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MC몽 스캔들’ 차가원 누구?

  • 서진 기자 jen9@ilyosisa.co.kr
  • 등록 2026.01.05 12:04:44
  • 호수 15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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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설에 오른 엔터의 여왕

[일요시사 취재1팀] 서진 기자 = 부동산 업계의 ‘미다스 손’에서 K-팝의 거물급 인사로. 몸이 10개라도 부족한 행보를 보였던 차가원 회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건설·부동산 투자의 성공신화를 등에 업고 2023년 엔터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차 회장은 단숨에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하며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차가원 회장의 야심은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과 손을 잡으며 정점에 달했다. 거대 기획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신화와 엔터 권력의 정점에서 그가 마주한 ‘불편한 진실’들을 <일요시사>가 톺아봤다.

메신저 대화
사실? 조작?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이브 온라인 매체 <더팩트>는 차 회장과 가수 MC몽(본명 신동현)의 관계를 집중 조명하며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해당 매체는 이 두 사람이 단순한 동업 관계를 넘어 깊은 사적관계로 얽혀 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정황과 증거들을 제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은 지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수백회에 걸쳐 개인 계좌를 통해 MC몽에게 총 120억여 원을 송금했다. 공개된 계좌이체 내역은 3000만원에서 시작해 10억원 단위의 거액으로 확대됐으며, 이는 회사 운영자금이 아닌 개인 간의 거래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매체는 차 회장이 MC몽을 상대로 최근 120억원대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을 진행해 지급명령을 확정받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대중을 놀라게 한 것은 <더팩트>가 입수해 발췌한 두 사람의 메신저 대화 내용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4~5월경 감정 섞인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차 대표가 “난 2년 반 내내 너에게 버려져 있었다”고 토로하거나, 임신을 위해 배란 주사를 맞으며 노력했다는 취지의 대화가 포함돼있었다.

해당 매체는 차 대표가 유부녀라는 점을 들어 두 사람이 ‘불륜 관계’라고 명시했다.

<더팩트>는 현금 외에도 수억원대의 SUV와 스포츠카 등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고가의 시계 등 약 100억원 이상의 선물이 MC몽에게 전달됐다는 측근의 증언을 인용했다. 또 MC몽이 지고 있던 100억원대의 개인 채무를 차 대표가 대신 갚아준 정황도 포착됐다고 보도해 자금 출처와 비정상적인 돈의 흐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두 사람의 관계는 지난해 5월 결별설과 함께 법적 절차로 이어진 상태다. <더팩트>는 두 사람이 격렬한 다툼과 화해를 반복해 왔으며, 이번 대여금 반환청구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MC몽은 지난달 25일 새벽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차 회장과는 120억원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이행해야 할 채무 관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보도에 인용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대해 “친인척의 경영권 찬탈 협박에 대응하기 위해 방어 차원에서 만들었던 가짜 문자들을 제3자가 짜깁기해 제보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조작된 증거에 의한 보도임을 강조했다.

그는 차 회장과 “맹세코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 주장하며 가족과 다름없는 신뢰 관계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부녀인데 “부적절 관계” 보도
불륜설에 재무 위기설까지 휩싸여

MC몽은 또 “120억원은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해야 할 정상적인 관계”라고 명시했다. 즉 결별에 따른 위자료나 대여금 반환 소송이 아니라, 비즈니스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를 갚아나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차 회장은 이번 논란의 배후로 산하 레이블 ‘빅플래닛메이드엔터(BPM)’의 경영권을 노린 친인척 A씨를 지목했다. A씨가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조작된 정보를 유포하고 협박을 일삼았다는 것이 차 회장 측의 주장이다. A씨가 MC몽에게 주식 매도를 강요하며 압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조작된 대화 내용이 언론에 전달됐다는 취지다.

