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대통령의 SNS 정치, 화면? 역사? 어디에 남을까

속도는 환호 만들고, 시간은 결과 남긴다

정치는 메시지의 경쟁이자 속도의 경쟁이다. 누가 먼저 말하느냐, 어떤 문장이 더 널리 퍼지느냐, 어떤 장면이 오래 남느냐가 정치의 체급을 결정한다. 과거에는 연설문이 기록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타임라인이 역사를 만든다.

정치는 이제 화면에서 먼저 판단되고, 여론은 클릭의 속도로 굳어진다.

지난 7일 오후,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의 ‘고액 자산가 탈한국’ 보도자료를 고의적 가짜 뉴스라고 규정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사익을 위한 왜곡이라며 책임을 묻겠다는 강한 경고도 뒤따랐다. 약 4시간 후 대한상의가 통계 검증이 부족했다며 공식 사과문을 냈지만, 이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질타한 지 하루 만인 8일 정부는 대한상의에 대한 즉각적인 감사 절차에 착수했다.

이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이해하려면 바로 이 정치의 무대를 먼저 봐야 한다. 그는 기자회견보다 휴대전화 화면에 먼저 등장하는 지도자다. 발표보다 게시가 빠르고 브리핑보다 문장이 앞선다. 정치가 플랫폼 위에서 실시간으로 형성되는 시대, 그는 그 중심을 점유하는 방식을 택했다. 즉 말의 타이밍 자체가 리더십이 된다.

과거 이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떠올리면 낯선 장면은 아니다. 정치 입문 초기에 그는 직설적인 이른바 ‘사이다 발언’으로 주목을 받으며 단숨에 스타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복잡한 설명 대신 한 문장으로 답을 제시하는 방식은 지지와 반발을 동시에 키웠지만 존재감을 넓히는 데 효과적이었다.

그 기억 때문에 오늘의 SNS 메시지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의 SNS는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선다. 그것은 이미 통치 방식의 일부로 기능한다. 정책의 배경을 설명하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며 반대의 프레임을 정면 돌파한다. 언론이라는 중간 과정을 우회해 직접 도달하는 느낌을 만든다. 그만큼 메시지의 체감 온도는 높아진다.

정치가 전달이 아니라 즉시 반응의 영역으로 이동한 것이다.

지지자들에게 이 방식은 강력한 해방감을 준다. 기다림 없이 반응이 나오고 복잡한 해설 없이 방향이 제시된다. 싸워야 할 대상이 또렷해진다. 정치적 에너지는 빠르게 한곳으로 모인다. 참여하고 있다는 감각 역시 극대화된다.

최근 이 대통령의 이른바 ‘사이다 SNS’가 보여주듯 지도자와 같은 전선에 서 있다는 심리적 거리의 축소가 만들어진다.

이 대동령이 SNS에 올린 부동산·금융·외교 관련 메시지는 단호한 문장으로 하루의 의제를 다시 배열하는 힘을 보여줬다. 게시물이 올라오는 순간 무엇을 먼저 논의해야 하는지가 재정렬되고, 정치의 우선순위가 빠르게 이동한다.

임기 초 SNS에 올라온 “주식으로 장난치면 패가 망신”이라는 표현도 경고의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메시지는 길지 않았지만 파장은 컸다. 관련 집단은 즉각 긴장했고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몇 줄의 문장이 투자 심리와 관망의 분위기를 빠르게 재편했다.

지도자의 의지는 압축된 형태로 명확히 전달됐고, 정책 당국이 어디를 주시하는지도 분명해졌다.


특히 부동산을 둘러싼 메시지는 대통령 취임 이후 여러 차례 반복돼 왔고, 올해 연초 들어 더욱 집중됐다.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강조될수록 정책 방향은 한층 선명해졌다. ‘투기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이 공유되자 시장은 규제 강도를 먼저 계산하기 시작했다.

매수와 매도의 판단이 미뤄지는 사이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을 내놓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강남권을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매물이 등장했다는 신호도 감지됐다.

대외 관계를 다루는 메시지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예컨대 캄보디아를 언급하며 한국을 건드리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경고가 나왔을 때, 그 메시지는 국가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국내적으로는 국민에게 든든함을 주며 결속을 강화했다.

동시에 국제사회에는 한국이 스스로의 이익과 안전을 지킬 준비가 돼있다는 신호로 읽혔다.

