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빚 갚고 장가가는 방송인 이상민

기나긴 암흑기 견디고 새출발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암흑 같은 긴 터널을 묵묵히 걸어온 이상민이 모든 빚을 청산한 후 봄날을 맞았다. 20년간 한 푼 한 푼 갚아온 끝에 마침내 채무를 모두 청산한 그는, 현재 빚더미서 벗어나 ‘재혼’이라는 새로운 출발을 준비 중이다.

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이상민이 이혼 20년 만에 재혼 소식을 전하며 다시 한번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이상민은 연하의 비연예인 여성과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적 부부가 됐음을 밝혔다.

20년 만에
재혼 발표

지난달 30일, 이상민은 자필로 쓴 편지를 SNS에 게재하며 재혼 소식을 직접 전했다. 그는 “제게 많이 사랑하는 한 사람이 생겼다. 그녀와 인생의 2막을 함께 나아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어떤 고난서도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 사람”이라며 “뒤늦게 찾은 소중한 사람인 만큼 조심스러워 알리는 것이 늦어졌다. 놀라셨겠지만 함께 기뻐해 주시고 축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격려해주시는 분들게 보답할 수 있도록 책임감 가지고 살겠다”며 마무리지었다.

이상민의 아내는 1983년생의 비연예인으로, 두 사람은 약 3개월 전 비즈니스 미팅서 처음 만난 뒤 교제를 시작했다. 이후 진지한 만남을 이어오다 결혼을 결심했고, 혼인신고를 통해 법적으로 부부가 됐다. 이로써 이상민은 지난 2004년 배우 이혜영과 이혼한 지 20년 만에 재혼하게 됐다.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상민은 혼인신고를 마친 직후, SBS 예능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했다. 결혼식도 따로 올리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공식적인 결혼식이나 발표 없이 혼인신고만으로 조용히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비연예인인 아내와 가족에 대한 배려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민의 재혼 소식이 알려진 이후, 연예계 동료들은 SNS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딘딘은 “형님 축하드려요”, 하하는 “행복합니다! 축하해요 우리 형! 축복해요! 레게의 신”, 신지는 “축하드려요”, 동현배는 “형님! 너무 축하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송가인은 박수 이모티콘을, 채리나는 손하트 이모티콘을 남겼으며, 김상혁, 박슬기, 이연복 셰프, 심진화, 문지애 등도 축하 물결을 이었다.

이상민의 전 아내였던 이혜영이 과거 방송서 그를 향한 진심 어린 응원을 전했던 영상도 재조명되고 있다.

2023년 9월, 유튜브 채널 ‘밉지않은 관종언니’에 출연한 이혜영은 이상민과의 과거를 언급하며 “그 시절도 모두 추억이고, 피할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민이 결혼도 못 하고 있어서 내가 가슴이 아프다. 방송국서 마주치면 참 좋을 텐데,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면 좋겠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책임감 갖고 살겠다” 굳은 다짐
3개월 연애 후 초고속 혼인 신고

당시 함께 출연했던 가수 이지혜의 권유로 영상 편지를 보내게 된 이혜영은 과거 인연에 대한 담담한 회고와 함께 이상민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상민과 이혜영은 2004년 6월, 8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했지만 1년2개월 만인 2005년 8월 이혼했다. 이상민의 사업 실패로 인한 갈등이 원인이었다. 이상민은 과거 69억8000만원에 달하는 빚을 졌었다. 채무는 사업 실패로부터 시작됐다.

1990년대 그룹 룰라로 데뷔한 그는 당시 음반 시장서 큰 인기를 얻으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는 프로듀서로서도 활동하며 샤크라, 디바, 컨츄리꼬꼬 등 여러 팀을 성공시켰다.

1995년 ‘날개 잃은 천사’가 수록된 룰라 2집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각종 가요 시상식서 대상을 휩쓸며 전성기를 맞았다. 이후 룰라 노래를 직접 작곡·프로듀싱해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음악성과 상업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또 컨츄리꼬꼬, 디바, 샵 등의 기획 및 음악 제작을 맡으며 제작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당시 이상민의 월수입은 수억원에 달했으며, 저작권 수익만 해도 한 달에 150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상민은 그간의 성공을 바탕으로 2001년 자신의 기획사 ‘상마인드(Sangmind)’를 설립하고, 청담동 SM엔터테인먼트 맞은편에 대형 사옥을 임대해 의상실, 연습실, 음반 제작실까지 갖춘 종합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다. 당시 통장에만 현금 48억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성공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4년 이상민은 서울 코엑스 인근에 127억원을 들여 ‘김미파이브(Gimme Five)’라는 초대형 복합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격투기 경기, 트랜스젠더 쇼, 치어리더 공연, 디제잉, 패션쇼 등 다양한 공연과 오락을 함께 즐기며 식사할 수 있는 신개념 공간으로, 최대 1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약 1000평 규모의 초대형 매장이었다.

