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기억은 왜 심판받는가

기술은 사실 남기지만, 경험은 누가 증언하나

현대는 기억을 가장 많이 저장하는 시대이자, 기억을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시대다. CCTV와 휴대전화 영상, 각종 로그 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이 요약한 기록과 영상 정보는 어느 때보다 풍부하다. 그러나 기록과 영상이 늘어날수록, 사람이 경험한 기억은 오히려 더 자주 의심의 대상이 된다.

우리는 흔히 “기록과 영상이 있으니 명확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명확함이 과연 사람의 경험 전체를 대변하는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드라마 속 회상 장면에서 시작된 이 질문은 이제 기술과 제도, 그리고 사회적 판단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사회적 판단
영역으로 확장

왜 늘 제3자의 시선인가= 드라마에서 회상 장면은 대부분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된다. 극중 인물이 과거를 떠올리면, 시청자는 이미 한 차례 방영된 장면을 다시 보게 된다. 회상의 주체는 인물이지만, 시선은 언제나 외부에 있다. 이 방식은 이해를 돕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기억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 사람은 과거를 장면 전체로 저장하지 않는다. 감정과 인식이 엮여 기억을 이룬다. 회상을 사실의 재생으로 처리하는 연출은 기억을 기록과 영상으로 동일시하는 전제 위에 서 있다. 그 결과 기억이 지닌 왜곡과 공백, 해석의 흔들림은 지워지고 서사만 남는다.

이 전제는 드라마를 넘어 현실에서도 점점 기준처럼 작동한다. 기억은 맥락이 아니라 증거로, 서사는 해석이 아니라 사실로 요구된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기억은 설명의 대상이 아니라 검증의 대상이 되고, 말해진 기억은 곧바로 옳고 그름의 판단 대상이 된다.


기억은 경험이다= 기억은 본질적으로 1인칭의 영역이다. 같은 사건이라도 사람마다 기억이 다른 것은 오류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결과다. 기억은 사건 자체보다 사건을 받아들인 방식에 가깝다. 그래서 기억의 차이는 진실의 훼손이 아니라, 경험의 위치가 다름을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반면 기록과 영상은 관찰의 산물이다. 카메라와 문서, 데이터는 일정한 각도와 조건에서 사건을 포착한다.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는 있지만, 경험의 내부까지 포괄하지는 못한다. 기록과 영상은 ‘무엇이 있었는가’를 말해줄 수는 있어도, ‘그 순간이 어떻게 느껴졌는가’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쏟아지는 기록·영상 시대
오히려 더 자주 의심 대상

문제는 이 둘이 종종 혼동된다는 점이다. 기록과 영상이 기억을 대체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해질수록, 개인의 기억은 설명을 요구받는 대상이 된다. 기록이나 영상과 어긋나는 순간, 기억은 곧바로 신뢰를 잃는다. 그 틈에서 경험의 복잡성과 감정의 층위는 점점 배제된다.

공적 절차에서 기억은?= 재판이나 청문회 같은 공적 절차에서 기억은 신중하게 다뤄진다. 사실 확인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객관화된 자료와 진술이 교차 검증된다. 다만 최근의 여러 사례를 보면, 기억이 점점 더 엄격한 기준 아래 놓이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개인의 기억은 일관성과 명확성을 요구받고, 다른 진술이나 객관화된 자료와 다를 경우 추가 설명을 요청받는다. 이 같은 절차 자체는 제도의 정상적 작동일 수 있다. 그러나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질 때, 기억은 경험의 서술이 아니라 방어의 언어로 변한다. 말하는 사람은 사실을 말하는 주체가 아니라, 의심을 해명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기억의 차이를 곧바로 오류로 판단할 때, 경험의 맥락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 기억은 사건의 정밀한 복제가 아니라, 시간과 감정 속에서 재구성된 흔적이기 때문이다. 이 차이를 지우는 순간, 사람의 경험은 기록과 영상보다 더 엄격한 기준 앞에 놓이게 된다.


자료 진술
교차 검증

특검 자료, 기억을 압도?= 최근 특검 과정에서 드러난 한 장면은 기록·영상과 기억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모 국무위원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개인의 기억은 문서와 일정표 등 객관화된 자료 앞에서 반복적으로 압박을 받았다. 자료는 확인의 수단이었지만, 어느 순간 기억을 부정하는 도구로 사용됐다.

기록과 영상의 본래 역할은 기억을 되살리는 데 있다. 일정표와 문건, 메모와 영상은 단서일 뿐이다. 이를 곧바로 들이대며 “거짓말”이라고 규정하는 순간, 기억은 설명이 아니라 방어의 언어로 전락한다. 이는 기억의 불완전성을 사람의 한계가 아니라 도덕적 결함으로 오인하는 위험한 태도다.

