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전문가 윤재호와 함께 알아보는 경매 정복기<1>

<아파트 경매 투자의 허와 실>5~10% 차익 남기면 남는 장사?

경매 투자의 관건은 얼마만큼 싸게 사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때문에 경매 실수요자들은 ‘정말 생각하는 만큼 경매를 통해 아파트를 장만하면 싸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렇지만 생각과 현실은 다르다. 입찰 경험이 많지 않은 실수요자들이 입찰할 경우 그리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다. 실수요자가 경매에 참여할 경우 차익이 그리 크지 않거나 어떤 경우 경험 부족으로 바가지(?)를 쓰는 경우도 많다.

무리한 경쟁으로 시세 수준 낙찰 후 잔금 넣기 포기 비일비재
너도나도 입찰대열 참여…싼 줄 알았는데 비싸면 ‘오호통재라’

입찰장에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으면 싸게 사봤자 5~10%의 차익을 남기거나 어떤 경우 거의 시세수준에 사놓고 희희낙락하는 사람들이 있다. 명도비용과 수리비, 체납관리비 등 추가비용을 감안하지 않고 낙찰가와 시세를 단순비교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경우 무리한 경쟁 때문에 시세 수준에 낙찰 받았다가 잔금 넣기를 포기해서 재경매에 부쳐지는 물량도 부지기수다.

과다한 경쟁심리는
입찰에서 ‘장애물’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가 여전히 높은 아파트 선호도와 함께 무리한 가격경쟁을 벌여 우선 낙찰받고 보겠다는 과다한 경쟁심리 탓이 크다. 경매시장에는 한 달이면 약 7000~8000건, 많게는 1만 여 건이 경매에 부쳐진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금액 비율)은 70~85%선이다. 그러나 어떤 날에는 강남 등 도심 인기지역 낙찰가율이 감정가 수준에 낙찰되거나 넘어서기도 한다.

금융기관 등이 부동산담보용으로 아파트를 선호하는 데다 아파트는 낙찰가율이 높아 부실채권 회수율이 높아 ‘안전빵’ 담보물건으로 꼽힌다. 이처럼 물량이 줄어들지 않는데다 초보투자자들 또는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너도나도 입찰대열에 끼면서 아파트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특성 상 사람이 많이 모일수록 남는 게 없고 낙찰받기도 쉽지 않은 상품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실제 사례를 하나 들어 보자. 2009년 초 서울 강남·목동 등 인기지역 아파트값이 들썩일 무렵 서울남부법원에서 한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졌다 낙찰됐다.
 
서울 양천구 목동 소재 B아파트 57평형이 감정가 11억원이었다가 1회 유찰 후 8억8000만원(감정가의 80%)으로 떨어졌다. C씨가 한 명의 다른 입찰경쟁자를 물리치고 9억228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 아파트는 일반상업지역에 지어진 26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로 목동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는 고층아파트다. 주변이 대규모 아파트촌인데다 대형평형 아파트가 많아 가격상승폭이 두드러지는 지역 대표 브랜드 주상복합 아파트로 꼽히고 있다.  입찰 전 등기부등본상 권리관계를 살펴보니 근저당 4건, 가압류 5건 등 복잡한 채무관계가 얽혀져 있었으나 말소기준권리인 K은행의 저당권 7억원이 설정된 이후 모두 직권으로 말소되는 권리였다.

등기부등본상 인수해야 할 권리가 없는 깨끗한 경매물건이었던 것이다. 세입자 관계 또한 채무자 겸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고 있어 낙찰 받으면 간단한 인도명령으로 집을 비울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물건이었다.문제는 C씨가 이 아파트를 낙찰 받으면서 생겼다. 당시 아파트 거래시세는 같은 평형대가 10억5000만~11억원. 층과 향에 따라 가격은 억대가 차이가 났다.

경매대상 아파트는 7층이었는데 낙찰받고 중개업소 몇 군데에 나온 급매물을 확인한 결과 가장 싸게 거래되는 금액이 9억원선까지 거래되고 있었다. 감정가는 평균 거래가로 책정됐지만 아파트의 개별요인에 따라 가격 차이가 심한 편이었던 것이다.

싼 줄 알았는데
제값 다줬다?

입찰 전 개략적인 시세조사를 마쳤던 C씨는 평균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해 시세를 혼자 판단했고 최저가 보다 1억원 높은 금액을 써내 오히려 급매물보다 더 비싼 값에 낙찰받고 말았다. 입찰 당시 목동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만 믿고 입찰장 과열분위기에 휩쓸려 그만 제값 치루고 낙찰받게 된 것이다. 짧은 경매일정으로 정확한 시세파악을 소홀히 해 이런 낭패를 당하는 아파트 투자자들이 주변에는 허다하다.

