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몰락한 극우 유튜버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

뽕 맞은 극우 단체 수장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극우 단체의 수장 배인규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 그동안의 다소 과격한 행보와 표현으로 논란의 중심이었던 배인규가 마약 사건으로 한 번 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보수 성향 단체 ‘신남성연대’의 대표인 배인규가 마약 투약을 인정했다. 인천중부경찰서는 지난달 25일, 배인규가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는 마약류를 투약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배인규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조사했다.

마약 혐의
빠르게 인정

경찰은 마약류 투약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최초 신고를 통해 배인규가 있던 인천 중구의 모텔에 출동했으며, 현행범 체포가 이뤄졌다. 마약류의 종류는 필로폰으로 알려졌으며, 간이시약 검사뿐 아니라 간이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체포 직후 실시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자, 경찰은 절차에 따라 정식 입건하고 조사했다. 경찰 조사에서 배인규는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인규는 보수 성향 단체 ‘신남성연대’의 설립자이자 대표다. 그는 광주광역시 출생으로, 고등학교 졸업 학력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미디어영상학을 전공했다.


신남성연대는 남성 권익 보호를 내세우며 반페미니즘 활동을 전개해 온 단체로, 다소 과격한 발언과 시위 방식으로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단체는 인천광역시 중구 운남동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비영리 임의단체이자 공연기획사로 등록돼있다.

배인규는 과거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던 인물로, 초기에는 ‘짭정권’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왕자’라는 채널을 통해 본격적인 보수 우파 성향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본인의 스승으로 극우 유튜버였던 안정권을 언급한 바 있으며, 그 영향을 받아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배인규는 신남성연대 활동을 통해 공개 집회, 1인 시위, 맞불 시위 등을 주도하며 안티 페미니즘 성향이 강한 청년 지지층을 확보해 왔다.

신남성연대는 2020년 창립된 이후 다섯 차례 정기 집회를 열었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소규모 형태로 활동을 이어갔다. 이후에는 광화문서 대규모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신남성연대는 이 같은 활동을 통해 반여성주의 정서를 노골적으로 표출하며 강한 메시지와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지지층을 형성해 왔다.

모텔서 현행범으로 체포
간이 검사서 양성 반응

배인규는 집회를 기획할 때 코스프레나 춤 등 이색적인 퍼포먼스를 함께 선보였고, 이를 통해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배인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성명문만 읽어서는 이목을 끌기 어렵다며, 이슈화를 위한 전략적 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자신에 대한 비난이나 오명은 감수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신남성연대는 출범 초기에는 정치적 중립을 주장했지만,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가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자 이에 호응하며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2022년 윤 후보의 당선 이후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정부 정책 우선순위서 밀려나자, 신남성연대는 한동안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배인규는 단체의 존립 여부가 여가부 폐지 실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후 정부가 여가부 존치를 결정한 뒤에도 활동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이후에도 예고했던 집회를 돌연 취소하거나, 유튜브 채널이 정지되었다가 복구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배인규는 윤 전 대통령 탄핵을 강력하게 반대하며 활발하게 활동했었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렸던 탄핵 집회 현장서 그는 “청년들이 대통령 탄핵이 부당하다고 느끼며 밤을 새워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청년 세대의 자발적인 참여와 절박함을 강조했다.

배인규는 다수 언론이 이런 청년들을 ‘극우’로 낙인찍고 있다며, “그들의 진정성을 왜곡하지 말라”며 “2030세대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시위가 아닌, 헌정 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들은 생존을 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입법부 중심의 독주’라고 주장하며, 청년 세대의 경각심이 정치 전반에 반영돼야 한다고도 했다.

탄핵 반대
청년 대변인

이후 배인규는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격려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배인규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집안 가보 생긴 썰 푼다’라는 제목으로 김 전 장관의 친필 서신을 게시하며 유승수 변호사를 통해 편지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영상에서 “오늘 김 전 장관을 접견했다”며 “헌법재판소 앞에서 배 대표가 보여준 활동을 전하자, 김 전 장관도 알고 있었다. 편지를 꼭 전해달라고 부탁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상에 등장한 김 전 장관의 친필 서신에는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구국의 일념, 위국헌신의 결단을 존중한다”고 적혀있었다.

