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최초 은퇴설계 브랜드, 하나은행 '하나 행복디자인'

단계별 은퇴준비로 인생 목표·행복한 라이프를 디자인할 수 있는 곳


[일요시사=경제2팀] 은퇴설계분야에서 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란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2011년 11월 은퇴설계시스템 오픈을 시작으로 ‘하나 행복디자인’이라는 은퇴설계 브랜드와 행복디자인센터를 만들고, 은퇴설계 전문가를 육성하는 등 이 모든 것을 은행권 처음으로 시도했다. 은퇴설계는 시작의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가능한 빨리,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한다.

기대수명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은퇴 후 모아 놓은 자산을 보다 잘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태어나 가장 먼저 접하고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한 금융기관은 은행일 것이다. 하나은행은 시스템, 전문인력, 전용상품, 서비스 등의 은퇴설계 플랫폼을 갖춰 누구에게나 필요한 은퇴준비와 은퇴자산의 관리가 은행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했다.

이제는 과거와 다른 방식의 은퇴설계가 필요하다. IMF 이전까지만 해도 평생 직장이 보장되고 연 10~15%대의 고금리와 부동산가격의 꾸준한 상승으로 쉽게 노후준비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평생 고용의 개념이 퇴색하고 예금금리가 2%대에 불과하여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가 0% 수준이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은 시간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으며 고령화라는 인구구조의 변화를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사회적 그리고 금융환경의 변화가 은퇴에 대한 사고 변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몇 개의 연금상품 가입으로 은퇴준비가 충분하고 은퇴 후에는 있는 돈으로 별다른 소일거리 없이 생활하다 집은 자식에게 물려주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보다 구체적인 장기 계획이 필요하며 이를 꾸준히 실행할 수 있도록 전문가의 조언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하나은행 행복디자인이 돕겠다는 것이다. ‘하나 행복디자인’은 각 단계별로 인생의 목표를 설계하는데 재무적 그리고 비재무적으로 항상 고객과 동반하겠다는 하나은행의 고객사랑 정신을 담고 있다.

하나은행 은퇴설계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은퇴연령을 기준으로 은퇴준비자(현역~은퇴연령)와 은퇴자(은퇴연령~기대수명)가 각각 별도의 맞춤형 은퇴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은퇴준비자는 노후생활자금 규모를 파악하고 이를 마련하기 위한 저축과 자산 증식의 니즈가 큰 반면에, 은퇴자는 마련된 은퇴자산의 소진시점을 파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현금흐름 관리와 은퇴자산 운용의 니즈가 크다.

전체 인구 15%에 해당하는 1차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은퇴도래자와 은퇴자의 은퇴설계 니즈가 은퇴준비자 못지 않게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은퇴설계 과정에서 기대수명이 도달하기 전에 준비한 자산이 모두 소진된다면 바로 부족자금 해결방안인 ‘은퇴생활제안’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제안전· 후의 분석 내용이 상세히 담긴 ‘노후생활을 위한 행복디자인 보고서’를 제공받는다. 또한, 은퇴준비자산에서 차지하는 연금자산의 비중이 적정한지도 분석해 준다.

하나은행은 대부분의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은퇴’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하나 행복디자인’ 브랜드를 만들었다. 단순히 재무적 준비 부족 때문이라기 보다는 노화 또는 노인에 대한 퇴화적인 인식과 Aging(나이 듦)에 대한 개념적 이해 부족이 은퇴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

사실상 은퇴기는 생애 주기상 가장 높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느껴야 하는 시기다. 

2012년 1100여명의 일반 고객이 참석한 행복디자인 대고객 세미나를 10회에 걸쳐 개최했다. 주로 서드에이지, 웰에이징, 건강, 취미·여가, 인간관계 등 비재무 주제를 다뤘다. 단순한 금융상품 설명회가 아닌 노후준비를 함께 고민해 준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하나 행복디자인은 Aging에 대한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식 전환을 주도하고 노후의 취미·여가 활동, 건강관리, 은퇴자의 재능기부 등 다양한 비재무적 프로그램들을 통해 인생의 행복을 고객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하나은행은 온라인 은퇴설계시스템도 갖추고 있으나, 원칙적으로 고객에게 영업점에 직접 방문하여 은퇴설계서비스를 받도록 권유하고 있다. 은퇴설계는 반드시 전문가의 컨설팅이 함께 제공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산관리분야에서는 금융권 최고의 명성을 쌓은 노하우를 은퇴설계 상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2012년 2월 은행권 최초로 은퇴설계 전문인력제도를 시행해 ‘하나 행복디자이너’를 양성하고 있다. 은퇴상품에 대한 전문지식이 풍부하고 은퇴마케팅을 잘하는 우수인력을 선발해 체계적인 연수를 통해 역량을 키우고 있다. 현재까지 선발된 350여명의 하나 행복디자이너가 은퇴설계서비스의 질을 한단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차별화된 은퇴전용상품도 출시하고 있다. 은퇴준비전용장기펀드는 은퇴준비자를 위한 장기적립식펀드로 환매수수료 부과 기간을 5년으로 하는 대신에 동일유형보다 보수를 낮춰 고객에게 투자수익으로 돌려준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장기적립식투자를 통해 위험자산에 적정하게 투자를 해야만 은퇴자산을 인플레이션위험과 장수위험에서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연금통장은 연금수급자 전용통장이다. 4대 공적(국민·공무원·사학·군인)연금과 기초노령연금 수령자 또는 하나은행에서 가입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주택연금 수령자는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연금이체시 연 1.7%의 기본이율에다 적립식 월 10만원이상 자동이체시 또는 하나SK카드 사용액 월 30만원이상 결제시 0.3% 추가 금리를 준다. 전자금융수수료는 무제한 면제이며, 타행 자동화기기 거래 수수료도 월10회 면제다. 연금만 이체하면 기본금리 연 1.7%에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받게 된다.

