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고 - 억울한 사람들> 전세사기 피해자의 오열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3.07 05:00:00
  • 호수 14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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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옥에 살고 있습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습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이번에는 지난해 서울에서 처음으로 얻은 전세 빌라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의 사연입니다.

지난해 논란이 된 대표적 사기는 ‘전세사기’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보증사고 8242건 중 공인중개사가 중개한 계약은 4780건이다. 중개 계약 중 94%(4380건)는 수도권에서 이뤄졌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세사기 가담 공인중개사의 퇴출을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공인중개사에게는 임대차 중요 정보에 대한 설명 의무를 부과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1년 만에…

이처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격의 법률 개정이 추진 중이지만, 이미 전세사기를 당한 사람은 해결책이 없어 막막한 심정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에 거주 중인 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겪은 전세사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1년 3월 독립 4년 차에 접어든 A씨는 발품을 팔아 첫 전셋집을 구했다. 독립한 이후 고시원부터 시작해 원룸에서 살다가 전셋집을 구했다.

1억원이 부족해서 전세 계약 대출을 했다. 이때 공인중개사가 추천하는 은행을 선택했다. A씨는 전세 계약에 대해 알아보지 않았고, 공인중개사가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집을 계약할 때까지 집주인의 얼굴도 보지 못했다.


그가 걱정하지 않았던 이유는, 계약 예정 중인 집의 등기부등본에 근저당이 잡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 눈에는 ‘허점’ 없는 집이었다.

오래된 빌라여서 건물 외관은 허름했지만, 내부는 수리해서 깔끔했고 방 3개, 베란다 2개가 있는 넓은 집이었다. 집주인은 A씨가 입주하기 전 장판, 도배, 보일러까지 새로 수리했다. 수압도 좋고 관리비도 없었다.

집 위치와 컨디션에 비해 저렴한 금액이었다. A씨는 궁금한 점이 생기면 바로 공인중개사에게 문의했고, 질문할 때마다 친절한 답변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2년 계약이 너무 짧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전셋집은 A씨의 마음에 쏙 들었다.

꿈같은 조건의 첫 전셋집 구했지만…
1년 후 경찰 ‘전세사기 피해자’ 통보

1년이 지난 시점인 지난해 10월, A씨는 집주인이 보낸 우편물을 받았다. 입주 후 ‘이사 잘 들어왔다’는 문자메시지 이후 처음 연락이었다. 우편물은 “최근 뉴스서 전세사기 얘기가 나오는데, 임차인이 불안할까 봐 우편을 보낸다. 지금까지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한 것은 1건도 없으니 안심하라”는 내용이었다.

우편을 받기 전 A씨는 계약 연장을 하고 싶었으나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마음을 바꿨다. 집주인에게 “만기일이 되면 퇴실하겠다”고 문자를 보냈고, 집주인에게 “알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시점, 경찰은 A씨를 ‘전세사기 피해자’라며 연락해왔다.

“집주인이 ○○○씨 맞죠? 지금 전세사기 건으로 피해자에게 연락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A씨의 일상은 무너졌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순 없었다. 이미 집주인과 공인중개사의 행방이 묘연해졌기 때문이다. 지인과 변호사에 연락해 사태를 파악했고 카카오톡 ‘전세사기 피해자 단톡방’에 들어갔다.

계약서와 신분증을 인증하고 들어간 단톡방에는 100명이 넘는 피해자가 있었다.

이들은 A씨에게 지금 당장 ▲등기부등본 재확인 ▲보험 확인 후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등기부등본상 전셋집은 10개월 전, 이미 압류된 상황이었다. 즉, A씨가 전셋집에 이사 들어온 지 2달 만에 집이 압류됐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보험이 있었다. 이제 전세보증금을 받기 위한 싸움이 시작됐다.

먼저 “곧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니 해당 계약을 해지하고, 본인이 가입한 임대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서 규정한 절차에 따라 해지 의사를 서면으로 알린다”며 내용증명을 보냈다. 내용증명은 법적 효력이 없지만, 전셋집 계약기간이 지나고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했을 때 증거로 제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집주인과 공인중개사 잠적
내용증명·공시송달로 지내

A씨가 집주인과 주고받은 문자(퇴실 의사 내용)와 통화녹음이 있었지만, 문자와 통화녹음을 했던 전화번호가 전세 계약서상 전화번호와 달라 증거 채택이 불가능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단톡방에서는 내용증명으로 일이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가 오갔지만, A씨는 아니었다. 내용증명을 4번이나 보냈지만 전부 폐문 부재(연락이 안 돼 전달이 불가능한 상황)였다.

