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대통령의 SNS 정치, 화면? 역사? 어디에 남을까

속도는 환호 만들고, 시간은 결과 남긴다

정치는 메시지의 경쟁이자 속도의 경쟁이다. 누가 먼저 말하느냐, 어떤 문장이 더 널리 퍼지느냐, 어떤 장면이 오래 남느냐가 정치의 체급을 결정한다. 과거에는 연설문이 기록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타임라인이 역사를 만든다.

정치는 이제 화면에서 먼저 판단되고, 여론은 클릭의 속도로 굳어진다.

지난 7일 오후,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의 ‘고액 자산가 탈한국’ 보도자료를 고의적 가짜 뉴스라고 규정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사익을 위한 왜곡이라며 책임을 묻겠다는 강한 경고도 뒤따랐다. 약 4시간 후 대한상의가 통계 검증이 부족했다며 공식 사과문을 냈지만, 이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질타한 지 하루 만인 8일 정부는 대한상의에 대한 즉각적인 감사 절차에 착수했다.

이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이해하려면 바로 이 정치의 무대를 먼저 봐야 한다. 그는 기자회견보다 휴대전화 화면에 먼저 등장하는 지도자다. 발표보다 게시가 빠르고 브리핑보다 문장이 앞선다. 정치가 플랫폼 위에서 실시간으로 형성되는 시대, 그는 그 중심을 점유하는 방식을 택했다. 즉 말의 타이밍 자체가 리더십이 된다.

과거 이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떠올리면 낯선 장면은 아니다. 정치 입문 초기에 그는 직설적인 이른바 ‘사이다 발언’으로 주목을 받으며 단숨에 스타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복잡한 설명 대신 한 문장으로 답을 제시하는 방식은 지지와 반발을 동시에 키웠지만 존재감을 넓히는 데 효과적이었다.

그 기억 때문에 오늘의 SNS 메시지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의 SNS는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선다. 그것은 이미 통치 방식의 일부로 기능한다. 정책의 배경을 설명하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며 반대의 프레임을 정면 돌파한다. 언론이라는 중간 과정을 우회해 직접 도달하는 느낌을 만든다. 그만큼 메시지의 체감 온도는 높아진다.

정치가 전달이 아니라 즉시 반응의 영역으로 이동한 것이다.

지지자들에게 이 방식은 강력한 해방감을 준다. 기다림 없이 반응이 나오고 복잡한 해설 없이 방향이 제시된다. 싸워야 할 대상이 또렷해진다. 정치적 에너지는 빠르게 한곳으로 모인다. 참여하고 있다는 감각 역시 극대화된다.

최근 이 대통령의 이른바 ‘사이다 SNS’가 보여주듯 지도자와 같은 전선에 서 있다는 심리적 거리의 축소가 만들어진다.

이 대동령이 SNS에 올린 부동산·금융·외교 관련 메시지는 단호한 문장으로 하루의 의제를 다시 배열하는 힘을 보여줬다. 게시물이 올라오는 순간 무엇을 먼저 논의해야 하는지가 재정렬되고, 정치의 우선순위가 빠르게 이동한다.

임기 초 SNS에 올라온 “주식으로 장난치면 패가 망신”이라는 표현도 경고의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메시지는 길지 않았지만 파장은 컸다. 관련 집단은 즉각 긴장했고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몇 줄의 문장이 투자 심리와 관망의 분위기를 빠르게 재편했다.

지도자의 의지는 압축된 형태로 명확히 전달됐고, 정책 당국이 어디를 주시하는지도 분명해졌다.


특히 부동산을 둘러싼 메시지는 대통령 취임 이후 여러 차례 반복돼 왔고, 올해 연초 들어 더욱 집중됐다.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강조될수록 정책 방향은 한층 선명해졌다. ‘투기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이 공유되자 시장은 규제 강도를 먼저 계산하기 시작했다.

매수와 매도의 판단이 미뤄지는 사이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을 내놓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강남권을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매물이 등장했다는 신호도 감지됐다.

대외 관계를 다루는 메시지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예컨대 캄보디아를 언급하며 한국을 건드리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경고가 나왔을 때, 그 메시지는 국가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국내적으로는 국민에게 든든함을 주며 결속을 강화했다.

동시에 국제사회에는 한국이 스스로의 이익과 안전을 지킬 준비가 돼있다는 신호로 읽혔다.