하나은행 행복디자인센터는 다른 금융권의 은퇴연구소와 다른 점이 많다. 연구소 기능도 가지고 있지만 브랜드 관리, 은퇴전용상품 및 복합서비스 개발, 은퇴설계전문인력 관리, 비재무서비스 개발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비재무서비스의 일환으로 행복디자인 소식지를 발간하고 있다.

소식지는 재무적 요소 뿐만 아니라 은퇴기를 정서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맞이해야 하는지 취미, 건강, 문화 등 비재무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또한,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다양한 소규모 강좌도 진행하고 있다. 건강하고 의미있는 노후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현재 수지침 강좌와 마술강좌가 진행 중이다.

본 강좌는 기수당 25명 정원으로 하나은행 고객이면 누구나 홈페이지에서 신청이 가능하며 모든 비용은 무료다. 강좌 수료 후에는 본인이 원한다면 복지관 등에서 봉사활동도 가능하다.

지난 2월에는 ㈜추억을파는극장(종로 실버극장)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금융상품 및 서비스 제휴와 공동 마케팅을 통해 은퇴자의 재무적 니즈에 대응하고 건전한 실버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2008년 서울 종로 (구)허리우드극장에 개관한 실버영화관은 2012년 연간 관람객이 20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실버전용극장이다.

55세 이상인 경우 2,000원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으며 공연, 영화제 등 다양한 실버문화도 즐길 수 있다. 하나은행은 종로 실버극장과 제휴를 맺고 극장회원전용 체크카드를 만들어 준다. 이 행복문화체크카드는 실버영화관 영화 및 공연 스케쥴을 LMS 문자로 보내주고, 매주 무료 영화상영, 공연 할인 혜택 등 다양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하나은행은 종로 실버극장 내 은행 부스를 설치하고 이동식단말기를 통해 행복문화체크카드와 행복연금통장 신규 및 다양한 금융상담을 하고 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서울시·하나은행·실버문화복지협회 간 어르신 커뮤니티카페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추억더하기카페 개점을 지원했다. 추억더하기카페는 어르신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어르신의 활기찬 문화를 위해 서울의 대표적 어르신거리인 종로에 만든 고령자 친화기업이다.

추억의 도시락과 커피 한잔을 4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추억의 팝송을 사연과 함께 DJ에게 신청해 들을 수 있다. 추억더하기카페는 어르신들의 여가와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100세 시대에 한걸음 다가가기 위한 하나은행만의 노력이다.

앞으로도 행복디자인센터는 고객 사랑 정신을 기반으로 Aging에 대한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식 전환을 주도해 나가며, 고객이 행복한 인생을 설계하는데 진정한 길잡이가 되길 희망해 본다.


강주모 기자 <kangjoomo@ilyosisa.co.kr>


[하나 행복디자인 현황]

2011년 6월 은퇴시장 TFT 구성

2011년 11월 은행권 최초 은퇴설계시스템 구축(모든 고객대상 은퇴설계 서비스 제공)

2012년 2월 은퇴설계 브랜드 ‘행복디자인’ 개발

2012년 2월 은퇴설계전문인력제도 ‘하나 행복디자이너’ 시행

2012년 3월 은퇴준비전용장기펀드 출시

2012년 4월 하나은행과 함께하는 행복디자인 대고객 세미나

- 총 5회(강북지역/강남지역/충사본/대구/부산, 총 540명 고객 참가)

2012년 7월 행복디자인센터 오픈

2012년 8월 2차 은퇴설계시스템 오픈(은퇴전·후로 구분)

2012년 9월 온라인은퇴설계시스템 개발

2012년 9월 ‘2012 고객만족 브랜드 대상’ 수상(한국경제신문 주관)

2012년 10월 하나은행과 함께하는 행복디자인 대고객 세미나

- 총 5회(강북지역/강남지역/충사본/대구/부산, 총 550명 고객 참가)

2012년 10월 ‘ 2012 소비자의 선택’ 브랜드 대상 수상(중앙일보 주관)

2013년 1월 행복디자인 소규모 세미나 개최(연간 40회)

2012년 2월 실버극장 업무제휴 및 행복문화체크카드 출시

2013년 6월 ‘2013 파워브랜드 대상’ 수상(스포츠서울 주관)

2013년 8월 서울시·하나은행·실버문화복지협회 업무협약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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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