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속 아슬아슬 마천루 ‘안전한가?’

'불안한' 초고층 아파트 현황

창문 밖을 보면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아파트. 구름에 걸쳐 있는 초고층 아파트에 사는 기분은 어떨까. 아마도 신선이 따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사고가 나면서 이런 환상이 깨졌다. 고층 아파트에 대한 안전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삼성동 아이파크 24?27층 헬기 충돌 사고
도심지역 초고층 아파트 안전성 문제 화두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충돌 사고가 났다. 국내에서 헬기가 도심 건물에 충돌한 첫 사례다. 이 사고가 터지면서 추가 충돌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심지역 초고층 아파트의 안전성 문제가 그것이다.

용산구 가장 많아
송파구, 강남구 순

아이파크 헬기 사고의 충돌 지점은 아파트 24층과 27층 사이다. 30층 이상은 물론 그 이하라 해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주상복합아파트를 포함한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오피스텔 제외)는 총 86개 단지의 6만6329가구로 집계됐다. 고층 아파트의 단지별 가구 수는 적게는 수십가구에서 많게는 수천가구가 넘는다. 서울에서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는 용산구가 12개로 가장 많다. 이어 송파구(10개)와 강남구(9개), 영등포구(8개)가 뒤를 이었다.
이중 송파구는 층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가구 수가 많은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파크리오(20?36층)는 6864가구다. 송파구 잠실동엔 ▲잠실엘스(17?34층) 5678가구 ▲리센츠(21?33층) 5563가구 ▲트리지움(19?32층) 3696가구 ▲레이크팰리스(19?32층) 2678가구 등에 수천가구씩 몰려 있다.
강남구엔 주로 층수가 높은 아파트들이 있지만 입주 가구 수는 적은 편이다. 가장 층수가 높은 아파트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와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으로 둘 다 최고 69층이다. 타워팰리스 3차엔 480가구가 입주해 있다. 같은 타워팰리스 1차는 42?66층에 1297가구가 있다.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도 54?69층이지만 총 466가구만 산다. 이번에 사고가 난 삼성동 아이파크는 38?46층으로 총 449가구가 입주해 있다.
이외에 강남구 고층 아파트는 ▲ 청담동 청담자이 35층 708가구 ▲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46층 492가구 ▲ 도곡동 아카데미스위트 51층 414가구 ▲ 역삼동 래미안그레이튼(진달래2차) 22?34층 332가구 등이다. 강동구에선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22?34층) 3226가구와 강동구 암사동 프라이어팰리스(16?30층) 1622가구 등의 고층 아파트에 수천가구가 살고 있다. 
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재울뉴타운래미안e편한세상(35층)에도 3293가구가 입주했다. 또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35?58층) 1177가구 ▲광진구 구의동 현대프라임(24?30층) 1592가구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반포퍼스티지(23?32층) 2444가구 ▲반포동 반포리체(30?35층) 1119가구 등이 각각 1000가구 이상 고층 아파트로 꼽힌다.
특히 부산은 50층 이상 아파트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해운대 두산위브 더제니스(70?80층), 해운대 아이파크(66?72층) 등이 전국 최고층 아파트 순위에서 상위에 올라있다. 아파트를 포함한 초고층 빌딩도 부산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50층 이상 초고층건축물(건축예정 포함)은 전국적으로 125개동에 이른다. 이 가운데 부산은 전체의 31%인 39개동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론 서울(19개), 인천(18개), 경기(17개), 대전(14개), 대구(7개), 경남(5개) 순으로 집계됐다.
30층 이상 고층 건물이 밀집한 해운대 등 부산 해안가는 해무와 강풍이 잦아 헬기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해풍이 고층 건물과 부딪히면 강한 상승 기류를 형성해 예상치 못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 4월 해운대아이파크에서 실시한 소방훈련 당시 초속 4m의 바람에도 헬기가 아파트 옥상에 제대로 착륙하지 못했다.
아파트 충돌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초고층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전성 문제로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그러면서도 “헬기 충돌 위험 때문에 분양이 안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서울에서 분양을 앞둔 초고층 아파트다.

서울 30층 이상 아파트 
86개 단지 6만6000가구

▲아크로리버 파크 = 대림산업이 신반포 한신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 파크’는 지하 2층, 지상 5?38층 총 15개동 162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우선 59?178㎡ 515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전용 59㎡ 172가구, 84㎡ 263가구, 112㎡ 44가구, 129㎡ 24가구, 154㎡ 2가구, 168㎡ 8가구, 178㎡ 2가구다. 11월 1차 분양을 시작으로 내년 7월 2차 분양할 예정이다. 
스카이라운지를 비롯해 입주민들의 라이프를 한층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된다. 25m 길이의 3개 레인으로 구성된 수영장과 피트니스·체력측정실, 실내·스크린골프장, 스파·사우나 등 운동시설과 게스트 하우스, 티하우스, A/V룸&노래방, 코인세탁실 등의 문화·편의시설이 들어선다.
키즈카페, 어린이 놀이방, 독서실, 작은 도서관, 방과 후 아카데미 등도 조성된다. 입주민들에게 특별하고 풍성한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하는 ‘아크로리버 파크’는 주거 쾌적성 또한 높다. 
단지 내 주차장을 모두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잔디광장과 자연을 테마로 한 6개의 정원과 체육시설, 입주민 휴식 및 놀이공간, 산책로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아파트 단지에서 한강시민공원(반포지구)과 연결되는 진출입 통로가 있어 언제든지 쉽게 조깅과 산책 등을 즐길 수 있다. 
입주민들은 우수한 커뮤니티 시설, 쾌적한 주거환경은 물론 생활의 편리함까지 일석삼조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학교는 강남8학군으로 꼽히는 신반포중이 단지와 인접해 있고 반포초, 잠원초, 반포중, 세화여중·고, 세화고 등도 도보로 통학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 사립학교인 계성초와 덜위치 칼리지 서울 외국인학교도 단지 옆에 위치해 차별화된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다. 
걸어서 5분이면 이용할 수 있는 9호선 신반포역을 비롯해 3·7·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이 단지에서 가깝다. 반포대교, 동작대교,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경부고속도로(반포IC) 등을 통한 수도권 각지로 이동이 용이하다.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뉴코아아울렛, 킴스클럽, 센트럴시티, 강남 성모병원, 국립중앙도서관 등 주변 편의시설도 풍부하다.

