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기획> 고공 현장을 가다 ①타워크레인 임대사 “임금 갑질”

[일요시사] 김명삼 대기자 =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이하 임대사)가 최저가 입찰경쟁을 빌미로 타워크레인 조종사노동조합과의 단체협상서 체결했던 임금 협약을 무시한 채, 통상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조건의 갑질을 일삼으며 일부 타워크레인 노조원들과 개별적 임금을 체결하고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일부 타워크레인 조종사 노조원들과 개별적 임금 갑질을 체결하고 있어 노조법을 위반하는 임대사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최근 들어 건설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일자리가 부족한 타워크레인 노조원들은 극도의 위험에 노출된 세밀한 고공 조종 작업에도 불구하고, 일부 임대사 측에게 단체협약을 위반해 울며 겨자 먹기식 고용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관계 당국의 임대사에 대한 노조법 위반 단속이 시급한 실정이다.

단체협상 임금 협약체결 무시
노조법 위반에 파견법 위반까지

1일 타워크레인 업계 등에 따르면, 노동조합법 단체협약 당사자인 임대사와 노조가 단체협약 체결 시 협의한 협약 전문엔 ‘임대사는 노조의 동의 없이 근로조건을 저하 또는 삭감할 수 없다’고 협약돼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임대사들은 일자리 부족에 시달리는 조합원들과 저임금 단가로 이면계약을 체결해 작업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임대사가 노동조합법에 근거한 단체협상을 철저히 무시한 행위로 실정법 위반 혐의가 명백하지만,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해 수년씩 대기해야 하는 조종사들 입장에선 임대사의 횡포와 부당한 대우에도 그나마 힘들게 얻은 일자리마저 놓칠까 전전긍긍하며 감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원인 중 하나는 원도급사(원청)가 노조와 단체협약을 이행할 수 없는 수준의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타워크레인 임대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임대사는 자신들의 영업 이윤과 타워크레인의 유지관리 보수, 리스료 등을 조종사 임금서 빼앗아 배를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노총, 민주노총 외 경력이 부족한 비노조원들과 저임금 단가 계약을 체결하면서 발생하는 작업 미숙 등에 따른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산업 현장의 안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 고발 조치···총파업도 불사
당국, 신고 시 원칙적으로 처리

이뿐만 아니라 타워크레인 조종사는 타워크레인 임대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해 건설사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정작 작업 지시는 건설사가 아닌 건설 현장의 여러 하도급업체의 지시를 받아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명백히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을 정면으로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원청사(건설사)의 직접고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지만 관계 당국은 사실관계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날 한국노총 김경수, 민주노총 최동주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위원장은 “노사 간 신의성실로 합의된 단체협약(이하 단협)의 불이행으로 노사 간의 신뢰가 깨진다면 노동조합은 강력한 투쟁으로 이어갈 수 있다”며 “단협 위반 사례들을 종합해 노조법 위반 임대사에 대해 고발 조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 관계자는 “단협 위반 고발이 접수되면 사실관계를 파악해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노동조합 이지현 대변인은 “사측서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몇 년 동안 일자리 순번을 기다려야 하는 조합원들의 약한 지점을 공략해 편법으로 임금을 체결하는 행위는 노동조합을 무력화함은 물론, 개별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저하할 수 있는 요소인 만큼 비도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렇듯 사용자인 임대사가 노조 대표자와 합의하지 않고 조합원과 임의로 임금을 체결하는 행위는 엄연한 실정법 위반인 만큼 관계 당국의 전수조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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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