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근친강간 피해녀 충격인터뷰

‘예쁜동생’ 30년 성노리개 삼은 ‘짐승오빠’

[일요시사=사회팀] 인터넷에 충격적인 자신의 과거를 폭로한 여성이 있다. 친오빠에게 수십년간 성폭행을 당해온 안모(40)씨.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5세 많은 큰오빠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해왔을 뿐 아니라 결혼 후에도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숱한 자살시도, 정신과 치료 등 끔찍한 고통을 묵묵히 감내해야만 했던 안씨. 결국 그가 <일요시사>를 통해 입을 열었다.

“도와주세요. 친오빠로부터 수십 년간 성폭행 당했습니다.”

안씨는 전남 목포의 한 평범한 가정의 3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안씨 위로는 3명의 오빠가 있었는데 유독 5세 차이의 큰오빠는 어릴 적부터 막내 동생 안씨를 예뻐했었다. 옛날 사람치고는 대졸학력을 보유하는 등 꽤 교육수준이 높았던 안씨의 어머니는 일찍이 교편생활을 해온 터라 가사를 잘 돌보지 못했다.

결국 안씨의 실질적인 부모님은 큰오빠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큰오빠는 안씨가 유치원생이었을 때부터 씻기기, 등하교시키기, 옷 갈아입히기를 전담해왔고 그 과정에서 안씨의 몸을 습관적으로 만지곤 했다.

오빠 횡포 알고도
눈감아준 가족들

성에 무지했던 당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안씨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큰오빠의 성추행과 성폭행을 그대로 감내해야만 했다. 안씨가 중학교 2학년에 들어설 즈음, 안씨의 큰오빠는 본격 성기삽입에 돌입했고, 안씨에게 일반 부부관계보다 더한 횟수로 성폭행을 일삼았다. 안씨는 아무 반항도 못한 채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안씨가 반항을 하지 못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안씨의 큰오빠는 학창시절부터 전교 1, 2등을 놓치지 않을 만큼 우등생이었다. 안씨의 부모님은 그런 장남에게 모든 기대를 걸며 신뢰했다. 그로인해 가정의 최고 권력은 자연스럽게 큰오빠가 쥐게 됐으며, 그가 가족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휘둘러도 부모님은 눈감아주는 식의 태도를 취했다. 그러다 큰오빠가 부모님의 기대대로 의대에 진학하면서 그의 신임과 권위는 날로 높아져만 갔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안씨는 숨소리조차 마음대로 내뱉지 못할 만큼 위축돼 있었고, 큰오빠의 만행은 의대생이 되서 더 심해졌다. 성폭행 횟수가 증가하면서 큰오빠의 욕구분출은 더 대담해졌다. 그러나 안씨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 큰오빠에게 모진 일을 당하는 지옥 같은 성장기를 보내면서도 부모님에게조차 입도 벙끗 하지 못했다. 안씨는 고등학생이었을 때 익명으로 담임선생님에게 “저 임신한 것 같아요”라며 처음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일은 장난으로 치부됐고 단순 해프닝으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5세 많은 큰오빠로부터 수십년간 성폭행 당해
지속된 성관계로 대학생 때 임신 후 낙태 고통

대학에 진학하면 더 이상 이런 고통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안씨는 일부러 광주 집을 떠나 타 지역의 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나 안씨가 다니던 대학은 집이랑 불과 1시간 남짓의 거리밖에 되지 않아 주말마다 집에 들러야 했다. 매번 집에 올 때마다 큰오빠의 성폭행은 어김없이 이뤄졌고, 간혹 안씨가 반항을 하면 ‘갈보X’ ‘미친X’ ‘잡X’ 등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폭행을 휘둘렀다.

안씨가 대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는 큰오빠의 아이를 임신하기까지 했다. 주위에 아무도 없었던 그는 연고도 없이 부산에 내려가 미혼모보호시설로 피신했다. 그러나 피신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가 찾아왔고, 엄마의 뜻에 따라 안씨는 강제로 낙태를 하게 됐다. 이후 친척집, 친구 자취방, 고시원 등을 전전하다 26세에 중매로 외과의사인 전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렇게 큰오빠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 안씨는 잠시 동안 안락한 결혼 생활을 누렸지만 임신중절의 후유증에 따른 것인지 임신이 잘 되지 않았고, 수차례의 시험관아기 시술을 거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결혼 6년 만인 2002년 쌍둥이를 갖게 됐다. 이후 2006년 가을, 안씨의 아이들이 5세가 되던 해 안씨의 큰오빠는 짐승 같은 짓을 또 한 번 저지르기에 이른다. 그는 아이들이 자고 있을 시간인 늦은 밤에 안씨의 집에 찾아와 안씨의 남편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안씨를 짓이기고 폭행하며 수차례 성폭행했다. 안씨는 강하게 반항했으나 아이들이 깰까 두려워 소리 한번 못 지르고 그 자리에서 당하고 말았다. 