차 회장 측은 “모든 사실관계는 법적 절차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라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했다. 또 이번 사안과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및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조정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지난달 29일, 차 회장 측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광장’은 최초 보도 매체인 <더팩트>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광장 측은 보도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당사자 확인 절차 없이 실명을 거론하며 자극적인 내용을 배포해 사생활의 평온을 파괴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해당 보도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K-팝 기획사의 정상적인 운영 여부와 소속 아티스트들의 향후 행보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다만 이 모든 내용은 <더팩트>의 단독 보도와 그들이 확보한 자료를 근거한 것으로, 향후 당사자들의 추가 해명이나 법적 공방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어떻게 정리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남성 아이돌 그룹 ‘더보이즈’의 주학년이 일본의 유명 성인용 비디오(AV) 배우 출신 아스카 키라라와 사적인 만남을 가졌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파문이 일었다. 단순한 스캔들을 넘어 국내외 법적 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더보이즈 소속사 원헌드레드의 수장인 차 회장이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섰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5월로, 주학년이 일본 도쿄의 한 프라이빗 술집에서 아스카 키라라와 만남을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후 차 회장이 아티스트 관리에 실패했다는 논란이 거세지자 소속사 측은 즉각적인 결단을 내렸다. 차 회장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최근 당사 소속 아티스트와 관련된 상황으로 팬과 대중에게 깊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주학년의 팀 탈퇴와 전속계약 해지를 알렸다.

연예계 거물
사생활 논란

초기에는 주학년과 해당 배우의 단순한 사적 친분설에 무게가 실렸으나, 이후 주학년이 상대에게 금전을 건넸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보도되면서 사태는 급격히 악화됐다. 현행법상 해외 성매매 역시 처벌 대상인 만큼, 단순히 사생활 문제를 넘어 형사 처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원헌드레드가 주학년의 사생활 논란 속 사실관계를 파악하던 도중 성매매 정황을 파악했고, 성매매를 부인하던 주학년은 증거 제시에 뒤늦게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법상 성매매를 한 사람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해외 성매매도 물론 처벌 대상이다.


차 회장은 “아티스트의 사생활과 태도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던 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내부 시스템의 맹점을 인정했다. 이어 “윤리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과 관리 체계를 강화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주학년은 지난해 6월18일 그룹 더보이즈를 탈퇴함과 동시에 소속사와의 계약도 해지됐지만, 팬들의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팬덤 내에서는 “글로벌 활동을 하는 아이돌로서 최소한의 도덕적 책임감을 망각했다”는 비판을 낳았다.

주학년은 지난 2017년,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독보적인 비주얼과 스타성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종 19위로 아쉽게 탈락했으나, 같은 해 그룹 ‘더보이즈’로 화려하게 정식 데뷔하며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사실 차 회장의 본거지는 부동산 업계였다. 그는 2010년 피아크 그룹을 설립해 부동산 개발과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고액 자산가 대상의 하이엔드 주택 ‘라누보 한남’을 건설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랬던 그가 엔터계의 큰손으로 부상한 건 지난 2023년 초였다.

그가 보이그룹 ‘EXO(이하 엑소)’ 멤버 백현의 개인 회사 설립을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담보로 100억원대 대출을 받게 해준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는 술렁였다. 기획사 대표가 타사 아티스트의 독립을 위해 거액의 자금줄을 자처한 이례적인 행보였다.

갈등은 그해 6월에 본격화됐다. 엑소의 핵심 멤버 첸·백현·시우민(이하 첸백시)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당황한 SM은 이들의 이탈 배후 세력으로 차 회장과 MC몽이 연루된 BPM을 지목하며 ‘탬퍼링(사전 접촉)’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백현은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차 회장과는 가족 같은 사이일 뿐이며, 대출은 독립적인 회사 운영을 위한 정당한 자금”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법적 대응과 공정위 제소까지 거론되며 파국으로 치닫던 양측은 같은 해 하반기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첸백시는 엑소로서의 팀 활동은 SM과 함께하되, 개인 활동은 백현이 설립한 법인 아이앤비100(이하 INB100)에서 진행하는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택했다.

이후 차 회장은 MC몽과 손잡고 지주사 원헌드레드를 설립하고, 첸백시의 INB100을 산하 레이블로 인수하며 사안을 공식화했다.

