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강원도지사 김진태 

“행정 돌격대장이 뭔가 보여주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도 국민의힘의 승리로 끝났다. 이 중 강원도가 더 주목받은 이유는 원주를 지역구로 3선을 지낸 민주당 이광재 후보와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대결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김 지사를 앞세워 12년 만에 강원도 탈환에 성공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검사와 국회의원을 모두 강원도에서 했을 만큼 강원도와 인연이 깊다. 검사로서의 마지막 활동도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장이었다. 김 지사는 공직생활을 마감한 뒤 고향인 강원도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이후 그는 3년간 변호사 활동을 한 뒤,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강원도 춘천에서 국회의원 재선에 성공했다. 

김 지사의 정치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총선 당시 3선에 출마했으나 민주당 바람이 거셌고, 여러 요인이 악재로 작용해 고배를 마셨다. 강원도지사 도전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공천 과정에서 후보로 선택되지 못한 채 컷오프되는 수모를 겪었기 때문이다. 물러날 수 없었던 김 지사는 단식 투쟁을 통해 지사 도전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며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최종 후보로 나설 수 있었고, 당선된 뒤 극적으로 고향에 돌아왔다.

화려한 부활에 성공한 김 지사에게 <일요시사>는 강원도 청사진, 윤정부와의 협치 방식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당선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공천 과정부터 너무나 힘든 선거였습니다. 본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이광재라는 명불허전의 상대를 만나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힘든 선거였기에 단식 때부터 제 손을 잡아준 강원도민의 격려가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늘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강원도민이 보내주신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오직 강원도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약속하겠습니다.

-강원도에서 12년만에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12년 만의 도정 교체’에 강원도민이 호응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우리 도민께서 민주당에 4번이나 기회를 줬습니다. 충분히 기회를 준 셈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에 기회를 줬던 강원도민이 ‘강원도를 한 번 바꿔보자’고 생각을 하게 된 게 결정적이었다고 봅니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 차지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윤정부가 이제 시작했는데 일 좀 할 수 있게 밀어줘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고 봅니다. 

-민주당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도 참패를 기록했습니다. 원인을 찾으신다면?

▲민주당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선거를 뛰었습니다. 저나 국민의힘이 잘했다기보다는 변화와 교체에 대한 열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만 바뀌는 것으로 정권교체가 완성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었던 지자체 권력도 바꿔야만 정권교체가 완성된다는 생각에 많은 분께서 공감해주셨다고 봅니다.


-사실 도지사 출마 순간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황상무 전 앵커가 단수공천을 받았습니다

▲그때가 가장 힘든 때였습니다. 한 끼만 굶어도 안 된다고 했던 제가 단식투쟁에 나섰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온몸으로 했던 항의가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때 제 손을 잡아주시고, 저보다 더 아파해주셨던 도민 여러분을 잊지 못합니다. 

-김진태 하면 강성, 돌격대장 이미지가 강합니다

▲선거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가 “김진태가 달라졌다” “내가 아는 김진태 맞느냐”였습니다. 저도 제가 그렇게 강성 이미지가 강했다는 것을 이번 선거를 통해 느꼈습니다.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제게 원래 부드러웠던 사람인데, 이제야 자기모습을 찾았다고 합니다.

“대통령 강원도 공약 내가 완성”
“인구 200만명 강원시대 열겠다”

정부와 싸우는 야당 국회의원이 아니라 민생을 챙기는 도지사가 되려고 하다 보니 본래 부드러운 면모가 드러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돌격대장 이미지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도지사는 도의 리더로서 때로는 ‘행정의 돌격대장’이 돼야 합니다. 강원도민을 위한 예산을 따오고,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일에 있어서만큼은 돌격대장이 될 것을 약속합니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첫 도지사이십니다. 도지사님만의 강원도 청사진이 궁금합니다

▲인구 200만명 강원시대를 여는 게 제가 그리는 가장 큰 청사진입니다. 특별자치도의 강점을 살려 일자리, 교육, 복지를 수도권 수준으로 향상시켜 ‘살고 싶은 강원도’를 만들고자 합니다. 반드시 강원도 인구가 200만명으로 늘어나는 시대를 열겠습니다. 

-다만 강원특별자치도를 두고 졸속 입법, 난개발 우려가 나오기도 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은 480여개 조항으로 돼있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강원특별자치도 특별법은 23개 조항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제주도에 비해 적은 조항입니다. 이번 특별법 대부분은 개괄적이고, 선언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이제부터 그림을 어떻게 그려나가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저와 실무진은 제주도의 선례를 검토하면서 내용을 채워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 제주도에서 일어난 몇 가지 부작용을 경계해야 합니다. 강원도민의 삶이 예전보다 나빠지는 일은 없도록 할 예정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의 핵심 가치는 ‘경제’고, 핵심 내용은 ‘규제 개혁’입니다. 강원도는 군사·산림·환경·농업 등 4대 부문의 규제 때문에 발전이 더뎠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를 통해 규제 개혁의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법에 규제에 관한 중앙정부의 권한을 강원도로 이양받는 방법을 연구할 계획입니다. 


