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통하니 프리미엄 ‘쑥쑥’

정부가 아파트를 겨냥한 고강도 규제를 잇달아 쏟아내자, 시장의 유동자금이 규제 장벽이 낮은 오피스텔로 급격히 쏠리는 ‘풍선효과’가 현실화되고 있다. 아파트 시장이 사실상 거래 절벽에 갇힌 사이에 수도권 오피스텔 시장은 반사이익을 누리며 거래량이 급증하는 모양새다.

높은 희소가치를 갖춘 지하철역과 오피스텔 지하로 바로 연결되는 ‘직통 역세권 단지’가 탄탄한 배후 수요를 바탕으로 주거용 분양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하철에 그 누구보다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데, 횡단보도나 도로를 건널 필요가 없고, 장마나 폭설, 폭염 등 기상 악화 상황에서도 지하철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여기에 역사 내 조성돼있는 상업시설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시세차익 기대감마저 더해지면서 투자가치 역시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교통편리성
생활편의성

직통 역세권 단지는 ‘교통 편리성’과 ‘생활 편의성’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역세권’ 입지를 뛰어넘어 지하철역과 지하 연결 통로로 직접 이어진 부동산 상품들이 향후에도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보통 역세권이라고 하면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반경 500m 내외의 지역으로 도보로는 5~10분 안팎인 지역을 뜻한다. 하지만 역세권이라고 해도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거나 비나 눈 등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거리보다 이동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신호를 기다리느라 시간이 지체되거나 비가 와 옷이 젖는 등 여러 불편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역과의 거리는 무의미할 수 있다.

만약 주거지와 지하철역이 직접 연결돼 있으면 어떨까? 이 같은 요소를 배제하거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을뿐더러 출·퇴근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워라밸을 추구하는 수요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직통 역세권 입지를 갖춘 단지는 다른 입지 요소를 갖춘 부동산 상품보다 환금성까지 뛰어나 투자 가치도 높다.

직통 역세권 오피스텔·아파트 인기
탄탄한 배후수요 주거용 분양 강세

일반 역세권보다 지하철 직통 연결 오피스텔은 높은 편의성과 임차 수요로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하며, 지역 내 대장주 역할을 한다.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위치와 규모에 따라 전용 3.3㎡당 3000만~5000만원 이상, 여의도, 용산, 강남 등 핵심 업무지구 인근은 전용 59~84㎡(20~30평대)가 10억~14억원대를 넘어섰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하철역과 직접 연결되는 오피스텔은 역세권에서 한 단계 더 높은 주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역과 연결되는지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도 발생해 지역 시세를 이끌어갈 수 있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실거래가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에서는 SRT동탄역과 바로 연결돼있는 ‘동탄역 롯데캐슬’은 지역 최고가 단지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이 단지의 전용 84㎡ 타입은 올해 1월 22억3000만원의 거래가 연이어 이뤄지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는 5호선 강동역과 직통으로 연결된 ‘래미안 강동팰리스’도 지역 시세를 이끌고 있다. 이 단지 역시 올해 2월 전용 84㎡ 타입이 17억6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를 기록했다.

더 높은
가격 형성

지방에서도 지하철 직통 역세권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센텀시티역과 연결된 ‘트럼프월드센텀I’ 전용 84㎡ 타입이 올해 1월 14억5000만원에 거래돼, 마린시티자이와 함께 해운대구 동일 면적 시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직통 역세권 아파트는 공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시간이 지날수록 희소성과 자산 가치가 함께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며 “이런 장점까지 더해지면서 수요층의 관심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지하철 직통 오피스텔.

▲화곡역 한양 더챔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한양건설이 시공을 맡은 오피스텔인 ‘화곡역 한양 더챔버’가 회사 보유분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특별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45~75㎡, 1.5룸~3룸까지 다양하게 준비, 1~2인 가구는 물론 3~4인 실거주 수요자까지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남향 배치와 아파트 구조인 4베이 특화 설계가 도입됐다. 2~3룸에 각 실마다 화장실 2개소로 구성돼있다. 3베이, 4베이 설계가 적용되고 넓은 펜트리, 드레스룸, 현관 앞 세대별 스토리지 공간 등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되는 만큼 아파트 못지않은 공간 활용이 가능해 주거 만족도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5호선 화곡역과 직통 연결되며 분양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초역세권 단지로 2024년 11월 준공됐다. 더챔버 상가는 화곡역 직통 연결이라는 입지의 우수성 때문에 이미 100% 분양 완료됐으며, 주거 상품의 경우 회사 보유 물량 일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시세 끄는
랜드마크로

화곡역은 향후 대장홍대선과 지하철 2호선 연장선이 준공되면 트리플 역세권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여의도와 광화문, 마곡지구 등 업무지구와 연계성이 뛰어나며, 직주근접을 추구하는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어 분양당시 높은 청약 경쟁률로 분양마감한 바 있다.

