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유퀴즈> 김민석 PD “사회의 갈등, 작게나마 봉합하고 싶다”

‘혐오시대’ 힐링으로 대항하는 토크쇼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코로나19로 확산세에 따라 불특정 다수의 시민과 대화를 나누고 퀴즈를 풀었던 tvN 토크쇼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직격탄을 맞았다. 휴지기를 거치고 돌아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주제를 갖고 직접 섭외를 하는 토크쇼로 변모했다. 어쩌면 프로그램의 특색이 사라질 위기 속 제작진은 사회에 만연한 갈등을 직시하고, 올바른 관점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상황을 타개했다. 그 중심에 있는 CJ ENM 김민석 PD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김민석 &lt;유퀴즈온도블록&gt; PD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 8월 12일 방송된 ‘광복절 특집’ 때부터였다. 누구나 알 법한 역사가를 만나는 것이 아닌, 곳곳서 숨은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 전 세계를 돌며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을 했던 선조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김동우 작가의 활동은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다. 

만연한 갈등

방향성을 찾았다는 듯 <유퀴즈> 제작진은 사회에 만연한 갈등을 주제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 방송분은 국내 사회문제 중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갈등 중 하나인 세대 갈등을 유려한 화법으로 풀어냈다. 

‘Z세대’로 불리는 10대와 ‘Y세대’로 불리는 20대, ‘X세대’의 40대, 사회운동이 치열했던 50대와 파독광부의 산증인으로 ‘산업화 세대’의 일꾼이었던 70대를 만났다. 이 과정에서 나이 차이를 매개로 대립하기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9일 방송에서는 이과생과 문과생들을 만나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면서 결과적으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을 어필하고, 이분법적 해석보다 존중과 배려라는 더 큰 공통분모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피력했다. 


tvN 드라마 <미생>의 새 버전은 16일에 방송됐다. 사원부터 대리, 과장, 부장에 이어 대표까지 각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나 각각의 고충을 들었다. 일을 잘하고 싶은 사원과 어느덧 업무가 익숙해지는 직장인, 일과 인생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에 매진해 성공가도를 달린 관리자급 직장인들을 직접 만나, 각자의 고민을 들여다봤다.

이 모든 과정이 노골적이거나 교육적이지 않고, 매우 유연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른바 ‘혐오 문화’라고 불릴 정도로 극단적인 공격성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는 가운데, <유퀴즈>는 ‘힐링’의 언어로 이 혐오와 대항하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 

예능 토크쇼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못지않은 감동이 전달하는 <유퀴즈>의 김민석 PD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소극적이나마 사회에 만연한 갈등을 봉합하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견고한 기획, 코로나 위기 타개하다
“소극적이나마 갈등 봉합하고 싶다”

다음은 김민석 PD와의 일문일답.

-광복절 특집부터 세대갈등과 문과·이과 특집까지, <유퀴즈>의 기획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제가 이토록 명료해질 수 있었던 배경이 있나. 

▲코로나19 이전 방식의 진행을 할 때도 주제를 미리 잡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사실상 불가능했다. 누구를 어떻게 만날지 모르니까.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어떤 화두를 던질지 고민이 많았다. 광복절 특집이면 타지를 가기 마련인데, 역사와 관련된 삶을 사시는 분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발상을 전환했다. 


그랬더니 우리가 노력했던 것에 비교도 될 수 없이 많은 시간을 그 일에 투자한 분들과 만나게 됐고, 손발이 묶인 프로그램에 날개를 달아줬다. 확장성이 커졌다. 요즘 사람들은 무엇이 흥미로운가를 많이 찾아본다. 심도가 얕은 갈등도 있고, 세대 갈등처럼 풀리지 않는 숙제도 있는데, 최대한 많은 부분을 다뤄보려 한다. 

-<유퀴즈> 제작진이 갖고 있는 관점이 상당히 올바르게 여겨진다. 세대 갈등에 대한 시선, 문과와 이과의 차이, 뿐만 아니라 각종 특별한 직업을 존중하는 태도까지 전달된다.

▲회를 거듭하는 과정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제작진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듣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만으로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직접 들은 것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데, 그것만으로 각 세대가 가진 갈등을 소극적으로나마 봉합하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섭외가 특별하다. 매번 올바른 신념을 가졌거나, 이야깃거리가 많은 의미 있는 인물들을 섭외한다.