비정상적
수익 구조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2024년 6월, 당시 원헌드레드를 이끌던 차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며 ‘2차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핵심 쟁점은 ‘수수료’였다. 첸백시 측은 “합의 당시 SM은 외부 유통 수수료율 5.5% 보장을 약속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그러면서도 아티스트 개인 매출의 10%를 로열티로 내놓으라는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SM은 여전히 이들이 백현의 회사 설립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점을 들어 탬퍼링 의혹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반면 차 회장 측은 이를 ‘정산 갑질’을 가리기 위한 SM의 공격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불려온 차 회장의 원헌드레드 사단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더팩트>가 빅플래닛메이드엔터(이하 BPM)의 2024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회사는 이미 부채가 자산을 압도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BPM의 부채는 약 532억원으로 자산(약 342억원)보다 180억원이나 많다고 전해졌다. 사실상 가수들의 공연과 음반 수익을 미리 당겨 쓰는 ‘선수금’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형상이다. 통상 주식회사가 이 단계에 진입하면 경영 불능을 넘어 사실상 파산 직전의 ‘데드라인’에 선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의구심을 자아내는 대목은 비정상적인 지출 구조다. BPM은 지난해 약 18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의상비로만 무려 108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매출액의 약 57%에 달하는 수치로, 업계 평균과 비교했을 때 최소 5배 이상 높은 기형적인 비율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옷값으로 나갔다는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위기는 BPM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더팩트>는 원헌드레드 산하 레이블이자 엑소 첸백시가 소속된 INB100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수익 대부분이 선수금으로 채워져 있으며, 남은 현금이 거의 없어 활동 지속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태민, 이승기, 비비지, 그리고 엑소 첸백시 등 연예계를 아우르는 아티스트들이 대거 포진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부실한 재무구조 탓에 이들이 정당한 수익을 배분받지 못하거나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에 따르면 BPM의 매출 규모 자체는 성장세다. 2023년 112억원에서 2024년 188억원으로 약 76억원의 매출이 늘었다. 하지만 수익성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2024년 당기순손실은 약 116억원으로, 전년도(57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적자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업계 ‘미다스 손’
K-팝 거물급 인사로 우뚝

영업비용이 매출 증가 속도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한 탓이다. 2024년 지출된 영업비용만 무려 3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억원이나 급증했다.

이처럼 재무 부실과 기형적 자금 흐름 의혹이 제기되자 같은 날 원헌드레드 측은 즉각 공식 입장문을 내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가장 큰 논란이 된 ‘108억원 의상비’에 대해 회사 측은 “2024년 감사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실무적인 기재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상비와 제작비 항목이 서로 바뀌어 기재되면서 발생한 해프닝이라는 주장이다.

원헌드레드 측은 “이미 지난 7월 오류를 확인해 외부 회계 법인에 정정 공시를 요청했으며, 이는 2026년 3월31일 자로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700억원대에 달하는 선수금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보도된 누적 720억원은 2023년과 2024년 수치를 단순 합산한 계산상의 오류라는 지적이다. 원헌드레드에 따르면 실제 수령한 선수금은 2023년 290억원, 2024년 140억원 규모다.

특히 회사 측은 “차 회장이 그동안 빅플래닛메이드엔터, 원헌드레드, INB100 등 계열사에 지급한 선급금 총액이 외부에서 받은 선수금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즉, 외부에서 끌어다 쓴 돈보다 차 회장이 개인적으로 회사에 투입한 돈의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는 주장이다.

원헌드레드 측은 이번 의혹 제기를 허위·왜곡 보도로 규정하고 강경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회사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재무 정보를 바탕으로 당사와 관계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며 해당 매체를 상대로 민·형사상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1982년생인 차 회장은 부동산 업계에서 보기 드문 ‘젊은 피’로 통한다. 그는 2010년 피아크 그룹을 설립하고, 설계(피아크 건축사사무소)와 시공(피아크 건설)을 한데 묶은 하이엔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라누보 한남’은 피아크 그룹 노하우의 결정체로 론칭됐다. 단 4세대만을 위한 이 주택은 층당 오직 한 세대라는 과감한 프라이버시 설계로 고액 자산가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분양가만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차 회장은 서른 전후의 나이에 수천억대 자산가 반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차 회장이 부동산시장에서 단숨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친의 예술적 유전자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차 회장의 부친은 한국 화단의 원로인 차대영 전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다. 차 전 교수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제22대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미술계의 거물이다.

특히 ‘백색의 화가’로 불리며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된 명망 있는 예술가다.

예술가 집안
화려한 인맥

집안뿐만 아니라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의 인맥이다. 그는 비즈니스 관계를 단순한 계약 이상으로 만드는 ‘인맥 경영’의 달인으로 꼽힌다. 엑소 백현이 차 회장을 두고 ‘가족 같은 사이’라고 지칭한 것이나, MC몽과 공동 의장을 맡으며 막역한 사이임을 과시한 것 역시 그의 남다른 친화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jen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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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