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몰락한 극우 유튜버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

뽕 맞은 극우 단체 수장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극우 단체의 수장 배인규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 그동안의 다소 과격한 행보와 표현으로 논란의 중심이었던 배인규가 마약 사건으로 한 번 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보수 성향 단체 ‘신남성연대’의 대표인 배인규가 마약 투약을 인정했다. 인천중부경찰서는 지난달 25일, 배인규가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는 마약류를 투약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배인규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조사했다.

마약 혐의
빠르게 인정

경찰은 마약류 투약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최초 신고를 통해 배인규가 있던 인천 중구의 모텔에 출동했으며, 현행범 체포가 이뤄졌다. 마약류의 종류는 필로폰으로 알려졌으며, 간이시약 검사뿐 아니라 간이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체포 직후 실시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자, 경찰은 절차에 따라 정식 입건하고 조사했다. 경찰 조사에서 배인규는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인규는 보수 성향 단체 ‘신남성연대’의 설립자이자 대표다. 그는 광주광역시 출생으로, 고등학교 졸업 학력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미디어영상학을 전공했다.


신남성연대는 남성 권익 보호를 내세우며 반페미니즘 활동을 전개해 온 단체로, 다소 과격한 발언과 시위 방식으로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단체는 인천광역시 중구 운남동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비영리 임의단체이자 공연기획사로 등록돼있다.

배인규는 과거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던 인물로, 초기에는 ‘짭정권’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왕자’라는 채널을 통해 본격적인 보수 우파 성향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본인의 스승으로 극우 유튜버였던 안정권을 언급한 바 있으며, 그 영향을 받아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배인규는 신남성연대 활동을 통해 공개 집회, 1인 시위, 맞불 시위 등을 주도하며 안티 페미니즘 성향이 강한 청년 지지층을 확보해 왔다.

신남성연대는 2020년 창립된 이후 다섯 차례 정기 집회를 열었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소규모 형태로 활동을 이어갔다. 이후에는 광화문서 대규모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신남성연대는 이 같은 활동을 통해 반여성주의 정서를 노골적으로 표출하며 강한 메시지와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지지층을 형성해 왔다.

모텔서 현행범으로 체포
간이 검사서 양성 반응

배인규는 집회를 기획할 때 코스프레나 춤 등 이색적인 퍼포먼스를 함께 선보였고, 이를 통해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배인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성명문만 읽어서는 이목을 끌기 어렵다며, 이슈화를 위한 전략적 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자신에 대한 비난이나 오명은 감수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신남성연대는 출범 초기에는 정치적 중립을 주장했지만,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가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자 이에 호응하며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2022년 윤 후보의 당선 이후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정부 정책 우선순위서 밀려나자, 신남성연대는 한동안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배인규는 단체의 존립 여부가 여가부 폐지 실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후 정부가 여가부 존치를 결정한 뒤에도 활동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이후에도 예고했던 집회를 돌연 취소하거나, 유튜브 채널이 정지되었다가 복구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배인규는 윤 전 대통령 탄핵을 강력하게 반대하며 활발하게 활동했었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렸던 탄핵 집회 현장서 그는 “청년들이 대통령 탄핵이 부당하다고 느끼며 밤을 새워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청년 세대의 자발적인 참여와 절박함을 강조했다.

배인규는 다수 언론이 이런 청년들을 ‘극우’로 낙인찍고 있다며, “그들의 진정성을 왜곡하지 말라”며 “2030세대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시위가 아닌, 헌정 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들은 생존을 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입법부 중심의 독주’라고 주장하며, 청년 세대의 경각심이 정치 전반에 반영돼야 한다고도 했다.

탄핵 반대
청년 대변인

이후 배인규는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격려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배인규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집안 가보 생긴 썰 푼다’라는 제목으로 김 전 장관의 친필 서신을 게시하며 유승수 변호사를 통해 편지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영상에서 “오늘 김 전 장관을 접견했다”며 “헌법재판소 앞에서 배 대표가 보여준 활동을 전하자, 김 전 장관도 알고 있었다. 편지를 꼭 전해달라고 부탁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상에 등장한 김 전 장관의 친필 서신에는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구국의 일념, 위국헌신의 결단을 존중한다”고 적혀있었다.

편지에서는 배인규의 ‘한남동 활약’과 더불어 “2030 청년들을 이끌어 준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는 표현도 담겨있었다. 또 최근의 탄핵 반대 시국선언과 관련해 “악의 무리에 맞서 싸운 배 대표의 모습을 잘 들었다”며 “헌법재판소 앞 투쟁도 좋은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서신은 ‘2025년 3월7일, 옥중서 김용현 배상’이라는 문구와 함께 자필로 작성됐다.