▲섭외는 이언주 메인 작가 주도하에 이뤄진다. 나영석 PD와 김태호 PD 두 분과 일을 한 분이다. 유재석씨가 무한히 신뢰하는 분이다. 그분과 상의를 하면서 좋은 섭외가 이뤄지고 있다. 
 

▲ 유퀴즈 온 더 블럭

-<유퀴즈>는 토크쇼지만, 드라마처럼 엄청난 감동이 밀려온다. 김동우 작가, 이정희 YMCA 사무총장, 백희나 작가의 삶에서 특히 그랬다. 문과의 삶을 살고있는 백 작가가 “나는 이과생으로만 생각했다”는 발언에서, 이분법적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게 전달됐다. 제작진의 의도는 어디까지인가. 

▲많은 부분이 의도 되지 않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시청자가 큰 감동을 느낀 부분은 우연히 의도치 않게 얻어지는 거다. 사전인터뷰를 하긴 하지만 녹화는 전혀 다른 형국으로 펼쳐진다. 과학자와 작사가, 올림피아드 금메달 수상자를 섭외하면서 한 자리가 비워서 백 작가를 섭외했는데, 이과 출신 문과의 삶을 사시는 분인 줄은 몰랐다. 일종의 생동감과 생명력을 얻었다. 우연히 많은 도움을 받는다.

-<유퀴즈>가 애초의 기획이랑 많이 달라졌다. 현재 형태는 외전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더 기대된다.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변화를 줬는데 많은 분이 사랑해주셔서 기쁘다. 외전 형태로 출발했는데 하나의 정체성을 갖게 된 것 같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했을 때, 외전 형태로 끌고 갈지 이전 방식으로 갈지는 기약이 없는 것 같다.

-방송 초반에는 다섯 문제를 맞춰야 100만원을 줬는데, 요즘에는 한 문제만 맞혀도 상금을 준다. 제작비가 많이 늘은 것인가?

▲ 제작비는 그대로다. 처음에 별다른 이유 없이 5문제로 정했었다. 그게 기계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만나는 분들이 삶을 들여다보면, 유쾌하기도 하고 때로는 굉장히 감동이 묻어나기도 한다. 그 분들의 삶에 공감하면, 응원을 하게 되고 상금도 꼭 받길 원하더라. 시청자도 그렇고 MC진, 스태프 모두 비슷한 생각이었다. 100만원의 정당성은 우리가 만났던 분들의 삶에 다 녹아있다.

100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열심히 살아온 분들에게 갑자기 드려도 무방한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유퀴즈>는 퀴즈쇼가 아니고 토크쇼다. 퀴즈는 만남의 마침표의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정도 난이도가 적합하다고 본다.


금과옥조

-두 MC인 유재석과 조세호의 역할이 큰 것도 사실이다. 총평해본다면?

▲ 유재석과 조세호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는 출연자를 서로 다른 맥락에서 무장해제 시키는 재주가 있다. 유재석은 존재만으로 호감을 준다면, 조세호는 엉뚱한 질문으로 웃음을 주면서 분위기를 완화한다. 제작진으로서는 조세호의 실수가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내기 때문에 ‘금과옥조’와 다름없다. 조세호의 존재감이 유재석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 시너지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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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떼거리 가등기’ 노량진 지주택 유령 조합원 실체