편지에서는 배인규의 ‘한남동 활약’과 더불어 “2030 청년들을 이끌어 준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는 표현도 담겨있었다. 또 최근의 탄핵 반대 시국선언과 관련해 “악의 무리에 맞서 싸운 배 대표의 모습을 잘 들었다”며 “헌법재판소 앞 투쟁도 좋은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서신은 ‘2025년 3월7일, 옥중서 김용현 배상’이라는 문구와 함께 자필로 작성됐다.

김 전 장관이 언급한 ‘활약상’은 지난 2월26일, 이화여자대학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현장서의 배인규 행동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배인규는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된 학교 안으로 들어가 탄핵 찬성 시위 참가자들의 피켓을 뜯고 훼손하는 등의 행위를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옥중 서신을 받은 배인규는 이를 “같은 수컷으로서 경외심이 든다”며 “장관님의 투쟁에 어떤 흠도 남기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장관님께서 곧 돌아오실 것이고, 그 이후 행보에 저는 방해되는 일 없이 뒤에서 묵묵히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중국·반국가 세력으로부터 장관을 지키겠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잇단 논란과 과격한 행보를 거듭하면서 신남성연대와 배인규는 한국 사회 내 젠더 갈등의 중심서 지속적으로 주목과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최근 배인규의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지자, 그의 과거 배우자였던 ‘송시인’과의 문제도 재조명되고 있다. 배인규는 과거 유튜브 채널 ‘왕자’를 운영하며 ‘시둥이’라는 닉네임의 인물과 함께 다수의 영상에 출연했는데, 해당 인물이 바로 송시인이다. 시둥이 채널은 노출이 많은 옷을 입고 섹시 댄스를 추는 등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업로드한 것으로 유명하다.

옥중 서신에
경외심 느껴

배인규는 왕자 채널 초기에는 자신을 유부남이라 언급하면서도 배우자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송시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관계” 혹은 “매니저”라고 선을 그었지만, 유튜브 구독료 계좌 명의가 송시인의 이름으로 돼있는 점, 영상 속 공동 출연 빈도, 자극적인 콘텐츠 구성 등으로 인해 실질적 부부 관계를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 6월21일, 두 사람이 부부 관계라는 의혹이 공개적으로 제기됐고, 이후 배인규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해당 의혹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이 과정서 일부 시청자들은 송시인이 출산 직후에도 몸매를 강조하는 영상에 출연한 점 등을 문제 삼으며, 배우자에 대한 성 상품화가 있었다고 비난했다.

한편, 2018년에는 배인규가 당시 배우자였던 송시인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법원 판결문에 의하면, 언쟁 도중 배인규가 송시인을 주먹과 발로 때려 상해를 입힌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송시인은 뇌진탕과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으며, 법원은 배인규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이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했지만, 이후 두 사람 간 합의가 이뤄지면서 형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후 활동 중단과 복귀를 반복하던 와중 배인규가 디스코드 메시지를 통해 송시인과의 이혼 사실을 공개했다. 이혼의 구체적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메시지에 따르면 “아내가 백인이랑 바람이 났었고 그 이후에도 감당할 수 없었던 둘만의 메시지를 보게 됐다. 아무리 나라도 견디기 힘든 반년이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로 송시인은 종적을 감췄다.

신남성연대 창립 이전 배인규는 유튜브 채널 ‘왕자’를 통해 활동하며 극우 성향과 안티페미니즘 정서를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를 제작해 왔다. 배인규는 왕자 채널 운영 당시 과격한 퍼포먼스와 표현을 하는 등 정치적 진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증거인멸 가능성 없어”
법원은 구속영장 기각

배인규는 신남성연대 출범 이후 한 라이브 방송서 “왕자 시절의 활동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 오히려 자랑스럽다”고 답하며 당시의 과격한 퍼포먼스와 표현에 대해 당당히 입장을 밝혔다.

