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새 둥지 찾은 손흥민

‘쏘니’로 도배된 스포츠 천국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벗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 10년 동안 북런던을 홈으로 삼았던 그는 이제 새로운 무대에서의 도전을 시작한다. 양 구단의 공식 발표와 함께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나는 작별 인사를 전했고, 토트넘 역시 손흥민이 지난 10년간 남긴 족적을 상세히 조명하며 이별을 알렸다.
 

LAFC(로스앤젤레스 FC)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으로부터 손흥민을 완전 영입했다”며 “그는 축구 역사상 가장 재능 있고 인기 있는 아시아 선수 중 한 명이며, 토트넘에서의 10년 활약을 뒤로하고 LAFC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LAFC와 2027년까지 계약을 맺었으며, 2028년까지 연장 옵션을 포함했다. 추가로 2029년 6월까지 연장 가능한 조건이 있다.

2029년 6월
연장 가능

구단은 손흥민을 MLS의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지정 선수는 샐러리캡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연봉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손흥민은 LAFC의 국제 선수 로스터 한 자리를 차지하며, 향후 P-1 비자와 국제 이적 증명서(ITC) 발급이 완료되는 대로 공식 출전이 가능하다.

손흥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 도시 중 하나인 LA에서, 큰 야망을 가진 LAFC에 합류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LA는 수많은 챔피언의 역사를 지닌 도시이고, 저는 그다음 장을 함께 써 내려가기 위해 왔다”며 “MLS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이 구단과 도시,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LAFC의 공식 입단 기자회견은 현지 시간 지난 6일 오후 2시,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BMO 스타디움에서 진행됐다. 손흥민은 자신의 입단 과정에 대해 “꿈이 현실이 됐다”며 “이곳이 처음에는 제 선택지가 아니었지만, 시즌이 끝나고 가장 먼저 연락을 준 곳이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특히 베넷 로즌솔 공동 구단주와의 대화가 자신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로즌솔 구단주와 이야기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LAFC는 손흥민의 입단을 기념해 홈구장 BMO 스타디움 전광판에 ‘Welcome Son Heung-min’이라는 문구를 띄웠다. 손흥민은 경기장을 찾아 팬들과 직접 만났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손흥민이 LAFC 관계자들과 함께 관전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고, 관중들은 큰 환호로 환영했다.

손흥민은 미국행을 위해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으며, 도착 직후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스컵 경기를 직접 관람하며 새로운 팀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이적 발표 전부터 팬들 사이에서는 손흥민의 미국행에 대한 추측이 이어졌고, 구단은 보도자료와 생중계 예고를 통해 공식 발표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이날 입단 기자회견에는 LA 시장 캐런 배스와 김영완 주 LA 총영사를 비롯해 다양한 현지 인사들이 참석해 손흥민의 입단에 대한 기대를 보여줬다. LAFC의 존 소링턴 회장은 손흥민을 “세계적인 아이콘이며 세계 축구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고, “그의 열정과 인성은 구단의 가치와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베넷 로즌솔 공동 구단주는 “손흥민을 LAFC와 우리 도시로 데려오는 것은 몇 년간 우리의 꿈이었다”며 “쏘니라는 ‘선수’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있다”고 밝혔다.

10년 토트넘 떠나 LAFC 새출발
PL 최고 선수와 아름다운 이별


토트넘 훗스퍼(이하 토트넘)도 같은 날 손흥민의 이적을 공식화했다. 홈페이지에는 “쏘니가 MLS의 LAFC로 떠났다”는 문구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공식 SNS를 통해 “손흥민, 고맙다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습니다”라는 작별 메시지가 게시됐다.

손흥민은 작별 인사에서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됐다”며 “토트넘을 떠나기로 한 이번 결정은 쉽지 않았다. 지금보다 더 좋은 타이밍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좋은 상황에서 떠나는 것이 팀을 위해서도 옳다고 생각했다”며 “토트넘에서의 10년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고 회상했다.

손흥민은 팬들에게 “트로피를 너무 늦게 보내드려 죄송한 마음도 크다. 그래도 팬들의 사랑 덕분에 열심히 달릴 수 있었다. 앞으로도 토트넘을 응원하고, 늘 제 가슴속에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사 말미에는 “지금은 울지만, 다음에 만날 때는 웃는 얼굴로 만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홈페이지에는 손흥민이 작별 인사를 건네는 인터뷰 영상, 그리고 마지막 경기가 포함된 사진 자료들이 게시됐다. 작별 인터뷰 영상에서 손흥민은 “팬들의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처음 북런던에 왔을 때는 영어도 못 하고 긴장했지만, 환영해줘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장을 맡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 했지만, 우승을 안기겠다는 꿈은 늘 있었다”며 “모든 사진을 간직해 달라. 여러분은 항상 제 사진 안에 있다”고 인사했다.

