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에 24만원” 제주도 펜션 업주·투숙객 공방전

“위생 상태 엉망·조리 기구도 없어”
“다짜고짜 언성 높이고 화내” 반박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1박에 24만원의 비용을 받고 있다는 제주도의 한 펜션 위생 상태가 도마에 올랐다. 휴가 극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루 숙박비 치고는 저렴하지 않은 데다 곰팡이가 피어 있는 복도, 먼지가 가득한 창틀, 주방의 지저분한 식기 상태가 도를 넘었다는 불편글이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게재되면서부터다.

20일, 보배드림엔 ‘1박 24만원 제주도 숙소 클라스 좀 봐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 올라왔다. 지난 16일, 제주도 함덕해수욕장 인근의 숙소에서 1박을 했다는 글 작성자 A씨는 “전날까지 3일 동안은 지인들과 좋은 곳에서 자러 그런지 이 곳이 더 더럽고 냄새가 심했다”고 주장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해당 펜션 주차장 한켠 화분엔 담배꽁초들이 지저분하게 방치돼있었다. 그는 “숙소 들어가자마자 아주 곰팡이 냄새가 진동했다. 주차장 담배 꽁초는 아이 보기 민망할 정도로 듬뿍 쌓여 있었다”며 사진을 첨부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관상목이 들어가 있어야 할 화분에 담배꽁초들이 잔뜩 들어가 있었으며 한쪽엔 불꽃놀이용 폭죽도 세워져 있다.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인근의 외부에 있는 세탁기를 확인했는데 곰팡이가 붙어 있어 불쾌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해당 펜션의 복도 사진도 함께 올렸는데 문마다 곰팡이가 피어 있는 모습도 담겼다. 그는 “복도부터 더러움이…저 문에 곰팡이 보이시나요? 손잡이도 더러워서 진짜 들어가기 싫었다”며 “‘잠만 자야지 하고 온 숙소라 어절 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에어OOO에서 본 사진과 달라 놀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해당 사이트에서 안내돼있는 호실 방 사진들도 함께 올렸는데 괴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었다.


A씨는 “그냥 모텔보다도 못한 여인숙 같았다. 사진으론 너무 깨끗하고 정갈해 보여서 예약했는데 어쩔 수 없겠다 싶었다”면서도 “저런 비누 오랜만에 본다. 예전에 겪었던 빨래비누 냄새가 (났다)”고 허탈해했다.

A씨가 진짜로 충격을 먹었던 곳은 다름 아닌 주방이었다. 키친타월은 물론 식용유, 후추, 소금, 가위, 집게, 행주 등 주방 기구나 조미료들이 비치돼있지 않았던 탓이다.

그는 “저희 아이 먹이려고 소고기를 사갔는데 구우려고 보니 기름도, 가위도, 집게도 없어서 남편이 펜션 업주에게 가위가 어디 있느냐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돌아온 답변이 ‘가위는 없습니다’는 원래 없다는 식의 말투가 너무 당당해서 황당했다”고 지적했다.

“치킨타월, 가위, 집게, 행주, 식용유도 없는데 어떻게 음식을 해먹느냐”는 물음에 업주가 “고기 구워 먹을까 봐 (비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하자 A씨는 “이건 뭐 원천 봉쇄인가요? (고기 구워 먹는 게) 안 되는 것도 몰랐고 다른 음식을 해먹을 가위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위생적이지 않았던 식기 상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다 까져 있는 프라이팬, 끝이 부러진 식칼, 바닥면의 코팅이 떨어져 있는 웍, 심하게 칼질 흠집이 나 있는 도마 사진을 차례대로 올리면서 “열변형으로 찌그러져서 인덕션 사용이 불가능한 프라이팬이 웍에다 구웠더니 왜 거기에 구웠느냐고 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A씨를 가장 화나게 했던 부분은 ‘당연하다’는 펜션 업주의 태도였다. 그가 “너무 더럽고 펜션 소개 사진과 다르니 과대광고 아니냐?”고 따졌는데 업주는 “뭐가 과대광고냐? 키친타월과 가위 없는 게 과대광고인가요?”라고 반박했다. “여기서부터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것 같았다”는 A씨는 업주로부터 “10년 동안 키친타월, 기름으로 컴플레인 거는 사람은 처음”이라는 핀잔까지 들어야 했다.


