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를 만나다> ‘여의도 서태지’ 한동훈 시대 교체론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4.21 10:17:30
  • 호수 15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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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기 위한 선택 믿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지금은 시대 교체를 해야 할 때”라면서 한순간에 폭발적으로 등장했던 서태지에 자신을 비유했다. 이어 “대통령에 당선되면 3년 안에 개헌하고 차기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거론하면서 “시대 교체를 위해 처음부터 약속드린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을 저지하려고 했던 자신의 노력을 대통령으로 당선돼야 하는 명분 중 하나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무소속 대선 출마설에 대해선 “우리 당의 경선을 평가절하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한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지난 10일 대선 출마 선언 당시 서태지를 언급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은 BTS·아이유·블랙핑크를 언급하면서 “올드하다”고 비판했다. 서태지를 언급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시대 교체는 어느 한순간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그 직전까지는 눈치채기 어렵다. 서태지가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중 앞에 등장했던 1992년이 그랬다. 저는 당시 92학번, 대학교 1학년이었다. 평론가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공중파 데뷔 무대서 “저게 무슨 음악이냐”면서 혹평하기 바빴다. 하지만 서태지는 문화 대통령이 되면서 대중음악의 시대를 바꿨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세대 갈등이 첨예하다. 서태지에 열광했던 세대는 현재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에 비판적이어서 논쟁이 불거진 것 같은데…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진입시키고 민주주의를 이루게 한 87체제는 30번의 줄 탄핵과 계엄이 보여주듯이 ‘절제’가 무너지면서 수명을 다했음을 드러냈다. 지금이야말로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는 ‘시대 교체’를 해야 할 때다.

물론 시대 교체가 이뤄지는 순간이 오기 직전까지도 “저게 무슨 음악이냐”고 혹평했던 평론가들처럼 구시대에 머물러 있으려는 사람과 집단은 언제나 존재한다. 마지막까지 제법 강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그래도 시대 교체는 이뤄지기 마련이고, “지금이 바로 그때”라는 말씀을 드린 것이다.

-출마 선언 당시 에너지 영역과 관련해 과도한 PC주의를 언급한 이유는?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을 내세운 PC주의는 오늘날 환경주의까지 포괄하고 있다. 청정 에너지에 과도할 정도로 기울어져 화석연료를 배척하는 에너지 정책 노선은 PC주의 흐름과 맥이 닿아있다. 기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을 저해할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재인정부가 추진했던 재생에너지 정책을 지칭한 것인지?

▲문재인정부가 추진했던 재생에너지 위주 정책은 우리 여건에 맞지 않다. 단적으로 우리나라는 국토가 동서로 좁고 일조량이 많지 않아서 태양광발전과 맞지 않는다. 원전을 태양광으로 모두 대체하려면, 서울 면적 5배의 부지가 필요하다.

문정부는 “2034년까지 태양광발전을 3배 이상, 풍력발전을 14배 가까이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런 식으론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AI와 반도체 산업 육성에 필요한 전력 수급도 어려워진다. 이런 문제들을 방지하기 위해 “에너지 영역서의 과도한 PC주의를 걷어내서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고,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국민이 또 검사 출신을 대통령으로 뽑겠느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본선에 진출하면, 이에 대한 야권의 공격도 예상된다.

▲우선 저는 “안 의원님의 출마를 응원한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른바 ‘검사 정치’를 말씀하시는 분들은 상명하복·줄 세우기 등을 생각하시는 것 같다. 제가 상명하복 방식으로 정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국민께서 익히 봐오셨다.

대통령 배우자가 가방을 받은 문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한 문제,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이 ‘회칼 발언’을 한 문제, 의대 정원 문제, 이른바 ‘한남동 라인’으로 불려온 인사 문제, 명태균 게이트에 이르기까지, 제가 이를 바로잡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면서 공개적으로 직언한 일들이 얼마나 많았나.

