과 시민단체 및 종교단체는 예산 낭비·부실 공사·환경 오염 등을 우려해 대대적으로 반대했지만, 2009년 2월 사업은 추진됐고 2013년 초에 완료됐다.

4대강 사업이 진행될 때는 “왜가리나 모래무지에게도 4대강 사업 투표권을 줘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환경 문제가 심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당시 전문가들은 홍수나 가뭄 등의 자연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은 사업이 진행되는 내내 지적됐고, 비슷한 예로 청계천을 제시하며 4대강 사업을 멈춰야 한다는 주장이 멈추지 않았다.

22조 혈세 먹은 국책사업
윤, 보 재개 등 계승 의지

2010년까지만 해도 언론은 4대강 사업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하거나, 우려가 섞인 전문가들의 인터뷰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사업이 진행된지 3년째인 2011년부터는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이 속속들이 보도됐다.

충남 공주시 계룡저수지는 원래 수질이 맑은 곳이었으나 4대강 사업 이후로 변했다. 물줄기에는 녹조가 뒤덮였고, 물이 고여있어서 그런지 저수지는 새까맣게 변해 악취가 진동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전국에 있는 강 녹조가 심화됐다. 특히 수질은 악화됐고, 농지는 물에 잠겼다. 낙동강에 건설한 거의 모든 보는 물이 샜다. 강변의 모래와 자갈이 콘크리트로 대체되면서 물에 사는 동식물과 미생물이 죽어서 자가정화 작용도 할 수 없었다.

이명박정부는 4대강 사업 덕분에 장마나 홍수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기존에도 이 지역은 홍수가 잘 나지 않는 지역이었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정부에서 두 차례, 박근혜·문재인정부에서 한 차례씩 네 차례 감사를 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국책사업이다.

감사 결과는 ▲문제 없음 ▲공사 담합 ▲수질 평가에 외압 등 정권에 따라 바뀌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문재인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펼쳤고, 같은 맥락으로 환경부는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을 꾸렸다.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은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4대강의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금강·영산강의 보 개방 후에는 ▲유해 남조류 ▲저층 빈산소 ▲퇴적물 ▲생태계 건강성 등의 물 환경지표가 개선된 경향을 보였다.

수질 악화
악취 진동

또한 모래톱, 수변공간 등 생물서식처가 다양하게 형성돼, 여러 멸종위기종이 지속해서 관측됐다. 3년 반 동안 보를 개방한 결과 강의 자연성이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가장 큰 효과는 보 개방 이후 녹조현상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특히 완전히 개방한 금강 보 구간에서는 지난해 기준으로 녹조가 최대 85% 줄어들었다.

또 강물 체류 시간은 전체적으로 감소했고 유속은 증가하는 등 물 흐름이 개선됐다. 금강의 체류 시간은 최대 88% 줄었으며, 영산강의 유속은 최대 813% 증가했다. 이런 구간에는 녹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지난 3월1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월 26~27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4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 현안 27차 정기 여론조사’에서는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응답은 50.9%,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추진돼야 한다’는 29.5%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9.5%로 집계됐다.

대중들도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양상이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오는 9일로 막을 내린다.

즉 4대강 사업에 관한 정책도 곧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당시 이재명 대통령 대선후보와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였다. 윤 후보는 “4대강 보를 잘 지키겠다. 지역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마음껏 마시고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 후보는 “4대강이 독성물질로 사람을 공격한다. 4대강 보를 해체해야 한다”고 공약했다.

간신히 
살려놨는데…

윤 후보는 지난 2월 공식선거 기간에 경북 상주를 찾아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을 이어나가서 이 지역의 농업용수와 깨끗한 물을 우리 상주·문경 시민들께서 맘 놓고 쓰실 수 있도록 잘 해내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4대강 사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정책 답변서에 잘 나온다. 이 답변서에 따르면 윤 후보는 ‘지속 가능한 국토환경 조성’을 폐기해야 할 3대 과제로 꼽았다.

윤 후보가 폐기하겠다고 한 ‘지속 가능한 국토환경 조성’은 4대강 사업을 ‘인위적 사업’으로 규정한다. 또한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자연에 맞게 강을 다시 되돌리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4대강 재자연화는 친수관리와 이용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않다. 다만 난개발이 이뤄지지 않도록 차단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이 조성한 친수공간이 친수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미 감사원 보고서에도 여러 차례 지적됐다. 국토부는 4대강 사업 당시 4대강의 둔치를 여가 등 복합공간으로 이용하기 위해 2009~2012년까지 1조7319억원을 들여 169.5㎢의 생태하천을 조성했다. 

그러나 2018년 감사원이 발표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친수공간의 저조한 이용도와 예산 부족을 이유로 169.5㎢ 중 60.6%는 유지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관광 측면에서도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친수공간은 효과가 없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4대강 지역인 79개 시·군·구의 친수효과 분석 결과 해당 지역의 방문 여행객 수가 20% 감소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4대강을 지켜 농업용수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언은 4대강 보를 없앨 경우 농업용수가 부족해질 거라는 우려를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보를 개방해서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4대강 복원 정책 때문이 아니라 4대강 사업 당시 물을 취수·양수할 수 있는 시설 자체가 잘못 설계돼 시공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 환경 흐름에 역행”
당선인 행보 환경단체들 난색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물이 없어서가 아니라 무슨 이유에서인지 시설을 잘못 만들어놔서 공급이 안 된 것이다. 양수시설은 최저 수위에서도 물을 당겨쓸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게 시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감사원 보고서에는 “4대강 사업 추진 시 보에 설치된 수문을 개방할 경우 수위 저하에 대한 고려 없이 양수장과 어도를 설계·시공, 수문을 개방하면 양수가 어렵거나 어도 기능이 상실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윤 후보는 4대강의 가장 큰 문제점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른바 ‘녹조 라테’로 불리는 4대강의 녹조 문제다.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이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8월 낙동강과 금강 일부 지역에서 검출된 녹조에서 발암성이 있는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인체에 유해할 정도로 높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최근에는 이 주변 노지에서 재배한 쌀, 배추, 무 등 농작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전했다. 

김종원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녹조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지속해서 밝혀지고 있는데, 계속 ‘재자연화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 자체가 4대강을 정치적으로만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4대강 정책에 대해 이렇다 할 제시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윤석열정부의 첫 환경부 장관 후보자를 보면 윤 당선인이 4대강 사업 재자연화 폐지를 여전히 중요사안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환경부 장관 후보자인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과거 학술지 기고문에 “4대강 살리기 사업이야말로 기후변화 적응의 대표적인 통합대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후보자가 이 기고문을 쓴 시기는 이명박 대통령실에서 환경비서관직을 마친 뒤 본래 직장인 한국환경연구원 부원장으로 돌아왔을 때다.

지난달 13일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를 소개하며 “규제 일변도의 환경정책에서 벗어나 사회적 합의에 기반을 둔 지속 가능한 환경정책을 설계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이 같은 윤 당선인의 행보에 환경단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만 
보고 있다고?

환경운동연합은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4대강 재자연화 폐기’ 등 전 세계적인 환경 전환 흐름에 역행하는 공약을 보였다”며 “4대강의 경우 2012년 준공 이후 해마다 녹조 발생 등 수질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조사에 따르면 녹조 독성이 농·식물에 검출됐다. 녹조가 우리 국민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4대강 생태계 건강성이 회복되고 있다. 이것이 4대강 재자연화 사업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alswn@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