눈물 흘린
영국 팬들

토트넘이 게시한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손흥민이 “영원한 것은 없다. 어릴 때 이곳에 왔지만 어른이 되어 떠나는 이 순간은 정말 특별하다. 토트넘 가족은 제 이름을 기억할 것이고, 그 사랑을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힘든 환경에서 자랐지만 축구를 통해 모든 것을 바치고 싶었다. 부모님께서 ‘축구선수보다 더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하셨다. 제가 받은 사랑을 되돌리는 것이 제 방식”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마지막까지 자신을 응원한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곳에 와서 기뻤고, 여기서 이룬 것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퍼레이드의 그 날, 팬들의 미소와 눈물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말하기 어렵지만, 이제는 떠날 시간이다.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아이콘, 손흥민 10년, 20컷’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2015년 입단 당시부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8월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경기까지의 장면이 담겼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독일 레버쿠젠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FC로 이적했다. 계약 당시 이적료는 약 2200만 파운드(한화 약 400억원)로,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액이었다. 이적 직후 손흥민은 등 번호 7번을 배정받았고, 같은 해 9월13일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 시즌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잦은 부상과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서 출전 기회를 확보하지 못했고, 시즌 종료 후에는 독일 복귀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팀에 남았고, 2016-2017시즌부터 본격적인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2016년 9월,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는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이었다. 그해 시즌 전체로는 리그 14골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총 21골을 기록했고, 이로써 팀 내 주전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손흥민은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꾸준히 이어갔고, 토트넘의 공격 전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토트넘의 새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완공된 뒤 열린 첫 공식 경기에서도 손흥민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재건축을 마친 홈구장은 2019년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치른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경기에서 처음 관중에게 공개됐다. 당시 토트넘은 약 5년에 걸쳐 구장을 새로 지으며 기존 화이트 하트 레인을 없애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6만석 규모의 최신식 경기장으로 새출발을 알렸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후반 10분, 수비수를 맞고 튀어나온 공을 잡아 왼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이전까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도 인상적인 득점력을 보여줬지만, 구단의 새로운 터전에서도 첫 골을 넣으며 중심 선수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손흥민의 득점 이후 분위기를 탄 토트넘은 경기 막판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고, 손흥민은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와 접전을 펼쳤다. 손흥민은 1차전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이어진 2차전 원정 경기에서도 전반 7분과 10분에 연속골을 터뜨리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팀은 이날 경기에서 3-4로 패했지만, 두 경기 합계 4-4로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토트넘이 4강에 진출했다.

다시 보는
대기록들

이때 아시아 선수로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기록한 손흥민의 누적 득점도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4강에서는 아약스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지만, 결승전에서는 리버풀에 0-2로 패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팀 내 최다 유효 슈팅을 기록하며 고군 분투했으나, 우승은 불발됐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팀 동료와 리버풀 선수들의 위로를 받으며 고개를 숙였다.

2021-2022시즌에는 35경기에서 23골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두 선수 중 유일하게 페널티킥 득점 없이 모든 골을 필드골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득점이 더욱 조명받았다. 아시아 선수로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이 시즌 손흥민은 토트넘 팬들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3년 여름, 오랜 파트너였던 해리 케인이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손흥민은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으로 뽑히게 됐다. 해리 케인과 오랫동안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추며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던 손흥민은, 팀 내 최고참으로서 선수단 전체를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됐다.

주장 완장을 처음 찬 이후에도 손흥민은 경기력 면에서 흔들림 없이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리그와 유럽대항전에서 꾸준한 출전과 득점, 도움을 기록했고, 경험이 부족한 후배 선수들과의 호흡도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결승, 멘체스터 시티전 결승 등 수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2025년은 손흥민의 시즌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손흥민은 지난 5월22일, 유럽 무대 데뷔 15년 만에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UEFA 주관 대회 트로피 가운데 가장 무겁다고 알려진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얻으면서 그간의 무관의 한을 풀게 됐다.

경기 후 손흥민은 “꿈꾸던 순간이 현실이 됐다”며 “오늘만큼은 나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UEFA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으로부터 직접 트로피를 전달받았다. 이후 SNS에 “챔피언! 토트넘 가자!”라는 글과 함께 트로피를 든 사진을 게시했다.

MLS 역대 최고 이적료
367억원에 2+2년 계약

이날 우승은 손흥민에게 있어서 의미 있는 경기이기도 했지만, 토트넘 구단에도 의미가 큰 경기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했고, 토트넘은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얻게 됐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유럽 클럽대항전 결승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초의 한국인으로서 기록을 세웠다.

비록 정규리그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지만,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 집중하며 시즌 마지막 무대에서 반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손흥민은 시즌 중 부상으로 한 달여간 공백기를 가졌지만, 결승전 복귀전에서 침착한 경기 운영과 팀플레이로 드디어 간절히 바라던 우승을 거두게 됐다.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10시즌을 뛰는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00골 이상을 넣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EFL컵 등 유럽 및 국내 주요 대회에 모두 출전했다. 총 398경기에 출전해 160골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클럽 역대 통산 득점 순위에서 상위권에 해당하고, 리그에서 오랜 시간 활약한 토트넘의 전설적인 공격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다. 또한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100호 골을 기록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아시아 선수 최다 골 기록을 경신했으며, 유로파리그에서도 결정적인 골을 수차례 기록했다. 득점뿐 아니라 손흥민은 도움 부문에서도 꾸준한 기여를 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한 도움 수는 50개를 넘겼으며, 이는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다 도움 기록으로, 단일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에도 손흥민의 이름이 있다. 특히 해리 케인과의 공격 조합은 프리미어리그 최다 합작 골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국내 팬들 사이에서 ‘손세이셔널’ ‘슈퍼 소닉’ ‘쏘니’ 등 별명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리는 한편,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최고의 플레이어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지 언론과 팬들도 손흥민을 지미 그리브스, 해리 케인, 글렌 호들 등 최고의 선수들과 나란히 언급하며,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지목하고 있다.

기대되는
관중 몰이

한편, LAFC와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손흥민의 계약 기간은 최대 4년이다. 손흥민의 이적료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 언론에서는 약 2650만 달러(한화 약 368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10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시간이었다. 그곳은 언제나 내 마음 속 고향일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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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