사업가
빚더미

시설 곳곳에는 룰렛, 블랙잭, 포켓볼 등의 오락 요소가 배치됐고, 당시 기준으로는 보기 드문 라이브 음악 공연, 서빙걸 패션쇼 등 다양한 요소가 혼합돼있었다.

특히 격투기 대회를 레스토랑 안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식사와 스포츠 관람의 융합’이라는 신개념 콘셉트를 선보였다. 실제로 김미파이브는 단순 외식업을 넘어 격투기 흥행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당시 다수의 격투기 선수가 출전했고, 수많은 경기가 치러졌다.

격투기 선수 유우성, 김훈 등이 김미파이브 출신이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쓰이며 관심을 모았지만 경기 중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이상민은 내부 운영권을 두고 주주들과 갈등이 불거지자 1호점서 나오게 됐다. 성사 직전이던 라스베이거스 2호점 계약도 파기됐다. 이상민이 김미파이브의 얼굴로 적극 홍보에 나섰던 탓에, 실질적 책임이 없던 상황서도 법적·재정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상민은 김미파이브 실패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과 수많은 계약 위반 문제에 휘말리며 2005년 11월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로 인해 총 69억8000만원에 달하는 채무가 발생했고, 이상민은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되고 말았다. 그로 인해 방송서도 퇴출되는 등 긴 암흑기를 겪었다. 이 시기 이상민은 아내 이혜영과 파경을 맞았다.


이후 방송계와도 멀어진 채 7년간 힘든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 2012년, 엠넷의 예능 프로그램 <음악의 신>을 통해 예능계에 복귀했다. 출연을 고사하던 그가 마음을 바꾼 이유는 “이상민을 망가뜨리는 프로그램”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그는 방송서 체중이 불어난 모습으로 등장해, 과거의 시건방졌던 이미지와 대조되는 현실적인 모습으로 대중의 웃음과 공감을 자아냈다.

이상민은 케이블 방송을 중심으로 활동을 재개했고, tvN의 <더 지니어스2>에 출연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결승전서 임요환과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였으며, 마지막 게임 ‘콰트로’서 특유의 촉을 발휘해 승리를 거뒀다. 상금은 총 6200만원이었다.

이후 SBS <미운 우리 새끼> <신발 벗고 돌싱포맨>, JTBC <아는 형님> 등에 고정 출연하며 방송 활동을 이어갔다.

한편, 이상민의 가족사는 비교적 어두운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는 방송을 통해 아버지가 본처가 있었고, 자신은 혼외자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어린 시절 몇 년간 호적에도 오르지 못한 채 ‘이애기’라는 이름으로 살았다고 전했다.

실제 생년월일과 주민등록상의 생일이 다르며, 호적은 아버지와 본처의 가계로 올려졌기 때문에 어머니가 사망했을 당시 장례 절차서도 어려움을 겪을 뻔했다고 밝혔다.

어두운
가족사


그는 중학교 3학년 무렵 처음 아버지의 묘소를 찾아갔을 때, 묘비에 자신의 이름이 없었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한다. 그 자리서 자신의 이름을 비석에 새기며 오열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어머니 임여순 여사에 대한 이상민의 효심은 유명하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운영하던 중국집을 도우며 배달 일을 함께했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는 받은 용돈을 저금해 어머니에게 드리기 위해 통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가 크게 화를 내자, 그는 “목돈을 만들어 엄마를 도우려고 했다”고 울먹이며 해명한 일화도 밝혀진 적이 있다.

임 여사는 방송프로그램 <음악의 신> <미운 우리 새끼> 등에 출연해 이상민과의 일상을 함께 공개하며 아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상민 역시 SBS <연예대상 시상식> 수상 당시 “아들이 방송을 통해 어머니에게 웃음을 돌려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이후 어머니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며 방송 출연이 어려워졌고, 이상민은 여러 방송과 시상식서 어머니의 병세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2023년 방송에서는 어머니가 치매로 인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힘겨운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이상민은 <미운 우리 새끼>서 “어느 날 ‘엄마 갈게. 나 또 올게’라고 했더니, 누워 계신 어머니가 갑자기 손을 들고 인사하셨다”며, “이게 마지막 인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서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후 2023년 11월4일, 모친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동료 연예인들과 시청자들이 함께 애도를 표했다.

