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새 둥지 찾은 손흥민

‘쏘니’로 도배된 스포츠 천국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벗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 10년 동안 북런던을 홈으로 삼았던 그는 이제 새로운 무대에서의 도전을 시작한다. 양 구단의 공식 발표와 함께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나는 작별 인사를 전했고, 토트넘 역시 손흥민이 지난 10년간 남긴 족적을 상세히 조명하며 이별을 알렸다.
 

LAFC(로스앤젤레스 FC)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으로부터 손흥민을 완전 영입했다”며 “그는 축구 역사상 가장 재능 있고 인기 있는 아시아 선수 중 한 명이며, 토트넘에서의 10년 활약을 뒤로하고 LAFC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LAFC와 2027년까지 계약을 맺었으며, 2028년까지 연장 옵션을 포함했다. 추가로 2029년 6월까지 연장 가능한 조건이 있다.

2029년 6월
연장 가능

구단은 손흥민을 MLS의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지정 선수는 샐러리캡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연봉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손흥민은 LAFC의 국제 선수 로스터 한 자리를 차지하며, 향후 P-1 비자와 국제 이적 증명서(ITC) 발급이 완료되는 대로 공식 출전이 가능하다.

손흥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 도시 중 하나인 LA에서, 큰 야망을 가진 LAFC에 합류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LA는 수많은 챔피언의 역사를 지닌 도시이고, 저는 그다음 장을 함께 써 내려가기 위해 왔다”며 “MLS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이 구단과 도시,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LAFC의 공식 입단 기자회견은 현지 시간 지난 6일 오후 2시,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BMO 스타디움에서 진행됐다. 손흥민은 자신의 입단 과정에 대해 “꿈이 현실이 됐다”며 “이곳이 처음에는 제 선택지가 아니었지만, 시즌이 끝나고 가장 먼저 연락을 준 곳이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특히 베넷 로즌솔 공동 구단주와의 대화가 자신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로즌솔 구단주와 이야기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LAFC는 손흥민의 입단을 기념해 홈구장 BMO 스타디움 전광판에 ‘Welcome Son Heung-min’이라는 문구를 띄웠다. 손흥민은 경기장을 찾아 팬들과 직접 만났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손흥민이 LAFC 관계자들과 함께 관전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고, 관중들은 큰 환호로 환영했다.

손흥민은 미국행을 위해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으며, 도착 직후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스컵 경기를 직접 관람하며 새로운 팀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이적 발표 전부터 팬들 사이에서는 손흥민의 미국행에 대한 추측이 이어졌고, 구단은 보도자료와 생중계 예고를 통해 공식 발표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이날 입단 기자회견에는 LA 시장 캐런 배스와 김영완 주 LA 총영사를 비롯해 다양한 현지 인사들이 참석해 손흥민의 입단에 대한 기대를 보여줬다. LAFC의 존 소링턴 회장은 손흥민을 “세계적인 아이콘이며 세계 축구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고, “그의 열정과 인성은 구단의 가치와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베넷 로즌솔 공동 구단주는 “손흥민을 LAFC와 우리 도시로 데려오는 것은 몇 년간 우리의 꿈이었다”며 “쏘니라는 ‘선수’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있다”고 밝혔다.

10년 토트넘 떠나 LAFC 새출발
PL 최고 선수와 아름다운 이별


토트넘 훗스퍼(이하 토트넘)도 같은 날 손흥민의 이적을 공식화했다. 홈페이지에는 “쏘니가 MLS의 LAFC로 떠났다”는 문구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공식 SNS를 통해 “손흥민, 고맙다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습니다”라는 작별 메시지가 게시됐다.

손흥민은 작별 인사에서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됐다”며 “토트넘을 떠나기로 한 이번 결정은 쉽지 않았다. 지금보다 더 좋은 타이밍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좋은 상황에서 떠나는 것이 팀을 위해서도 옳다고 생각했다”며 “토트넘에서의 10년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고 회상했다.

손흥민은 팬들에게 “트로피를 너무 늦게 보내드려 죄송한 마음도 크다. 그래도 팬들의 사랑 덕분에 열심히 달릴 수 있었다. 앞으로도 토트넘을 응원하고, 늘 제 가슴속에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사 말미에는 “지금은 울지만, 다음에 만날 때는 웃는 얼굴로 만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홈페이지에는 손흥민이 작별 인사를 건네는 인터뷰 영상, 그리고 마지막 경기가 포함된 사진 자료들이 게시됐다. 작별 인터뷰 영상에서 손흥민은 “팬들의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처음 북런던에 왔을 때는 영어도 못 하고 긴장했지만, 환영해줘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장을 맡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 했지만, 우승을 안기겠다는 꿈은 늘 있었다”며 “모든 사진을 간직해 달라. 여러분은 항상 제 사진 안에 있다”고 인사했다.