5호선(화곡역)과 9호선(가양역), 2호선 등을 연결하는 대장홍대선은 2030년 말 개통을 위해 2025년 12월에 착공에 돌입했다. 부천 대장지구에서 홍대입구까지 약 27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심부에 위치한 화곡역은 주요 업무지구 및 대형 상권 등이 있는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 홍대입구역까지 약 10여분대로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서 미라클 메디특구의 최중심 입지에 위치하며, 서울 최대MICE, R&D센터를 보유한 마곡지구의 배후입지를 갖췄다. 최근 서울시가 지하철 5호선 화곡역 일대에 추진 중인 의료관광특구·환승역세권 기능 강화를 위해 지구단위계획구역을 확대하기로 해 화곡역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위치한 오피스텔인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분양 중이다. 지하 6층~지상 15층 5개동 규모의 복합 주거단지로, 오피스텔 전용 45~103㎡ 총 876실과 판매시설, 업무시설, 부대시설 등으로 이뤄졌다. 2024년 8월 준공돼 즉시 입주도 가능하다. 내부는 다채로운 평면 구성과 1.5룸, 2룸, 3룸 설계를 통해 1인 가구부터 4인 가구까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지하철 5호선 마곡역과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입지에 위치한다. 단지 지하 2층에 직접 연결되는 통로가 마련돼 편리한 이동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강남, 여의도, 광화문 등 서울 핵심 업무지구는 물론 수도권 전역으로 쉽게 오갈 수 있다. 김포공항까지는 차량으로 10분, 인천국제공항까지는 30~40분 거리로, 국내외 여행은 물론 비즈니스 이동에도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출퇴근 단축…워라밸 안성맞춤
환금성 뛰어나 투자 가치 높아

마곡산업단지가 도보권에 있어 직주근접 수요도 풍부하다. 현재 마곡지구에는 정보통신(IT), 바이오(BT), 나노(NT), 그린(GT)과 같은 연구개발 분야의 국내외 기업 200여곳이 입주 계약을 마쳤고, LG사이언스파크, 롯데, 코오롱, 넥센, 에쓰-오일 등은 이미 입주를 완료했다. 최근에도 LG AI연구원, 대한항공, 에어제타, 이랜드그룹, DL그룹 등이 잇따라 터를 잡았으며, 대명소노그룹과 롯데건설 주요 사업부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내 상업시설을 비롯해 수도권 서남권 최대 규모의 트레이더스 마곡점이 도보권에 있다. LG아트센터, 이대서울병원 등 문화·의료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롯데몰(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롯데마트) 김포공항점, NC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 이용도 용이하다. 약 50만㎡ 규모로, 축구장 70개 크기에 달하는 서울식물원과 다양한 근린공원도 인근에 자리하는 등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

▲해링턴 스퀘어 과천= 효성중공업이 시공을 맡은 ‘해링턴 스퀘어 과천’이 분양한다.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공공주택지구 상업5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29층, 2개동, 총 359실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세부 타입별로는 ▲76㎡A 108실 ▲84㎡A 54실 ▲84㎡B 27실 ▲90㎡A 81실 ▲90㎡B 54실 ▲90㎡C 27실 ▲108~125㎡(펜트하우스) 8실 등 주거 만족도를 높인 중대형 타입 위주로 구성된다.

커튼월룩 외관, 세대당 9~10평 규모 멀티 발코니 계획 및 1.3대 수준의 주차 공간, 층별 5대 이상 엘리베이터 도입 등이 특징이다. 거실 기준 천장고는 일반 공동주택보다 약 30㎝ 더 높은 천장고(거실 기준, 우물천장 제외)를 적용해 같은 면적이라도 훨씬 넓게 느껴지는 공간감을 확보했다.

단지는 오는 2027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인 지하철 4호선 과천정보타운역과 단지 지하보도로 연결되는 ‘직통 역세권’으로 계획돼 있다. 이를 통해 도보 동선 최소화, 기상 환경 영향 최소화 등이 예상되며, 사당역까지 약 15분, 강남역까지 20분대 접근이 가능하다.

