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②> 신작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박혜수

눈웃음으로 무장한 강력한 매력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깨끗한 피부에 순수한 외모, 다소 느린 말투는 배우 박혜수의 시그니처다. 눈웃음으로 무장한 강력한 귀여운 매력의 소유자다. 그런 박혜수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다소 촌스럽고 평범한 스타일링으로 변신했다. 뚜껑을 쓴 듯한 헤어스타일에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쓰고, 늘 편안한 점퍼에 다리까지 내려오는 원피스를 고수하는 심보람이다.
 

▲ 배우 박혜수 ⓒ롯데엔터테인먼트

 

신작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박혜수가 연기한 심보람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많이 닮아있다. 좋아하는 건 모르지만, 싫어하는 건 분명히 아는 20대 직장인, 자기 주장이 뚜렷하다기보다 남의 감정에 자신을 이입하는 게 더 빠른 성품이다. 누가봐도 착한 이 아이를 박혜수가 연기했다.

시그니처

올림피아드 수학 경시대회 우승자지만, 현실은 상고 출신의 가짜 영수증을 조작하는 게 그의 주업무다. 예쁜 얼굴을 가렸다. 기존의 귀여움 대신 촌스러움으로 변모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수도 있지만, 박혜수는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아성 언니나 솜 언니는 멋스럽고 개성 있게 스타일링을 했는데, 저는 코트도 잘 안 갈아입기로 했어요. 가방도 투박하고, 제일 작은데도 신발도 제일 낮은 걸 신었고요. 솜 언니는 힐도 길었어요. 그 조화가 재밌었던 것 같아요. 포스터가 나왔는데, 어떤 분이 댓글로 ‘그래서 박혜수는 어딨는 거야’라고 남겨주셨어요. 성공적이라고 생각했죠.”

심보람은 착한 성품에 공감 능력이 좋지만, 삶에 대한 열정은 박약한 인물이다.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그저 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르는 게 즐거울 뿐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게 하지 않는다. 


무언가 많이 포기한 듯한 이미지가 심보람이다. 성장을 도모했던 1995년에 2020년 20대 여성이 들어간 느낌이다. 영화의 배경과 현실을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2020년의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보람이 그래서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소심한 성격이지만, 편한 사람들하고 있을 땐 잘 까불거리고 할 말도 다 하고요. 특히 공헌철(김종수 분) 부장과의 서사가 깊게 남아요. 요즘에도 많은 사람이 할 법한 고민을 보람이가 공 부장님께 털어놓잖아요. 그 고민에 대해 공 부장님은 멋있게 조언을 해주시고요. 그런 멋진 어른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데, 아마 보시는 분들도 많이 공감하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공 부장은 길을 잃은 듯 보이는 보람에게 “가만히 있으면 재미없으니, 아무거나 해봐. 그러다 보면 정말 하고 싶은 게 얻어걸리겠지”라며 차분히 조언을 해준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위로를 받았다는 박혜수는 촬영 내내 자신을 많이 되돌아봤다고 털어놨다.

“현재 사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죠”
“고, 연륜·여유 있는 선배…배려하는 프로”

“나는 무엇을 좋아하며 살았고,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저는 그동안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요. 그걸 모르고 있다가 든든하게 지켜주는 언니들이 생기니까 ‘내가 조금 외로웠고 힘들었었구나’를 알게 됐어요. 제가 사랑받고 싶었다는 걸 알았어요.”

박혜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 오랫동안 사랑하고 싶은 두 언니를 얻었다고 했다. 고아성과 이솜이 그 인물이다. 촬영 내내 같이 있던 것도 모자라, 한 데 모여 잘 때까지 수다를 떠는 세 사람을 위해 스태프는 아예 한 방을 내줬다. 온종일 함께 지내라는 의미였다. 그 이후로 세 사람은 그간의 속내를 털어놓으며 우정을 쌓았다고 한다. 
 

▲ 배우 박혜수 ⓒ롯데엔터테인먼트

“아성 언니는 경력에서 나오는 연륜과 여유가 있어요. 남들은 모를 고충이 있을 텐데 엄청 따뜻한 사람이에요. 배려심도 있고요. 일할 때는 프로예요. 그 변모하는 모습들이 정말 멋있어요. 나중에 선배가 되면 아성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솜 언니는 첫 인상은 차가웠는데, 알면 알수록 진국이에요. 솜 언니는 사람을 지켜보다가 뭘 원하는지를 완벽한 타이밍에 해줘요. 위로가 필요하면 위로를, 공감이 필요하면 공감을, 때로는 선물도 주고요. 세심하게 챙겨주는 언니에요.”