눈물 흘린
영국 팬들

토트넘이 게시한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손흥민이 “영원한 것은 없다. 어릴 때 이곳에 왔지만 어른이 되어 떠나는 이 순간은 정말 특별하다. 토트넘 가족은 제 이름을 기억할 것이고, 그 사랑을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힘든 환경에서 자랐지만 축구를 통해 모든 것을 바치고 싶었다. 부모님께서 ‘축구선수보다 더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하셨다. 제가 받은 사랑을 되돌리는 것이 제 방식”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마지막까지 자신을 응원한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곳에 와서 기뻤고, 여기서 이룬 것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퍼레이드의 그 날, 팬들의 미소와 눈물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말하기 어렵지만, 이제는 떠날 시간이다.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아이콘, 손흥민 10년, 20컷’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2015년 입단 당시부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8월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경기까지의 장면이 담겼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독일 레버쿠젠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FC로 이적했다. 계약 당시 이적료는 약 2200만 파운드(한화 약 400억원)로,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액이었다. 이적 직후 손흥민은 등 번호 7번을 배정받았고, 같은 해 9월13일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 시즌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잦은 부상과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서 출전 기회를 확보하지 못했고, 시즌 종료 후에는 독일 복귀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팀에 남았고, 2016-2017시즌부터 본격적인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2016년 9월,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는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이었다. 그해 시즌 전체로는 리그 14골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총 21골을 기록했고, 이로써 팀 내 주전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손흥민은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꾸준히 이어갔고, 토트넘의 공격 전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토트넘의 새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완공된 뒤 열린 첫 공식 경기에서도 손흥민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재건축을 마친 홈구장은 2019년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치른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경기에서 처음 관중에게 공개됐다. 당시 토트넘은 약 5년에 걸쳐 구장을 새로 지으며 기존 화이트 하트 레인을 없애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6만석 규모의 최신식 경기장으로 새출발을 알렸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후반 10분, 수비수를 맞고 튀어나온 공을 잡아 왼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이전까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도 인상적인 득점력을 보여줬지만, 구단의 새로운 터전에서도 첫 골을 넣으며 중심 선수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손흥민의 득점 이후 분위기를 탄 토트넘은 경기 막판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고, 손흥민은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와 접전을 펼쳤다. 손흥민은 1차전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이어진 2차전 원정 경기에서도 전반 7분과 10분에 연속골을 터뜨리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팀은 이날 경기에서 3-4로 패했지만, 두 경기 합계 4-4로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토트넘이 4강에 진출했다.

다시 보는
대기록들

이때 아시아 선수로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기록한 손흥민의 누적 득점도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4강에서는 아약스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지만, 결승전에서는 리버풀에 0-2로 패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팀 내 최다 유효 슈팅을 기록하며 고군 분투했으나, 우승은 불발됐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팀 동료와 리버풀 선수들의 위로를 받으며 고개를 숙였다.

2021-2022시즌에는 35경기에서 23골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두 선수 중 유일하게 페널티킥 득점 없이 모든 골을 필드골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득점이 더욱 조명받았다. 아시아 선수로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이 시즌 손흥민은 토트넘 팬들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3년 여름, 오랜 파트너였던 해리 케인이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손흥민은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으로 뽑히게 됐다. 해리 케인과 오랫동안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추며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던 손흥민은, 팀 내 최고참으로서 선수단 전체를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됐다.

주장 완장을 처음 찬 이후에도 손흥민은 경기력 면에서 흔들림 없이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리그와 유럽대항전에서 꾸준한 출전과 득점, 도움을 기록했고, 경험이 부족한 후배 선수들과의 호흡도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결승, 멘체스터 시티전 결승 등 수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2025년은 손흥민의 시즌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손흥민은 지난 5월22일, 유럽 무대 데뷔 15년 만에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UEFA 주관 대회 트로피 가운데 가장 무겁다고 알려진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얻으면서 그간의 무관의 한을 풀게 됐다.

경기 후 손흥민은 “꿈꾸던 순간이 현실이 됐다”며 “오늘만큼은 나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UEFA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으로부터 직접 트로피를 전달받았다. 이후 SNS에 “챔피언! 토트넘 가자!”라는 글과 함께 트로피를 든 사진을 게시했다.

MLS 역대 최고 이적료
367억원에 2+2년 계약

이날 우승은 손흥민에게 있어서 의미 있는 경기이기도 했지만, 토트넘 구단에도 의미가 큰 경기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했고, 토트넘은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얻게 됐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유럽 클럽대항전 결승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초의 한국인으로서 기록을 세웠다.

비록 정규리그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지만,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 집중하며 시즌 마지막 무대에서 반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손흥민은 시즌 중 부상으로 한 달여간 공백기를 가졌지만, 결승전 복귀전에서 침착한 경기 운영과 팀플레이로 드디어 간절히 바라던 우승을 거두게 됐다.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10시즌을 뛰는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00골 이상을 넣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EFL컵 등 유럽 및 국내 주요 대회에 모두 출전했다. 총 398경기에 출전해 160골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클럽 역대 통산 득점 순위에서 상위권에 해당하고, 리그에서 오랜 시간 활약한 토트넘의 전설적인 공격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다. 또한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100호 골을 기록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아시아 선수 최다 골 기록을 경신했으며, 유로파리그에서도 결정적인 골을 수차례 기록했다. 득점뿐 아니라 손흥민은 도움 부문에서도 꾸준한 기여를 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한 도움 수는 50개를 넘겼으며, 이는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다 도움 기록으로, 단일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에도 손흥민의 이름이 있다. 특히 해리 케인과의 공격 조합은 프리미어리그 최다 합작 골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국내 팬들 사이에서 ‘손세이셔널’ ‘슈퍼 소닉’ ‘쏘니’ 등 별명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리는 한편,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최고의 플레이어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지 언론과 팬들도 손흥민을 지미 그리브스, 해리 케인, 글렌 호들 등 최고의 선수들과 나란히 언급하며,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지목하고 있다.

기대되는
관중 몰이

한편, LAFC와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손흥민의 계약 기간은 최대 4년이다. 손흥민의 이적료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 언론에서는 약 2650만 달러(한화 약 368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10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시간이었다. 그곳은 언제나 내 마음 속 고향일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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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