[단독] ‘떼거리 가등기’ 노량진 지주택 유령 조합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수백억원대 조합비를 횡령한 조합장이 구속되는 등 ‘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 노량진 본동 일대가 60여명이 넘는 ‘떼거리 가등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업 구역 내 건물에 수십명의 가등기를 설정한 이들은 “지주택 조합원으로 전 재산을 쏟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가등기권자는 지주택 분담금을 입금한 흔적조차 없었다. 지난달 초 주식회사 로쿠스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 본동 일대에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하는 회사 자격으로 노량진 본동 지역주택조합원 재산보호연대(이하 재보연) 일부를 고소했다. 고소 취지는 ‘재보연이 허위가등기를 이용한 위계를 행사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고소인의 사업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었다. 협상력 높이려 현실판 알박기 현재 재보연은 법적 토지 소유권을 놓고 반발하면서 로쿠스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재보연 관계자들은 2013년 7월부터 사업구역 내에 위치한 A, B, C 부동산에 가등기 및 공유지분 관계를 설정해 로쿠스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등기 말소가 이뤄지지 않은 건물은 철거조차 할 수 없어 노량진 본동 현장은 10년 넘게 슬럼화가 진행 중이다. 현재 로쿠스 측이 확보한 주택건설 대지면적은 95% 이상이다. 이 중 A, B, C 등은 1% 미만에 해당한다. 현재 A 빌라 502호는 기존 41명, 신규 12명 도합 53명, B 빌라 202호는 11명의 ‘떼거리 가등기’가 설정돼있다. C 건물의 경우 1명의 가등기권자가 설정된 상태다. 가등기란 본등기할 법적인 요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했을 때, 임시로 등기부에 올려 두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매매 예약, 대물변제에 따른 취득 등으로 매입할 것을 약속했을 때 아직 소유권을 확보하지는 못했으나 미래에 그 권리를 주장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이용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가등기권자 중 일부는 재보연 소속으로 과거 노량진 본동 지주택 조합원이었다. 많게는 2~3억원씩 조합원 분담금을 납부한 투자자다. 그러나 일부는 조합계좌 또는 대우건설 계좌로 분담금 입금 내역조차 확인되지 않은 ‘허위 조합원’ 자격을 주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 빌라 등기부상 가등기권자인 강모씨는 가등기를 설정한 이유에 대해 “왜 이런 걸 취재하나? 가등기를 설정한 이유가 있지 않겠냐”며 “전 재산을 투입했지만 대우건설이 뺏어가면서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노량진 본동 지주택 조합원 분담금 입금 내역 자료에는 강씨의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다. 강씨 외에 분담금 입금이 확인되지 않아 지주택 조합원이라고 볼 수 없는 가등기권자도 10여명 이상으로 드러났다. 재보연은 현재 주택개발 사업권자인 로쿠스 측에게 가등기말소를 원하면 1000억원 이상의 합의금을 내라는 입장이다. 전 재산 쏟았다더니··· ‘조합원리스트’에 없어 재보연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부동산 시세에 따라 가등기권자 1인당 기준 최소 9억원은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로쿠스 측은 “조합원 자격도 없는 가등기권자에게 보상할 의무는 없지 않겠나”라며 “엄연히 사업을 방해하는 행위로 가등기말소 소송 중”이라고 답했다. 재보연이 사업 구역 내에 가등기를 설정한 취지가 불순하다는 의혹도 있다. 취재진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재보연 관계자는 C 건물 가등기권자 김모씨에게 “소유권은 매도청구 대상이 되나, 가등기는 매도 청구 대상이 되지 않는다. 로쿠스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가등기를 말소해야만 하기 때문에 로쿠스가 협상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며 “로쿠스도 대출을 받아서 토지와 사업권을 매수했을 것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이자가 불어나기 때문에 그때 가서 시가보다 높은 금액을 불러서 협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송이 아닌 협상으로 끝내야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등기설정이 필요하다”며 “협상이 끝나면 가등기를 말소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재보연 측은 허위로 매매예약서를 작성하고, 매매예약 체결을 조작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실제로 김씨는 2018년 4월26일에 재보연 관계자를 만났으나, C 건물의 매매예약서상에는 2018년 3월28일로 소급해서 작성했다. 매매예약 날짜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김씨는 “하나자산신탁 소장을 접수한 2018년 3월30일 이전으로 매매예약을 정해야 의심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자산신탁은 2016년 11월22일 관할관청인 동작구청장에게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신청했고, 동작구청장은 2017년 4월10일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다. 하나자산신탁은 2018년 3월경 사업 지역 내에 97.81%에 해당하는 토지에 대한 사용권원을 확보했고, 주택법 제22조에 따라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에 대해서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허위 조합원 “왜 취재하냐” 하나자산신탁은 주택법에 따라 2018년 3월30일 C 건물 가등기권자인 김씨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소송을 제기했으며, 김씨가 소송장을 받은 것은 그해 4월9일이다. 