과거 사업 실패와 파산 직전의 상황을 겪으며 69억8000만원에 달하는 빚을 지게 된 이상민은 이를 20년에 걸쳐 모두 갚아내며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단순히 연예인으로서의 활동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 과정서 많은 대중들의 응원을 받았다.

이상민은 여러 방송을 통해 빚 청산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밝혀왔다. 방송을 통해 드러난 그의 성실함과 책임감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5월7일 방송된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채권자와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공개하며 대중의 뭉클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상민은 17명의 채권자에게 총 69억7000만원의 빚을 갚았으며, 마지막으로 남은 200만원은 압류 해제 절차만 남았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상민이 20년간 인연을 맺어온 채권자의 집을 직접 찾아가 감사를 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채권자는 “가장 아쉬웠던 건 어머님께서 빚 다 갚은 걸 보고 가셨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상민도 “오래 걸렸어요, 형님”이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함을 전했고, 채권자는 “이 서류들을 찢고 훌훌 털어라”고 말해 이상민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결혼식은 생략” 결정
일반인 예비신부 배려

이상민은 과거에도 자신의 채무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파산을 선택하지 않았다. 2017년, SNS를 통해 자신의 채무 상황에 대한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2005년 부도 이후 저의 전체 채무액의 대부분은 저와 직접적인 만남이 아닌 일부 경영진의 권유에 의한 법인투자가 60% 가까이 됐으며, 회사 법인 자금 조달로 인한 채무금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으로는 법인 청산, 개인 파산, 법인 파산 등 제도적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부도 후 12년 동안 법인 청산이나 개인 파산, 회생 등을 고민해보지도 않았고, 누구의 도움 하나 받지 않은 채 내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파산을 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투자자 및 채권자들의 어려운 상황과 법인의 오너였던 내가 여기서 포기하면 이후 어떤 성공을 이뤄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했다”며 “성공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지만, 부도 당시 내 인생서 가장 큰 고난이자, 내가 이뤄야 할 진정한 성공은 이 실패를 내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일부 언론서 제기된 “법적 파산이 되지 않아 억지로 빚을 갚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파산이나 회생을 하지 않아 고맙다며 매달 건강식품을 보내주는 채권자들도 있다. 그분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지난해 방송서 “빚을 다 갚았다. 지금 연봉은 10억 이상”이라고 언급하며 재혼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재혼 발표 몇 달 전이던 지난 1월, 예능프로그램 <중매술사2>에 출연, 당시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해야죠”라고 단호히 말하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상민은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형에 대해 구체적인 조건도 언급했다. “옷을 사줬을 때 예쁘게 어울리는 정도의 몸매를 원한다”며 “48kg에서 54kg 사이, 키는 165cm에서 170cm 사이가 좋다”고 말했다. MC 이지혜가 “165㎝에 50kg이면 거의 아이돌이나 배우 수준”이라며 현실적인 반응을 보이자, 이상민은 “외모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밝은 사람이 좋다”고 덧붙였지만, 이지혜는 “거짓말”이라며 웃으며 받아쳤다.

도움 없이
자력 해결

나이 차이에 대한 기준도 공개했다. 그는 “저보다 8살에서 12살 어린, 94년생까지 괜찮다”고 밝히며 “이제 빚도 다 갚았고 연봉도 10억 이상”이라며 재정 상태도 함께 언급했다. 그러자 이지혜는 “눈을 좀 낮춰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이상민이 실제로 1983년생 비연예인 여성과 재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당시 발언들이 예비신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다시 회자되고 있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속의 기사> 유부남 이상민 프로그램 하차?

이상민이 자필 편지를 통해 재혼 소식을 알리자, 방송가에도 즉각적인 파장이 일었다.

그동안 이상민이 고정 출연 중이던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와 <신발 벗고 돌싱포맨>의 향후 출연 여부에 대해 궁금증이 제기된 것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비혼’ 또는 ‘돌싱(이혼 남성)’의 삶을 관찰하는 포맷을 가지고 있어, 이제 ‘기혼’이 된 이상민의 상황과는 설정이 어긋날 수밖에 없다.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짠내 나는 돌싱남’ 이미지와의 괴리도 불가피한 대목이다.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시선은 같은 SBS의 또 다른 간판 예능인 <동상이몽>으로 향하고 있다.

<동상이몽>은 부부 관계 중점형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다.

과거 채무 변제 과정, 검소한 일상, 이혼 후 홀로서기까지 모두 방송 콘텐츠로 승화시켜 온 그의 서사가 이제는 ‘부부의 삶’을 다루는 관찰 예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차 여부에 대해 SBS는 “향후 출연은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전했다.<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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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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