A씨는 “보통은 더럽고 구비된 게 없느냐고 물으면 ‘죄송하다’고 하고 구비할 생각을 하는데 업주의 당당함(원래 그렇다는 말)에 더 화가 났다”며 “사장님은 끝까지 잘못 없다고 하시니 보시는 분들이 판단해 주세요”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결국 이날 A씨 가족은 펜션 밖으로 나가 외식을 해야 했고 사갔던 소고기는 구워 먹지 못했다. 다음날 체크아웃하는 과정에서 만난 업주는 A씨에게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했다.

이후 A씨에 따르면, 에어OOO에 불쾌했던 후기를 남기자 업주는 억울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해당 글에는 500여개가 넘는 댓글이 쏟아졌다.

다수의 회원들은 “진짜 너무 더럽다. 저러니 누가 제주도로 놀러 가겠느냐? 완전 배짱 장사다” “저런 걸 24만원이나 받는다고?” “이건 말이 안 나온다” “제주도 어딘가요? 주인이 진상이네. 저런 마인드로 숙박업을 한다고? 이거 도청이나 제주도 관광공사에 민원 넣어서 영업 못하게 해야 한다” 등 해당 펜션의 위생 상태 및 업주 응대에 대해 쓴소리했다.

반면 A씨가 너무 악의적으로 글을 쓴 게 아니냐는 댓글도 눈에 띈다. 그가 해당 플랫폼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후기엔 해당 호스트의 반박글도 뒤늦게 조명받고 있다. 

플랫폼 호스트는 “너무 소리 치고 화내셔서 댓글을 달면서도 심장이 떨린다. 저희 숙소는 에어OOO 편의 시설에 기본 조리 도구(소금, 후추 등)가 없다고 돼있다”고 항변했다.

이어 “그런데 가위, 기름, 키친타월이 왜 없냐고 하셔서 필요하시면 가져다 드리고 바꿔 드린다고 했음에도 오지 마라고 소리쳐서 좀 이상했다”며 “많이 화가 나신 것 같아 전화를 끊고 잠시 후에 다시 전화 드려 필요한 거 챙겨드리려고 전화했는데 소리 치고 화 내시며 전화 끊어서 황당했다”고 설명했다.

호스트는 “객실 내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면 안 되는 걸 안내문과 싱크대 앞에도 써져 있는데 모르진 않으셨겠죠. 백번 양보해서 아이 때문에 조금 구워 드시려고 했다면 프라이팬에 구우셔야지 그걸 왜 웍에 구우셨느냐. 고기가 눌러 붙었는데 탄 부분은 치우지도 않고 가셨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성도 높이시고 과대광고, 사진과 다르다고 맘카페에 올리겠다고 하셨는데 여기 올린 사진들은 구형 핸드폰으로 찍어 그대로 올린 사진이다. 포토샵 할 줄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손님이라고 이유 없이 화를 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화를 내는 이유가 아이 건강을 위해 밥해 주려고 에어OOO를 정했고 밥을 못해줘서 화나는 거라고 하셨는데 그럼 처음에 필요한 거 갖다 드린다고 할 때 받으셨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회원 압구OOOO는 “50%는 동의하는데 너무 악의적인 것 같다”며 “펜션 후기에 쓰셨다면 여기에까지 굳이 쓸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들도 “중립적 입장에서 후추, 식용유, 키친타월 등은 소모품이므로 업장 과실은 아닌 것 같다” “키친타월, 기름, 소금 등은 직접 사거 써야 하는 거 아닌가요? (펜션 가서) 양념 없다고 투덜거리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거들었다.

회원 병OOOOOOO은 “더럽고 관리 부실인 건 맞는데 다른 글 보니 가위 이야기는 실내서 고기 구우면 안 된다고 예약 플랫폼 실내 곳곳에 써 있다는데 설명 좀 해보시라”며 “본인 유리한 내용만 들어가 있는 사진만 있고 관련 문구가 보이는 사진은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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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