재보연 측과 김씨는 2018년 4월26일에 만나 C 건물 1평에 대한 가등기를 설정했지만, 하나자산신탁이 소송한 3월30일보다 매매예약서를 일찍 체결한 것처럼 속인 것이다. 또 재보연 측은 김씨와 매매예약서상에 “본 예약의 증거금으로 3000만원을 입금한다”고 적었다. 이는 로쿠스와 협상용으로 매매예약서를 작성하는 것이었기에 돈을 주고받은 흔적이 필요했을 뿐이다. 실제로 2018년 4월26일 재보연은 매매예약서를 작성한 직후 김씨에게 2000만원을 송금했고, 김씨는 재보연 측의 지시에 따라 2000만원을 다시 돌려줬다. 김씨는 C 건물의 1평에 대해서만 가등기를 설정한 이유에 대해 “재보연이 내 명의로 가등기를 설정하도록 한 이유는 로쿠스의 사업을 방해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재보연 측은 김씨와 작성한 매매예약서 제1조에 ‘1평의 매매대금을 1억원’으로 허위 기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C건물 1평의 매매대금 1억원으로 기재한 이유는 재보연 측이 ‘이렇게 기재하면 로쿠스로부터 평당 1억원 이상 받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자산신탁과의 매도청구 소송서 감정평가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고 재보연이 말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C 건물의 가등기를 설정하면서 10원 한 장도 투입하지 않았지만, 서류상 1평당 1억원의 부동산을 소유한 셈이다. 이는 엄연히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가등기권자들이 사업 주체로부터 받은 보상금만큼 분양가는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매예약 가등기 방식의 소유권 획득’은 불법 부동산투기 방식으로 자주 쓰이는 수법이다. 한 예로 2013년 이성한 경찰청장은 후보자 시절 전매가 금지된 서울 마포구 성산동 시영아파트를 가등기 형태로 매입한 뒤 1년 만에 되판 것으로 드러나 불법 부동산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그해 3월26일 백재현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이 청장의 인사청문 자료를 보면, 이 후보자는 1987년 7월2일 권모씨로부터 시영아파트 한 채의 소유권을 ‘매매예약 가등기 형태’로 획득했다. 무주택자를 위해 분양한 시영아파트는, 주택건설촉진법 등에 따라 최초 공급일인 1986년 5월부터 2년간 전매가 금지돼있었다. 이 청장은 이 아파트를 전매 금지가 풀린 지 3개월여 만인 1988년 9월 안모씨에게 팔아넘겼다. 부동산 전문인 최광석 변호사는 “이 청장이 실제로 얼마나 시세차익을 거뒀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매금지된 아파트를 사들인 뒤 1년 만에 팔아넘긴 것만으로도 부동산투기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청장 측은 “신혼 때 부동산 안내에 따라 (가등기로)구입했고 살아보니 주거환경이 좋지 않아 되팔았다”고 해명했다. 넣다 뺐다 조작 달인 현재 로쿠스 측은 재보연과 가등기권자를 상대로 가등기말소 소송을 걸었다. 로쿠스 측은 지난달 “수십명에게 각각 가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소장 송달부터 1심판결까지 가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과도한 금융비용이 발생한다”고 가등기권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이유를 밝혔다. 현재 주택법 제22조에 따라 주택건설 대지면적의 95% 이상의 사용권원을 확보한 경우,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의 모든 소유자에게 매도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가등기말소 또는 근저당권 말소 등을 강제로 청구할 수 있는 법률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등기 또는 근저당권이 말소되지 않는 이상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로쿠스 측은 재보연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해서는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가등기권자들이)재산보호연대의 비용 9억6000만원으로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등기권자들이)해당 사건 사업 진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사업 부지 내의 서울 동작구 본동 2필지에 허위의 가등기를 설정했다”며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고소인 회사의 이 사건 사업업무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재보연 일부가 지분 쪼개기를 통해 소유자를 늘려 사업주체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주택공급 지연과 공사 현장 방치로 인한 슬럼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총회를 거쳐 조합원 지위를 회복한 이들은 재보연 일부의 지분 쪼개기 등으로 착공이 지연되면서 보상이 지연되는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 앞서 노량진 본동 지주택은 2007년 본동 441일대에 36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 토지 매입비 목적으로 총 1400억원을 모아 조합을 결성하고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어 대우건설의 보증으로 금융권서 자금을 빌려 사업을 진행했다. 이듬해인 2008년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2010년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지만, 서울시와 동작구가 재개발사업 기준을 강화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날짜도 금액도 틀린 매매예약서 평당 1억 뻥튀기···시세조작 의혹 결국 2012년 3월 PF 대출금 2700억원을 갚지 못한 조합은 파산했다. 