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전과 좌천’ 윤석열 사단 대해부

‘물 만난 영감님’ 검사들의 전성시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의 국정철학은 ‘인사’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 모든 일은 사람을 어떤 자리에 어떤 역할로 쓰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신임 대통령의 인사 공식이 윤곽을 드러냈다. 한 단어로 요약하면 ‘검찰 출신’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인생은 ‘파격의 연속’이라는 말로 표현이 가능하다.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 수사 과정에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게 시작이었다. 특수통 검사로 승승장구하던 윤 대통령은 이 발언으로 한직을 전전했다. 이후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팀에 발탁되면서 중앙으로 복귀했다. 

깜짝 발탁
파격 인선

문재인정부의 출범과 함께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된 데 이어 검찰총장 자리에 올랐다.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다. 문정부에서의 꽃길은 그걸로 끝이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첨예한 갈등을 빚은 끝에 그는 지난해 3월 검찰총장에서 내려왔다. 법으로 보장된 2년 임기를 미처 다 채우지 못했다. 

그 다음은 정치였다. 윤 대통령은 정치 입문 1년여 만에 선출직으로는 최고 자리인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최초 기록도 여럿 남겼다. 최초의 서울 출신 대통령, 선출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최초의 대통령 등이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이력은 최초의 검찰총장 출신이라는 점이다.

검찰총장 출신이라는 이력은 윤 대통령이 절대로 뗄 수 없는 ‘꼬리표’가 됐다. 대선후보 시절에는 윤 대통령이 당선되면 ‘검찰 공화국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고, 당선 이후에는 검찰 출신이 정부를 장악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인사 과정에서 후보자를 지명하면 그 배경에 검찰 이력이 있는지 들여다보는 게 첫 수순이 됐다.


윤 대통령이 취임하고 한 달이 지났다. 윤정부 1기 내각이 완성 단계에 이르면서 그 인사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정부에서 신임 대통령의 1기 내각이 조각되면 이후 인사에 대한 ‘신조어’가 등장하곤 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인사는 국정철학이 가장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실제 첫 인사 기조가 마지막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명박정부 때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강부자(강남부동산 자산가), 박근혜정부 때는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도)·수첩 인사라는 말이 인사철마다 유행처럼 떠돌았다. 문정부 인사는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와 ‘여민호(여성·시민단체·호남)’로 요약할 수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찬밥 취급받다
대통령 취임 동시에 화려한 부활

윤석열정부 인사를 두고는 ‘서오남(서울·50대·남성)’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여기에 더해 현재까지 지명된 대부분 후보자의 면면을 보면 ‘검찰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드러난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검찰 재직 시절 ‘윤석열 사단’이라 불렸던 인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윤석열 사단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 검찰총장으로 일할 무렵 검찰 핵심 요직에 포진됐던 검사들이다. 

이들은 추 전 장관 시절 검찰 인사에서 친정부 검사에 밀려 한직을 전전했다. 추 전 장관의 첫 검찰 인사 당시에는 ‘검찰 대학살’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을 정도. 거듭된 검찰 인사로 와해 직전에 몰렸던 윤석열 사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는 대통령 당선 때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윤석열 사단의 대표격이면서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시작이다. 한 장관은 추 전 장관,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 시절 거듭된 좌천에도 검찰을 떠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당선됐을 땐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요직을 꿰찰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한 장관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죄다 쏠린 시점이었다. 

한 장관의 법무부 장관행은 ‘깜짝’을 넘어 ‘파격’이라는 말이 나온 인사다. 한 장관이 검찰 요직을 넘어 검찰을 관리하는 부처의 장관으로 임명되자 정치권은 말 그대로 발칵 뒤집어졌다. 한 장관은 법무부 입성 이후 깜짝 검찰 인사를 단행, 윤석열 사단을 전진 배치했다.

법무부부터
금감원까지

문정부에서 홀대 받았던 특수통 검사를 다시 전면에 등장시켰다. 

문정부 관련 사건을 비롯해 그동안 ‘뭉개기 의혹’이 제기됐던 수사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내친 김에 한 장관은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복구하는 조직 개편에 돌입하는 등 검찰권 강화에 나섰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의혹,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등 민감한 수사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윤정부의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공식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과 인사혁신처, 교육부, 국방부, 국세청, 경찰청,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파견 받은 인력 13명과 검사 3명, 단장 1명 등 총 17명으로 구성됐다.

