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파트너’에 유독 가혹한 ‘여론 청문회’ 왜?

줄줄이 검증대에 오르는 ‘유라인’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예능인 유재석은 특별하다.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소시민을 만나도 유려하게 재미를 끌어내는 진행 능력은 물론, 전문 방송인들과 큰 웃음을 만들어내는 재주도 탁월하다. 방송 외적으로도 유재석은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 수많은 기부를 해왔으며, 과거를 들춰보면 미담만 나온다. 워낙 깨끗한 이미지의 유재석이다 보니, 함께 방송하는 인물에 대한 검증은 가혹해지는 현상이 보인다. 
 

▲ 방송인 유재석

수십년째 국내 최고 MC라는 타이틀을 지켜온 유재석의 팬덤이 두터운 건 당연한 일이다.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 대다수에 많은 시청자가 몰린다. 누구보다도 그의 프로그램을 사랑하고 아낀다. 때론 그 사랑이 의외의 논란을 만들기도 한다.

청문회

특히 유재석 파트너에 대한 검증이 그 어떤 인사청문회보다 가혹하게 벌어진다. 과거의 잘못된 행동이 드러날 뿐 아니라, 이미 방송에서 여러 번 밝혀진 내용도 재점화된다. 

개그맨 장동민과 가수 데프콘, 배우 조병규의 사례에는 공통된 패턴이 존재한다. 

2015년 장동민은 MBC <무한도전> 새 멤버의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노홍철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만들어진 이른바 ‘식스맨’ 프로젝트에서 장동민은 박명수의 기를 꺾는 후배 캐릭터로 색다른 웃음을 선사했다.


다른 후보인 전현무, 최시원, 홍진경, 서장훈, 강균성, 유병재, 광희 중 예능감이 가장 좋았을 뿐 아니라, tvN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과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무수한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가 준비한 ‘전설의 주먹’ 아이템은 제작진과 기존 멤버로부터 환영을 받았으며, 촬영 중간 후보 동료들을 배려하는 세심한 장면도 포착되는 등 장동민의 <무한도전> 합류는 지극히 당연해 보였다. 
 

▲ 개그맨 장동민 ⓒMBN

하지만 그의 발목을 잡은 건 팟캐스트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의 발언이었다.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을 비롯해 인상이 찌푸려질만한 내용이 다수 있었다. 

작금이야 팟캐스트 프로그램에서 한마디 하는 것조차 논란이 되는 게 일상이긴 하지만 당시에는 사적인 공간으로 치부됐다.

장동민에게 논란이 되는 발언은 수년 전에 유세윤, 유상무 등 오랜 친구들끼리 사적인 공간에서 과장해서 떠든 내용이었다고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일부 ‘문제가 아니다’라는 여론도 강했다는 것. 

그럼에도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장동민은 ‘식스맨’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히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졌다. 당시 <무한도전> 멤버가 되기에 흠결이 너무 많다는 의견이 대세 여론을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최근 장동민 사례와 같은 사건이 두 번이나 일어났다. 한 명은 데프콘이다. <무한도전>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데프콘은 <놀면 뭐하니?>에서 김종민과 함께 유재석의 파트너로 출연했다. 이벤트성 출연일 줄 알았는데, 제작진은 유재석과 특별한 케미를 선보인 두 사람을 중용했다. 


그러다 데프콘의 과거가 재점화됐다. 학창 시절 패싸움을 한 것이 논란이 된 것. 심지어 소년원 출신이라는 근거 없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장동민 <무한도전> 식스맨 문턱서 좌절
데프콘 <놀면> 출연하자 패싸움 재점화 
조병규 <컴백홈> 앞두고 학교폭력 의혹
 

이는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밝힌 내용이 확장돼 벌어진 해프닝이다. 당시 데프콘은 부모님에 대한 반항심으로 고교시절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패싸움을 했다고 밝혔다. 큰 싸움에 휘말려 유치장에 갇혔다고도 덧붙였다.

데프콘은 그 일로 인해 형사들로부터 조사를 받았고, 면회 온 아버지가 우는 모습을 보고 크게 반성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래퍼로 성장한 데프콘은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과 KBS2 <1박2일>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기지 넘치는 애드리브가 그의 장기며,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면모가 방송 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 가수 데프콘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던 그에게 갑작스럽게 과거사 논란이 야기된 것은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면서다. 유재석과 함께 방송하면서 그를 향한 관심이 더욱 커진 것. <놀면 뭐하니?>의 인기를 방증하는 사건이었던 셈이다. 

현재까지 논란이 되는 배우 조병규의 학교폭력 의혹 역시 공교롭게도 유재석과 관련이 있을 때 튀어나왔다. 

JTBC <SKY 캐슬> 출연 당시에도 비슷한 의혹이 일었던 조병규는 정성껏 남긴 해명을 통해 의혹에서 벗어났다. 이후 SBS <스토브리그>에 출연하면서 입지를 다졌고, OCN <경이로운 소문>에 출연하며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특히 20대 배우 중 타이틀롤을 맡아 성공으로 이끈 사례는 흔치 않다. 그의 몸값은 훨씬 더 올랐다. 아울러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할 뿐 아니라 유재석과 함께 KBS2 <컴백홈>에도 출연이 예정됐다. 연기와 예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직전이었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뉴질랜드 유학 시절 학교폭력 의혹이 재차 불거졌다. 조병규의 소속사에 따르면, 해당 글을 올린 이는 소속사의 법적 대응 소식에 놀라 선처를 부탁했다. “유재석과 함께 방송하는 것에 대한 시기심 때문”이라는 게 허위사실을 쓴 이유였다고 한다. 

이 글쓴이 외에도 조병규로부터 학교폭력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더 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는 수사를 의뢰한 상황. 현재 진행형인 조병규의 사건은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 배우 조병규 ⓒHB엔터테인먼트

유명인뿐 아니라 tvN <유퀴즈 온더 블록>에 나오는 일반 시민들조차 잘못이 있는 경우에는 논란이 일어난다.


자동차 유튜버 카걸-피터 부부는 여러 발언이 거짓말로 드러났으며, 과학고등학교 출신 의대생은 과고의 취지와 벗어난 행동을 했다고 비판받았다. 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인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영상은 완전히 삭제된 상태다. 

이들 논란은 대부분 시청자의 폭로로 발생했다. 유재석이 MC를 보는 프로그램인만큼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 흠결이 있는 행동을 한 사람들을 시청자들이 나서서 잘못을 바로잡는 모양새다.

방송인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에 대한 관심도도 커졌다. 초등학생들이 꿈꾸는 직업 상위권에 랭크될 정도다. 하물며 TV 방송에 등장하는 셀럽의 파급력은 상상을 넘어선다.

왕관의 무게

이 같은 측면에서 방송인에 대한 도덕적 기준도 높아졌다. 공영방송을 넘어 팟캐스트나 유튜브에서도 과거 행적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얼굴을 내비치기 힘든 상황이다. 하물며 국내 최고 MC로 불리는 유재석이기에 그의 파트너에 대한 가혹한 검증은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유재석이라는 이름의 왕관의 무게가 무겁다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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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