그의 대표적인 퍼포먼스 중 하나는 2020년 5월10일 개최한 반페미니즘 집회서의 행위였다. 그는 시위 현장서 삶은 돼지머리를 망치로 내리치는 장면을 연출했으며,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키며 조회수 장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를 본 진중권 전 교수는 “충격과 공포”라는 표현으로 지적했다.

배인규는 스스로 강하게 내세운 안티 페미니즘적 입장과는 달리, 과거 연애 경험에 있어 상식적 기준서 벗어난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배인규는 과거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 329회에 출연한 적이 있다. 해당 방송서 배인규는 자신의 연애 방식에 대해 거리낌 없이 이야기했으나, 패널과 관객 모두 충격을 금치 못했다. 방송을 통해 20대 시절,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서도 여러 여성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연애를 이어간 사실이 알려졌고 이런 경험을 방송서 스스럼없이 언급해 비판을 받았다.

특히, 그는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맺거나, 당시 함께 일하던 동료에게도 비정상적인 연애 방식을 권유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언급돼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실제 피해를 입은 이들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시 배인규는 관객의 비판적 반응을 질투로 받아들이며 비판 여론을 자초했다. 

안티 페미니즘?
실제는 카사노바

한편, 지난달 27일에는 인천지방법원서 배인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됐다. 영장 전담 유아람 부장판사는 “사안이 가볍지는 않지만 피의자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판사는 “압수수색 등을 통해 관련 증거가 수집된 점에 비춰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배인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판사는 배인규가 일정한 주거를 두고 있으며, 주식회사 대표로 근무하고 있는 점, 사회적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 아울러 “피의자가 성실하게 수사 및 재판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동종 전과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법원은 현 단계서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고 결론 지었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신남성연대 댓글조작 고발