이들 사례는 하나의 공통점을 보여준다. 대통령의 SNS 글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곧바로 행동을 부르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금융시장은 거래 속도를 조절하고, 부동산시장은 관망에 들어가며, 외교 당국은 파장이 어디까지 번질지 따져 본다.

글이 올라오는 순간 관련된 사람들의 판단이 달라진다. 온라인에 적힌 말이 현실에서 움직이는 순서를 바꾸는 장면이다.

이 지점에서 많은 이들이 도널드 트럼프를 떠올린다. 직접 말하고 즉각 반응하며 지지자와 직거래하는 방식이 닮았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전투의 무대로 삼는 이 리더십은 결단력과 속도를 증명하는 강점을 갖지만, 숙성과 조정의 공간을 줄인다는 점에서 불안 또한 함께 키운다.

힘이 빠르게 모이는 만큼, 그 반대편의 저항도 같은 속도로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에서의 발언이 상징적 충돌이나 정치적 퍼포먼스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한국에서는 훨씬 구체적인 행정 신호로 읽힌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올라오는 순간 부처는 대응을 준비하고 시장은 위험을 계산하며 이해관계자들은 손익을 따지기 시작한다.

게시물 하나가 정책의 예고편처럼 받아들여지는 환경이 형성돼있다는 게 미국과 다르다.

SNS 정치의 장점은 분명하다. 의제를 누구보다 빠르게 선점할 수 있고, 논쟁의 출발점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지지층의 결집은 순식간에 이루어지며 온라인의 에너지가 현실 정치로 곧바로 이어진다. 지도자는 매일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다.

속도를 쥔 쪽이 결국 국면을 끌고 간다는 점에서 매우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단점 역시 분명하게 존재한다. 한번 공개된 메시지는 기록으로 남고 시간이 지나도 쉽게 수정하기 어렵다. 상황이 달라져도 톤을 낮추는 순간 그 변화는 입장 후퇴로 읽히기 쉽다. 협상의 공간은 갈수록 줄어들고 선택지는 눈에 띄게 제한된다.

정치가 스스로 숨을 고를 수 있는 회색지대가 빠르게 사라진다. 유연성이 줄어들수록 지도자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더 커진다.

지난 8일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연이은 SNS 정치를 두고 “국정은 임의로 지웠다가 남길 수 있는 일기장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게시와 삭제가 반복되는 소통 방식이 기록 관리 원칙을 흐리고, 비공개 메신저 중심의 논의는 검증 가능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면을 장악하는 정치가 자칫 휘발성 통치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정치가 빨라질수록 숙성의 시간은 얇아진다. 정책은 본래 복잡하고 이해관계의 조정이 필요한 영역이지만, SNS는 긴 설명 대신 즉각적인 판단을 요구한다. 선과 악, 찬성과 반대가 순식간에 갈리며 협상과 타협은 화면 밖으로 밀려난다. 표현은 늘 결단처럼 들리고 기대는 빠르게 높아지지만 준비와 수정의 시간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 간극이 커질수록 실망과 비용 또한 함께 자라난다.


끊임없는 발신의 압박 속에서 정치는 숨을 고르기 어려워진다. 하나의 이슈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다음 의제가 밀려오고, 사회는 매일 결집과 반발을 반복한다. 진영은 단단해지지만 유연성은 줄어든다. 서로를 설득하기보다 서로를 확인하는 정치가 익숙해진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공동체의 체력은 더 빨리 소모되고, 피로는 구조처럼 누적된다.

결국 마지막에 남는 질문은 단순하다. SNS에 얼마나 많은 문장을 남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바꾸었느냐다. 조회 수와 박수는 흘러가지만 제도와 결과는 오래 남는다. 타임라인은 지나가도 삶 속의 변화는 기록으로 축적된다. 정치의 평가는 언제나 그 자리로 되돌아오며, 진짜 결론은 화면이 아니라 시간 위에 쓰인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속도가 리더십을 증명하는 시대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때로는 속도를 늦추는 용기도 함께 보여주기를 바란다. 빠른 문장이 지지를 모을 수는 있지만, 오래 남는 것은 결국 조정과 결과이기 때문이다.

화면을 장악한 지도자로 기억되기보다 시간을 통과한 변화로 남는 대통령이 되기를 국민은 기대한다. 속도는 권력을 만들지만, 지속은 신뢰가 만든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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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