이번에는 2009년 의정부법원에서 낙찰된 의정부시 호원동 소재 P아파트 낙찰 사례를 보자. 59㎡(24평형)인 이 아파트는 감정가 1억원이었다가 2회 유찰(64%)된 후 최저매각가가 64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입찰 당일 34명이 입찰장에 몰렸다. 이때 L모씨가 9753만원을 써내 어렵게 낙찰받았다.

정확한 시세파악만이 성공 지름길
부화뇌동 말고 전략대로 입찰해야


L씨는 입찰 전 권리관계를 분석해 보니 별 다른 문제가 없었다. 아파트의 최초 저당권은 H은행이 채권최고액 1억1000만원에 설정했고 이후 K은행과 제2금융권 등 총 7건의 저당이 설정돼 있었으나 K은행의 설정 이후 모두 소멸하는 권리였다. 세입자관계 또한 채무자가 직접 거주해 L씨는 인수해야 할 권리가 없는 깨끗한 물건이었다.

입찰을 결정하고 아파트의 시세조사에 착수한 L씨는 이 아파트의 매매가 평균은 1억500만~1억1000만원에 전세는 6500만원으로 파악해 최저가를 감안해 7000만원 정도 쓰면 적당하리라 생각했다.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게 잡혔다고 판단했다. 입찰 당일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마침 옆 사람이 아파트의 이름을 들먹이며 전화로 급하게 대화를 하더란다. 통화내용을 들으니 “사람들이 많아 가격을 더 써야할 것 같은데…”라며 걱정하더란다.

이런 대화를 듣고 나니 입찰장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이 아파트에 입찰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더란다. L씨는 어차피 직접 거주할 목적으로 입찰하니 가격을 높여야겠다고 판단해 입찰가를 한껏(?) 높여 9753만원을 써냈다. 이날 입찰장에는 L씨 외에도 33명이 더 입찰해 최고의 경쟁률을 보였다.

입찰장 과열 분위기에
시세보다 높게 매입?


