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묶이고 생숙 풀린다

정부가 비(非)아파트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비아파트를 투자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다주택자,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의 정책에만 집중했다. 

그동안 재개발 가능성이 없는 지역의 비아파트는 도심에 있어도 집값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계급 의식이 형성됐고, 이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비아파트 규제 완화에 나서는 것은 내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준공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주택 공급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위기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가산금리 정책과 대출 조이기 등으로 집값 상승세를 눌러왔다. 그런데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 다시 부동산 가격이 밀려 올라갈 수 있어 비아파트의 아파트화를 통해 공급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 제자리
계급도 형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 평가와 제언’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이 10만가구에 그쳐 준공 물량 감소세가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아파트는 2016년부터 공급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전체 주택 공급량이 내년부터는 예년 평균치(5만6000가구)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비아파트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정책이 주택 공급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아파트 선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 목적도 있는데 비아파트의 경우 투자에 따른 이익을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8·8 주택공급 대책’의 후속 조치로 앞으로 7억~8억원가량의 빌라(수도권 기준) 소유자도 청약 시장에 무주택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공포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2월18일부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이제 수도권은 전용면적 85㎡·공시가격 5억원 아래, 지방은 85㎡·공시가격 3억원 이하를 소유한 사람도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받게 됐다.

얼마 전 도시형 생활주택 면적 확대를 허용한 데 이어 최근 오피스텔 바닥 난방 설치 면적 기준도 넓히기로 한 것이다. 도심에서 용지 확보 등의 어려움을 겪는 아파트 공급과는 달리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비아파트 건설을 통해 주택 공급 효과를 확대하려는 정책으로 풀이된다.

비아파트 활성화 정책…효과 있을까?
신규 공급 줄면서 생활형 숙박시설 부각

국토부는 최근 도시형 생활주택의 면적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도시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규모에 해당하는 공동주택을 300가구 미만으로 공급하는 유형이다. 아파트보다 단지 규모가 작고 규제가 적은 데다 인허가와 분양 절차가 간단해 비교적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형주택·단지형 연립주택·단지형 다세대주택 등 세 가지 유형 가운데 소형주택은 가구별 주거 전용면적을 60㎡ 이하로 제한하고 있었다. 정부가 이 면적 제한을 풀기로 한 것이다. 국토부는 ‘소형주택’ 유형 이름을 ‘아파트형 주택’으로 바꾸고, 전용면적이 60㎡를 초과하고 85㎡ 이하인 경우 5층 이상 고층 건축을 허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아파트처럼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제한 완화
잇단 입법

국토부는 “주택시장서 주거 전용면적이 60㎡를 초과하는 중소형 평형에 대한 수요가 많아 시장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 소형주택을 ‘아파트형 주택’으로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따른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용면적 60㎡ 초과 아파트형 주택은 일반 공동주택과 똑같이 가구당 1대 이상의 주차 대수를 확보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오피스텔의 바닥 난방 면적 제한도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그동안 오피스텔이 주거 용도로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주거 부분 비중을 제한하고 발코니·욕실 설치를 금지하는 등 규제를 뒀지만 대부분 해제했다. 마지막 남은 규제가 전용면적 120㎡를 초과할 경우 바닥 난방 설치를 못하게 하는 내용이었는데, 이것까지 풀기로 한 것이다.

이 밖에 ‘생활형숙박시설(생숙) 합법사용 지원방안’의 후속 조치로, 지원방안 발표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은 생숙을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할 때 적용하던 일부 규제(전용 출입구 설치, 안목치수 적용)도 면제할 예정이다. 생숙은 보유자가 직접 거주할 수 없는 주택 형태다. 이를 오피스텔로 전환할 경우 직접 거주도 가능해져 사실상 주택 공급 효과가 있다.

개인 호텔화
이제 불가능

한편으로는 정부의 생숙 규제가 강화되면서, 개인 소유로 분양되는 생활숙박시설은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이로 인해 기존 분양된 생숙의 희소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규 생숙은 앞으로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 신고 기준(30실 이상 또는 건축물 1/3 이상 또는 독립된 층) 이상으로만 분양이 허용되도록 연내 건축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이는 과거 개별 실 단위로 분양이 허용됨에 따라 불법 주거 전용 문제가 발생했던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러한 개정 사항은 생숙 건설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건축법 개정안 시행일 이후 최초 건축허가 신청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규제로 앞으로 생숙은 기존처럼 개별 소유자가 각 실을 운영하는 방식(사실상의 개인 호텔화)은 불가능해졌다. 반면 이미 분양된 생숙은 규제 대상서 제외돼 합법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번 규제로 신규 공급이 줄어들면서 기존 생숙의 희소성이 크게 부각될 것”이라며 “특히 브랜드와 입지, 운영 전문성을 갖춘 시설은 더욱 높은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은 비아파트 활성화 수혜 단지.