김 전 장관이 언급한 ‘활약상’은 지난 2월26일, 이화여자대학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현장서의 배인규 행동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배인규는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된 학교 안으로 들어가 탄핵 찬성 시위 참가자들의 피켓을 뜯고 훼손하는 등의 행위를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옥중 서신을 받은 배인규는 이를 “같은 수컷으로서 경외심이 든다”며 “장관님의 투쟁에 어떤 흠도 남기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장관님께서 곧 돌아오실 것이고, 그 이후 행보에 저는 방해되는 일 없이 뒤에서 묵묵히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중국·반국가 세력으로부터 장관을 지키겠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잇단 논란과 과격한 행보를 거듭하면서 신남성연대와 배인규는 한국 사회 내 젠더 갈등의 중심서 지속적으로 주목과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최근 배인규의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지자, 그의 과거 배우자였던 ‘송시인’과의 문제도 재조명되고 있다. 배인규는 과거 유튜브 채널 ‘왕자’를 운영하며 ‘시둥이’라는 닉네임의 인물과 함께 다수의 영상에 출연했는데, 해당 인물이 바로 송시인이다. 시둥이 채널은 노출이 많은 옷을 입고 섹시 댄스를 추는 등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업로드한 것으로 유명하다.

옥중 서신에
경외심 느껴

배인규는 왕자 채널 초기에는 자신을 유부남이라 언급하면서도 배우자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송시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관계” 혹은 “매니저”라고 선을 그었지만, 유튜브 구독료 계좌 명의가 송시인의 이름으로 돼있는 점, 영상 속 공동 출연 빈도, 자극적인 콘텐츠 구성 등으로 인해 실질적 부부 관계를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 6월21일, 두 사람이 부부 관계라는 의혹이 공개적으로 제기됐고, 이후 배인규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해당 의혹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이 과정서 일부 시청자들은 송시인이 출산 직후에도 몸매를 강조하는 영상에 출연한 점 등을 문제 삼으며, 배우자에 대한 성 상품화가 있었다고 비난했다.

한편, 2018년에는 배인규가 당시 배우자였던 송시인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법원 판결문에 의하면, 언쟁 도중 배인규가 송시인을 주먹과 발로 때려 상해를 입힌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송시인은 뇌진탕과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으며, 법원은 배인규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이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했지만, 이후 두 사람 간 합의가 이뤄지면서 형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후 활동 중단과 복귀를 반복하던 와중 배인규가 디스코드 메시지를 통해 송시인과의 이혼 사실을 공개했다. 이혼의 구체적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메시지에 따르면 “아내가 백인이랑 바람이 났었고 그 이후에도 감당할 수 없었던 둘만의 메시지를 보게 됐다. 아무리 나라도 견디기 힘든 반년이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로 송시인은 종적을 감췄다.

신남성연대 창립 이전 배인규는 유튜브 채널 ‘왕자’를 통해 활동하며 극우 성향과 안티페미니즘 정서를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를 제작해 왔다. 배인규는 왕자 채널 운영 당시 과격한 퍼포먼스와 표현을 하는 등 정치적 진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증거인멸 가능성 없어”
법원은 구속영장 기각

배인규는 신남성연대 출범 이후 한 라이브 방송서 “왕자 시절의 활동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 오히려 자랑스럽다”고 답하며 당시의 과격한 퍼포먼스와 표현에 대해 당당히 입장을 밝혔다.

그의 대표적인 퍼포먼스 중 하나는 2020년 5월10일 개최한 반페미니즘 집회서의 행위였다. 그는 시위 현장서 삶은 돼지머리를 망치로 내리치는 장면을 연출했으며,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키며 조회수 장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를 본 진중권 전 교수는 “충격과 공포”라는 표현으로 지적했다.

배인규는 스스로 강하게 내세운 안티 페미니즘적 입장과는 달리, 과거 연애 경험에 있어 상식적 기준서 벗어난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배인규는 과거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 329회에 출연한 적이 있다. 해당 방송서 배인규는 자신의 연애 방식에 대해 거리낌 없이 이야기했으나, 패널과 관객 모두 충격을 금치 못했다. 방송을 통해 20대 시절,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서도 여러 여성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연애를 이어간 사실이 알려졌고 이런 경험을 방송서 스스럼없이 언급해 비판을 받았다.

특히, 그는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맺거나, 당시 함께 일하던 동료에게도 비정상적인 연애 방식을 권유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언급돼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실제 피해를 입은 이들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시 배인규는 관객의 비판적 반응을 질투로 받아들이며 비판 여론을 자초했다. 

안티 페미니즘?
실제는 카사노바

한편, 지난달 27일에는 인천지방법원서 배인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됐다. 영장 전담 유아람 부장판사는 “사안이 가볍지는 않지만 피의자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판사는 “압수수색 등을 통해 관련 증거가 수집된 점에 비춰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배인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판사는 배인규가 일정한 주거를 두고 있으며, 주식회사 대표로 근무하고 있는 점, 사회적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 아울러 “피의자가 성실하게 수사 및 재판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동종 전과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법원은 현 단계서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고 결론 지었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신남성연대 댓글조작 고발

지난달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극우 유튜브 채널 ‘신남성연대’의 배인규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들을 네이버 뉴스 댓글 조작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서 여론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허위조작감시단은 지난달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남성연대가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특정 기사에 ‘좋아요’를 집중하는 방식으로 베스트 댓글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남성연대 여론정화방’에서 시작해 ‘손가락혁명군’으로 명칭을 바꾼 이 대화방에는 수천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시단은 특정 기사에 수천 개의 추천이 단시간에 몰리는 방식으로 여론을 왜곡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명백한 업무방해죄와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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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