-“줄 세우기 정치를 지양하겠다”는 약속으로 반박하겠다는 것인지?

▲상명하복식으로 정치를 하지 않았으니 지난해 12월3일 밤 비상계엄 선포 당시에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는 입장을 즉각 밝힌 것이다. 이어 앞장서서 동료 의원들과 함께 국회로 달려가 계엄을 저지했다. 제 밑으로 줄 세우는 식의 정치를 했으면 그 후 당 대표직서 쫓겨났겠는가?

-지난해 7월 당 대표 당선 당시엔 약 63%를 득표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도 당시와 비슷하겠나? 의원들이 주도하는 조직표 형태로 움직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저에 대한 선거인단 투표(당심) 지지율은 62.65%였고, 일반 국민여론조사(민심) 지지율은 63.46%였다. 거의 일치했다. 당시 투표권을 가진 책임당원은 약 84만명이었다. 이 정도 숫자는 “국회의원들이 ‘명령’을 내린다고 해서 당원들이 일사불란하게 투표할 수 있는 범위를 훌쩍 넘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계엄 옹호? 저지한 당 돼야”
“한 대망론은 해당·배신행위”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지난해 7월 전당대회의 일반 국민 여론의 반영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이번엔 50%다. 겸손하면서도 절박한 자세로 당원과 국민의 마음을 모아가면, 이기기 위한 선택을 반드시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확정·대통령 당선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및 친윤계와의 관계 설정 방향은?

▲윤 전 대통령은 이제 역사의 일부가 됐다. 이른바 ‘친윤(친 윤석열)계’라고 불리는 분들에 대해 말씀드릴 부분이 있다. 민주적인 정당에선 다양한 생각이 공존한다. 따라서 생각이 조금 다르더라도 민주적으로 설득하고 설득되면서 함께 정치할 수 있다.

물론 계엄을 옹호하는 분들의 그 생각 자체에는 동의할 수 없다. 우리는 계엄을 저지한 당이 돼야지, 계엄을 옹호하는 정당이 돼선 안 된다. 실제로도 계엄을 막았다. 물론 “제가 동의할 수 없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함께 정치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윤 전 대통령과 친윤계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대선 출마와 한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을 추론해서 말씀드리지는 않겠다. 하지만 “우리 당의 국회의원들이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당 경선에 참여하지도 않은 분의 무소속 출마를 부추기는 것은 우리 당의 경선을 평가절하시키는 것”이란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당의 경선주자들을 깎아내리는 것은 해당 행위일 뿐만 아니라, 당과 당원의 신뢰에 대한 근본적인 배신이다. 특정 정치인이 마치 부전승처럼 대진표의 한쪽에 미리 올라가는 것을 국민께서 공정하다고 생각하실 리도 없다. 당원과 국민께서 이런 점들을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 대선주자 중 안 의원과 함께 중도 확장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이끌고 올 방법은?

▲이번 대선은 계엄으로 인해 앞당겨진 것이다. 계엄에 대해 태도를 결정하지 못하고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헌법재판관 8명이 파면한 사람은 윤 전 대통령만이 아니다. 줄 탄핵을 일삼은 ‘이재명 민주당’의 전횡도 한목소리로 준엄하게 꾸짖었다.

-계엄 저지·반대를 위한 노력을 강조해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비판하면서 설득하겠단 것인가?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전횡을 지적하려면, 계엄에 대한 올바른 입장을 가진 후보가 당의 대표선수가 돼야 한다. 그래야 “계엄을 한 당과 그 당의 후보가 아니냐”는 공격을 받아도 “제가 계엄을 막기 위해 앞장서서 동료 의원들과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갈 때, 당신은 숲에 숨어있지 않았느냐”고 반박할 수 있다.