서로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바탕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 분위기가 영화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박혜수는 연기를 하는 동안에도 두 언니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언니들이 눈빛으로 보내주는 신뢰가 있었어요. 말로 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신뢰를 보내준다는게 정말 크다는 걸 경험했어요. 언니들이 저를 보람으로 보고 있더라고요. 연기하기 정말 편했어요. 언니들 덕분에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기 뿐이 아니다. 두 언니의 사랑은 작품 후유증도 사라지게 했다. 작품과 인물에서 빠져 나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박혜수는 이번 작품만큼은 공허함이 적었다고 한다. 

“사실 저는 작품이 끝나면 일상으로 바로 못 돌아오는 편이에요. 길든 짧든 혼란을 겪어요. 한 마음 한 뜻으로 혼신의 에너지를 뿜은 뒤에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에너지가 갈 곳을 잃어요. 그때가 참 힘들어요. 이번에는 신기하게도 공허함이나 외로움이 없었어요. 워낙 자주 연락하고 만나다 보니까 공허할 틈이 없었어요.”

박혜수의 다음 행보는 드라마 <디어엠>이다. 화제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기대작이다. SBS <K-POP 스타>를 시작으로, JTBC <청춘시대>, 영화 <스윙키즈> 등 다수의 작품에서 주인공을 꿰차고 있다.

갈망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배우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은 갈망이 있는데, 순탄하게 가고 있는 느낌이에요. 한 편으로는 내게 주어진 기회들이 값진만큼 스스로 채찍질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제 성장 속도(실력)가 그에 맞게 따라가야 하는데 항상 걱정이 앞서기도 해요. 매 순간 치열하게 준비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거든요. 그래도 이번 작품을 통해 절 사랑하는 법을 배웠어요. 스스로를 더 아껴줄 수 있게 됐어요. 보듬어도 주고 칭찬도 해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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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문’ VS ‘어대명’ 차이 해부

