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속 아슬아슬 마천루 ‘안전한가?’

'불안한' 초고층 아파트 현황

창문 밖을 보면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아파트. 구름에 걸쳐 있는 초고층 아파트에 사는 기분은 어떨까. 아마도 신선이 따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사고가 나면서 이런 환상이 깨졌다. 고층 아파트에 대한 안전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삼성동 아이파크 24?27층 헬기 충돌 사고
도심지역 초고층 아파트 안전성 문제 화두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충돌 사고가 났다. 국내에서 헬기가 도심 건물에 충돌한 첫 사례다. 이 사고가 터지면서 추가 충돌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심지역 초고층 아파트의 안전성 문제가 그것이다.

용산구 가장 많아
송파구, 강남구 순

아이파크 헬기 사고의 충돌 지점은 아파트 24층과 27층 사이다. 30층 이상은 물론 그 이하라 해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주상복합아파트를 포함한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오피스텔 제외)는 총 86개 단지의 6만6329가구로 집계됐다. 고층 아파트의 단지별 가구 수는 적게는 수십가구에서 많게는 수천가구가 넘는다. 서울에서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는 용산구가 12개로 가장 많다. 이어 송파구(10개)와 강남구(9개), 영등포구(8개)가 뒤를 이었다.
이중 송파구는 층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가구 수가 많은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파크리오(20?36층)는 6864가구다. 송파구 잠실동엔 ▲잠실엘스(17?34층) 5678가구 ▲리센츠(21?33층) 5563가구 ▲트리지움(19?32층) 3696가구 ▲레이크팰리스(19?32층) 2678가구 등에 수천가구씩 몰려 있다.
강남구엔 주로 층수가 높은 아파트들이 있지만 입주 가구 수는 적은 편이다. 가장 층수가 높은 아파트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와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으로 둘 다 최고 69층이다. 타워팰리스 3차엔 480가구가 입주해 있다. 같은 타워팰리스 1차는 42?66층에 1297가구가 있다.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도 54?69층이지만 총 466가구만 산다. 이번에 사고가 난 삼성동 아이파크는 38?46층으로 총 449가구가 입주해 있다.
이외에 강남구 고층 아파트는 ▲ 청담동 청담자이 35층 708가구 ▲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46층 492가구 ▲ 도곡동 아카데미스위트 51층 414가구 ▲ 역삼동 래미안그레이튼(진달래2차) 22?34층 332가구 등이다. 강동구에선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22?34층) 3226가구와 강동구 암사동 프라이어팰리스(16?30층) 1622가구 등의 고층 아파트에 수천가구가 살고 있다. 
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재울뉴타운래미안e편한세상(35층)에도 3293가구가 입주했다. 또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35?58층) 1177가구 ▲광진구 구의동 현대프라임(24?30층) 1592가구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반포퍼스티지(23?32층) 2444가구 ▲반포동 반포리체(30?35층) 1119가구 등이 각각 1000가구 이상 고층 아파트로 꼽힌다.
특히 부산은 50층 이상 아파트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해운대 두산위브 더제니스(70?80층), 해운대 아이파크(66?72층) 등이 전국 최고층 아파트 순위에서 상위에 올라있다. 아파트를 포함한 초고층 빌딩도 부산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50층 이상 초고층건축물(건축예정 포함)은 전국적으로 125개동에 이른다. 이 가운데 부산은 전체의 31%인 39개동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론 서울(19개), 인천(18개), 경기(17개), 대전(14개), 대구(7개), 경남(5개) 순으로 집계됐다.
30층 이상 고층 건물이 밀집한 해운대 등 부산 해안가는 해무와 강풍이 잦아 헬기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해풍이 고층 건물과 부딪히면 강한 상승 기류를 형성해 예상치 못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 4월 해운대아이파크에서 실시한 소방훈련 당시 초속 4m의 바람에도 헬기가 아파트 옥상에 제대로 착륙하지 못했다.
아파트 충돌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초고층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전성 문제로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그러면서도 “헬기 충돌 위험 때문에 분양이 안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서울에서 분양을 앞둔 초고층 아파트다.

서울 30층 이상 아파트 
86개 단지 6만6000가구

▲아크로리버 파크 = 대림산업이 신반포 한신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 파크’는 지하 2층, 지상 5?38층 총 15개동 162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우선 59?178㎡ 515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전용 59㎡ 172가구, 84㎡ 263가구, 112㎡ 44가구, 129㎡ 24가구, 154㎡ 2가구, 168㎡ 8가구, 178㎡ 2가구다. 11월 1차 분양을 시작으로 내년 7월 2차 분양할 예정이다. 
스카이라운지를 비롯해 입주민들의 라이프를 한층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된다. 25m 길이의 3개 레인으로 구성된 수영장과 피트니스·체력측정실, 실내·스크린골프장, 스파·사우나 등 운동시설과 게스트 하우스, 티하우스, A/V룸&노래방, 코인세탁실 등의 문화·편의시설이 들어선다.
키즈카페, 어린이 놀이방, 독서실, 작은 도서관, 방과 후 아카데미 등도 조성된다. 입주민들에게 특별하고 풍성한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하는 ‘아크로리버 파크’는 주거 쾌적성 또한 높다. 
단지 내 주차장을 모두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잔디광장과 자연을 테마로 한 6개의 정원과 체육시설, 입주민 휴식 및 놀이공간, 산책로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아파트 단지에서 한강시민공원(반포지구)과 연결되는 진출입 통로가 있어 언제든지 쉽게 조깅과 산책 등을 즐길 수 있다. 
입주민들은 우수한 커뮤니티 시설, 쾌적한 주거환경은 물론 생활의 편리함까지 일석삼조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학교는 강남8학군으로 꼽히는 신반포중이 단지와 인접해 있고 반포초, 잠원초, 반포중, 세화여중·고, 세화고 등도 도보로 통학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 사립학교인 계성초와 덜위치 칼리지 서울 외국인학교도 단지 옆에 위치해 차별화된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다. 
걸어서 5분이면 이용할 수 있는 9호선 신반포역을 비롯해 3·7·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이 단지에서 가깝다. 반포대교, 동작대교,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경부고속도로(반포IC) 등을 통한 수도권 각지로 이동이 용이하다.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뉴코아아울렛, 킴스클럽, 센트럴시티, 강남 성모병원, 국립중앙도서관 등 주변 편의시설도 풍부하다.