우선 규제 실태를 파악해서 당장 풀 수 있는 규제를 풀겠습니다. 특별자치도법 개정까지는 아직 1년이 남았습니다. 저는 제 권한으로 풀 수 있는 규제는 과감히 혁파하겠습니다. 

-강원도의 핵심 사안을 규제 개혁으로 보시고 계십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하실 계획이신지요?

▲취임 즉시 특별자치도 추진단 산하의 규제 혁파 전담팀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국가도 그렇지만, 강원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경제입니다.  부처별 업무보고에서도 가장 시급하게 느껴진 것은 경제였습니다. 경제를 살리려면 기업을 유치하고, 기업이 투자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강원도에 드리워있는 각종 규제부터 걷어내야 합니다. 규제 혁파 전담팀을 가동해 도내 기업들의 활동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 실태를 파악하겠습니다. 우선 당장 우리 손으로 없앨 수 있는 규제는 조례를 개정하거나 도지사 직권으로 과감히 혁파하겠다는 것입니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얽혀있는 덩어리 규제는 법령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통령 소속 규제 개혁 위원회의 정책과제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규제신문고’를 만들어 규제와 관련된 애로사항에 대해 기업들로부터 직접 제보도 받고, 건의도 받을 예정입니다.

-기업 유치의 중요성을 말씀해주셨는데 인수위 기간 동안, 성과가 있었는지요?

▲힙합 아티스트 박재범 대표를 만나 ‘강원도X원소주 업무협의’를 했습니다. 박 대표가 원주쌀로 만든 ‘원소주’를 내놨는데 엄청난 인기입니다. 박 대표와 원주에 원소주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의논했습니다. 여기에 원강수 원주시장 당선인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이처럼 기업유치를 위해 18개 시·군과 협력해서 함께 의논해나갈 것입니다. 이제 시작 단계지만 아주 좋은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또 원주 부론산단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치를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이제 막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땅과 물은 준비돼있는데, 반도체 기업은 인력 부족이 가장 큰 애로사항입니다.

법 보완해 지역발전 디딤돌 만들 예정
“규제 신문고 통해 기업들 고충 듣겠다”

마침 이번에 당선된 신경호 교육감께서 반도체 관련 미래형 마이스터고를 설립해서 현장형 인재를 길러보자는 제안을 먼저 주셨습니다. 도내 전문대학 총장들과도 만나서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관심과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땅이 없으면 산을 깎고, 물이 없으면 물을 끌어오고, 사람이 없으면 사람을 키워서라도 반드시 반도체 공장을 유치할 것입니다.

-강원도는 인구문제가 심각합니다. 어떻게 해결해 나가실지 알고 싶습니다

▲강원도는 인구가 빠져나가는 문제, 특히 젊은 인구가 빠져나가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인구 문제의 해법은 일자리, 교육, 복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선거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치, 한국은행 본점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기업과 공공기관 유치는 곧 ‘일자리 유치’입니다.

더 본질적으로, 규제를 풀고 기업이 오고 싶은 강원도를 만들어서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만들 예정입니다. 특히 3040세대 젊은 층 인구가 강원도를 빠져 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자녀 교육에 대한 걱정 때문입니다.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교육이 강한 교육특별자치도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복지도 수도권 부럽지 않은 수준으로 탄탄하게 만들어서 강원도를 수도권처럼 만드는 것이 인구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된다고 믿습니다.

-도청사 부지 이전 논란이 재점화가 됐습니다

▲도청사를 춘천 안에 이전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도청 신청사를 짓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신청사를 통해 춘천과 강원도가 더 발전해야 합니다. 우선 도청은 18개 시군 모두 것입니다. 이 때문에 도내 다른 시군에서의 ‘접근성’이 중요합니다. 

신청사를 통해 춘천이 더 커지고, 춘천이 더 확장 발전할 수 있도록 ‘잠재적 확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춘천과 강원도의 백년대계가 걸려 있는 문제고, 춘천과 강원도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입니다. 

-윤정부와 어떤 방식으로 협치를 이어나가실지 알고 싶습니다

▲도정의 핵심 현안은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준비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법이 공포되기까지 1년이 남아있습니다. 내용이 아직 부족합니다. 출범에 맞춰 특별자치도의 내용을 채워 나가려면 윤정부, 특히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와의 협치가 기본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윤 대통령의 강원도 1호 공약이기도 했던 만큼 대통령실, 정부, 여당과 긴밀히 협력해나가겠습니다. 특별자치도의 내용을 채워나가는 것을 정부와 강원도가 긴밀히 협의해나가야 합니다. 비단 정부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강원도 국회의원도 ‘강원도 현안에는 여야가 없다’는 생각으로 협력을 추진해나가겠습니다. 본격적인 협치는 이제 시작입니다.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권교체보다 어려운 12년 만의 도정 교체를 이뤄주신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강원특별자치법이 공포되기까지 남은 1년 동안 법을 보완해, 명실상부한 강원도 지역발전을 위한 디딤돌로 만들어내겠습니다. 강원도가 낳은 위대한 기업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께서는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길을 찾지 못하면 길을 만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강원도민이 힘과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면 정부도, 국회도, 기업도 설득할 수 있습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처럼 다시 한 번 ‘하나된 열정’으로 강원도의 힘을 모아가겠습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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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