‘어대문’ VS ‘어대명’ 차이 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한민국의 흑역사’가 10년도 안 돼 반복되고 있다. ‘평행이론’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보인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그때와 지금, 무엇이 같고 다를까? 2024년 12월은 국민에게 충격과 공포의 시간이었다. 45년 만에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현직 대통령은 법정형이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뿐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으며 사상 초유의 체포 작전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여객기 사고로 179명의 아까운 목숨도 잃었다. 8년 만에 재연됐다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 10여년 전 우리나라는 이미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295명이 사망했고 9명이 실종됐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2017년 3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인용하면서 파면됐다. 2000년대 들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서 가결된 사례는 세 번이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 전 대통령,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헌재서 탄핵안이 기각되면서 직무에 복귀했다.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불과 8년 새 두 명의 보수 진영 대통령이 헌재 심판대 위에 섰다. 사건의 발단부터 전개, 절정, 결말에 이르기까지 멀리서 보면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하지만 가까이에서 볼수록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단적인 예로 박 전 대통령은 ‘태블릿PC’ 보도가 불씨를 댕겼다면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가 시발점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안 가결-헌재의 탄핵안 인용-특검 수사-사법 처분 등의 과정을 거쳐 단죄됐다.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사이 조기 대선이 치러졌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궐위된 때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돼있다. 2017년 5월9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보궐선거가 열렸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윤 대통령의 상황은 박 전 대통령보다 복잡하다. 헌재의 탄핵 심판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의 내란죄 수사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양쪽에서 압박하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도 소용없는 중범죄라서 수사 속도가 박 전 대통령보다 훨씬 빠른 상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 호감도 만큼 비호감도↑ 정치권의 눈은 조기 대선에 쏠려 있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최우선에 놓고 심리 중이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18일 이전에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탄핵안이 인용되면 6월경에는 헌정사상 두 번째 대통령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여야 잠룡들은 헌재의 탄핵안 인용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파면이 결정된 날부터 두 달 사이에 대선을 치러야 하기에 기존에 인지도와 지지율을 어느 정도 확보한 인물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눈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쏠리는 이유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 대표는 압도적인 차기 대권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 그룹과 큰 격차를 보이면서 1위위로 질주하는 중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대표가 3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오세훈 서울시장(7%), 홍준표 대구시장(7%),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5%),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4%) 등이 뒤를 이었다. ‘없다 또는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2%였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서 ±3.1%포인트, 응답률은 22.8%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2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45.1%를 얻었다. 홍준표 대구시장(9.7%),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8%),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7.2%), 오세훈 서울시장(6.1%) 등이 뒤를 이었다. 빠르면 6월 보궐선거로 이 대표의 지지율은 여당 후보 5인(홍준표·한동훈·원희룡·오세훈·안철수)의 지지율을 모두 합한 수치(33%)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높았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100% RDD 방식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 참조). 최근 정치권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과 함께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8년 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나돌았던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과 일맥상통하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한편에서는 당시 문 전 대통령의 상황과 현재 이 대표의 상황은 천차만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서 박 전 대통령에게 밀려 낙선했다. 당시 대선은 제3당 후보 없이 보수 후보와 진보 후보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양측 모두 짜낼 수 있을 만큼 모조리 다 짜낸 선거서 패하자 문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이후 지지세를 회복하기까지 꽤 긴 시간을 암흑기로 보냈다. 문 전 대통령을 야권의 압도적인 대선주자로 만든 결정적 한 방은 국정 농단 사태였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존재가 드러났고 파생 의혹이 쏟아졌다. 1300만명(누적)의 국민이 거리로 나왔다. 국민적 인기를 등에 업은 문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헌재서 인용될 무렵 ‘차기 대통령’으로 완벽하게 눈도장을 찍은 상태였다. 하지만 현재 이 대표의 상황이 당시 문 전 대통령과 비슷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여론조사 수치상으로는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다는 말이 들린다. 이 대표가 가진 사법 리스크에 더해 ‘비토층’이 상당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도 싫지만, 이 대표도 싫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면 나오면 공격거리 많아 실제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호감도, 비호감도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뉴스핌>의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6~7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중 가장 호감이 가는 인물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39.1%가 이 대표를 꼽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9.5%, 홍준표 대구시장 9.3% 등이 뒤를 이었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가장 호감이 가지 않는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도 이 대표는 40.8%로 단연 1위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5%, 홍준표 대구시장이 12.2% 등이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호감도 1~4위(이재명·오세훈·홍준표·원희룡)와 비호감도 1~4위가 같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여야의 대선후보군이 어느 정도 추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대선후보군은 ‘이재명 1강’ 독주 속에 범여권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는 양상”이라며 “범여권 유력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이 대표 한 명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마저 탄핵 정국을 거치며 한 달 만에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이재명 대항마’는 사실상 실종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비호감도 1위 원인으로는 사법 리스크를 지목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때 불거진 대장동 개발비리 특혜 의혹서 시작된 사법 리스크를 여전히 벗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만 5개고 검찰서 추가로 수사 중인 사건도 2개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의혹은 1심 판결이 나왔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당선무효형이 나오면서 대선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법원서 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는 수준이다. 발목 잡는 사법 리스크 박 때와 다른 보수 결집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항소심서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실제 법조계에서는 선고 전 공직선거법 위반보다 위증교사 혐의의 유죄 가능성을 더 크게 봤다. 위증교사 혐의는 양형 기준에 따라 무죄 아니면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어 항소심서 판결이 바뀌면 이 대표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상대 후보의 공격 포인트 역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대통령과 그 배우자가 연루된 의혹과 논란에 크게 실망했다. 윤 대통령이 퇴장하고 이 대표가 대선후보로 검증을 받기 시작하면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층의 결집이 심상찮은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보수 진영은 친박(친 박근혜)과 비박(비 박근혜) 등으로 사분오열했다. 탄핵안 표결 당시 찬반이 갈리면서 물리적으로 분당 사태까지 벌어졌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은 재적의원 299명 가운데 찬성 234표로 가결됐다. 당시 야당과 야당 성향 무소속 의원 표는 171표였다.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표수(200표)는 29표였지만 그보다 많은 63표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서 나왔다. 당이 쪼개질 수밖에 없는 이탈표였다. 반면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는 2번의 표결 끝에 간신히 정족수를 넘겼다. 찬성은 204표로 국민의힘서 12표가량의 이탈표가 나왔다. 탄핵안이 가결된 뒤에도 국민의힘은 강경 지지층을 등에 업고 결집 중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지키기’에 나선 보수층과 국민의힘의 힘을 빼기 위해 ‘머릿수’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이 과정서 중도층의 이탈이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애매한 표수 걸림돌 될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궤멸 직전까지 몰렸던 보수층이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는 태도로 대응하는 점은 민주당은 물론 이 대표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명확하게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유보층이 상당하다는 점을 봤을 때 중도층을 놓치면 대권서 멀어질 수 있다. 진보 진영의 지지만으로는 ‘어대명’은 완성될 수 없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