특검과 같은 공적 절차에서 기록과 영상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록과 영상이 기억을 압도할 때, 진술은 경험의 서술이 아니라 정답을 맞히는 시험으로 변질된다. 이때 우리는 기억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통제하는 제도에 가까워진다. 기록과 영상은 기억을 보완해야지, 몰아세우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AI·CCTV·딥페이크, 기록·영상은 어디까지 신뢰?= 지난 2025년의 기록 환경은 과거와 질적으로 다르다. CCTV와 블랙박스는 일상의 상당 부분을 포착하고,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요약해 사건의 흐름을 재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기록과 영상은 점점 판단의 근거로 격상된다. AI가 정리한 타임라인은 효율적이고 명확해 보이며, 영상 자료는 직관적인 설득력을 가진다.

불완전성
결함으로

그러나 기술이 제공하는 명확함은 선택의 결과다. 카메라는 특정 각도만을 담고, AI는 입력된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따라 중요도를 부여한다. 이는 사실의 왜곡이라기보다 구조적 한계에 가깝다. 여기에 딥페이크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문제는 한층 복잡해졌다.

영상과 음성의 진위를 즉각적으로 가려내기 어려운 환경에서, ‘보이는 것’과 ‘사실’의 간극은 더 넓어진다. 기록과 영상의 신뢰성 자체가 새로운 검증 대상이 된다. 결국 기록과 영상은 강력한 도구이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기록과 영상이 많아질수록, 그 해석과 사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윤리가 더 중요해진다.

재판과 판단의 장에서 기억의 위치= 법적 판단의 영역에서는 정확성과 공정성이 핵심 가치다. 이 때문에 기억은 언제나 조심스럽게 다뤄진다. 개인의 기억은 기록과 영상, 그리고 다른 증거들 속에서 평가된다. 다만 그 과정에서 기억이 지닌 맥락과 감정의 층위까지 충분히 고려되는지는 늘 질문으로 남는다.

기억이 가진 시간적 변화와 감정의 영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경우, 기억은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기억의 유동성은 곧 신빙성의 문제로 전환된다. 그 순간 기억은 사람의 특성이 아니라, 판단에서 배제되기 쉬운 약점으로 취급된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기억을 무조건 신뢰하는 것도, 무조건 배제하는 것도 위험하다. 기록·영상과 기억은 상호 보완적이어야 하며,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대체해서는 안 된다. 기억이 기록과 영상을 설명하고, 기록과 영상이 기억의 한계를 보완할 때, 판단은 비로소 사람의 경험을 담을 수 있다.

법정서 더 엄격한 기준
의심 해명 위치 서기도


회상을 다시 생각하다= 한 해의 끝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과거를 돌아본다. 이때 떠올리는 장면들은 대부분 기록이나 영상이 아니라 기억에 가깝다. 감정과 판단, 선택의 순간들이 뒤섞여 있다. 그 회상은 정확한 연표라기보다, 지금의 내가 다시 구성한 내면의 서사에 가깝다.

누군가가 촬영한 영상이나 정리된 기록은 참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개인의 삶을 대신 설명할 수는 없다. 삶의 의미는 경험의 내부에서 형성된다. 그래서 기록과 영상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기억의 해석을 존중하는 태도가 더 중요해진다.

회상은 평가가 아니라 이해의 과정이다. 기록·영상 시대일수록, 우리는 기억과 기록·영상의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 그래야 판단도, 책임도 균형을 잃지 않는다. 기억을 재판대에 세우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사람의 경험은 온전히 드러날 수 있다.

기술의 균형을 다시 묻다= 기술은 기억을 돕기 위해 발전해 왔다. 그러나 기술이 기억을 대체하려는 순간, 사람의 경험은 설명되지 않는 영역으로 밀려난다. 기술은 기록과 영상을 정밀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경험의 의미까지 대신 해석해 주지는 않는다. 그 간극을 메우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드라마 속 회상 연출을 다시 생각해 보는 일은 단순한 연출 논의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기억과 기록·영상을 어떤 관계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화면 속 회상에 요구되는 ‘정확함’은 곧 현실에서 개인의 기억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로 이어진다.

배제 쉬운
약점으로


2025년을 회상할 때, 기록된 장면과 영상만이 아니라 내가 느끼고 판단했던 순간들을 함께 떠올릴 수 있을 때, 기억은 비로소 개인의 것이자 사회의 자산이 된다. 그 기억들이 존중받을 때, 우리는 기록과 영상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시대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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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