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에 24만원” 제주도 펜션 업주·투숙객 공방전

“위생 상태 엉망·조리 기구도 없어”
“다짜고짜 언성 높이고 화내” 반박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1박에 24만원의 비용을 받고 있다는 제주도의 한 펜션 위생 상태가 도마에 올랐다. 휴가 극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루 숙박비 치고는 저렴하지 않은 데다 곰팡이가 피어 있는 복도, 먼지가 가득한 창틀, 주방의 지저분한 식기 상태가 도를 넘었다는 불편글이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게재되면서부터다.

20일, 보배드림엔 ‘1박 24만원 제주도 숙소 클라스 좀 봐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 올라왔다. 지난 16일, 제주도 함덕해수욕장 인근의 숙소에서 1박을 했다는 글 작성자 A씨는 “전날까지 3일 동안은 지인들과 좋은 곳에서 자러 그런지 이 곳이 더 더럽고 냄새가 심했다”고 주장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해당 펜션 주차장 한켠 화분엔 담배꽁초들이 지저분하게 방치돼있었다. 그는 “숙소 들어가자마자 아주 곰팡이 냄새가 진동했다. 주차장 담배 꽁초는 아이 보기 민망할 정도로 듬뿍 쌓여 있었다”며 사진을 첨부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관상목이 들어가 있어야 할 화분에 담배꽁초들이 잔뜩 들어가 있었으며 한쪽엔 불꽃놀이용 폭죽도 세워져 있다.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인근의 외부에 있는 세탁기를 확인했는데 곰팡이가 붙어 있어 불쾌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해당 펜션의 복도 사진도 함께 올렸는데 문마다 곰팡이가 피어 있는 모습도 담겼다. 그는 “복도부터 더러움이…저 문에 곰팡이 보이시나요? 손잡이도 더러워서 진짜 들어가기 싫었다”며 “‘잠만 자야지 하고 온 숙소라 어절 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에어OOO에서 본 사진과 달라 놀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해당 사이트에서 안내돼있는 호실 방 사진들도 함께 올렸는데 괴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었다.


A씨는 “그냥 모텔보다도 못한 여인숙 같았다. 사진으론 너무 깨끗하고 정갈해 보여서 예약했는데 어쩔 수 없겠다 싶었다”면서도 “저런 비누 오랜만에 본다. 예전에 겪었던 빨래비누 냄새가 (났다)”고 허탈해했다.

A씨가 진짜로 충격을 먹었던 곳은 다름 아닌 주방이었다. 키친타월은 물론 식용유, 후추, 소금, 가위, 집게, 행주 등 주방 기구나 조미료들이 비치돼있지 않았던 탓이다.

그는 “저희 아이 먹이려고 소고기를 사갔는데 구우려고 보니 기름도, 가위도, 집게도 없어서 남편이 펜션 업주에게 가위가 어디 있느냐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돌아온 답변이 ‘가위는 없습니다’는 원래 없다는 식의 말투가 너무 당당해서 황당했다”고 지적했다.

“치킨타월, 가위, 집게, 행주, 식용유도 없는데 어떻게 음식을 해먹느냐”는 물음에 업주가 “고기 구워 먹을까 봐 (비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하자 A씨는 “이건 뭐 원천 봉쇄인가요? (고기 구워 먹는 게) 안 되는 것도 몰랐고 다른 음식을 해먹을 가위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위생적이지 않았던 식기 상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다 까져 있는 프라이팬, 끝이 부러진 식칼, 바닥면의 코팅이 떨어져 있는 웍, 심하게 칼질 흠집이 나 있는 도마 사진을 차례대로 올리면서 “열변형으로 찌그러져서 인덕션 사용이 불가능한 프라이팬이 웍에다 구웠더니 왜 거기에 구웠느냐고 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A씨를 가장 화나게 했던 부분은 ‘당연하다’는 펜션 업주의 태도였다. 그가 “너무 더럽고 펜션 소개 사진과 다르니 과대광고 아니냐?”고 따졌는데 업주는 “뭐가 과대광고냐? 키친타월과 가위 없는 게 과대광고인가요?”라고 반박했다. “여기서부터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것 같았다”는 A씨는 업주로부터 “10년 동안 키친타월, 기름으로 컴플레인 거는 사람은 처음”이라는 핀잔까지 들어야 했다.