▲마포 에피트 어바닉= HL D&I 한라는 ‘마포 에피트 어바닉’을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4층, 2개동 총 407가구로 전용면적 34~46㎡ 아파트 198가구와 전용면적 42~59㎡ 오피스텔 209실 규모다. 오피스텔은 전용 42㎡ 38실, 전용 59㎡ 171실로 구성했다.

전용면적 59㎡ 타입의 주거용 오피스텔은 채광과 통풍이 뛰어나다. 3베이(Bay) 구조에 욕실 2개를 갖췄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발코니까지 적용해 오피스텔임에도 아파트의 장점을 모두 갖춘 특화 설계를 도입했다.

일반적인 오피스텔 대비 약 20㎝ 더 높은 층고로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에어컨과 붙박이장, 중문 등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100% 자주식 주차공간도 갖췄다.

브랜드, 입지, 운영 전문성
3박자 갖춘 시설 가치 인정

피트니스와 그룹운동(GX)룸, 골프클럽, 탁구장, 댄싱룸, 로커룸&샤워실 등 다양한 운동 시설을 지하 2층에 조성한다. 지상 2층에는 카페 그린하우스와 코쿤카페, 힐링가든, 리프레시 라운지, 릴랙스 라운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상층에 있는 루프톱에는 바비큐가 가능한 다이닝과 펫플레이그라운드, 키즈플레이존, 라운지 등이 들어선다.

사통팔달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 교육 환경 등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이 도보 2분 거리인 초역세권에 있다. 해당 노선을 이용하면 여의도와 광화문 업무지구까지 10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도 도보권이고 지하철 5·6호선, 경의중앙·공항철도 환승역인 공덕역도 한 정거장 거리에 있다.

차량 교통망도 우수하다. 마포대로와 신촌로 등 간선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고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진입이 쉬워 자차를 이용해 서울 전역으로의 이동도 용이하다.

분양 관계자는 “공급이 희소한 서울 마포구에 선보이는 단지여서 오래전부터 분양을 기다려온 수요자가 많았다”며 “초역세권 입지에 우수한 상품성까지 갖춰 많은 관심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 스테이 클래식 명동=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 옆 대로변에 이 지역 최초로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인 ‘더 스테이 클래식 명동’이 회사 보유분을 파격 분양 중이다. 회사 보유분은 특별 할인가인 3억원대 분양가 적용 시 부가세(VAT)를 제외하면 수익률은 7.5%에 달한다. 

준공이 완료돼 즉시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더 스테이 클래식 명동은 중구 남대문로3가 94 일대에 지상 13층, 117실 규모로 들어선다. 기본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비롯해 침대, 식탁, 소파, 스타일러까지 최고급으로 갖춘 채 공급된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호텔과 달리 취사시설을 갖추고 있고 오피스텔과 호텔의 장점을 결합해 장단기 임대 또는 숙박업이 가능하다. 또 호실당 개별등기가 가능하고 가구 수에 포함되지 않아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레지던스는 국내 10개 이상의 호텔 및 레지던스 운영 경험이 있는 회사가 운영한다.

지하철 1·2호선 서울시청역과 4호선 회현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어 장단기 임대 수요가 높다. 서울 3대 중심업무지구 중 핵심 지역이라 한국·우리·신한은행 본점, 삼성생명, 대한항공,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국내 기업은 물론 화이자제약, 한국베링거인겔하임, H&M, 코카콜라, 도요타 등 다국적기업도 가깝다.

준공 완료
즉시 수익

개발 호재 및 향후 미래가치도 크다.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서울역 강북 COEX 개발 사업)이 2026년 완공되면 안정적인 수익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1213만74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7%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94%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로, 이전처럼 연간 1500만명 이상의 해외 관광객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단기숙박 위주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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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