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vs 윤핵관’ 국민의힘 암투 2라운드

잔치는 끝났다 ‘여당 내전’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은 분명 6·1 지방선거를 이겼는데도 개운치 않다. 내부에서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세력이 지속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탓이다. 갈등이 아니라면서도 속으로는 내 세력을 일찍부터 심어 2년 뒤를 미리 준비하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누구든 패배하면 즉시 자신은 물론 자신의 세력도 몰락하게 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이끈 장본인이다. 여러 갈등 과정이 있었지만 대표로서 대선에서 승리를 쟁취했고, 지방선거에서는 압승을 거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을 들이대기란 어렵다. 

지선 잡고
자리 싸움

승리한 당 대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음에도 최근 이 대표의 입지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존재감도 예년에 비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탓에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이 대표는 단숨에 우크라이나로 달려갔다.

민감한 외교 사안과 직결된 상황에도 우크라이나 방문을 밀어붙인 이유는 지방선거 이후 자신의 존재감을 재차 부각하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에 대한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 이제는 그의 발언대로 선거가 끝난 뒤 평시 리더십을 평가받아야 할 차례다. 


우크라이나 방문도 자신의 당 대표 역할론을 부각시켜 이번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출국 전에는 곧바로 당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를 출범시켰다. 쉴 틈도 없이 개혁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이 대표는 당 대표답지 않게 모든 사안에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구성원들의 불편을 사왔다. 또 선거에서 승리해 정당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인식과 정치권을 개혁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뤄야 한다는 고집도 있다. 

하지만 현재 이 대표는 말 그대로 위기에 놓여있다. 여러 사건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그려져서다. 혁신위를 띄운 이유와 우크라이나행을 택한 것도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함이라는 시각이 파다하다.

이런 탓에 국민의힘은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와 윤핵관 세력 간 갈등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윤핵관 세력은 이런 점을 들어 연일 이 대표를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친윤(친 윤석열) 인사로 분류된 정진석 의원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 대표를 흔드는 중이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을 두고 “이 대표가 자기 정치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비판했다. 

대선 전부터 이 대표와 정 의원의 사이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에서 내려온 뒤 국민의힘 입당을 추진한 과정에서도 정 의원과 이 대표 사이에서 설전이 오갔던 바 있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때도 함께 자리했으며 윤 대통령의 부친이 충청이라는 점을 들어 충청 대망론을 띄운 인물이기도 하다.


혁신위발 공천권 전쟁
중진 입지 좁아져 반감

대선에 앞서 정 의원을 만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조언을 구했을 만큼 가까웠다. 윤심으로 불리는 정 의원은 최근 이 대표가 띄운 혁신위를 이준석 혁신위 같다며 대놓고 불만을 드러냈다. 혁신위는 공천 등 모호한 규정을 재정비하고, 예측 가능한 공천 시스템을 만들어 새로운 사람이 준비하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내 권력자의 일방적인 내려꽂기 공천과 이해할 수 없는 전략공천 등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한마디로 당협위원장의 추천만 믿고 했던 깜깜이 공천을 막겠다는 취지다.

위원은 9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최재형 의원(초선, 전 감사원장)과 천하람 변호사가 맡았다. 최 의원과 천 변호사는 지방선거 당시의 공천 시스템에 문제를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황상무 전 KBS 앵커가 강원도지사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았다가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의 반발을 사 결국 경선 방식으로 바뀌었다. 황 전 앵커는 선거 때 토론팀장 등을 맡으면서 윤심에게 신뢰받는 인물이었다.

공천은 대통령의 의중이 알게 모르게 반영되기 마련이다.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이런 의중을 과도하게 살피다 보니 단수공천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던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지사 후보 등 공천에 문제의식을 느낀 인사들이 혁신위를 꾸리기 위해 계획 중이었다는 것.

벌써부터 혁신위를 둘러싸고 당내에서는 정 의원을 비롯해 여러 인사들의 시각 차가 크다. 이 대표가 혁신위를 띄운 이유는 공천 시스템에 대한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다. 그러나 결국 공천 관련된 인물들은 이를 자신을 향한 공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 설명이다. 

정 의원이 지속적으로 이 대표를 타격 중인 이유는 대표 임기 1년을 남긴 상황에서 윤핵관이 세를 다질 때 그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내년 6월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공천권을 갖게 되지만 현재로서는 재출마 가능성은 낮다.

당권 잡기 
권력 투쟁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의 혁신위에 반기를 드는 인사 대부분은 중진 의원들이다. 견제받는 입장에서는 이 대표가 띄운 혁신안이 그들의 입지를 좁힐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공천에는 통상 관례라는 게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들이 이 대표를 곱지 않게 볼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반대편에서는 이 대표가 고삐를 강하게 쥐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기성 정치인으로서 다져놓은 입지를 빼앗길 수 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는 아직 30대 정치인으로 은퇴할 사람을 견제할 이유가 전혀 없다. 중진 의원을 견제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라며 “합리적 문제의식을 갖고 봐야 하는데 단편적, 지엽적인 것으로 담론을 덮으려 하는 옹색한 행동”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당 내부에서는 혁신위에 대한 반감과 함께 이 대표를 쳐내려는 이유가 차기 총선 공천권 때문이라는 해석도 많다. 대표적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 원내대표도 “혁신위가 다소 다급한 면이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대선 기간에도 장제원 의원과 함께 이 대표와 큰 갈등을 빚었던 인물이다. 당시 이 대표가 부산까지 찾아가 경고하자 한발 물러나며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두 인물이 이 대표의 비판에 나선 이유는 윤심임을 내세워 당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해 당권 다지기에 포석을 깔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표면상으로는 이 대표의 자기 정치와 다급함을 비판하고 나섰지만 내면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당내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힘겨루기가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좀처럼 갈등이 풀리지 않자, 한발 물러난 쪽은 권 원내대표와 정 의원 측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비판한지 하루 만에 “당 대표 임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게 옳지 않다”며 발을 뺐다.