부산 전국서 최다
해풍에 무방비 노출


▲한강 2차 푸르지오 = 대우건설은 이달 중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한강 쪽을 바라보고 단독주택 단지가 조성돼 있어 최적의 한강 조망권을 갖췄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36층 2개동으로 전 타입에서 한강 조망권이 가능하다. 전용면적 83㎡, 110㎡ 총 198가구. 중소형(83㎡)이 전체 66.6%인 132가구에 이른다. 
지난 3월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친 ‘마포 한강 1차 푸르지오’에 이은 시리즈 아파트로 전세대 남향 위주 설계를 그대로 적용했다. 1차와 오픈 브릿지로 연결 설계된다. 2차는 1차의 성공요인인 유명브랜드의 품질과 더블 초역세권, 실속 있는 분양가, 한강 조망권 등 장점을 더욱 살렸다는 평가다. 
지하철 2·6호선 합정역이 단지 내 지하로 직통 연결되는 마포 한강 1차 푸르지오와 입체보행통로(지상·지하)로 연결된다. 도보로 2분 정도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한강공원을 도보로 15분 내로 이용 가능해 한강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 
강변북로, 올림픽대교, 양화대교 등 도로망 접근도 쉬워 사통팔달의 교통환경을 자랑한다. 광화문·시청·여의도 등 업무밀집지역과도 인접해 있고, 서울의 대표 상권인 홍대·신촌과도 이동이 쉬워 편리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분양가는 1차와 비슷한 3.3㎡당 1900만원대로 예상된다. 인근 주상복합 아파트보다 3.3㎡당 1000만원 이상 저렴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한강변 층수 규제로 기존 건축심의를 받은 아파트 분양이 이어지면서 한강 조망권에 대한 관심이 재조명되고 있다” 며 “소비자들이 한강조망권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차별화된 설계와 합리적인 분양가, 대우건설이라는 빅브랜드를 살려 한강변 대표 아파트로 꾸밀 생각”이라고 말했다.


▲래미안 강동팰리스·이촌 = 삼성물산은 오는 15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일대에 초고층 랜드마크 아파트 ‘래미안 강동팰리스’의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2만3655㎡(7156평) 부지에 지하 5층?지상 45층 규모 아파트 3개동, 오피스 1개동, 판매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아파트는 전용 59?84㎡ 총 999가구(펜트하우스 151·155㎡ 12가구 포함)의 중소형 대단지로 이뤄진다. 강동구 최고 높이인 지상 45층으로 지어져 일부 층 이상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또 가구별로 올림픽공원, 길동생태공원 등 다양한 조망권을 갖추고 있다. 
지하철 5호선 강동역 1번 출구와 단지가 지하로 직접 연결돼 있는 초역세권 아파트로 도심권, 강남권 등 서울 주요업무지역까지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 올림픽대로 진입로, 외곽순환고속도로 상일IC 등의 도로망도 가까이 있어 도심 및 수도권 외곽으로 진출입이 수월하다. 

‘분양 제대로 될까’
각 건설사들 촉각

단지 내 구립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천동초와 동신중은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동북고, 보성고, 한영외고가 인근에 있다. 이밖에 현대백화점, 이마트, 서울아산병원, 강동구청 등 다양한 편의시설은 물론, 병원시설도 가깝다. 
삼성물산은 강동팰리스 외에도 용산구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 재건축을 맡아 한강변에선 유일하게 56층 초고층으로 지을 예정이다. 
지상 201m에 최고 56층 3개동 508가구(임대 48가구 포함)로 재건축된다. 전 가구가 공급면적 130㎡의 대형이다.
입주한 지 30년이 넘어 재건축을 추진했던 렉스아파트는 한강변 층수 규제 방침의 반사이익으로 최대 수혜 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강르네상스를 표방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56층짜리 초고층 아파트로 건축심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강변 층수 규제로 동부이촌동에 들어설 35층 안팎인 단지에 비교해 한강변 에 들어서는 유일한 56층 초고층이란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래미안’ 브랜드로 유명세를 날리는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아 새로운 한강변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최고층 아파트 현황 <2012년 기준>

해운대 두산위브 더제니스(101동) 

 80층 

해운대 두산위브 더제니스(102동)

 75층 

해운대 아이파크(주동2)


72층

해운대 두산위브 더제니스(103동)

 70층 

타워팰리스(G동)

69층

현대 하이페리온 

 69층 


타워팰리스(B동)  

 66층 

해운대 아이파크(주동1) 

66층

화성 메타폴리스(A·D동)

66층

천안 펜타포스(103동)

66층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1동) 

6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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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