A씨는 “보통은 더럽고 구비된 게 없느냐고 물으면 ‘죄송하다’고 하고 구비할 생각을 하는데 업주의 당당함(원래 그렇다는 말)에 더 화가 났다”며 “사장님은 끝까지 잘못 없다고 하시니 보시는 분들이 판단해 주세요”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결국 이날 A씨 가족은 펜션 밖으로 나가 외식을 해야 했고 사갔던 소고기는 구워 먹지 못했다. 다음날 체크아웃하는 과정에서 만난 업주는 A씨에게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했다.

이후 A씨에 따르면, 에어OOO에 불쾌했던 후기를 남기자 업주는 억울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해당 글에는 500여개가 넘는 댓글이 쏟아졌다.

다수의 회원들은 “진짜 너무 더럽다. 저러니 누가 제주도로 놀러 가겠느냐? 완전 배짱 장사다” “저런 걸 24만원이나 받는다고?” “이건 말이 안 나온다” “제주도 어딘가요? 주인이 진상이네. 저런 마인드로 숙박업을 한다고? 이거 도청이나 제주도 관광공사에 민원 넣어서 영업 못하게 해야 한다” 등 해당 펜션의 위생 상태 및 업주 응대에 대해 쓴소리했다.

반면 A씨가 너무 악의적으로 글을 쓴 게 아니냐는 댓글도 눈에 띈다. 그가 해당 플랫폼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후기엔 해당 호스트의 반박글도 뒤늦게 조명받고 있다. 

플랫폼 호스트는 “너무 소리 치고 화내셔서 댓글을 달면서도 심장이 떨린다. 저희 숙소는 에어OOO 편의 시설에 기본 조리 도구(소금, 후추 등)가 없다고 돼있다”고 항변했다.

이어 “그런데 가위, 기름, 키친타월이 왜 없냐고 하셔서 필요하시면 가져다 드리고 바꿔 드린다고 했음에도 오지 마라고 소리쳐서 좀 이상했다”며 “많이 화가 나신 것 같아 전화를 끊고 잠시 후에 다시 전화 드려 필요한 거 챙겨드리려고 전화했는데 소리 치고 화 내시며 전화 끊어서 황당했다”고 설명했다.

호스트는 “객실 내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면 안 되는 걸 안내문과 싱크대 앞에도 써져 있는데 모르진 않으셨겠죠. 백번 양보해서 아이 때문에 조금 구워 드시려고 했다면 프라이팬에 구우셔야지 그걸 왜 웍에 구우셨느냐. 고기가 눌러 붙었는데 탄 부분은 치우지도 않고 가셨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성도 높이시고 과대광고, 사진과 다르다고 맘카페에 올리겠다고 하셨는데 여기 올린 사진들은 구형 핸드폰으로 찍어 그대로 올린 사진이다. 포토샵 할 줄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손님이라고 이유 없이 화를 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화를 내는 이유가 아이 건강을 위해 밥해 주려고 에어OOO를 정했고 밥을 못해줘서 화나는 거라고 하셨는데 그럼 처음에 필요한 거 갖다 드린다고 할 때 받으셨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회원 압구OOOO는 “50%는 동의하는데 너무 악의적인 것 같다”며 “펜션 후기에 쓰셨다면 여기에까지 굳이 쓸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들도 “중립적 입장에서 후추, 식용유, 키친타월 등은 소모품이므로 업장 과실은 아닌 것 같다” “키친타월, 기름, 소금 등은 직접 사거 써야 하는 거 아닌가요? (펜션 가서) 양념 없다고 투덜거리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거들었다.

회원 병OOOOOOO은 “더럽고 관리 부실인 건 맞는데 다른 글 보니 가위 이야기는 실내서 고기 구우면 안 된다고 예약 플랫폼 실내 곳곳에 써 있다는데 설명 좀 해보시라”며 “본인 유리한 내용만 들어가 있는 사진만 있고 관련 문구가 보이는 사진은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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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