개인이익 추구하려
성폭행·협박 일삼아


그러나 안씨의 큰오빠가 다시 성폭행을 저지른 것은 단순한 욕구충족이 아니었다. 당시 큰오빠는 목포에 개인종합병원을 지으려고 하던 차였고, 유망한 외과의사가 필요했다. 그때 그는 실력 있는 외과의였던 안씨의 전 남편을 미리 점찍어 뒀지만 안씨의 전 남편은 의료보험사기전과가 있던 큰오빠의 제안을 한사코 거절했고, 이에 격분한 큰오빠는 안씨를 성폭행하며 “네 남편을 설득하라”고 협박한 것이다.

며칠 뒤 큰오빠는 안씨의 집에 재방문했고 아이들이 거실에 놀고 있는 것을 확인한 후, 부엌에 가 있던 안씨에게 다가가 성기를 만지며 치욕을 안겨줬다. 자신의 끔찍한 과거를 전 남편이 알게 될까 두려웠던 안씨는 무턱대고 전 남편을 설득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그들은 목포로 이사를 한 뒤 노예처럼 생활해야 했다.

전교 1등 우등생…의대 진학 후 병원 개업
수도 없이 자살 시도…고통 심해 입원치료
모친·다른 두 오빠 등 가족들 함구로 일관

큰오빠는 안씨의 전 남편에게 외과수입을 모두 주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그 약속은 먼지처럼 사라졌고, 터무니없는 월급을 주며 강제 노역을 시키듯 혹사시켰다. 게다가 5억에 달하는 보증서를 서류철 밑에 살짝 끼워 넣어 강제 보증을 세우기도 했으며 사람들에게 “오고 갈데없는 이(안씨의 전 남편) 구제해줬다”는 등 막말을 일삼기도 했다. 결국 안씨의 전 남편은 4개월 만에 심장 부정맥이 왔고 안씨도 큰오빠의 횡포에 정신적·육체적으로 피폐해지면서 둘은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

안씨는 우연히 만난 현 남편과 재혼을 했지만,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며 수도 없이 자살을 시도했고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곁에서 안씨를 지켜보며 함께 고통을 느꼈던 현 남편은 안씨의 과거를 접한 뒤 경악을 금치 못하며 큰오빠를 형사고소 했고, 안씨가 전 국민에게 충격적인 과거를 폭로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러나 수십년에 걸친 이 강간사건은 결국 불기소로 처리되며 안씨는 잊지 못할 두 번의 상처를 입게 됐다.

가해자 ‘의기양양’
피해자 ‘전전긍긍’

<일요시사>는 전국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지게 한 안씨의 글을 접한 후 몇 가지 의문점이 생겼고, 그가 겪었던 지우지 못할 실질적인 고통을 대대적으로 알리기 위해 안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피해자 안씨는 조심스러운 질문에도 성실히 답변하며 자신이 겪은 고통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했다.

다음은 피해자 안씨와의 일문일답.

X                              X                                X

-큰오빠를 강간으로 고소했을 때 기소의견으로 장담했던 형사가 돌연 불기소로 말을 바꾼 이유는.

▲최초에 강간으로 큰오빠를 고소했지만 약 2주 후 큰오빠 내외로부터 공갈협박죄로 맞고소를 당했습니다. 맞고소를 당한 이유는 현 남편이 큰오빠에게 “모든 사실을 폭로하겠다. 동생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고 금전적 보상도 같이 하라”고 했기 때문이었죠. 설상가상으로 강간사건과 관련해서는 수사관과 검찰 측이 자꾸 떠넘기기 식으로 사건을 지지부지 끌며 불기소 처분하려 했습니다. 한 수사관은 큰오빠에게 “얼굴도 예쁘고 배울 만큼 배운 동생이 나이 든 사람(현 남편)과 재혼하는 게 불쌍하지 않냐. 기부한다 생각하고 합의금을 줘라”라고 했으며, 제게는 “말로만 사과 받아서 뭐 할 거냐. 돈이라도 받아야지”라며 합의를 종용했습니다. 이어 그는 제게 “강간사건은 100% 불기소로 처리된다. 치과의사 살인사건도 증거 없으니 무죄로 풀려나지 않았냐”라며 사건 이송요청서를 내밀며 서명을 강요했습니다. 이후 검찰에서는 “직접증거가 없어 강간사건을 불기소 처리했다”고 딱 잘라 말했고, 담당 검사는 “기소의견으로 송치한다고 3번이나 올렸는데 수사과장의 결제가 떨어지지 않는다”며 내부적으로 이미 불기소 결정이 났다고 했습니다.

