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커플 모임의 ‘별천지 세계’<들춰보기>

‘섹파’를 모집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섹스파트너나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주어 성관계를 맺게 하거나 혹은 커플들이 함께 섹스를 하려고 하는 갱뱅 모임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철저한 검증과 나름의 ‘프로세스’를 가지며 모임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 일명 CC(cafe couple)라고 하는 독특한 운영 방식을 통해 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기도 하다. 이런 모임들은 인터넷을 통해 매우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외부로의 노출이 거의 없고 특정 방법이 아니고선 이 같은 모임에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과연 이런 모임을 어떤 식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일까. 또 그들은 왜 그러한 행위들을 하고 있는 것일까. 섹스파트너 교환과 갱뱅이라는 ‘별천지 세계’로 들어가 보자. 

사실 일반적으로 섹스파트너의 경우 개인적인 소유욕이 강하고 특히 성관계에는 보다 강한 질투심이 작동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동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 우선 자신의 섹파(섹스파트너)를 타인에게 ‘양도, 인수’하거나 커플 간 섹스를 원하는 사람들의 게시판 광고를 살펴보자.

은밀한 세계 위한
‘진솔한 친구’ 모집?

“나이는 30대 중반이고 162/58로 C컵 통통한 몸매의 소유자입니다. 아는 친구인데 가끔 섹파로 서로 즐기기도 합니다. 제가 원해서가 아니라 제 친구가 마땅한 섹파가 없어 저를 통한 대리만족을 하곤 합니다. 쓰리섬, 스와핑 경험도 몇 번 있구요. 괜찮은 남자 분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지역은 충청권(천안/대전/청주)이 좋구요. 나이는 30후반부터 40초반까지. 만남에 있어 섹스의 중요도가 큰 친구라서 이왕이면 섹스를 잘하고 오래하는 분이었음 좋겠구, 술 잘하시는 분이면 같이 술친구하면서 친해지실 수 있을 듯합니다. 싱글분이면 대환영이구요. 처음 몇 번은 3명이 만나고 이후 서로 느낌이 좋으면 단둘이 만나도 상관은 없을 듯합니다. 쪽지주실 때에는 연락처랑 메신저 주소 주셨으면 좋겠네요. 단순히 한번 초대해달라는 그런 쪽지는 답변 못해 드리니 양해바랍니다. 자세한 사항은 메신저로 대화 나누면서 풀어갔으면 좋겠네요. 처음 만남부터 섹스를 바라는 분들은 사양합니다. 일종의 소개팅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해요.”

‘섹파’ ‘여친’소개로 ‘뜨거운 밤’ 보내는 모임 증가
철저한 검증과 나름의 프로세스 가지며 모임 운영
인터넷 통해 은밀히 이루어져 외부 노출 거의 없어
우리 사회의 성적 문화 변태화 “우려스럽다” 지적


