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동네?…서남권 화끈한 대변신

요즘 뜨는 서울 권역은?

서울 서남권 부동산 시장이 뜨고 있다. 그동안 개발에서 소외돼 다른 지역에 비해 저평가를 받아온 서남권은 더 이상 공장지대가 아니다. 오래된 오명을 벗고 서울 랜드마크의 중심부로 떠오르고 있다. 재평가 받고 있는 서남권에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개발 소외…다른 지역 비해 저평가
오랜 오명 벗고 서울 랜드마크 중심 ‘우뚝’

서울 서남권은 영등포구와 구로구, 양천구, 강서구, 금천구 일대를 말한다. 과거 공장들이 밀집돼 있던 이들 지역이 최근 ‘화끈한’ 대변신 중이다. 대규모 개발호재가 봇물 터지듯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남권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핵심사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경기불황 등의 이유로 사업이 지지부진했고, 박 시장이 다시 서남권 개발을 강조하면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꼭 개발하겠다”
시장님의 공언

때문일까. 서남권은 부동산 불황 속에서도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전문업체 리얼투데이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2808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의 거래량(2125건)보다 32.1%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매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금천구로, 지난해 9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39건에 불과했지만 올 9월엔 85건으로 무려 118% 증가했다. 서남권에 속하는 구로구도 9월 한달간 182건으로 지난해 9월 99건보다 84% 늘었다. 이어 ▲성동구 95건(69.6%↑) ▲동작구 127건(69.3%↑) ▲강서구 160건(68.4%↑) ▲광진구 61건(64.9%↑) ▲강북구 62건(63.2%↑) ▲강동구 158건(58%↑) 등의 순이었다.
거래량 증가로 급매물이 빠지면서 호가도 상승세다. 금천구 독산동 중앙하이츠빌 전용 84㎡는 8월 3억2000만원에서 3억45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구로구 구로동 삼성래미안 전용 78㎡는 4억2000만원에서 4억4500만원까지 뛰었다.
서남권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도 높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시세 변동률에서 서울이 0.13% 오른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동남권으로 0.27% 올랐고, 서남권은 0.21% 올랐다. 동북권은 0.05% 오르는 데 그쳤다. 도심권과 서북권은 각각 -0.12%, -0.10%로 떨어졌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최근 서남권의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며 “서남권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실수요자들이 유입되기 좋은 조건인 것도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각 구별로 정리한 서남권 호재다.
▲금천구 = 금천구청은 시흥동과 독산동 일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안을 마련했다. 79만4532㎡ 일대에 직주근접형개발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그중에서도 오랫동안 방치돼 왔던 독산동 육군 도하부대 부지가 대규모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아파트를 비롯해 호텔,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학교, 공원, 공공청사 등 기반시설도 예정돼 있다.


특히 롯데캐슬이 내집마련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도하부대 부지에 신도시급 복합개발단지 ‘롯데캐슬 골드파크’를 분양한다. 11월22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분양을 시작한다. 롯데건설은 아파트 1743가구 중에서 장기 전세 시프트를 제외한 총 156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전용면적별로는 59㎡ 209가구, 71?72㎡ 221가구, 84㎡ 1027가구, 101㎡ 105가구 등이다. 85㎡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가 94%를 차지한다. 
단지는 서울 서남부를 대표하는 신개념 미니신도시로 조성된다. 단지 바로 앞에 금천구청, 도서관, 아트홀 등이 있다. 행정업무 및 생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희명병원 등 의료시설도 가깝다. 단지 내 롯데마트, 호텔 등 생활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부지가 있다. 단지 옆으로 안양천이 흐르고 전체 단지 내 상암동 월드컵 축구장의 약 7배 규모(5만3433㎡)인 대규모 공원이 계획됐다.
교통 여건도 좋다. 걸어서 5분 거리에 1호선 금천구청역이 있고 근처에 신안산선 신독산역(가칭)이 2018년 완공될 예정이다. 금천IC와 일직IC를 통해 서해안 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로 진입이 용이하다. 강남 순환 도시고속도로(2016년 준공 예정)가 개통되면 강남을 20분대로 이동할 수 있고 서부 간선도로와 경부선 철로를 지하화할 예정이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은 6663㎡ 이상 대규모로 조성된다. 피트니스 센터, 경로당, 실내놀이터, 작은 도서관, 독서실, 다목적홀 등 다양한 시설이다. 모든 아파트동 지하에서 단지 중앙 커뮤니티 시설로 이동이 가능하여 우천시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파트 거래↑
매매 가격도↑

