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김태흠 충남도지사 

“중앙정부와 원팀으로 도정 이끈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최근 선거에서 민심의 바로미터 지역은 충청이었다. 지방선거 국면 초반만 해도, 충남은 경합지역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충청도 거의 모든 지역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충청 12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세웠던 충청의 아들이라는 카드가 제대로 먹혀든 덕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충청도와 인연이 깊다. 특히 충남도에서는 각별한 삶을 살았다. 충남도 태생인 김 지사는 김종필 전 총리를 돕는 청년 조직을 만들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김 지사의 고향 사랑은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충남도청에서 정무부지사로 일했고, 충남에서만 3번의 국회의원을 지냈다. 오직 같은 지역구(충남 보령서천군)에서만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정도로 애향심이 깊다. 탄탄한 행정, 입법 경험을 토대로 국회에서는 국토교통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도 활약한 바 있다. 

정권교체의 바람과 함께 김 지사가 다시 충남 행정가로 돌아왔다. 윤심을 업은 김 지사가 충남의 부흥을 이끌 수 있을까? <일요시사>는 김 지사에게 충남 청사진, 윤석열정부와의 협치, 각오 등을 물었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충남도지사에 당선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윤정부의 성공과 충남의 새로운 변화를 간절히 바라는 도민의 열망과 준엄한 명령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도정은 밋밋하고 정체된 측면이 있습니다. 제가 이끄는 민선 8기는 ‘파워풀’하고 ‘다이나믹’한 충남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준비위(힘쎈충남준비위원회)의 이름과 민선 8기의 충남의 정체성을 ‘힘쎈’으로 지은 것도 미래를 향해 모든 부분에서 역동성 있게 나가자는 의미입니다. 충남이 대한민국의 핵심이자, 힘이 될 수 있도록 50년, 100년 앞을 내다보는 청사진을 완성하겠습니다.

도민이 행복한 충남, 충남도민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김태흠만의 추진력으로 도정을 끌고 갈 것입니다.

-충남도지사에 출마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출마 당시 들었던 생각은 선공후사, 사생취의의 마음이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윤정부가 국정운영 동력을 갖고 출범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였습니다. 또 윤 대통령의 고향인 충남에서 승리하는 건 상징적 의미가 큰 상황이었습니다(윤 대통령은 서울 연희동 태생으로 부친이 충남 공주 태생).

개인적으로도 충남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당과 대통령의 제안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도민의 선택을 받아 윤정부의 국정 운영에 뒷받침이 되고, 12년 만에 충남에 보수의 깃발을 꼽을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합니다.

힘 세고 다이나믹 충남 만든다
충남도민 자부심 갖도록 노력

-충남의 당면 현안을 알고 싶습니다. 또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해 나가실지 궁금합니다

▲공공기관 이전, 육군사관학교 이전, 광역교통망 조성, 대기업 유치, 권역별 특징에 맞춘 5대 권역 개발, 서산 민항 개발 등 다양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태입니다. 힘쎈충남준비위원회를 통해 우선적으로 중장기적인 계획을 정리 중입니다.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실, 부처장관, 국회를 방문해 현안과 추진 당위성을 설명하고 예산 확보 등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낼 계획입니다. 도민이 저를 선택한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강한 추진력과 돌파력으로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선거 기간 국민의힘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초광역 상생경제권’ 공동선언을 한 바 있는데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충청권메가시티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대안입니다. 국민의힘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선거 기간 중인 지난 5월23일 세종국무총리실 앞에서 ‘충청권 초광역 상생경제권 선언’과 함께 협약을 통해 범공조체제 구축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충청권 인구 700만명 시대에 대비하는 ‘초광역 상생경제권’은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 전략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입니다. 연내 특별자치단체인 ‘대전·세종·충남·충북 특별연합’이 출범하면 명실상부한 충청권 메가시티가 출범합니다. 수도권에 대응할 유일한 충청권메가시티의 탄생을 기대해 주십시오. 

-충남에서 펼친 민주당 12년간 도정을 평가해 보신다면?

▲안희정 전 지사 8년, 양승조 전 지사 4년은 충남에게 있어 ‘잃어버린 12년’입니다. 충청은 수도권 규제로 지방으로 유입되는 낙수효과의 최대 수혜지역이었지만 지난 12년 동안 전혀 제대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충남이 나가야 할 방향과 목표도 명확하지 않았던 데다 뭔가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와 실천력도 볼 수 없었습니다.