L씨는 높은 값을 쓴 덕에 최고가매수인으로 결정 났고 집행관이 다른 입찰자의 가격을 부르는 것을 보니 2등하고의 가격차이가 800만원이 난 것을 알게 됐다. L씨의 경우 입찰장의 과열분위기에 휩쓸려 거의 시세수준에 낙찰받았고 게다가 이 아파트는 7층 아파트 중 1층으로 실제 중개업소를 통해서는 급매가 9500만원까지 거래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아파트 경매에서는 과열 분위기에 휩쓸려 가격을 높이거나 시세파악을 소홀히 해 주변 급매물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을 써냈다가 땅을 치고 후회하는 투자자들이 부지기수다. 특히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 중에는 미리 가격을 정해놨다가도 입찰 현장에서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후회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아파트 가격이 하향 곡선을 긋는 지역의 경우 무리한 욕심을 내 가격을 써냈다가 잔금 넣기를 포기해 보증금을 날리는 어리석은 투자자들도 비일비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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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체감상 1년은 된 것 같다.” 어느 덧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째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숨 가쁜 3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대형 정치 이슈는 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실현해야 하는 시기다. 지지율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어떤 이슈가 이정부를 뒤흔들었던 걸까? 지난 6월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대선이 치러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대선 전부터 파다했고 실제로 이변은 없었다.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다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 산적한 이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여서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 앞에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민생 회복, 국민 통합 등 국내 문제는 물론 미국발 통상 전쟁 등 국외 문제까지 이슈가 산적한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정부’나 다름없는 상태로 6개월 동안 이어진 국정 공백을 메워야 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 연설에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 반드시 그 사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등을 언급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국회의 과반 의석을 등에 업고 ‘윤석열정부 지우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으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을 통과시켰다. 김건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은 윤정부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폐기됐던 법안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엿새 만인 6월10일 국무회의에서 3대 특검법을 의결했다. 그는 국무회의 이후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내수를 회복하기 위한 소비쿠폰도 지급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이는 곧 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연말 연초 대목 장사를 망친 자영업자는 폐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몰렸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은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내세운 공약이다. 지난 7월21일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1차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기본 15만원에 인구 감소 지역 등에 일정 금액을 더했다. 2차 소비쿠폰은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가 오는 22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13조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윤정부 때부터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이재명정부 들어서도 쉽게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의대생 수업 복귀에 대한 이정부의 행보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의료 정상화를 이유로 조건 없이 의대생 복귀를 추진하는 모습에 공정과 원칙이 깨졌다며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당선 내란 종식, 민생 첫 손에 의정 갈등은 윤정부 시기인 지난해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집단 사직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은 집단 휴학을 강행했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 등 의료 공백이 가시화되고 의료 붕괴까지 우려되다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핵심 이슈에서 멀어졌다. 새 정부의 현안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정 장관 지명 이후 의료계에서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특혜 논란이 나왔고 국민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의료계와 국민 여론의 괴리가 큰 상황이라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재와의 전쟁’은 임기 초 이정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 공장을 현장 방문하는가 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반복 공시로 주가 폭락’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건설업계를 겨냥했다. 이 대통령이 산업재해 근절을 외치자 건설업계가 납작 엎드렸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사용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도 일터에서 근로자가 죽는 사례가 거듭 일어나자 대통령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연이어 산재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는 대표이사가 바뀌었고 DL건설은 임직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정부가 지나치게 기업을 ‘잡도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스피 5000’을 외치며 주가 부양을 공언한 것과 실제 행보는 정반대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은 이정부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의 상승분은 실물 경제에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를 이끌 기업을 너무 옥죄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 정책의 방향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달 1일 코스피 지수가 126.03포인트(3.88%)나 하락했다. 주가 3200선이 깨졌고 하락률은 미국발 상호 관세 부과로 충격을 받았던 지난 4월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의 배경은 전날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침체된 경기 소비쿠폰으로 이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조건부로 인하된 증권거래세율도 현재의 0.15%에서 2023년 수준인 0.2%로 환원됐다. 또 법인세 세율을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검은 금요일’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문제였다. 주가가 폭락한 지난달 1일 이후 열흘 사이에 거래 대금이 20%가량 줄었다. 이른바 ‘국장’에서 빠져나간 개인 투자자들이 ‘미장(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면서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관세 협상으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방증이었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게 원청과의 교섭권을 부여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끊이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경영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는 물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이 노란봉투법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이 규제가 덜한 외국으로 나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제단체 등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까지 했지만 그대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법안 통과 이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이라며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노동계에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을 앞두고는 사면 문제가 불거졌다.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전임 정부에서 임기 초 정치인 사면을 한 적이 없던 터라 이정부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8개월 밖에 안된 점도 ‘사면 불가론’에 힘을 더했다. 주가 부양 공약 반대되는 정책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 전 대표는 나흘 뒤인 12월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만기 출소일은 내년 12월15일이었다. 조 전 대표가 이끌던 조국혁신당은 당시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대선 청구서’라는 말이 따라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종교계, 시민단체, 정치권 일부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 전 대표가 검찰의 횡포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부 진영에서 제기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등이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직접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조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 시절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등 요직을 맡은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대표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빗발치는 사면 요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정치권 등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 특히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입시 비리 혐의 등이 민주당 지지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반한다는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민심 이반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장고 끝에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조 전 대표를 비롯해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수미 전 성남시장,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27명을 포함해 총 83만6678명에 대한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광복절 특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광복절 사면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뒤흔들었다. 사면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지율은 발표 이후 눈에 띄게 꺾였다. 조 전 대표가 사면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며 노출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제 개편안·사면으로 지지율 흔들 한일·한미 정상회담은 긍정적 평가 조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사면이 끼친 영향은) N분의 1 정도’라고 발언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 전 대표는 수감 한 달여 만에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권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행보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되며 야권에서는 이정부를 공격하는 소재가 된 모양새다. 특히 조 전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에서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행보를 공언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개편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임기 5년간 외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정상회담도 잇따라 열렸다. 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던 ‘트럼프발 통상 전쟁’의 대응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부터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에 싸움을 걸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FTA’로 쌀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관세가 ‘0’이었기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증액 등을 언급했다.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에 이른바 ‘동맹 비용’을 내라는 요구였다. 실무진이 진행한 관세 협상은 그 시발점이었고 정상회담은 미국발 청구서의 윤곽이 드러난 자리였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표면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 정상을 불러놓고 면전에서 망신주기 하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방식의 트럼프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정작 중요한 사안은 하나도 논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조선업 협력, 원전 문제를 비롯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붙는 관세까지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실무진이 틀을 만들고 정상회담에서 결정되는 방식의 외교 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등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전 과거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은 존중돼야 한다”며 기존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미국발 관세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당분간 민생 집중 취임 후 첫 외교 시험대를 넘은 이 대통령은 당분간 민생을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당분간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몇 주간 정상회담에 몰두했기 때문에 국내, 특히 민생·경제성장과 관련된 부분을 앞으로 주력해서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