골드파크는 전 가구를 남향 위주, 판상형 4베이 상품 등으로 설계했다. 안양천, 도심지, 중앙광장, 공원 등 다양한 조망이 가능하도록 아파트를 배치했다. 전용면적 71㎡, 72㎡의 다운사이징 평면을 개발했다. 예전 30평형대의 실사용 면적은 유지하되 전용면적 축소 및 서비스 면적을 늘려 분양가를 최소화했다. 침실, 현관, 주방, 거실 등에 수납 공간을 극대화한 알파룸 설계도 적용했다. 입주는 2016년 8월 예정이다.
▲강서구 = 강서구는 가양동·마곡동 일대에 조성되는 366만㎡에 달하는 마곡 도시개발 사업지구에 이어 공항거점 특화병원이 밀집해 있는 강서로를 중심으로 의료와 문화가 연계된 관광벨트가 조성될 예정이다. 강서로 주변 특화병원과 지역문화 인프라를 연계해 총면적 2㎢ 구간의 의료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한다. 벨트구간을 지역특화 발전특구로 지정되도록 해 의료문화관광이 강서의 미래와 구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SH공사는 지난달 마곡지구 1?7, 14, 15단지에 49㎡형 823가구, 59㎡형 726가구, 84㎡형 3가구 등 총 2854가구를 분양했다. 분양가는 2억8880만?5억7446만원이다. 대부분 순위 내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은 454대 1, 평균 경쟁률은 2.97대 1을 기록했다. 입주는 1?7단지가 내년 6월, 14?15단지는 이보다 앞선 5월 말부터 계획돼 있다. SH공사는 중대형 미분양 179가구를 청약통장과 관계없이 이달 말 1차, 12월 중순 2차에 걸쳐 선착순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공급됐던 전체 분양 물량의 미계약분에 대한 선착순 분양은 내년 초 진행될 예정이다.
마곡지구는 ‘서울의 실리콘밸리’라 불릴 만큼 자족기능이 탄탄한 점이 특징이다. 마곡지구 내 산업단지엔 LG와 코오롱 등 18개 기업군이 입주 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부터 기업들이 순차적으로 입주하면 마곡지구는 상주 인력 4만명 이상의 자족 기능을 갖춘 미래 지식 산업단지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교통 여건과 거주 환경도 좋은 편이다. 도심과의 거리가 약 13㎞에 불과하다. 지하철 5·9호선, 공항철도 등 철도망이 연결되고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마곡지구의 주거 쾌적성을 높이기 위해 여의도공원 2배 크기의 ‘보타닉(Botanic)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식물원과 호수공원, 열린숲마당 등으로 이뤄져 쾌적한 환경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는 훌륭한 자연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천      도하부대 부지 대규모 복합단지로
강서      마곡지구 속속 분양…잇단 대흥행
영등포   공장 밀집지역 주거단지로 개발
구로      단독·다가구 주택 리모델링 정비


▲영등포구 = 서울 지하철 5호선 양평역 인근의 낙후된 공장 밀집지역이 주거·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 8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영등포구 양평 제14구역 정비구역 지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정비구역 지정으로 영등포구 양평동2가 29-6번지 일대 1만1082.1㎡는 주거·산업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주거부지(6957㎡)에는 최고 25층 규모의 아파트 258가구가 들어선다. 산업부지(1996㎡)에는 10층짜리 지식산업센터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신길동의 경우 분양 열기로 뜨겁다. 삼성물산이 서울 신길뉴타운 11구역을 재개발해 선보일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는 지난달 청약접수를 받은 결과 평균 1.49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순위 내 마감됐다. 프레비뉴는 신길뉴타운에서 8년 만에 첫 공급하는 래미안 물량으로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하 3층?지상 25층, 12개동, 전용면적 59?114㎡, 총 949가구 규모다. 이중 일반분양은 472가구로 구성됐다. 전용면적별 분양물량은 59㎡ 109가구, 84㎡ 353가구, 114㎡ 10가구로 대부분 84㎡ 이하의 중소형 단지다. 지하철 7호선 신풍역이 도보 6분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 아파트다. 2018년 완공예정인 신안산선 1단계(안산 중앙역?여의도역) 사업에 신풍역이 계획돼 있어 여의도에 대한 이동이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여의도는 물론 서울디지털단지, 신도림 업무지구, 영등포 업무지구의 배후주거지다. 서울 강남·북의 주요 업무지역이 가까워 직주근접 단지다.
단지 주변엔 대형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 디큐브시티, 롯데백화점과 고려대의료원 구로병원, 강남성심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이 인접해 있다. 홈플러스, IFC, 영등포시장, 이마트 등도 차량으로 1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다. 
교육여건도 좋다. 단지와 인접한 대영초와 대영중, 대영고 이외에도 다수의 학교시설이 위치해 있다. 보라매공원, 신길근린공원, 영등포공원 및 단지 인접 신설예정인 축구장 규모 크기의 공원 등 풍부한 녹지와 문화시설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췄다. 개발호재도 풍부하다. 신길뉴타운 재정비촉진지구로 신길동 일대에 대규모 신거주지가 형성돼 교통, 학군 등 인프라 형성에 대한 지역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프레비뉴는 실내 수납공간과 단지 조경을 특화해 높은 입주만족도를 선사한다. 전 가구를 남향 위주의 가로일자형 동 배치를 통해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했다. 100% 지하주차장 설계와 일반 주차장보다 주차폭이 20cm 넓은 확장형 주차도 적용할 예정이다. 입주 예정일은 2015년 12월이다.

“기대 커지면서 
훈풍 불고 있다”

▲구로구 = 단독·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서울 구로구 구로동과 개봉동 일대가 리모델링 방식으로 정비된다. 서울시는 지난 8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구로구 주거환경관리사업 지구단위계획(안)’을 통과시켰다.
구로동 111 일대(3만996㎡)는 구로역과 신도림역에서 500?700m 떨어져 있고 단독·다가구주택이 밀집한 주택재건축구역 해제 지역이다. 개봉동 270 일대(3만2958㎡)는 개봉역과 오류역에서 700m 외곽에 있는 개웅산 밑 작은 마을이다. 구로구 주거환경관리사업은 노후건물을 전면 철거하는 개발방식 대신 주민이 중심이 돼 마을의 역사성과 환경성을 보존하는 리모델링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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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