기상 환경
최소화

또한 GTX-C 노선(예정)이 정부과천청사역과 인덕원역에 계획돼 있으며, 월곶~판교선도 인덕원역에 정차 예정이다. 여기에 위례~과천선(계획), 용인~과천 지하고속도로, 이수~과천 복합터널 등 광역 교통계획도 수립돼있어 강남권 이동 수요를 고려한 교통망 확충이 이어지고 있다. 제2경인고속도로, 과천대로 등 기존 도로망 이용도 가능하다.

유치원부터 과천갈현초, 율목초, 율목중 등이 이미 개교했으며, 2028년 단설중학교 개교가 예정돼 있다. 단지 인근 상업시설과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가 운영 중이며, 과천 원도심 이마트, 평촌 롯데백화점 등 이용도 가능하다. 약 500병상 규모의 아주대학교병원(예정)도 추진되고 있으며, 응급의료센터 및 전문센터 도입이 계획돼있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꺼낼 국민의힘 개헌 꽃놀이패

지방선거 이후 꺼낼 국민의힘 개헌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여야 6당이 참여한 개헌 시도는 국민의힘의 투표 불참으로 인해 결국 무산됐다. 입법적 전격전을 선호하는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후 내년 재보궐선거까지 약 10개월 동안의 공백기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의 청야전술은 이를 막아낼 수 있을까? 국민의힘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여야 6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이 지난 7일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정한 후 의원 전원이 불참했다. 이튿날인 8일,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헌안 처리를 중단했다. 정족수 미달 투표 불성립 현행 헌법에 따르면, 개헌안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이나 대통령이 발의할 수 있다. 대통령은 이를 20일 이상 공고해야 하고, 국회는 공고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 이어 30일 이내에 국민투표를 거쳐 유권자 과반이 투표하고, 투표자 과반이 찬성해야 확정된다. 지난 7~8일 기준, 국회 재적 의원은 286명이라서 개헌안 가결에는 191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의원은 모두 106명이다. 여야 6당 의원 전원이 개헌안 투표에 참여해 찬성한다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11명 이상의 이탈자가 나와야 한다. 개헌안에는 ▲헌법 전문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부마 민주항쟁 명시 ▲계엄 선포 시 48시간 이내 국회 승인을 받아야 유효하도록 변경 ▲국회가 계엄 해제를 능동적으로 주도할 수 있도록 대통령 권한 축소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 7일 청와대 앞에서 진행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은 연임 불가 선언 요구를 끝내 거부했다”며 “개헌을 하겠다면, 먼저 이재명이 연임 불가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기자들을 만나 “부마 민주항쟁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을 헌법 전문에 담는 데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며 “헌법 전문은 특정 사건에 대한 게 아니라, 통합적 역사 인식 아래 균형 잡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국·새마을운동·근대화도 다 헌법 전문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987년 개헌은 오로지 제왕적 대통령 견제에만 집중해서, 국회에 예산·입법 등 막강한 권한을 몰아주는 기형적 구조를 탄생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가 권력남용을 이유로 언제든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을 탄핵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면,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면서 폭주하는 국회도 해산의 심판대에 설 수 있어야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완성된다”며 “의회해산권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지난해에도 민주당을 비판할 때마다 의회해산권 도입을 주장했다. 국민의힘 주요 관계자들의 발언에 대해서는 “개헌안 속 숨겨진 덫을 잘 파악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개헌은 통치 구조 개헌의 전초전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헌법적 상식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과거 대통령들이 개헌을 통해 정권을 연장했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반성적 고려 차원에서 삽입된 조항이다. 대통령이 해당 조항의 효력을 무시하면서 임기 연장·중임 변경을 추진하려면 하야한 후 재선을 노려야 한다. 건국·새마을운동·의회 해산 쏟아내…과연? 이재명 독재 연장? 헌법 구조상 불가능한데… 하지만 이런 상황에선 대통령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 책임이 매우 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상식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송 원내대표가 헌법 전문에 추가할 것을 요구한 건국·새마을운동·근대화도 실제로 시도할 경우, 엄청난 논쟁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헌법 전문은 실제 헌법재판에서 보충적 규범으로 활용되는 등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법 규범으로서의 효력을 가지고 있으며, 국가의 정체성과 헌법의 취지를 선언하는 문장이다. 