권 원내대표도 “권력 다툼은 억측”이라는 말로 진화에 나섰다. 정 의원 측 관계자도 “단순히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해 단순히 우려 입장을 전달할 것뿐”이라고 언급했다.

정 의원 역시 수위를 낮춰 이 대표와의 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글을 올렸지만 이 대표는 심기가 불편한 모양새다. 부산 잠행과 비슷하게 정 의원의 과거 발언을 인용해 육모철퇴 게시물로 맞받아쳤다.


대세와 대표 
세력간 대결

내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쏴올린 혁신위가 실질적으론 도움이 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당장 내년에 선출될 당 대표가 공천권을 갖게 되고 혁신위를 통해 당헌·당규를 고칠 수 있는 까닭이다.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이 대표가 혁신위를 발족한 이유는 야당보다 당 혁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어필하기 위함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단순히 이 대표 체제의 어필을 위한 안전핀이 아니라는 것.

물론 이 대표 입장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니다. 성상납 의혹 사건에 대한 국민의힘 징계위원회에서 이달 말 결론이 내려질 예정인 까닭이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는 최초로 징계위에 회부됐다. 이달 말 이 대표의 소명을 듣고 징계 수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의혹에 대한 사실을 떠나 징계를 받느냐 마느냐다. 사실상 성상납 의혹은 공소시효 5년이 지났고 사실관계에 대한 입증이 어렵다. 증거은닉교사 의혹은 다소 구체적이다.

지난 4월 가로세로연구소 측에서 김철근 대표 정무실장이 성접대 관여를 주장한 A씨와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가세연 측은 이를 토대로 이 대표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은 고사하더라도 증거은닉교사, 당의 명예 실추 등이 인정될 경우 징계위 징계는 불가피해 보인다.

또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가 이뤄질 경우, 대표직 및 당원 자격 상실은 물론 향후 정치 행보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 징계위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대표의 징계 여부를 두고 당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대표로서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이 문제라고 꼬집는다.

성상납 의혹 징계 여부에 운명 결정
이 대표 날아가면 국힘 위기 올 수도

성상납 의혹은 윤핵관이 이 대표를 향해 쓸 수 있는 카드로 당을 장악하기 위한 하나의 명분인 셈이다. 이 대표에게 징계 조치가 내려질 경우 조기 전당대회는 불가피하다.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이 여럿 있는 만큼 징계위 결과가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다만 새 당 대표가 선출된다고 해도 이미 친윤(친 윤석열) 세력이 당을 장악해버린 이상 차기 당 대표가 윤핵관 세력이 아닐 경우, 당 대표로서의 입지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1년 여의 남은 임기만으로는 당내 세력을 다지기 힘들다.

반면 징계에 반대 인사들은 벌써 이 대표를 끌어내리는 것이 자해를 넘어 자살행위라며 퇴출시키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현재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50% 이상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보궐선거부터 이번 지방선거까지 3번을 내리 이겼다.

승장을 아무런 이유 없이 몰아낸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대표를 쫓아낼 명분도 없고, 같이 망하자는 꼴이기 때문에 당정의 국정동력도 함께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 대표의 등판 후 국민의힘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청년층 중 특히 젊은 남성층들을 기존의 꼰대 색채가 짙다는 당으로 끌어들이며 당을 젊게 만들었다. 끊임없이 비판이 나와도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스스로 몸값도 높였다. 윤핵관 입장에서는 이 대표가 위협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국민의힘에서도 이 대표를 잃는다면 중도층을 잃을 수 있다. 윤 대통령 역시 중도층 선택을 받아 대통령이 됐다. 이 대표는 “절대로 사퇴는 없다”며 일찌감치 강력하게 사퇴설에 선을 그었다. 

이대로
밀리면 끝

해당 논란에 대해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이 대표를 당 대표직에서 빨리 내려 보내고 전당대회를 통해서 당권을 잡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이 잘되는 것보다 기성 정치인들이 오히려 자기 정치를 하고 있는데 차기 총선에서 입지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위기 때문”이라며 “대중적 평가는 관심도 없고, 차기 공천권을 행사할 때 윤심에 호소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긴다”고 전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몸 푸는 차기 당권 주자들

국민의힘 당권을 잡기 위해 세를 다지고 나선 이들은 윤핵관뿐만 아니다.

최근 새로운 당 대표로 거론되는 인물들도 벌써부터 몸을 풀고 있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면 차기 당 대표를 노리는 이들도 국내에서 광폭적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분당갑에서 당선되며 국민의힘 원내 인사가 된 안철수 의원의 경우 포럼 형식으로 당내 세를 다질 예정이다.

벌써부터 기후 관련 포럼, 연금개혁 논의 등이 줄줄이 계획돼있다.

안 의원은 현재까지 당권 도전설에 선을 긋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출마설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또 다른 윤심으로 불리는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지난 3일, 혁신24 새로운 미래라는 모임을 발족했다.

당내에서도 김 전 원내대표의 당권 도전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에서 중재한 인물로 당내 이미지 역시 긍정적 여론이 형성돼있다.

이 밖에 원외에서는 나경원 전 대표가 대표직에 재도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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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