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라이프' 한국판 롯폰기힐스 어디?

주거복합단지 전성시대

최근 주상복합아파트와 유사한 형태인 ‘주거 복합단지’가 속속 선을 보여 수요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일본 롯폰기힐스, 미국 그로브 몰, 중국 신천지 등이 대표적인데 국내에선 부동산 시장이 최고조였던 2005?2007년 주목을 받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거품이 꺼지면서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가 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때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회복세
서울·경기 등 속속 분양…웃돈 붙어 거래 

주거복합단지가 다시 ‘주거 패러다임’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크게 몇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예전과는 달리 판매 가능성과 실용성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우선 아파트 공급을 중소형으로 대거 초점을 맞췄다. 금융위기 이전 복합 단지들이 중대형 아파트가 대거 포진한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중대형서 
중소형으로

복합단지는 교통이 편리하고, 단지 내 생활 시설을 확보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서민들이 접근할 수 있을 정도의 면적과 가격을 조정한다면 불황기에도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전세금과 취득세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등과 같은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금이 너무 치솟으면서 여유 자금이 있는 수요자들이 아파트 구입 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단지 입지 등에 따라 복합 단지도 기대를 모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분양경쟁률이나 주변 대비 시세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분양된 대표적인 주거복합단지 ‘판교알파리움’은 881가구 모집에 1순위에 2만2804명이 몰려 평균 2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격이 주변보다 저렴한데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생활편의시설이 골고루 갖춰지기 때문에 투자자가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판교알파리움은 분양한 지 한달 만에 분양권에 웃돈이 4000만원 정도가 붙었고, 최근에는 1억원 이상 붙은 상태로 알려졌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주거 복합단지는 시세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7월 문을 연 구로구 신도림 ‘디큐브시티’는 아파트 524가구와 백화점·호텔·사무실 등 기존 복합단지 시설은 물론 1200여석 규모의 뮤지컬 극장이 들어서 복합단지로 일일 방문객 수가 평균 6만명에 이를 정도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 아파트 평균 시세는 ㎡당 597만원으로, 신도림동에서 가장 높게 형성돼 있다. 전용 84㎡ 현재 시세는 6억5000만?7억원 선이다.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전용면적 271㎡의 분양가는 2008년 3월 기준 52억원이었지만, 2012년도 2분기에는 55억원에 거래됐다. 남산 조망이 뛰어난 ‘아스테리움 서울’도 공급면적 159㎡(49평)는 분양가(10억7000만?12억7000만원)에서 프리미엄이 2000만?3000만원가량 형성됐다.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는 지역 내 비싼 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자양동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광진트라팰리스로 ㎡당 714만원, 이튼타워리버5차는 ㎡당 670만원, 더샵스타시티는 ㎡당 652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하지만 주거복합단지가 모두 주목을 받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금융위기 이후 수조원이 넘는 재원을 조달하지 못해 사업이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난해 6월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가 진행했던 수원 광교신도시 랜드마크 ‘에콘힐(사업 규모 2조1000억원)’이, 7월에는 서울 은평뉴타운에 조성을 추진했던 ‘알파로스(1조3000억원)’사업이 무산됐다.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인천 ‘에잇시티’도 좌초됐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이전 복합단지 건설 프로젝트는 거품 꼭대기에서 계획을 세웠다가 거품이 꺼지면서 주저앉은 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공급 물량이 크게 늘면서 임대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오피스텔을 대거 짓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에 걸쳐 단계별로 건설이 진행되기 때문에 경기 변동과 자금 조달 능력 등에 따라 사업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복합주거단지는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종 문화나 레저·엔터테인먼트 등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신혼부부나 독신자, 젊은 층을 수요를 고려해 중소형 평면 등으로 다각화되면서 관심도는 점점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요진와이시티 = 요진건설산업은 경기도 일산신도시 백석역 일대에 공급하는 복합주거단지 ‘일산 요진와이시티(Y CITY)’를 분양 중이다. 이 단지의 경우 일산신도시 내 16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인 데다 한강조망과 북한산 조망이 동시에 되는 일산신도시의 마지막 분양단지로 희소성과 신도시의 모든 생활 인프라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단지라는 평가다. 