지난달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극우 유튜브 채널 ‘신남성연대’의 배인규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들을 네이버 뉴스 댓글 조작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서 여론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허위조작감시단은 지난달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남성연대가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특정 기사에 ‘좋아요’를 집중하는 방식으로 베스트 댓글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남성연대 여론정화방’에서 시작해 ‘손가락혁명군’으로 명칭을 바꾼 이 대화방에는 수천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시단은 특정 기사에 수천 개의 추천이 단시간에 몰리는 방식으로 여론을 왜곡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명백한 업무방해죄와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안>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업체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에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업체는 보도자료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도자료를 쓴 의원실 보좌관은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요시사>가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봤다. 국회의원은 최고 헌법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인 동시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법률을 만들고 개정하는 입법 기능 외에도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표로 선출된 ‘국민의 종’으로서 국회의원은 기자회견,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민에게 활동 상황을 보고한다. 국회의원 민원 창구? 국회의원 이름으로 하루에도 수건씩 보도자료가 쏟아진다. 법안을 발의하거나 지역구 예산을 수주했다는 내용, 자료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 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다. 언론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를 받아 기사로 작성한다. 언론 보도는 사정기관의 감사나 수사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한 국회의원실에서 나온 보도자료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자료에 언급된 정부 기관, 그 기관과 일하는 업체 등이 후폭풍에 휘말렸다. 보도자료를 받아 쓴 일부 매체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됐다. 언론사 기자들의 이메일로 배포된 보도자료는 국회의원실 보좌관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14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실 오모 보좌관은 ‘경찰청, 순찰차 납품 지연 및 특정 업체 유착 의혹에도 자료 제출 거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냈다. 신정훈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하는 3선 의원으로,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찰청은 행정안전위원회의 피감기관이다. 순찰차는 일반 차량에 특장 작업을 거쳐 경찰청에 납품된다. 멀리서도 순찰차임을 확인할 수 있는 리프트 경광등을 달고 겉면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데칼’ 작업을 거쳐 수배·체납·도난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멀티캠을 내부에 다는 등의 작업을 거친다. 순찰차 한 대를 특장하는 데 약 17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00여대의 노후 순찰차가 교체된다. 신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노후 순찰차 959대를 교체하기 위해 총 491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하지만 이 중 약 225억원 상당인 343대가 납기를 맞추지 못했고 완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 납품업체의 문제로 순찰차 납품이 늦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발주 기관인 경찰청은 지체상금 부과, 계약 해지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훈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경찰청이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정훈 의원실은 ‘공공계약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의 “경찰청이 계약성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고 이를 묵인한 데다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 법적 의무의 명백한 방기”라며 “이 정도 사안이면 감사원 감사는 물론 직권남용과 배임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코멘트를 인용했다. 순찰차 납품 과정 지적 해당업체 “사실과 달라” 납품업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정훈 의원실은 “동일한 지배 구조를 가진 Y사(보도자료에는 A사)와 N사(B사)가 10여년간 경찰청의 대형 계약을 반복적으로 수주해 왔다”며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의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내정 또는 담합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 및 ‘입찰 방해’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N사는 Y사의 임직원이 만든 회사로 두 업체는 모회사-자회사 관계다. 신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치안 장비 도입 사업이 법적 절차와 원칙을 무시한 채 일부 업체에 특혜로 왜곡되고 있다”며 “기존 계약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발주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몇몇 언론이 기사를 냈다. 보도 이후 납품업체인 Y사가 보도자료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 법무부 등에 차량을 개조해 납품하는 특장업체다. Y사 관계자는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전, 기사가 나가기 전에 신정훈 의원실이나 언론으로부터 단 한 차례의 연락도 받지 못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오 보좌관을 만나 사실과 다른 부분을 상세히 설명했지만 아무것도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에 관련 보도가 한 차례 더 나갔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청과 직접 계약을 맺거나 현대자동차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형태로 이번 납품에 참여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현대자동차로부터 616대(소나타), Y사로부터 73대(스타리아 37대, 넥쏘 36대), N사로부터 270대(아이오닉 181대, 그랜저 89대) 등 총 959대를 납품받았다. Y사 관계자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지적한 납품 지연과 검사 불합격에 대해 “제작은 이미 완료됐고 출고를 기다리던 중에 검사 하나가 마무리되면 또 다른 검사를 요청하는 식으로 5개월 동안 시간을 끌었다”며 “2015년부터 경찰청에 순찰차를 납품해 왔지만 이번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납기에 늦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N사의 계약 차량은 납품까지 5개월 넘게 걸렸고 H사의 계약 차량은 검사 하루 만에 출고 처리됐다”며 “그동안 경찰청 검사가 미진했다고 주장하려면 우리든 H사든 같은 잣대로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사실 확인 안 했다? H사는 순찰차에 설치하는 리프트 경광등을 제작하는 업체로 현대자동차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Y사와 N사가 담합해 경찰청 계약을 10년 동안 수주해 왔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청은 조달사업법에 따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우선 구매 제도를 통해 (업체들과) 계약했다. 