민선 7기는 성장보다 복지만을 강조하면서 4년간 3조8000억원을 투입했지만, 효과는 미비했습니다. 민선 8기의 도정 방향을 ‘힘 센 충남’으로 제시한 것도 그동안 침체된 충남을 틀부터 바꾸자는 의지에서 비롯됐습니다. 

-대선,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충청도를 탈환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무능하고 오만한 정권 심판, 반성 없는 내로남불에 대한 민심의 피로감도 있지만 국정 수행 전 과정에서 제기됐던 ‘충청 홀대론’과 ‘충청 패싱’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충청권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민심의 풍향자 역할을 해왔지만 영호남에 오랜 기간 불이익을 받아 왔습니다.

문재인정부 들어 영호남의 대형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에서 수혜를 입었지만, 충남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에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받아왔습니다. 충남은 전국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민항이 없는 곳입니다.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파 방송국이 없어 재난상황 발생 시 재난방송에서 소외받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지역 균형발전 의지를 도민이 느꼈습니다. 윤정부와 김태흠 도정의 원팀이 충남의 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확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정부 전폭 지원 통해 발전 계획
충청메가시티 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 

-강한 충남을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만들어 나가고 싶으신지 알고 싶습니다

▲강력한 추진력과 집권여당의 힘으로 호쾌하고 파워풀한 충남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마부위침의 마음으로 충남 발전에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져오겠습니다. 충남의 산적한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비 예산을 많이 따와야 하는데 3선 의원을 하면서 기재위, 국토위 등을 거쳤기 때문에 자신 있습니다.

과거 정무부지사를 역임하며 충남 발전의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보령해저터널, 금산세계인삼엑스포를 성공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충남을 대한민국의 힘,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일각에선 충청의회의 여소야대가 바뀐 탓에 도의회가 집행부의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도의회가 여대야소로 꾸려지면서 도정을 견제하고, 감시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는 공감하지만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충남도의회의 전통과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48석(비례포함) 중 국민의힘에서 36석을 차지했지만, 의원 면면을 보면 모두 전문가의 역량을 지니신 분들입니다.

지자체와 지방의회의 관계 역시 무조건적 반목 관계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도와 의회 모두 충남의 발전이라는 목표로 함께하는 이상 협치를 통한 합리적 도정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충청도는 큰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로 불립니다. 국민의힘이 승리를 거뒀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로 불렸던 충남은 이번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민심의 풍향계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정확하게 민심을 담아냈습니다. 충남에서 윤 대통령과 저를 선택한 것은 그동안 홀대받은 충청의 설움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같은 도민의 기대감을 충분히 부응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원팀으로 도정을 이끈다면 2년 뒤 총선, 4년 뒤 지방선거, 5년 뒤 대통령선거에서 그동안 보수의 무덤으로 불리던 충남을 보수의 텃밭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윤정부와 어떤 방식으로 협치를 이어나가실지 알고 싶습니다

▲충남도지사 출마를 권유한 것이 윤 대통령과 당입니다. ‘충남의 아들’인 윤 대통령이 이번 지선에서 가장 관심을 뒀던 곳이 충남도지사 선거였습니다. 힘 있는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윤 대통령에게 공공기관 ‘드래프트 제도’를 요구해 이전 대상 공공기관 우선권을 가져오도록 할 예정입니다.

포 이전을 비롯해 육사 이전, 광역교통망 구축, 5대 권역별 개발 등 충남의 여러 현안 해결에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겠습니다. 산적한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비 확보도 중요합니다. 8월까지가 정부예산 편성 기간이라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실, 기재부, 각 부처 장관들을 위해 예산확보 문제를 공유할 계획입니다. 

-마지막 말씀 부탁드립니다

▲충남이 대한민국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충청의 힘을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누구와 싸워도 이길 수 있는 강한 전투력과 판단력, 뭔가 바꿀 수 있는 추진력과 강력한 리더십은 김태흠이 아니면 안됩니다. 민선 8기 ‘힘쎈 충남’을 위해 ‘정익구정’의 자세로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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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