따라서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가치를 담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역사적 평가가 끝난 불가역적 가치를 담는 게 원칙이다. 그래서 현행 헌법 전문에는 ▲3·1 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 ▲4·19 민주 이념 등이 담겨있다. 여야 6당이 전문 추가를 시도했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부마 민주항쟁 등도 역사적 평가가 끝났다. 특히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재평가를 주도했던 정권은 국민의힘의 전신 신한국당 소속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였다. 송 원내대표가 주장한 건국 이념 반영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곧바로 충돌한다. 임시정부 법통 논란은 해방 직후에도 치열하게 진행됐던 논쟁이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인정했던 진영은 이승만 전 대통령·한국민주당 등 우익 진영이었다. 제헌의회도 임시정부 시절 임시의정원의 정통성을 승계하는 방향으로 정통성을 확보했다. 이는 김 전 대통령·김대중 전 대통령도 인정한 후 역사적 상식으로 굳어졌다가 뉴라이트 진영이 건국절 논란을 일으키면서 송 원내대표의 주장으로까지 흘러간 것이다. 건국 이념 반영은 임시정부 법통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나 의원이 주장한 의회해산권에 대해서는 “대통령제와 맞지 않는다”는 반박이 나온다. 의회해산권은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총리가 보유하는 권한이다. 의회가 갖는 내각불신임권과 함께 상호 견제를 위한 짝패를 이룬다. 국무총리가 있고, 현역 의원이 내각에 참여하는 우리 통치 체제는 일정 부분 의원내각제 속성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직선제로 선출된다. 대통령은 의회가 아닌 국민을 향한 정치적 책임을 진다. 아울러 국회는 대통령에 대해 탄핵소추권을 가질 뿐 대통령과 내각을 불신임할 수 없다. 대통령은 구조적으로 의회해산권을 가질 수 없다. 대통령이 의회해산권을 가졌던 것은 유신 헌법과 제5공화국 헌법이었다. 이 헌법은 대통령에게 강력한 권한을 부여했던 프랑스 드골 헌법을 참고했다. 역사적 평가 불가역 가치 국민의힘이 개헌안 표결에 불참하거나 필리버스터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선 “나름대로 이유는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6석을 보유한 국민의힘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개헌안의 주요 내용인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부마 민주항쟁 등은 모두 전신 민주공화당·민주정의당을 포함한 국민의힘의 약점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4·19 혁명에 이어 역사적 약점이 헌법 전문에 추가되는 굴욕을 감당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는 부분까지 감수하면서 개헌안 표결에 불참했다. 부마 민주항쟁의 무대 부산·마산은 오랫동안 국민의힘을 탄탄하게 받쳐주던 주된 지지 기반이었다. 부산·경남은 노무현 전 대통령 등장 이후 경합 지역이 됐다. 국민의힘은 개헌 투표에 불참하면서 부산·마산의 위업을 헌법 전문에 담는 것을 걷어차는 외통수에 갇혔다. 비상계엄 관련 개헌안은 근본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약화시키면서 국회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개헌을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서는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 내부에서조차 평가가 일단락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의 업보가 헌법에 명백하게 못 박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위헌 정당”이라는 암시가 새 개헌안에 담기는 것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야 6당 중 민주당에 대해선 “국민의힘의 구조적 약점을 날카롭게 찌르면서 기습적인 총력전을 시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 정당은 이미 6·3 지방선거라는 총력전을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이 개헌안 표결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선 “개헌 시도가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을 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총력전 속 총력전’을 시도한 것과 비슷하다. 개헌 시도와 6·3 지방선거를 묶는 연환계를 구사하면서 전쟁을 양면 전쟁으로 바꾸는 것이다. 당세가 줄어들어 물량 동원에 한계를 보이는 국민의힘을 상대로 심리적·물리적 과부하를 유도한 것이다. 이는 장 대표의 지도력 논란까지 파고들어 결정적 지점에 화력을 집중하고, 국민의힘의 정치적 명분까지 꺾으려 했던 난도 높은 승부수였다. 개헌안 표결은 진행하지 못했지만, 국민의힘의 궁색한 현실을 전방위적으로 폭로했기 때문에 “졌지만 지지 않은 승부”라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그 궁색한 현실 때문에 투표 불참·필리버스터라는 고전적인 청야전술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총력 공격 총력 방어 이는 명장들이나 강대국이 자주 구사하던 전법이었던 사실을 전쟁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당 태종은 제1차 고당(고구려-당나라)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전략을 바꿔 수시로 소규모 부대로 고구려를 침공해 변방을 교란하는 등 소모전을 병행했다. 태종의 뒤를 이은 당 고종은 2회에 걸쳐 대규모 침공을 감행했다. 