-수사 과정 혹은 진술 중에 불이익을 당한 적은 있는지.


▲현직 경찰과 변호사, 검사 등 모두 처음에는 기소의견으로 송치 가능하다고 장담했으면서 돌연 말을 바꾸며 사건을 정리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고, 수사과장이 의도적으로 결제를 안 해줬다는 점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 수사 당시 큰오빠가 적극 협조 했는지.

▲담당 형사로부터 큰오빠가 거짓말탐지기와 대질심문을 계속 거부했다고 들었습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한 가지도 안 하려 했다고 하더군요.

-큰오빠가 저지른 성폭행에 대한 증거물은 있나.

▲증거가 있다면 큰오빠가 현 남편에게 남긴 녹취록과 공인녹취서가 있습니다. 내용은 “잘못했습니다. 선생님(현 남편)이 보낸 메시지를 보고 3일 동안 밥을 먹지 못했습니다. 그게 알려지면 저는 더 이상 사회생활 못합니다. 가족도 여럿 죽습니다. 살려주십시오.(중략) 동생 앞에서 할복이라도 하겠습니다. 당장이라도 가야하는데 몸이 아파서 못 가는 겁니다.(큰오빠는 현재 대장암 2기임) 난 가진 것도 없고 죽지 못해 사는 것이니 용서해 주십시오”라며 빌다시피 말했더군요. 이 때 남편은 큰오빠에게 “당신에게 딸이 있었다면 딸한테도 이런 짓 저지르고도 남을 사람이다”라고 직언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가족들이 모른 척 눈감아준 이유는.


▲큰오빠가 집안의 기둥이었어요. 부모님보다 더 큰 힘을 갖고 있었죠. 아무도 큰오빠의 말에 대들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큰오빠는 부모에게까지 미친X이라고 욕했던 사람이에요. 예전에 엄마에게 큰오빠의 만행을 털어놓았지만 엄마는 별 반응이 없으셨고, 단지 “미안하다. 엄마가 못 지켜줬다. 어쩐지 걔(큰오빠)가 네 방에서 나올 때마다 XX가 벌떡벌떡 서 있더라”며 터무니없는 위로를 해줬습니다.

-큰오빠의 배경은 어느 정도 인지. 그의 배경이 수사에 영향을 미쳤나.

▲큰오빠는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목포에 큰 종합병원이 있다는 것 밖에 모르겠습니다. 수사과정에서 오빠의 배경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단지 추측일 뿐이지 자세한 건 알지 못합니다.

-가족들도 최종 학력이 꽤 높은 편인데 재력가 집안이거나 전통이 있는 집안이라 쉬쉬한 것은 아닌지.

▲엄마는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셨고, 아빠는 전남에서 4년제 대학을 나오셨습니다. 둘째 오빠는 조선대를 졸업한 후 행정공무원직을 하고 있고, 막내오빠는 경찰대를 졸업한 후 경찰 간부로 있어요. 재력은 중상위층 정도 됩니다.

-다른 오빠들은 몰랐나. 알았다면 왜 도와주지 않았나.

▲당시 알고 있었던 것 같지만 다들 방관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아고라 청원에 글을 남긴 후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봤지만 누구 하나 제 전화를 받는 이가 없었어요. 아마도 큰오빠가 사전에 가족들에게 제 전화는 받지 말라고 엄포를 놓은 것 같습니다.
 
-성폭행 후유증은 얼마나 심했나. 재혼은 어떻게 하게 됐나.

▲이혼 후 수차례 자살시도를 했습니다. 그러다 현 남편이 내 상태를 눈치 채고 우연히 만남을 갖게 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죠. 현재 자살 고위험군으로 6개월 이상 진단 및 입원치료를 권고 받았습니다. 담당의 말로는 내 성정체성이 아주 미약하다고 하더군요.

-큰오빠의 가족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나.