또 다른 게시글을 살펴보자.
“저희는 경기남부(수원 이남)쪽에 거주하는 커플입니다. 175/70, 162/52 35세 동갑이고요. 아직 경험도 미숙하지만 서로 많이 사랑합니다. 스와핑이 목적이 아니라 편한 친구처럼, 형님처럼, 동생처럼 함께할 진솔한 친구를 만나기 위함이고요. 인테리어와 문신은 사양합니다. 참, 커플 혹은 부부이신 분을 찾습니다. 솔로이신 분은 사양합니다.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입니다. 편하게 함께 식사하면서 얘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무엇보다 서로의 여친의 의견을 가장 존중하고 싶습니다. 이왕이면 게시판에 사진을 올리신 분이면 더 좋겠네요. 야하고 예쁜 리플도 많이 부탁합니다. 연락처와 소개 꼭 남겨주세요.”
글에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은 자신만의 은밀한 세계에 외부인이 개입하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환영하고 있다. 이는 그들의 성적 취향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그들은 이제 그간 ‘정상적’이라고 불리던 성적 취향에서 완전히 일탈, 그룹 섹스에서만 성적 흥분을 느끼는 스타일로 변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제 그들이 그런 식의 섹스가 아니면 흥분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한 모임의 경우 ‘CC’라고 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갱뱅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 동호회는 이미 전에 3차례에 걸쳐서 운영이 된 바 있고 이번에 제4기 멤버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필터링과 검증을 통해 엄선된 회원만을 받고 있으며 여성회원들에게 다양한 혜택과 선택의 기회를 보장해 주고 있습니다. 우선 카페에 가입하시면 카페 내에서의 형식상의 커플(일명 CC)을 맺게 됩니다. 여성회원분들의 선택으로 CC가 맺어지게 되면 한 달 동안 커플로서 활동하며 정모와 번개 시에 애인과 같은 역할만 해주시면 됩니다. 물론 까페 내에서의 커플이므로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간섭을 받지 않습니다. 수준급의 회원들로 10쌍의 커플이 맺어지게 되면 카페는 비공개로 전환이 되고 한 달 동안은 그 멤버 그대로 유지가 됩니다. 비공개로 전환이 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그룹 갱뱅과 환상적인 섹스파티가 열리게 됩니다. 한 달을 주기로 커플을 다시 맺게 되며 그때 다시 새로운 카페를 개설해서 새로운 멤버를 모집합니다. 현재 2기, 3기 커플들께서 ○○○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모습을 볼 때면 제법 뿌듯한 감회가 느껴지기도 하는군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직접 방문해 주셔서 프로필을 등록해 주시기 바랍니다. ○○○의 내로라 하는 선남선녀들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외부인 개입 개의치 않고
오히려 환영 분위기

그들의 광고에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은 한 달 단위로 새로운 커플과 전혀 다름 모임 분위기를 만들어 내면서 많은 남녀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곳에는 현재 상당수의 남녀가 자신의 프로필을 올려놓고 있으며 운영진들로부터 ‘간택’을 받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의 실제 섹스파티 모임이 어떻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그들의 행위들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취재진은 어렵게 과거의 갱뱅 모임에 참여했다는 A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이런 모임에 대해 ‘외국의 비밀스러운 상류층의 섹스 클럽’과 같은 분위기이며 그곳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 이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A씨는 “상식적으로 그런 모임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참여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다. 그들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사회적으로 전혀 문제나 이상을 발견할 수 없고 오히려 호기심이 왕성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지적인 근거를 댈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논리의 소유자들이기도 하다”고 전언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스스로를 평범과 일상을 거부하는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그들은 겉으로만 볼 때는 ‘이상한 사람들’이 전혀 아니라는 얘기다”고 단언했다.
물론 A씨의 말처럼 그들은 평상시에는 거의 문제가 없지만 ‘갱뱅’과 같은 것에 돌입하게 되면 시각적, 정신적, 육체적 성적 만족을 위해 ‘짐승’처럼 돌변하게 된다는 것. 그때부터는 이성이 제거되고 오로지 동물적인 감성에 의해 지배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여친이나 ‘섹파’를 다른 남성들과 공유하려는 심리는 어떻게 해석이 가능할까. 일부 사람들은 “그런 남성들은 대부분 ‘내 여친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사실 본말이 완전히 전도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점점 변태화
이중화되는 성의식

결론적으로 그들은 자신의 여친은 하나의 핑계일 뿐, 여성이 완전히 ‘사물화’되고 ‘성적 노예’가 되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라는 것. 따라서 그들은 여성과의 관계를 맺기 시작할 때부터 그렇게 ‘사물화’될 수 있는 여성이나 혹은 성적 노예가 될 수 있는 여성만을 만난다고 한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는 남녀가 어느 정도인지는 추산하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음란 사이트나 카페에 이 같은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들이 이것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성적인 기호는 각 개인이 취사선택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의 성적 문화가 더욱더 이중화, 변태화 되어 가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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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카지노>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