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후폭풍 음모론의 서막

지방의료 외치더니 서울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을 3개월 앞두고 야당 대표가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가해자는 현행범으로 현장서 체포,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피습 이후 당 대표의 행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 정치권을 넘어 의료계 이슈로 확산돼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기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이 응급의료체계 문제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흉기에 찔린 이후 부산대병원을 거쳐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되는 과정서 석연찮은 의혹이 제기되는 중이다. 의료계에서는 이 대표의 행보가 지방의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혜냐
아니냐

지난 2일 오전 10시27분께 이 대표는 부산 강서구 대항동 대항전망대서 가덕도신공항 건설부지를 사찰 중이었다. 부지를 둘러보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한 이 대표가 이동하는 사이 한 남성이 달려들었다. 이 남성으로부터 왼쪽 목 부위를 공격당한 이 대표는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가해자는 60대 김모씨로 ‘내가 이재명’이라고 적힌 파란색 종이 왕관을 쓰고 지지자 사이에 서있다가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 흉기를 휘둘렀다. 김씨는 현장서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오전 10시39분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10시51분 이 대표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야당 대표가 지방 일정을 소화하던 중 흉기에 습격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해 연이어 일어난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사회가 뒤숭숭했던 터라 그 충격은 배가 됐다. 특히 사건이 4·10 총선을 3개월 앞둔 시기에 일어나면서 선거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렸다. 

이 대표의 용태와 함께 가해자 김씨의 범행 동기, 사용한 흉기, 과거 행적 그리고 당적까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경찰이 김씨의 당적 확인을 위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압수수색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정치권에서는 음모론을 경계하면서도 김씨의 당적에 따른 파급력을 가늠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동시에 사건은 의료계까지 번지기 시작했다. 이 대표 피습 이후 수술에 이르는 과정서 의문을 자아낼 부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피습 이후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가 오후 1시쯤 응급의료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수술은 피습 후 5시간18분 만인 오후 3시45분에 시작됐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좌측 목 뒤끝 흉쇄유돌근 위로 1.4㎝ 자상을 입었다.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칼로 인한 외상의 특성상 추가적 손상과 감염, 혈관 손상으로 인한 합병증 우려가 있어 경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수술 부위에 출혈이 발생하거나 혈전 등 합병증으로 인한 다른 장기 손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대병원-서울대병원 전원 논란
응급의료 헬기 이용은 특혜 의혹

의문이 제기된 지점은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된 경위다. 또 이 과정서 응급의료 헬기를 이용한 부분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의료계는 피습 이후 이 대표의 동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전상 문제냐 특혜냐 아니냐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양성관 의정부 백병원 가정의학과장은 “국내 최고의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를 놔두고 권역외상센터조차 없는 서울대를 가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양 과장은 “서울대까지 헬기를 타고 간다면 중증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증이 아닌데 헬기를 타고 간다면 도무지 말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한전공의협회 회장을 지낸 여한솔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장도 “이 대표의 피습은 아쉽게 생각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도 “의문점이 있다. 근본적인 특혜 문제”라고 SNS에 적었다. 여 과장은 “이 대표가 전원하는 과정서 응급의료 헬기가 이용된 것을 두고 일반인도 그렇게 하길 원하면 가능하느냐”고 꼬집었다. 

의료계에서는 이 대표가 응급의료체계를 벗어난 예외적 특혜를 받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전원은 가족의 요청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응급의료체계에 따르면 생사를 오가는 긴급 상황서 환자를 수술할 의사가 없는 경우에 한해 타 병원으로 후송한다.

그 외 상황에서는 환자의 요청이 있더라도 전원이 어렵다는 것이다. 

부산대병원은 보건복지부의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평가서 2년 연속 1위를 하는 등 국내 최고로 꼽히는 센터다.

위급한데
왜 이송?

한 의료계 관계자는 “부산대병원이 이 대표의 사례처럼 속목정맥(내경정맥) 손상에 대해 수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권역외상센터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서 충분히 처치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응급의료 헬기 이용과 관련해서도 특혜 의혹이 거듭 제기됐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응급의료 헬기는 의료취약 지역의 중증외상환자나 심뇌혈관질환자, 분만 징후가 있는 산모 등 응급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이용할 수 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운용 세부지침’으로 병원 간 이송 때의 출동 요청 기준도 정해놨다. 

세부 지침에 따르면 ▲내원 후 응급실에 재실 중인 환자가 ▲최종 치료를 즉시 제공할 수 있는 의료기관까지의 이송 시간이 40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거나 ▲구급차의 운행이 불가능한 지역에 있을 때 응급의료 헬기를 이용해 이송한다.