또 “계엄을 한 대통령이 파면됐다고 해서, 그 자리를 30번이나 줄 탄핵을 한 야당 대표로 바꾸는 것은 공수교대에 불과하다”고 역공할 수 있다. 대선의 균형추를 맞춰 승부를 겨루는 것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면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

-3자 구도 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10% 이상 득표할 가능성이 있단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이 후보와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지?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함께 경선을 치를 우리 국민의힘 동료 정치인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섰는데, 그런 말을 하면 되겠나?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다. 당의 후보로 선출된 후 생각해보겠다.

“개헌, 이재명과 현격한 차이”
“대선 균형추 맞춰 승부해야”

-법원이 명태균씨를 보석으로 석방했다. 명씨 리스트 연루 의혹은 대체로 친윤계 의원들을 상대로 제기됐다. 야권은 계속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지?

▲저는 명씨를 모른다. 명씨 같은 정치 브로커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 당 대표 재임 당시 여론조사 개선 TF도 발족했다. 명씨 같은 정치 브로커와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분들은 모두 국민 앞에 정직해야 한다. 검찰의 수사도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재임 중 3년은 거대 야권과 마주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야권과의 관계 설정을 원활히 풀어가지 못하다가 비상계엄·탄핵소추·파면으로 이어졌다. 야권은 어떻게 상대할 생각인가?

▲이번 선거는 단순한 선거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다. 그래서 ‘전쟁’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 ‘전쟁’ 같은 선거가 끝나면 ‘정치’를 해야 한다. 헌법재판소 결정의 핵심도 결국 “정치의 문제는 정치로 풀라”는 것이다. 저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를 복원할 것이고, 협치에 최선을 다하겠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후 3년 안에 개헌하고 차기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시대 교체를 위해 처음부터 약속드린 부분이었다. ‘대통령 임기 3년’ 단축을 통한 개헌은 정치 복원과 협치를 위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 제가 당선되면, 민주당은 5년 후 대선보단 3년 후 다시 기회를 얻기를 원할 것이다.

당연히 개헌에 찬성하는 게 유리하다. 수명을 다한 87체제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개헌이 정말로 실현될 수 있는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 지점서부터 여야의 대화도 복원되고, ‘정치’가 되살아날 수 있다.

-개헌하려면 야당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야당이 원하는 개헌 방향을 일부라도 수용할 가능성은 있는지?

▲개헌은 여야 합의가 필수적이다. 일단 국회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많이들 잊고 있지만, 개헌을 확정하는 것은 국민이다. 헌법 제130조 제2항에 따라,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따라서 여야 합의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폭넓은 숙의가 필요하다.

이 과정서 개헌에 관한 다양한 시각들이 자연스럽게 수렴될 것이다. 또 야당이 거론했던 개헌 구상 중 대통령 4년 중임제·분권형 대통령제 등에 대해선 여러 공통분모도 있다. 그러나 개헌 약속 실천 의지는 저와 다른 후보들, 특히 이 전 대표와는 매우 현격한 차이가 있다.

-윤 전 대통령 재임 중 특별감찰관 임명을 강하게 요구했다. 대통령 당선 후, 가족과 친인척은 어떻게 관리할 생각인지?

▲특별감찰관 임명은 지난 정부도 약속드린 사항이다. 약속은 지켜야 한다. 제가 당 대표 시절에도 특별감찰관에 관해선 “국민께 약속드린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기본값”이라고 말씀드렸다. 더 보탤 것도 뺄 것도 없이 그때 드린 말씀 그대로 할 것이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야당도 즉시 특별감찰관을 추천하지 않겠나?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로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면서 시대 교체를 말씀드렸다. 그러나 시대 교체도 정치가 본래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수단이다. 정치가 국민을 보듬어야 하는데, 오히려 국민이 극단적 대립에 빠진 정치를 걱정하게 만들어왔다. 시대 교체를 통해 그런 정치를 끝내고, 국민이 먼저인 나라,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정치가 국민 한 분 한 분의 평화로운 ‘아주 보통의 하루’를 지켜드릴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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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