고구려의 연개소문은 제2차 고당 전쟁 당시 사수에서 당나라 대군을 격파했지만, 방어선이 한반도 내부로 점점 밀리고 있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제3차 고당 전쟁에서는 내부 배반까지 겹쳐 고구려가 끝내 멸망하고 말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도 독일군이 서부전선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라는 기습을 당해 방어에 모든 신경을 쏟고 있을 때, 바그라티온 작전이라는 총력전을 진행해 동부전선 내 독일군을 완전히 전멸시켰다. 민주당이 노린 전세는 이 같은 구도였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표로 재임할 당시부터 윤석열정부를 상대로 30건이 넘는 탄핵소추를 발의하거나 법안 물량 공세를 펼치는 등 총력전 양상의 입법전을 주도했다. 170석이라는 압도적 의석수를 확보한 데서 비롯됐다. 원래 민주당은 압도적 지방선거 승리를 기대했다. 그러다가 이 대통령 공소 취소를 강하게 추진하는 상황에 대한 일부 유권자의 반감을 사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보수층이 결집하는 등 선거 구도가 백중세로 바뀌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 대통령 공소 취소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고, 개헌까지 시도했다. 지방선거 종료 이후엔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전까지는 선거가 없는 만큼, 오는 6월부터 내년 4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여야가 전면전을 치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는 실제 정치학·정책학 이론으로도 입증된다. 존 W. 킹던 미국 미시간대 명예교수는 ‘정책의 창’ 이론을 주장했다.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준비된 해결책이 있으며 ▲정치권이 움직일 수 있는 분위기 등 3박자가 맞물리면 ‘정책의 창’이 열린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관점에서는 선거 종료 이후 유권자로부터 직접 심판받지 않는 그 10개월이 정책의 창이 열리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개헌 및 이 대통령 공소 취소 등 물량 공세를 밀고 나갈 수 있는 전략적 시간대라고도 볼 수 있다. 업보·약점 헌법 전문 실리면 위헌 정당? 투표 불참·필리버스터…청야전술 한계 전술적으로 보더라도, 국민의힘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투표 불참·필리버스터라는 청야전술격 수동적 방어밖에 없다. 법안을 반복적으로 밀어붙이면, 국민의힘은 투표 불참·필리버스터로 대응하게 된다. 그럴수록 국민 피로도가 높아지고, 중도층의 의심을 받게 된다. 진영이 확고하게 나뉜 상황에서는 중도층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다. 필리버스터는 말 그대로 마지막 방법이어야 하지만, 국민의힘이 거듭 사용하면서 식상해져 그만큼 비장함의 강도도 낮아졌다. 민주당의 입법적 전격전과 국민의힘의 투표 불참·필리버스터는 일종의 경로가 됐다. 양당 모두 경로 의존성이 생긴 것이다. 물론 국민의힘은 송 원내대표와 나 의원을 통해 ▲건국 담론 ▲새마을운동 ▲근대화 ▲대통령의 의회해산권 등 반격 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모든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려운 담론이기 때문에 기존 경로를 고칠 만큼 파급력이 강한 승부수가 되긴 어렵다. 아울러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가진 집권여당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선거 기간이 아닌 10개월 동안에도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중도층의 설득을 얻을 영구적 선거운동을 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 대통령 공소 취소에 대해선 중도층의 의견이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민주당으로서도 도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헌안의 경우는 다르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부마 민주항쟁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요건 변화 등은 국민 대다수가 이미 평가를 마친 사안이다. 이 대통령 공소 취소에 대한 중도층·보수층의 비판을 상쇄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영구적 선거운동을 통해 내년 재보궐선거에까지 대비하는 입법적 공세를 치르려고 한다. 청야전술은 자신의 경제 기반을 모두 허물면서 진행하는 극단적 처방이다. 국민의힘이 투표와 토론을 포기하거나 체력을 소비하는 등 극단적 처방을 할수록 대중·언론의 관심을 얻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어 지지 기반인 부산·경남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헌법 전문에 담는 것까지 포기해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접어들었다. 2200년 역사를 자랑하던 동로마 제국이 몰락을 이기지 못했던 사례가 있다. 콘스탄티노폴리스에 세운 테오도시우스 3중 성벽은 오스만 술탄국이 준비한 대형 ‘우르반 대포’를 이겨내지 못했다. 또 예니체리 등 최정예 병력을 앞세운 오스만 술탄국의 물량 공세도 이겨내지 못했다. 여기에 방어전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용병 대장 조반니 주스티니아니가 부상 때문에 전장을 이탈하는 불운까지 겹쳤다. 궁색한 현실 자충수 되나 물론 청야전술에도 한계는 있다. 국민의힘에는 연개소문이나 조반니 주스티니아니조차도 없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민주당에는 정책의 창이 열릴 것이다. 지도력 공백을 회복하지 못한 국민의힘은 이제 청야전술을 넘어선 새 전술을 고안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과연 정책의 창을 막을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