이 대표가 세부 지침에 부합하는 환자가 아니었는데도 응급의료 헬기를 이용한 부분은 특혜라는 지적이 의료진 사이서 나왔다.

이 대표의 전원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면서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은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야당 대표가 흉기에 찔린 긴급 상황인데도 부산서 서울까지 헬기 이송을 강행한 점을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일각에서는 부산대병원이 이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갑론을박
공방전

지난 3일 부산대병원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를 서울로 옮긴 것은 가족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었고 부산대병원은 이에 관한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또 수술을 요하는 위급 상황이었던 점 역시 분명하다고 밝혔다.

부산대병원 입장 발표 하루 뒤인 4일 서울대병원 브리핑이 이어지면서 두 병원 간의 공방이 본격화됐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일 이 대표의 수술을 진행하고도 브리핑을 진행하지 않아 의문을 자아냈다. 특히 브리핑을 하겠다고 공지했다가 40분 만에 기자단에 취소 문자를 보내면서 의문을 증폭시켰다. 대신 민주당이 나서서 이 대표의 상황과 수술 경과에 대해 말했다. 전문가를 두고 비전문가가 나서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서울대병원은 4일 브리핑을 진행했다. 민승기 서울대 교수는 “국민적 관심이 많은 사안이라 수술 후 브리핑을 준비했지만 전문의 자문 결과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환자의 동의 없이 의료정보를 발표해선 안 되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브리핑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민 교수는 “목 부위는 중요한 혈관, 신경, 기도, 식도 등이 밀집돼있는 곳이라서 겉에 보이는 상처의 크기가 중요하지 않고 얼마나 깊이 어느 부위가 찔렸는지가 중요하다”면서 “목정맥이나 목동맥 혈관재건술의 난이도도 높아 수술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고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집도가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과정에 부산대병원의 요청이 있었다고도 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언론과 인터뷰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최종 의료기관”이라며 “이곳에서 헬기를 타고 다른 병원으로 이동한 건 (이 대표가)처음”이라고 밝혔다. 수술을 집도할 의사가 다른 수술 중이거나 세미나 등 다른 일정으로 치료하지 못할 상황이 아니면 병원 측에서 먼저 전원을 요청하는 일은 없다고도 말했다.

한쪽 주장에 다른 한쪽 반박
의료계 넘어 선거에도 영향?

이 대표의 전원 사례는 매우 드문 경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원 역시 부산대병원이 권한 게 아니라 이 대표 측이 요청해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의 전원을 두고 불거진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의 공방, 의료계의 반응은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와 지방의료에 대한 민낯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양성관 과장은 이 대표 피습 직후 행보를 보고 “지방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떠들던 정치인조차 최고의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을 두고 서울대병원으로, 그것도 헬기를 타고 갔다”고 지적했다. 

여한솔 과장 역시 “본인이 다치면 ‘서울대 가자’는 분이 ‘지방의료 활성화 해야 한다’(니)”라며 “지역 대학병원 무시하면서 우리나라 최고 대학병원으로 119 헬기 타고 이송하는데 이송 조건에는 단 하나도 부합하지 않는다. ‘돈 없는 일반 서민들이나 지방에 찌그러져서 치료받아라’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환자가 지역의 병원이 아닌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현상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응급환자가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길에서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 역시 그 배경이 대다수의 환자가 서울의 병원을 선호하는 것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 거듭 나온 바 있다. 

부산서 다친 이 대표가 보건복지부서 4년 연속(2019~2022년) A 등급을 받은 부산대 권역외상센터를 두고 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간 것은 의료계는 물론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이경원 용인세브란스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런 식으로 한다면 어느 국민이 지역 병원, 그것도 지역거점 국립대학교 병원을 믿고 국가 외상응급의료체계를 신뢰하겠나? 국가적으로 혈세를 쏟아부어 가까스로 쌓아 올린 외상응급의료체계를 스스로 부정하며 허물어 버린 것”이라며 “지역의대 공공의대 신설과 지역의사제를 주장하는 이중적인 정치권 행태에 가슴을 치게 된다”고 일갈했다. 

결국 체계
망가진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해 공공의대를 신설하고 지역의사제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부산대병원은 이 대표의 전원을 막았어야 하고 서울대병원은 간다고 해도 매뉴얼대로 오지 말라고 했어야 한다”며 “하지만 정치인의 파워는 그 두 병원을 뛰어 넘는다”고 한탄했다.

<jsjang@ilyso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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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