나라장터에 물건을 올리면 경찰청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라면서 “우리와 N사는 같은 차종으로 경쟁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오 보좌관은 순찰차 사업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를 고치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시정되지 않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비서실에서 <일요시사>와 만나 “공무원이 어떤 업무를 하다가 다소간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관행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걸 인정하고 시정하면 끝까지는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순찰차 관련 문제를 (경찰청에) 수도 없이 얘기했는데 고쳐지지 않았다. 1차 차량 검사에서 불합격이 나왔는데 2차 검사를 할 때 보니 1차에서 나온 문제가 하나도 시정되지 않았다. 3차 검사는 나도 모르게 진행됐다. 시험성적서를 달라는 말에도 개인 정보를 이유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납품한 순찰차에 설치된 경광등이 사양서에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오 보좌관은 “리프트 경광등의 핵심 기능은 주야간 150m 구간에서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납품된 것은 그게 안 된다. 30m만 떨어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순찰차에 치명적인 장애”라고 비판했다. Y사 관계자는 “사양서가 존재하는데 30m 밖에서 안 보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경찰청에서 3회가량 시연회를 진행했고 현장에서도 더 밝다는 의견이 있었다. 경광등이 사양서와 일부 맞지 않는 건 애초에 사양서 자체가 H사의 제품에 맞춰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오히려 H사의 경광등이 경찰청 순찰차 사양서에 적용돼 2015년부터 2024년, 우리와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10여년간 독점적으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 고장이 잦아 수리 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는 이 관계자는 “이번 일이 일어난 것도 H사가 자사의 경광등을 납품하기 위해 오 보좌관에게 문제 제기를 한 게 시발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정 안 해” “문제 없다” 순찰차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자사의 경광등이 아닌 다른 업체의 것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H사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번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Y사 관계자는 “2022~2023년 H사 경광등에 문제가 발생해 현대자동차가 납기를 놓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일을 계기로 지난해 5~6월 경광등 납품업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Y사 역시 H사와 경광등 발주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Y사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H사에 경광등 발주 견적서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납기가 (지난해) 12월12일까지라 우리한테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 11월15일 경찰청과 경광등 업체를 바꾸는 문제로 협의를 진행했고, 11월26일에 바뀐 업체의 경광등으로 우리 공장에서 시연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H사는 순찰차 납품업체들과의 갈등을 ‘민원’을 통해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H사 대표가 신정훈 의원실 오 보좌관을 만나 억울함을 토로했고 그 내용이 지난 5월 나온 보도자료의 배경이 됐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오 보좌관은 처음에는 민원을 받아 보도자료를 작성한 게 아니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H사 대표를 만났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8월경 지역의 향우회장과 함께 H사의 대표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오 보좌관이 경찰청의 순찰차 사업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오 보좌관은 지난 5월14일에 나온 보도자료에 대해 묻자 “지난해 8월부터 이 문제를 파고 있었다”며 “내부에서 나온 정보도 있고 경찰청에서도 (순찰차 사업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 문제로 경찰청 관계자를 30~40번 만났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H사 대표가 같은 시기 신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가 나주시·화순군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신 의원의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H사 대표는 지난해 8월22일 500만원을 기부했다. 신 의원은 2014년 7월3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고 20대(2020년), 21대(2024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다. 2014~2016년, 2020~2024년 등 신 의원이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동안 H사 대표가 후원금을 낸 건 지난해 8월이 유일하다. 경광등 업체 변경 문제 때문? “사기업 갈등에 보좌관이 왜?” 오 보좌관은 H사 대표가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면서 “회계를 관리하는 직원은 나주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사 대표에 대해 “이전까지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정치후원금 모금 한도) 3억원 중에 500만원을 후원했다고 해서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이 문제에 매달리겠느냐”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업체의 문제 제기가 합당하다고 생각했고, 자료를 받아보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좌관은 “경찰차 특장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 뛰어드는 업체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맨날 같이 했던 업체를 빼버리면 가만히 있겠나. 나는 Y사가 욕심을 부리면서 이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해왔던 곳과 똑같이 하면 되지, 더 이익을 취하려 하느냐”고 되물었다. 업체 간 중재의 의도도 있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민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후원금을 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일을 잘하신다는 말을 들어서 후원금을 냈다. 지금 이 문제와는 무관하다”며 “사업을 접을까 생각할 정도로 머리 아픈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오 보좌관을 만나 민원을 넣었는지는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Y사는 신정훈 의원실발 보도자료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Y사 관계자는 “정부 기관에 납품하는 제품을 만드는 건 맞지만, 엄연히 사기업 간 일어난 일에 국회 보좌진이 개입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기사가 나간 이후 우리 회사는 경제, 이미지 부분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찰청과 지체상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업체 문제로 인한 지연이 결정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차량 출고가 늦어지면서 보관을 위한 토지 대여료가 1억2000만원 정도 나갔다. 무엇보다 자회사인 N사의 신용등급 하락, 기사로 인한 이미지 훼손 등 무형적인 피해도 만만찮다”고 하소연했다. 받아쓴 언론 “취하해 달라” 한편 Y사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나간 보도자료로 기사를 작성한 매체 3곳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Y사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국민에게 경찰 장비 도입 과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신청인(Y사)의 업무 수행 능력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야기해 치안 활동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어 정정보도를 구한다”고 조정을 신청했다. Y사 관계자는 “2곳의 매체에서 ‘기사를 내릴 테니 소를 취하해 달라’는 내용의 답변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