부산 전국서 최다
해풍에 무방비 노출


▲한강 2차 푸르지오 = 대우건설은 이달 중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한강 쪽을 바라보고 단독주택 단지가 조성돼 있어 최적의 한강 조망권을 갖췄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36층 2개동으로 전 타입에서 한강 조망권이 가능하다. 전용면적 83㎡, 110㎡ 총 198가구. 중소형(83㎡)이 전체 66.6%인 132가구에 이른다. 
지난 3월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친 ‘마포 한강 1차 푸르지오’에 이은 시리즈 아파트로 전세대 남향 위주 설계를 그대로 적용했다. 1차와 오픈 브릿지로 연결 설계된다. 2차는 1차의 성공요인인 유명브랜드의 품질과 더블 초역세권, 실속 있는 분양가, 한강 조망권 등 장점을 더욱 살렸다는 평가다. 
지하철 2·6호선 합정역이 단지 내 지하로 직통 연결되는 마포 한강 1차 푸르지오와 입체보행통로(지상·지하)로 연결된다. 도보로 2분 정도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한강공원을 도보로 15분 내로 이용 가능해 한강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 
강변북로, 올림픽대교, 양화대교 등 도로망 접근도 쉬워 사통팔달의 교통환경을 자랑한다. 광화문·시청·여의도 등 업무밀집지역과도 인접해 있고, 서울의 대표 상권인 홍대·신촌과도 이동이 쉬워 편리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분양가는 1차와 비슷한 3.3㎡당 1900만원대로 예상된다. 인근 주상복합 아파트보다 3.3㎡당 1000만원 이상 저렴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한강변 층수 규제로 기존 건축심의를 받은 아파트 분양이 이어지면서 한강 조망권에 대한 관심이 재조명되고 있다” 며 “소비자들이 한강조망권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차별화된 설계와 합리적인 분양가, 대우건설이라는 빅브랜드를 살려 한강변 대표 아파트로 꾸밀 생각”이라고 말했다.


▲래미안 강동팰리스·이촌 = 삼성물산은 오는 15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일대에 초고층 랜드마크 아파트 ‘래미안 강동팰리스’의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2만3655㎡(7156평) 부지에 지하 5층?지상 45층 규모 아파트 3개동, 오피스 1개동, 판매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아파트는 전용 59?84㎡ 총 999가구(펜트하우스 151·155㎡ 12가구 포함)의 중소형 대단지로 이뤄진다. 강동구 최고 높이인 지상 45층으로 지어져 일부 층 이상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또 가구별로 올림픽공원, 길동생태공원 등 다양한 조망권을 갖추고 있다. 
지하철 5호선 강동역 1번 출구와 단지가 지하로 직접 연결돼 있는 초역세권 아파트로 도심권, 강남권 등 서울 주요업무지역까지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 올림픽대로 진입로, 외곽순환고속도로 상일IC 등의 도로망도 가까이 있어 도심 및 수도권 외곽으로 진출입이 수월하다. 

‘분양 제대로 될까’
각 건설사들 촉각

단지 내 구립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천동초와 동신중은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동북고, 보성고, 한영외고가 인근에 있다. 이밖에 현대백화점, 이마트, 서울아산병원, 강동구청 등 다양한 편의시설은 물론, 병원시설도 가깝다. 
삼성물산은 강동팰리스 외에도 용산구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 재건축을 맡아 한강변에선 유일하게 56층 초고층으로 지을 예정이다. 
지상 201m에 최고 56층 3개동 508가구(임대 48가구 포함)로 재건축된다. 전 가구가 공급면적 130㎡의 대형이다.
입주한 지 30년이 넘어 재건축을 추진했던 렉스아파트는 한강변 층수 규제 방침의 반사이익으로 최대 수혜 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강르네상스를 표방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56층짜리 초고층 아파트로 건축심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강변 층수 규제로 동부이촌동에 들어설 35층 안팎인 단지에 비교해 한강변 에 들어서는 유일한 56층 초고층이란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래미안’ 브랜드로 유명세를 날리는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아 새로운 한강변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최고층 아파트 현황 <2012년 기준>

해운대 두산위브 더제니스(101동) 

 80층 

해운대 두산위브 더제니스(102동)

 75층 

해운대 아이파크(주동2)


72층

해운대 두산위브 더제니스(103동)

 70층 

타워팰리스(G동)

69층

현대 하이페리온 

 69층 


타워팰리스(B동)  

 66층 

해운대 아이파크(주동1) 

66층

화성 메타폴리스(A·D동)

66층

천안 펜타포스(103동)

66층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1동) 

6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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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카지노>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세부섬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