당시 조합 측은 공사를 맡은 대우건설이 사업 승인과 착공서 늑장을 부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지급보증으로 빚을 대신 갚았기에 피해자 입장이라고 주장해 왔다. 대우건설 측은 언론과 인터뷰서 “PF 대출을 갚지 못해 대위변제로 2700억원의 빚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지 소유권을 얻는다고 해도 6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게다가 전 조합장 최모씨가 분담금 가운데 18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결국 투자금 4100억원을 허공에 날리게 되면서 지주택 사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손꼽힌다. 2012년 10월1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전 조합장 최씨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서울 영등포구 소재 재단법인 사무실과 지방 거주지 등 2~3곳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서 검찰은 최씨가 수백억원을 횡령한 단서를 잡았다. 최 전 조합장이 2011년말 구속 수감되면서 기존 지주택 조합원 중 156명은 철거, 설계업체 등 관련 업체 약 30여곳은 조합에 대한 반환금 채권+변호사비+기타 비용 명목으로 조합과 860억원(약 186건)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그대로 인정한다면 조합원 1인당 평균 2억5000만원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당시 인근 래미안트윈파크 신축아파트 분양가가 7억8000여만원임을 고려하면 향후 대우건설과의 단체 협상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려는 ‘꼼수’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공증채권의 발생은 조합원 간 내분의 불씨를 제공하고, 대우건설이 보증연장을 할 수 없는 명분을 제공한 것이다. 결국, 대우건설도 2012년 3월24일 PF 연장을 포기했다. 조합 부도 이후 대우건설은 그해 4월10일까지 2700억원을 대위변제하고 처분권 취득한 사업부지는 공매하겠다고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해 조합에 통지했다. 그러면서 시행사 로쿠스로 소유권 이전 등기되는 동시에 하나자산신탁으로 신탁등기(공매대금 2100억, 신탁등기비 100억)가 이뤄졌다. 수십년째 줄다리기 당시 로쿠스 측은 채권자 지위를 가진 지주택 조합원 156명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3차례 총회를 거쳐 156명 중 34명은 조합원 지위를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122명에 대해서는 제명 조치했다. 최종 388명이 현재 유효한 조합원이고, 조합 이사 A씨를 포함한 122명은 2012년 말 제명되면서 재보연을 꾸렸다. 로쿠스 측은 “재보연의 핵심 주동자들은 지분조차 없는 조합에 대한 공증채권증서 하나만 믿고, 무모한 소송으로 시간 끌기만을 반복하고 있다”며 “A, B, C 부동산 등에 대한 매도소송도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됐음에도 최근 또다시 14명의 가등기권자가 본 등기를 실행했고, 본 등기자들이 또다시 가등기를 설정하면서 사업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토로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재개발 슬럼화 현실 노량진 본동 주택개발사업이 수십 년째 지연되는 가운데, 철거가 진행 중인 상태의 슬럼화 가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0년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 김길태의 은신처가 재개발 지역 내 빈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재개발 지역이 치안의 사각지대”라는 인식이 생겼다. 김길태가 당시 범행을 저지른 곳도 모두 재개발 지역 인근의 주택 옥상이었다. 경기도의 경우, 부천 소사3구역이 ‘재개발 슬럼화’의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 구역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이주가 시작돼 7월 기준 92% 이주를 완료했으며 내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지만, 철거 전 약 1년여 동안 빈 주택으로 방치되면서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 이 구역은 대부분 빈집으로 대문에는 ‘출입금지·철거 대상 건물’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출입할 수 있어 진입을 막을 수 없는 실정이었다. 일반적으로 1기 신도시와 인근 지역 등에 대한 재개발사업이 추진위 구성부터 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길게는 20여년 정도 소요돼 이처럼 슬럼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천시 관계자는 “철거 전까지 빈집 관리 및 우범지대 전락을 막기 위해 조합과 경찰 등 여러모로 안전을 위한 대책을 세우려고 한다”며 “조합에 미리 구역 진입을 막을 수 있는 안전담장 설치 등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기 신도시 정비 방향에 주민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담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우진 주거환경연구원장은 “개발·재건축을 진행하는 노후주거지 조합원들은 높아진 공사비에 따라 수억 원의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며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기가 아니라 분양 수익만으로 사업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사업지는 시공사가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