▲큰오빠는 첫 결혼 실패 후 재혼했습니다. 초등학생인 아들과 장성한 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딸은 없습니다.

-피해자의 아이들은 알고 있나.

▲아직은 모릅니다. 아니 알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들에게는 그저 미안할 뿐이에요.

-큰오빠가 전 남편에게 가했던 횡포는.

▲저를 강간하고 협박하면서 “목포에 집 사준다” “외과 수입은 모두 가져라”라고 약속했는데 첫 달 외과 수입이 7000만원이 넘었는데도 1000만원만 주고 나머지는 자신이 챙겼습니다. 그런데 목포에 집은커녕 큰오빠의 계략으로 빚보증만 5억원을 남긴 채 암흑 같은 결혼생활을 이어나가야 했어요. 큰오빠는 성실하게 일했던 전 남편을 무시하고 모멸감을 줬으며 빚보증만 떠넘겼어요. 그는 결국 심장 부정맥만 안게 됐습니다.

-왜 지금에 와서야 과거의 일을 폭로했나.

▲가스 틀고 자살시도, 자동차 문 닫은 후 히터 켜고 자살시도, 손목에 식칼을 긋는 등 저의 숱한 자살시도를 곁에서 지켜본 현 남편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저를 추궁했어요. 제가 대답하길 꺼려하자 남편은 말하지 않으면 병원에 입원시킨다고 해서 결국 모든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제 얘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은 남편이 수사기관에 재수사를 촉구했고, 아고라 청원에 호소글을 남기자고 저를 설득했어요. 이 일을 알고도 큰오빠는 시종일관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으며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면서 되레 억울해했습니다.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던 엄마는 도리어 제게 “미친X, 혀 깨물고 죽어버려라” “증거도 없으면서 오빠 등 처먹으려 하냐”며 온갖 욕설과 문전박대로 일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막내 오빠한테 도움을 요청했지만 단번에 거절당했고, 엄마와 오빠들에 대한 증오로 청원글을 남기게 됐습니다.   

X                               X                             X

현재 다음 아고라 청원 사이트에는 안씨의 글이 삭제돼있는 상태다. 안씨 부부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타인에 대한 무분별한 권리침해라고 일관했다. 안씨는 어떤 부분이 권리침해라며 사측을 추궁하고 나섰지만 애매한 답변만 돌아올 뿐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이에 안씨 측은 이의제기로 소명했지만 다음 측은 그 글을 다시 게시하려면 한 달 가량이 소요된다며 책임을 미뤘다.

철저한 수사·처벌로
두 번의 상처 없어야

지금도 안씨는 정신과 치료와 약 없이는 하루도 버티기 힘들 정도로 몸과 마음이 황폐해진 상태다. 어릴 때부터 감당해야만 했던 끔찍하고 무서운 기억들이 그의 가슴과 머릿속 등 온몸을 후벼 파고 있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되레 당당하고 피해자는 손가락질 받아야만 하는 성범죄.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강간사건에 가해자에 대한 강력처벌과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로 피해자가 두 번 상처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안씨 큰오빠 입장은?

“성폭행·낙태 사실무근”

 

목포 친동생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씨의 큰오빠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목포 소재의 S병원 의사인 안모씨는 지난 14일 병원 사무장 장모씨를 통해 동생과 관계된 이모씨(현 남편)와의 녹취록 등을 제시하며 ‘성폭행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씨가 작성한 회견문에는 “동생이 대학생 때 낙태한 것은 학원에서 알게 된 타 학생과의 관계 때문이었고, 2006년 광주의 동생 집에도 2∼3번 방문했는데 모두 부모님과 동행한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어 “2006년 동생 집을 다녀간 이후 그 가족들과 전혀 만남이 없었고 동생 아이들도 자신을 본 기억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안씨의 여동생은 지난 9월 전남 목포경찰서에 강간으로 친오빠 안씨를 고소했지만 경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기기로 했다고 수사를 종결지었다.

그러다 이 사실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자 고소사건을 종결하려던 경찰이 고소인의 반발로 보강 수사를 시작했다. 고소 사건을 넘겨받은 전남지방경찰청은 한 점 의혹 없이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안씨의 큰오빠는 이 사건으로 대한의사협회로부터 윤리위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산부인과 의사의 시체유기사건과 을지병원 교수의 전공의 폭행사건, 의사가 포함된 수억대 보험사기사건 등이 발생하면서 의사협회는 중범죄자에 대해 복지부에 의사면허 취소 등 강경한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