관리단은 기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맡아온 공직 후보자 인사 검증 기능을 담당한다. 

초대 단장으로 비검찰 출신 박행열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리더십개발부장이 임명됐다. 인사 검증 실무를 담당하는 인사정보1담당관은 이동균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장검사가 자리했다. 이 부장검사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19년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합류한 바 있다.

관리단에 파견된 김현우 창원지검 부부장검사, 김주현 법무부 정책기획단 검사도 이 부장검사와 함께 인수위에서 일했다. 

신임 금융감독원장 자리도 윤석열 사단 검사가 꿰찼다. 윤석열 사단 막내로 불리는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그 주인공. 금감원 설립 이래 검찰 출신 금감원장은 처음이다. 지난 7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정은보 전 금감원장 후임으로 이 전 부장검사를 임명 제청했다. 

비검찰 앞에
요직은 검사


이 신임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공인회계사 시험과 사법시험에 동시 합격한 검찰 내 대표적인 경제·금융 수사 전문가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 형사부장을 역임했다. 윤 대통령이 2006년 대검 중수1과장 시절 현대차 비자금과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맡아 수사할 당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2013년에는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서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했고, 2016년에는 박영수 특검팀에서 국정농단 수사에 참여했다. 이 신임 원장은 지난 4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 반발해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

당시에도 윤정부에서 요직에 중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 신임 원장 취임으로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른바 ‘칼바람’이 불어 닥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미 이 신임 원장은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문정부 당시 미흡했다고 지적받은 의혹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겠다고 천명했다. 서울남부지검에 부활한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과의 합동 수사 가능성도 있다. 

국정원의 조직관리와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에는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자리했다. 2006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당시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김건희 여사의 변호를 맡는 등 윤석열 사단으로 알려져 있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징계 취소 소송 업무를 맡았던 최측근이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사단을 비롯해 검찰 출신이 핵심 요직을 꿰차고 있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가보훈처에도 처음으로 검찰 출신인 박민식 보훈처장이 임명됐다. 통상 군 출신 인사가 맡았던 자리다.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검찰 출신인 박성근 변호사가 인선됐다. 이외에도 아직 비어있는 자리에 검찰 출신 인사의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장 ‘막내’ 이복현 지명
야, ‘오만과 아집’ 날선 비판

윤 대통령은 검찰 출신 인사 지명에 대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윤 대통령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같이 벌써 검사 그만둔 지 20년이 다 되고 국회의원 3~4선, 도지사까지 한 사람을 검사 출신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어폐가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내각과 대통령실 고위급에 검찰 출신으로만 15명이 포진됐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그러면서 “다 법률가들이 가야 하는 자리고 과거 정권에서도 전례에 따라 법률가들이 갈만한 자리에 대해서만 배치했다.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에도 윤 대통령은 “과거에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들이 아주 도배하지 않았는가”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대통령의 인재풀이 검찰에만 편중돼있다는 지적을 문정부 인사로 반박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설이 제기됐던 검찰 출신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인선에서 제외하는 등 한발 물러서는 스탠스를 취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인사에 날선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검찰 출신 측근만이 능력이 있다는 윤 대통령의 인식은 오만과 아집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총리실, 국정원, 금감원까지 10여명의 측근 검사가 요직에 임명돼 윤석열 사단은 사정·인사·정보·사회 분야까지 통치하게 됐다”며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 원리가 잊힌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책임은
대통령 몫?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인사가 결국 실적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실력’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 수차례에 걸쳐 이념이나 진영에 좌우되지 않고 실용주의 노선을 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인사에 대한 책임은 대통령이 지게 된다. 윤 대통령은 현재 양날의 검을 쥐고 있는 셈이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법무연수원 증원 왜?

법무부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재인정부에서 친정부 검사로 분류됐던 인사에 대한 추가 좌천을 예고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검찰 내에서 통상 ‘한직’으로 분류된다. 

현재 검사가 맡을 수 있는 연구위원 네 자리는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 이정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이정현 전 대검공공수사부장, 심재철 전 서울남부지검장 등 문정부에서 이른바 ‘꽃길’을 걸었던 고위 간부로 채워졌다.

이종근 검사장과 정진웅 차장검사는 대구고검과 대전고검에 일단 발령하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파견하는 우회 형식을 취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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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