이들 사례는 하나의 공통점을 보여준다. 대통령의 SNS 글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곧바로 행동을 부르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금융시장은 거래 속도를 조절하고, 부동산시장은 관망에 들어가며, 외교 당국은 파장이 어디까지 번질지 따져 본다.

글이 올라오는 순간 관련된 사람들의 판단이 달라진다. 온라인에 적힌 말이 현실에서 움직이는 순서를 바꾸는 장면이다.

이 지점에서 많은 이들이 도널드 트럼프를 떠올린다. 직접 말하고 즉각 반응하며 지지자와 직거래하는 방식이 닮았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전투의 무대로 삼는 이 리더십은 결단력과 속도를 증명하는 강점을 갖지만, 숙성과 조정의 공간을 줄인다는 점에서 불안 또한 함께 키운다.

힘이 빠르게 모이는 만큼, 그 반대편의 저항도 같은 속도로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에서의 발언이 상징적 충돌이나 정치적 퍼포먼스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한국에서는 훨씬 구체적인 행정 신호로 읽힌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올라오는 순간 부처는 대응을 준비하고 시장은 위험을 계산하며 이해관계자들은 손익을 따지기 시작한다.

게시물 하나가 정책의 예고편처럼 받아들여지는 환경이 형성돼있다는 게 미국과 다르다.

SNS 정치의 장점은 분명하다. 의제를 누구보다 빠르게 선점할 수 있고, 논쟁의 출발점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지지층의 결집은 순식간에 이루어지며 온라인의 에너지가 현실 정치로 곧바로 이어진다. 지도자는 매일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다.

속도를 쥔 쪽이 결국 국면을 끌고 간다는 점에서 매우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단점 역시 분명하게 존재한다. 한번 공개된 메시지는 기록으로 남고 시간이 지나도 쉽게 수정하기 어렵다. 상황이 달라져도 톤을 낮추는 순간 그 변화는 입장 후퇴로 읽히기 쉽다. 협상의 공간은 갈수록 줄어들고 선택지는 눈에 띄게 제한된다.

정치가 스스로 숨을 고를 수 있는 회색지대가 빠르게 사라진다. 유연성이 줄어들수록 지도자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더 커진다.

지난 8일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연이은 SNS 정치를 두고 “국정은 임의로 지웠다가 남길 수 있는 일기장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게시와 삭제가 반복되는 소통 방식이 기록 관리 원칙을 흐리고, 비공개 메신저 중심의 논의는 검증 가능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면을 장악하는 정치가 자칫 휘발성 통치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정치가 빨라질수록 숙성의 시간은 얇아진다. 정책은 본래 복잡하고 이해관계의 조정이 필요한 영역이지만, SNS는 긴 설명 대신 즉각적인 판단을 요구한다. 선과 악, 찬성과 반대가 순식간에 갈리며 협상과 타협은 화면 밖으로 밀려난다. 표현은 늘 결단처럼 들리고 기대는 빠르게 높아지지만 준비와 수정의 시간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 간극이 커질수록 실망과 비용 또한 함께 자라난다.


끊임없는 발신의 압박 속에서 정치는 숨을 고르기 어려워진다. 하나의 이슈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다음 의제가 밀려오고, 사회는 매일 결집과 반발을 반복한다. 진영은 단단해지지만 유연성은 줄어든다. 서로를 설득하기보다 서로를 확인하는 정치가 익숙해진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공동체의 체력은 더 빨리 소모되고, 피로는 구조처럼 누적된다.

결국 마지막에 남는 질문은 단순하다. SNS에 얼마나 많은 문장을 남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바꾸었느냐다. 조회 수와 박수는 흘러가지만 제도와 결과는 오래 남는다. 타임라인은 지나가도 삶 속의 변화는 기록으로 축적된다. 정치의 평가는 언제나 그 자리로 되돌아오며, 진짜 결론은 화면이 아니라 시간 위에 쓰인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속도가 리더십을 증명하는 시대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때로는 속도를 늦추는 용기도 함께 보여주기를 바란다. 빠른 문장이 지지를 모을 수는 있지만, 오래 남는 것은 결국 조정과 결과이기 때문이다.

화면을 장악한 지도자로 기억되기보다 시간을 통과한 변화로 남는 대통령이 되기를 국민은 기대한다. 속도는 권력을 만들지만, 지속은 신뢰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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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