“분양 한달 만에 1억 프리미엄”

881가구 모집에 
2만2804명 몰려

요진와이시티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6만 6039㎡ 부지에 공동주택, 업무시설, 판매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등 선진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미래형 복합주거단지로 이번에 선보이는 것은 지하 4층, 최고 지상 59층 주상복합 아파트 6개 동 총 2404가구다. 전용면적은 59?244㎡로 주상복합아파트임에도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5㎡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비율이 전체의 60%이상을 갖췄다. 또한 주상복합답게 전용 156?244㎡ 28세대는 펜트하우스로 구성했다. 입주는 2016년 예정이다.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 용산구 동자동에 위치한 고급 주거복합단지인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도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서울 동자동 제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다. 이 사업은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37-17번지 일대에 지하 9층?지상 35층 4개동, 공동주택 278가구와 오피스텔, 오피스 신축사업이다. 
아스테리움 서울은 서울역을 마주한 뛰어난 입지와 주거여건이 장점이다. 단지 동쪽으로는 남산공원, 남쪽으로는 용산가족공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권 역시 매력적이다. 주변에는 세종문화회관, 숭례문, 전쟁기념관 등과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남대문시장, 롯데마트 등의 편의시설을 두루 갖췄다. 인근에 시청, 광화문, 종로, 마포 등 대표적인 업무중심지구가 위치하여 비즈니스 접근성도 우수하다. 
교통여건도 눈에 띈다. 단지와 바로 연결되어 있는 지하철 1·4호선뿐만 아니라 KTX·공항철도(AREX)가 지나고, 앞으로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등 교통망도 추가 확충 될 예정에 있어 관심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계약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푸르지오 월드마크 = 대우건설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4번지 일대에서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 아파트 회사보유분과 계약 해지분을 선착순 분양 중이다. 123층 규모의 제2롯데월드 ‘롯데슈퍼타워’와 잠실 관광특구 개발 등으로 강남권 생활과 투자의 중심으로 뜨고 있는 잠실이 외국인 주거 선호지역 아파트 투자처로도 각광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잠실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강남 가격을 역전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하철 2호선과 8호선이 연결되는 잠실역에서 도보로 5분 남짓, 잠실나루 역에서도 가까운 이곳의 현재 분양률은 대략 90% 선이다. 입주까지 대부분 끝낸 상태이며 상가도 선 분양을 했기 때문에 편의시설 이용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총 288세대의 아파트와 99세대의 오피스텔, 그리고 상가로 구성된 주상복합인 잠실푸르지오 월드마크는 지상 39층으로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압도적인 조망권을 자랑한다. 한강 조망은 물론 석촌호수와 야간에는 도심까지 조망권에 들어와 파노라마 야경을 즐길 수 있다. 

거품 꺼지면서 무산
대형 프로젝트 허다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 대우건설은 서울 송파 문정지구에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주거복합단지를 분양 중이다. 아파트 999가구와 오피스텔 3456실, 호텔 487실, 복합편의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아파트 대부분(919가구)과 오피스텔 모두가 전용면적 85㎡ 이하의 소형으로 구성된다. 
아파트는 타워형이지만 판상형식 평면으로 구성, 기존 타워형 아파트에서 발생하던 통풍 및 환기 문제를 해결했다. 각 층에(일부 지하)는 세대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창고를 제공한다. 단지 내 국공립 수준의 어린이집이 들어서며 오피스텔 계약자에게는 가평 썬힐 골프장 주중 준회원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철 8호선 장지역 4번 출구에 인접해 있다. 또한 위례?신사선 역사(추진 예정)가 단지 바로 앞에 들어서며 오는 2015년 KTX 수서역 개통을 앞두고 있다. NC백화점, 이마트, 킴스클럽, CGV 등 생활편의시설이 단지와 가깝고 위례신도시, 제2롯데월드, 문정법조타운 등 대형 개발호재가 많다.


▲재미동포타운 = 국내 최초의 외국인 주택단지인 재미동포타운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155 (송도국제신도시 국제화업무지구 M2블록) 부지의 지하 4층, 지상 49층, 연면적 38만5733㎡ 규모로 국내 분양을 준비 중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독일, 뉴질랜드 등에서 해외 시민권과 영주권을 가진 교포들을 상대로 분양을 하고 있다. 1월 중에도 독일과 미국에서 분양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문화·여가·공연
외식·쇼핑 소화

송도 캠퍼스타운역과 연대캠퍼스 사이의 상업지역에 위치한 재미동포타운은 아파트 830세대와 오피스텔 1974세대, 호텔(312실), 상가(제1종·2종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연세대 송도캠퍼스와 인천 지하철 캠퍼스타운역 사이에 자리 잡게 될 상업 시설에는 문화, 여가, 공연, 외식, 쇼핑 기능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미국 스타일의 웅장한 복합몰이 갖춰지며 참소리(에디슨)박물관이 3층에 입점한다. 입주는 2017년 상반기 예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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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