결국 A씨는 공시송달을 준비했다. 공시송달은 소송에 관한 서류를 전달하기 어려울 때 그 서류를 법원 게시판이나 신문에 일정기간 게시해 송달한 것과 똑같은 효력을 발생시키는 방법이다.

이제는 시간 싸움이다. 전셋집 만기일에 전세 대출금 상환을 해야 하면 신용불량자가 된다. 다행히 A씨의 은행 대출을 담당했던 직원은 “아직 만기가 남은 상황이라 정확한 답을 줄 수는 없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면 대출 연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금리는 기준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단톡방에서는 대출 연장에 실패했다거나, 집주인이 사망하면 전세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이 들려왔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A씨가 속해 있는 단톡방에는 전셋집 만기일이 3월이나 4월인 사람이 수두룩했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사회 초년생이었다. A씨 역시 3월 말이 되면 전셋집 만기일이다. A씨는 허그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보험 이행을 통해 보증금을 구해야 한다. 그러나 집 계약종료 후 이행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기일 기준으로 한 달이 지난 4월 중순에 보험 이행을 신청할 수 있다. 이나마도 여태까지 내용증명과 공시송달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지옥 같은 시간은 계속되고 있다.

지옥 같은 시간

A씨는 “내가 이런 일을 겪을 거라고 상상한 적도 없다. 처음 경찰서에서 연락이 온 뒤 증거수집을 위해 문자, 내용증명, 공시송달까지 몇 달이나 걸렸다. 이 시간이 지옥이었다. 지금은 대출 연장을 해야 하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반차·연차를 계속 쓰는 것도 눈치 보인다”고 호소했다.

이어 “은행은 전세사기 피해자라고 하니, 대출 연장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지만 100%는 아니다. 신용불량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인데, 이자만 44만원 넘게 나갈 것 같다. 너무 힘들다. 다른 사람은 전세사기 당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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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입에 삼키기엔 너무 컸던 걸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브와의 전쟁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된 모양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공룡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만에 국민 기업서 밉상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될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미래는 밝았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초기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민 기업 밉상 기업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2~3월 하이브와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과정서 일어난 일이 사법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말이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 과정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해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지난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2월16~17일, 27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같은 달 28일 카카오가 뒤이어 1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SM 지분 매수 과정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으며 지분 매수는 정상적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는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영장전담판사가 배정된 점 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와 크게 벌인 ‘쩐의 전쟁’ 경영권 차지했지만 사법리스크↑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20시간의 밤샘 조사에서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8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 임직원 간 메시지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통화 녹취,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SM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연예기획사로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에스파, 라이즈 등의 유명 보이·걸그룹을 배출한 ‘아이돌 명가’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은 K팝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서 시작됐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설립자로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 사이에서는 ‘수만 아버지’로 불리는 등 일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이 매수자로 언급되곤 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SM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이 SM과의 내부거래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SM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급히 먹다 탈 났나? 이 과정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 전 프로듀서 측과 완벽한 대립각을 세운 현 SM 경영진은 ‘SM 3.0’을 발표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전환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SM 경영진이 지난해 2월7일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찾은 동앗줄은 하이브였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공시 다음 날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기했다. 그리고 2월9일 자신이 보유한 SM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추가로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전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가 공개매수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카카오가 반격하는 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7일부터 SM의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약 833만주에 달하는 주식으로 총 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SM 인수전은 하이브가 카카오가 시작한 ‘쩐의 전쟁’서 한발 물러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쇄신 노력 ‘물거품’ 이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SM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또 다른 공룡 기업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기 위해 벌인 ‘쩐의 전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하이브는 당시 SM 인수전서 발을 뺀 뒤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한때 13만원까지 급등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 11월에는 김범수 당시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카카오 수사에 열을 올렸다. 시세조종 의혹 창업자에 칼끝 댔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을 수도 카카오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법인까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이때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SM 인수전 과정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는 창업자 구속 가능성과 알짜배기 기업을 놓칠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의 쇄신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바꿨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쇄신작업은 물론 기업 전체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그룹 덩치를 줄이기 위해 알짜배기만 남겨두고 일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어렵게 인수한 SM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은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몸집 줄여 해결될까?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계열사 확장 과정서의 잡음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의 운명이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잠식되는 모양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